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싹 비워서 고마운 밥그릇
아이들이 살짝 배고픈 아침을 맞이해서 밥상을 차린다. 이때에 가장 맛나게 먹는구나 하고 느낀다. 밥이랑 국이랑 풀을 모두 말끔히 비워서 밥상을 치우거나 설거지를 하기에 수월하도록 해 주는 날이 있다. 곰곰이 헤아리면, 아이들이 밥이나 국이나 풀을 얼마쯤 남긴다면 다 까닭이 있을 테지. 나는 왜 아이들이 이렇게 조금씩 남기는지 헤아리면서 다음 끼니를 차리면 한결 맛나면서 재미난 밥잔치가 될 수 있다. 그릇을 삭삭 비우면서 혓바닥으로 날름날름 빈 접시를 핥으면, 어쩜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이 다 있나 하고 느낀다. 여느 때에도 늘 귀엽고, 언제나 사랑스러운데, 밥상맡에서 “다 먹었다!” 하고 외치는 아이들이란 더할 나위 없이 귀여우면서 사랑스럽다. 4348.2.14.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