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래 80. 시골아이
웃음노래
아이들은 그냥 걷기만 해도 웃음을 터뜨립니다. 웃을 일이 무엇이 있나 하고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웃을 일이 따로 없어도 얼마든지
웃을 만합니다. 웃음은 그냥 터뜨리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도 웃고, 업혀도 웃고, 배고파도 웃고, 배불러도 웃고, 졸려도 웃고,
자다가도 웃습니다. 들길을 천천히 걷다가도 웃고, 들길을 달리면서도 웃습니다. 아이들은 천천히 자라면서 웃음꽃을 먹습니다. 웃음꽃을 먹으면서
씩씩하게 나아갑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마음껏 앞으로 갑니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자취를 감추었다는 시골마을에서 우리 집 두 아이는 온 마을이
울리도록 웃으면서 재미나게 걷습니다. 나는 아이들하고 함께 이 길을 걸으며 사진 한 장을 고마이 얻습니다.
4348.11.7.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사진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