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안 가면 나쁜 아이 된다?



  어느 고장에서 이야기꽃을 나눌 때에 어느 분이 저한테 물으셨어요. “아이가 학교에 안 다니면 앞으로 사회에서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요?” 하고요. 이렇게 물으신 분은 올해에 어느 대안학교에서 정년퇴직을 하셨다고 합니다. 이분이 만난 푸름이는 이분이 일한 학교를 다니면서 바르면서 착한 마음으로 거듭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아이들은 학교에 보내야 한다’고 여기신대요.


  저는 이분 말씀이 끝나기를 기다린 뒤에 먼저 빙그레 웃었습니다. 이러고서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선생님, 그동안 좋은 학교에서 좋은 일 해 주시느라 애쓰셨어요. 선생님이 이끈 아이들은 참말로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리라 생각해요. 그런데요, 우리 사회를 한번 돌아보면 좋겠어요. 신문이나 방송에 숱하게 오르내리는 엄청난 사건이나 사고를 일으킨 분들이 대학교를 안 나왔을까요?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안 나왔을까요? 초등학교를 안 나왔을까요? 다 아니지요? 그런데 왜 그분들은 그렇게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는 나쁜 사람으로 살까요? 이웃을 등치거나 엄청난 거짓말로 어마어마한 돈을 가로채는 분들도 으레 학교를 오래 다니며 많이 배운 사람들이에요. 이웃을 괴롭히거나 전쟁무기를 만드는 과학자와 연구개발자는 학교를 안 다녔을까요? 착하게 살아갈 사람은 학교를 다니건 안 다니건 착하게 살아간다고 느껴요. 나쁘게 살아갈 사람은 학교룰 안 다니건 다니건 나쁘게 살아간다고 느껴요. 오늘날 한국 학교를 돌아보면 어느 학교에서든지 따돌림하고 괴롭힘이 불거져요. 학교폭력을 막자고 그토록 애쓰고 정책이 나와도 거의 나아지지 않아요. 왜 그럴까요? 학교는 어떤 곳이기에 이런 수렁이 되었을까요? 저희는 아이들이 졸업장을 거머쥐어서 이 졸업장으로 돈이나 이름만 얻는 어른이 되기를 바라지 않아요. 저희는 아이들이 스스로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는 슬기로운 사랑을 키우기를 바라요. 더욱이 우리 집 아이들은 ‘우리 집 학교’를 다니면서 배워요. 옛날부터 온 나라나 겨레는 집과 마을이 모두 학교였어요. 어버이가 교사요 마을 어른이 교사였지요. 이제는 교사 노릇을 교대를 나온 전문직한테만 맡기는데요, 지난날에는 누구나 아이들을 살뜰히 아끼면서 누구나 아이들을 슬기롭게 가르치려고 마음을 쏟았어요. 학교를 다니느냐 안 다니느냐를 바라보지 말고, 우리가 아이들을 어떻게 슬기롭게 이끌면서 사랑으로 가르치는 즐거운 마을하고 보금자리를 가꿀 수 있을까 하는 길을 새롭게 찾아야지 싶어요.”


  학교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생각해요. 다만 학교에 얽매이지 말아야지 싶어요. 졸업장에 매인 삶이 되면 우리 스스로 옥죄이고 말아 슬픈 수렁에 빠진다고 느껴요. 2017.12.1.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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