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칠하다 漆
도화지에 크레용을 칠하다 → 그림종이에 크레용을 입히다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다 →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다
빨랫감에 비누를 칠하고 → 빨랫감에 비누를 묻히고
붉은색으로 칠하다 → 붉은빛으로 발랐다 / 붉은빛으로 입혔다
노란 물을 칠하였다 → 노란 물을 입혔다 / 노란 물을 발랐다
‘칠(漆)하다’는 “1. = 옻칠하다 2. 면이 있는 사물에 기름이나 액체, 물감 따위를 바르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옷칠(-漆)하다’는 “가구나 나무 그릇 따위에 윤을 내기 위하여 옻을 바르다”를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 한국말로는 ‘바르다’를 가리키는 셈입니다. 때로는 ‘입히다’라 하면 되고, 때로는 ‘묻히다’라 하면 됩니다. ‘풀칠’이나 ‘페인트칠’ 같은 자리에서는 ‘풀질’이나 ‘페인트질’로 손볼 만합니다. ‘먹칠’도 ‘먹질’로 손보면 돼요. 2016.6.26.해.ㅅㄴㄹ
몸에 색깔들을 칠하기 시작했고
→ 몸에 빛깔을 입혔고
→ 몸에 빛깔을 넣었고
→ 몸에 빛깔을 바야흐로 발랐고
《마르코스/박정훈 옮김-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다빈치,2001) 29쪽
꽁지에도 색깔들을 칠해 놓았지
→ 꽁지에도 빛깔을 입혀 놓았지
→ 꽁지에도 빛깔을 발라 놓았지
《마르코스/박정훈 옮김-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다빈치,2001) 29쪽
새로 페인트칠한
→ 새로 페인트를 바른
→ 새로 페인트를 입힌
→ 새로 페인트질을 한
《이문숙-한 발짝을 옮기는 동안》(창비,2009) 100쪽
부모의 얼굴에 먹칠을 하거나
→ 부모 얼굴에 먹을 바르거나
→ 부모 얼굴에 먹질을 하거나
→ 어버이 얼굴을 먹으로 더럽히거나
→ 어버이 얼굴을 더럽히거나
《댄 뉴하스/안진희 옮김-부모의 자존감, 부모에게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치유서》(양철북,2013) 74쪽
입에 풀칠을 해야 하는 시절
→ 입에 풀을 발라야 하는 때
→ 입에 풀질을 해야 하는 때
《한희철-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꽃자리,2016) 27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