미카코 7
쿄우 마치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만화책시렁 176


《미카코 7》

 쿄우 마치코

 이청 옮김

 미우

 2019.2.28.



  한 줄을 어떻게 적는가를 읽고 싶어서, 또 한 칸을 어떻게 그리는가를 느끼고 싶어서, 만화라고 하는 책을 손에 쥐지 싶습니다. 한 줄하고 한 칸이 어우러지는 글그림밭이 바로 만화라고 여겨요. 《미카코》는 일곱걸음으로 이야기를 맺습니다. 첫걸음부터 일곱걸음에 이르기까지 어느 모로 보면 매우 더딘 걸음이었으나, 다르게 보면 그리 더디지 않은 걸음이에요. 푸른 나날을 누리는 아이들은 하루가 길면서 짧아요. 싱그러운 하루를 맞이하는 아이들은 오늘하고 어제하고 모레 사이가 짧은 듯하면서도 깁니다. 언제 올까 싶던 마감이 눈앞에 닥치고, 이 마감이 지나면 또 마감이 다가오겠지만, 마감하고 마감 사이에는 언제나 새로운 날이 새록새록 있습니다. 낳은 분이 아니어도 어버이입니다. 낳은 몸이 아니어도 사랑으로 아이를 돌봅니다. 낳아 준 어버이가 아니어도 사랑으로 마주볼 수 있고, 낳아 준 몸이 아닌 어버이도 얼마든지 따사로운 품입니다. 만화책 일곱걸음을 차근차근 내디딘 그린이는 끝자락에 ‘다 다르면서 믿음직하지도 않지만 우리 나름대로 걸어가는 길’을 펼치고 싶었다고 밝힙니다. 아마 그렇겠지요. 굳이 믿음직하지 않아도 되어요. 사랑스러움이란 믿음직함이 아닐 테니까요. 푸른 넋이란 그저 푸른 바람일 테고요.



‘미안해요. 나는 지금 처음으로 이 사람을 어쩔 줄 모르게 만들고 있다.’ (118쪽)


마지막까지 믿음직스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요. 우리들 대부분은 주인공이 될 수 없죠. 하지만 각자의 이야기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161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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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인 하우스 3 - 고택 라이프 시작합니다
타카스카 유에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책으로 삶읽기 449


《러브 인 하우스 3》

 타카스카 유에

 이슬 옮김

 학산문화사

 2018.9.25.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고 싶은가 생각해야지. 분명 그러는 게 후회가 없을 거야. 모에가 그 사람하고 사는 게 싫으면 거절하면 되고, 싫지 않으면 받아들이는 게 어때?” (55∼56쪽)


“이케우치 씨가 그 여자 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건, 진정한 사랑을 처음 해봐서일지도 모르겠군요.” (118쪽)



《러브 인 하우스 3》(타카스카 유에/이슬 옮김, 학산문화사, 2018)을 읽으면 마음이란 갈피를 어떻게 잡아야 할까를 망설이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자리에서 나온다. 스스로 갈피를 잡지 못하니 동무한테서 이웃한테서 이야기를 듣고 돌아본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로 망설이는 두 사람한테 동무나 이웃은 ‘어떻게 해야’가 아닌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생각해서 그 길로 가라고 도움말을 들려준다. 맞는 소리이다. 젊은 아가씨가 시골에서 옛집을 사들여 살 적에도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헤아린 길이요, 이 옛집이 마음에 들어서 자꾸 찾아오는 젊은 사내도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맨 먼저 헤아리는 길이다. 그 길에 제대로 마음을 열어서 서로 바라보려 한다면, 비로소 갈피를 잘 잡겠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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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시마 와이키키 식당 1
오카이 하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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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으로 삶읽기 447


《에노시마 와이키키 식당 1》

 오카이 하루코

 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0.8.15.



“네가 죽고 반년밖에 안 됐는데, 이 녀석들을 데려온 내가 밉지 않아? 난, 절대 널 잊은 게 아니야. 그저, 네가 없는 하루하루가 쓸쓸해서.” (74쪽)


‘이 여자랑 사귀기 시작한 뒤로, 내 존재감은 희박해져 갈 뿐. 생각할수록 정말 맘에 안 들어!!’ (128쪽)



《에노시마 와이키키 식당 1》(오카이 하루코/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0)를 읽는다. 사람들하고 말을 섞는 고양이는 제 나름대로 여러 말썽거리를 풀어내고, 스스로 바라는 대로 나아간다. 때로는 스스로 바라는 대로 가지 않는다든지 더 꼬이거나 고단한 길이 드리우기도 한다. 사람하고 말을 섞지 않는 ‘수수한(?)’ 고양이였어도 이러한 길은 비슷하게 걸었을 테지. 어떤 재주가 있느냐라든지, 어떤 삶을 타고났느냐는 그리 대수롭지 않다. 어떤 재주가 있건 없건 스스로 뜻을 세워서 제 길을 갈 수 있으면 될 노릇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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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4
오쿠보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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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446


《아르테 4》

 오쿠보 케이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5.31.



너한테 진짜 역량이 갖춰져 있으면, 일이 들어올 기회는 달랑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걸. (27쪽)


“지위와 권력이 없는 여자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94쪽)


“언젠가 너도 이 공방에서 독립해서 자기 힘으로 일을 따 자기 힘으로 먹고살아야 할 때가 오겠지. 이번 일은 좋은 기회니까 베네치아에 가서 그 점에 관해 잘 생각해 봐라.” (132쪽)



《아르테 4》(오쿠보 케이/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을 읽으면 여태껏 걸어온 길도 새롭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려고 하는, 다시금 새로운 삶을 맞닥뜨릴 아르테가 나온다. 둘레에서 저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어떤 꿈인가를 생각하는 아르테는, 스스로 걸어갈 길을 스스로 짓는다. 이 걸음걸이를 눈여겨보는 이웃은 차츰 아르테한테 마음을 열고, 마음을 여는 넉넉한 품으로 기꺼이 어깨동무를 한다. 삶길은 누가 닦아 주지 않는다. 늘 스스로 닦는다. 일거리는 누가 챙겨 주지 않는다. 스스로 짓는다. 무엇이든 안 된다고 여기면 담을 허물지 못하지만, 어떤 꿈으로 오늘 하루를 맞아들여서 나아가려는가 하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서 한걸음 두걸음 뗀다면, 어느새 담은 사라지고 만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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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린네 30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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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으로 삶읽기 445


《경계의 린네 30》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9.2.25.



‘윤회의 바퀴로 직통?’ “죽을 뻔했잖아.” “지름길이다 보니…….” “오랜만에 무서웠어.” (60쪽)


“신경쓰지 마. 마미야 사쿠라. 이건 내가 낼 테니까.” “아냐. 신경쓰이는걸. 목소리는 떨리고, 입술을 피나도록 깨물고 있으니까.” (82∼83쪽)



《경계의 린네 30》(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9)을 읽다가 문득 재미있어서 한참 웃는다. 온갖 도깨비를 눈앞에서 아무리 보아도 무섭다고 여기지 않던 이들이 ‘이 땅에서 몸하고 삶을 모두 잃고 새로 태어나도록 하는 바퀴(윤회 바퀴)’에 휩쓸려 들어갈 뻔할 적에 비로소 무서웠다고 가슴을 쓸어내리네. 그래, 무서운 일이 있다면 이 몸을 입고 살아가는 이 터에서 하루아침에 목숨을 내려놓고서 떠나는 그때로구나. 죽음이 무섭다기보다 뭔가 아직 해보지 못한 채 이 땅에서 살던 일을 모두 잊어버리고 새로 태어나야 하는 길이 무섭구나. 그렇다면 오늘 하루를 어찌 살 노릇일까? 우리는 하루를 어떻게 맞이하면서 생각을 북돋울 노릇일까? 쳇바퀴를 도는 하루를 살려는가? 스스로 삶길을 짓는 꿈으로 나아가는 사랑으로 한 걸음씩 내딛으려는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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