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53. 서로 똑바로 바라보기



  작은아이가 나를 봅니다. 나도 작은아이를 봅니다. “아버지 어디 가?” “응, 서울에 일이 있어서 다녀와야 해.” “서울에?” “응.” “혼자 가?” “응, 오늘은 혼자 가.” “언제 와?” “하룻밤 자고.” “하룻밤 자고?” “응.” “알았어. 잘 다녀와.” “고마워. 보라도 누나하고 집에서 사이좋게 잘 놀아.” “응.” 새벽 일찍 짐을 꾸려서 조용히 집을 나서는데 작은아이가 부시시 일어나서 배웅을 해 줍니다. 배웅하는 작은아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사진을 한 장 찍습니다. 바깥일을 보는 동안 아이 얼굴빛과 마음을 내 가슴에 새기면서 기운을 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4348.9.20.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 이 사진은 6월에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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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5-09-20 10:52   좋아요 0 | URL
보라의 얼굴빛과 마음이 정말 숲노래님의 가슴에 새겨져~기운을 잘 내셨겠어요~
어느덧 서로를 똑바로 바라보기는 하지만, 이렇게 온마음을 다해 서로를 바라보는 일은
드물었던 듯 싶습니다 ^^

숲노래 2015-09-20 12:12   좋아요 0 | URL
이런 사진을 찍은 날은
사진이란 참 뭔가부터 해서
아이와 지내는 삶이란 또 무엇인가를 돌아보고
오래오래 가슴에 새기면서
힘들 적마다 이 사진을 다시 보면서
스스로 기운을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