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이서 자전거로 달리는 날
넷이서 자전거로 달리는 날은 오랫동안 마실을 다닌다. 아이들하고 아버지만 자전거로 달리는 날은 더 먼 마실을 다니고, 아이들이랑 아버지랑 어머니, 이렇게 넷이서 자전거로 달리는 날은 더 먼 데까지는 가지 않으나 더 오래도록 들길이나 바닷길이나 숲길을 누린다.
우리 네 사람뿐 아니라 이웃이나 동무와 함께 자전거를 달린다면 더 천천히 더 더디게 더 느리게 더 느긋하게 더 한갓지게 달릴 테지. 그리고, 함께 달리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짧게 달리되 더욱 오래 달릴 테지.
아버지는 두 아이랑 수레랑 샛자전거랑 짐이랑 몽땅 이고 싣고 달리니 힘을 곱배기도 아닌 서너 곱을 쓴다. 그렇지만, 네 식구가 모두 자전거를 달리면서 한여름 무덥고 시원한 바람을 쐬니 한결 신이 난다. 우리는 이 시골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논다. 4348.8.13.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