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 버섯의 모든 것 지식 그림책 7
이르지 드보르자크 지음, 다니엘라 올레이니코바 그림, 송순섭 옮김, 유림 감수 / 이루리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그림책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분류상으로는 청소년 도서에 더 가깝다. 청소년은 물론, 일반 성인이 읽기에도 충분히 적절한 작품이다. 제목에 등장하는 MYKO 미코는 체코어로 곰팡이나 버섯을 뜻하는 말로, 라틴어 접두사 *myko-*에서 유래했다. 라틴어 myko는 그리스어 미케스(myces), 즉 곰팡이와 버섯을 의미하는 단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책의 ‘일러두기’에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은 지식과 정보를 담고 있는 만큼, 번역 과정에서도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이다. 특히 학명이 명확히 존재하는 생물 정보를 다루는 경우, 정확한 학명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명칭으로 옮겨야 하므로 세심한 검토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버섯의 경우에는 적절한 우리말 명칭을 찾는 과정에서 더욱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점도 짐작해 볼 수 있다. 서두에서 편집장 김균(菌)은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버섯이 직접 나서서 만든 첫 번째 책이며, 버섯들의 삶에 중요한 모든 주제를 담고 있다고. 가장 먼저 등장하는 잡지는 ‘버섯이 버섯에게’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표기된 연도는 버섯의 시간 단위인 균력으로 8억 6천만 2,026년이다. 이 잡지에는 중요한 문서로 「버섯독립선언문」이 실려 있는데, 이 책 전체를 통틀어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문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식물이 아닙니다. 우리는 버섯입니다! 우리는 동물이 아닙니다. 우리는 버섯입니다!” 이 문장은 내가 막연히 가지고 있던 잘못된 상식을 단번에 깨뜨렸다. 분명 생물 시간에 배웠을 법한 내용인데도, 그동안 무심히 지나쳐 왔던 사실을 새삼 또렷하게 인식하게 만든 문장이었기 때문이다. 잡지라는 형식을 갖추었기 때문에, 각 섹션이 살아있다. 인터뷰는 저명한 역사학자 이버섯 교수와 균류의 역사적 지위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조이끼 교수님과는 '버섯 이름에는 무슨 뜻이 있을까' 알아본다. 문화의 창에서는 버섯 신화를 살펴본다. 첫 번째 잡지를 다 읽고 나면 두 번째 잡지에 대한 기대가 더해진다. ​두 번째 잡지는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나? 우리는 어느 쪽으로 자라는가?]라는 부제를 달았다. 부제에 따라 잡지는 버섯 세계를 파헤친다. 궁금하면 물어봐 섹션은 우리가 버섯에 대해 궁금해하는 점을 잘 이야기해준다. 과학의 창이나 실험 섹션에서는 버섯을 둘러싼 다양한 실험과 가설, 그리고 결과들을 훑어볼 수 있다. ​세 번째 잡지는 [모든 일의 배후에는 버섯이 있다]. 여기에서는 공지사항으로 현상 수배 버섯이 소개된다. 공기 중에서 곰팡이 잡기 실험을 하는 유용한 면도 있다. 네 번째 잡지는 [게으른 버섯은 불행 그 자체]. 올해의 기업가로 와인효모를 소개한다. 와인에 대한 관심이 꽤 생겼었는데, 이 섹션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본다. 또한 재미있게도 인간의 내장 속에 사는 융모와도 생태학적 측면에서 살펴본다. 단테 A.페차르카의 문학적 접근은 과학적 소재들과 어우러져 균형을 잡아준다. ​다섯 번째 잡지는 [버섯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지의류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을 알려준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다섯 번째 잡지가 조금 재미없었다. ​여섯번째 잡지는 [자유 평등 균근]. 낙엽송 교수의 인터뷰나 편집자의 논평이 실려있다.


일곱 번째 잡지는 [전 세계의 균사 동지들이여, 단결하라]. 균류 사학자 자낭균 교수의 불의 사용에 대한 고고학적 발견을 과학자의 시선으로 담았다. 버섯과 동물, 버섯과 나무가 서로 공존하고 있음도 알려준다. ​ 어덟 번째 잡지는 [자랑스러운 그 이름, 버섯!]. 여기서는 중요 문서로 인간을 고발한다. 수천 년 동안 버섯의 부지런함, 솜씨, 능력의 결과를 빼앗는 자 바로 호모 사피엔스를 고발한다. 버섯의 한 해를 그림으로 살펴보며, 버섯 사진 도감 만들기도 소개한다. ​아홉 번째 잡지는 [우리는 버섯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 재미있는 주제로 도깨비불이나 부채버섯 같은 빛이 나는 버섯에 대해 소개한다. 각종 버섯의 기록을 살펴볼 수 있고 버섯 습도계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열 번째 잡지는 [인내심은 버섯을 가져온다]. 독자 편지와 공개 서한 등을 통해 인간과의 교류도 이어진다. 이 그림책을 넘겨가며 잡지 형식의 내용을 읽을 때, 흥미로움은 배가 되고, 우리가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된다. 꽤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으로 버섯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물론, 다른 주제로도 확대하여 알아보고싶은 마음이 생긴다. 2024년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 대상을 받은 책이라고 하니 검증 받은 그림책이다. 도서관에서 청소년들과 독서클럽을 운영할 때 이 그림책을 먼저 같이 읽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국어 한자 암기 마스터 (본서 + 핵심 스토리북 + MP3 및 암기 프로그램 무료 제공) - 30일 완성, 3단계 학습 프로젝트 한자 암기 마스터
김안나 지음 / 다락원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6년 새해 계획에는 당연히 외국어 학습이 포함되어 있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영어를 참 잘하던데, 나는 영어가 영~~ 시원찮다. 

그래서, 예전에, 10대 후반부터 일본어, 중국어를 왔다리 갔다리 하며 배웠다. 

영어가 안되면 뭐라도 외국어 하나쯤은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지금 내게 필요한 중국어는, 회화를 한다면 제일 좋겠지만,

못해도 한문을 보고 이해할 정도까지는 되어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래서, 회화는 계속 공부하면서, 우선적으로 중국어 한자(단어)를 공부하기로 했다.


이 책은, 중국어를 어느 정도 공부한 사람보다는

초급 단계에서 보면 좋을 것 같다. 

기최회화에 나오는 단어들을 학습하면서, 

하루에 정해진 분량만큼 중국어 한자를 공부해나간다면

꽤 효과가 좋을 것이다.


중국어 학습 시간이 좀 부족하다면, 

이 책의 1일 분량은 2일 정도로 늘려 잡는 것도 괜찮다. 

개인적으로는, 바쁜 회사 업무를 하면서 1일치 분량을 다 소화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쉬운 단어도 많기 때문에 자기 학습 패턴에 맞추면 된다. 



출퇴근 시간에는, mp3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들었다. 

보통 때는 EBS 라디오 방송을 듣기 때문에, 매일 듣기는 조금 어려웠다.

집에서 단어 암기할 때, 한번 쭈욱 듣는 방법을 사용했다.

사실, 읽기가 쉽지 않아서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중국어 한자 암기 마스터라고 되어 있지만, 

한자를 배운 세대인 나는, 단어장이라고 생각하고 공부했다.

한자 파자 풀이 같은 것이, 한자를 많이 접해보지 못한 세대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는, 한국한자, 일본한자, 중국한자를 비교해가며 공부를 했다. 

그러니까 나는 대충의 뜻은 알지만, 정확하게 쓰기 어려운 한자를 공부했던 것이고,

가끔 세 나라의 한자를 섞어쓰고 있는 내 머릿속의 한자를 구분하기 위해 노력한 셈이다.


좀더 쉽게 한자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니, 

혼자 중국어를 공부하는 독학자들에게 꽤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가장 어려웠던 것은, 내가 생각하는 단어의 뜻과 다를 때였는데

결국은, 이해보다 암기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했다.


한자가 어렵다면 이 책으로 한번 도전해보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호빵빵 달콤한 인생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30
별여울 지음 / 북극곰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따끈따끈 호빵의 계절이 돌아왔다. 


찬 바람 불기 시작하면서, 붕어빵, 호떡 가게가 어디에 생기나부터 확인하고, 편의점에 들어온 새로 나온 호빵들도 시식했다. 겨울 간식으로 이만한 것들이 있을까? 



​오늘은 그림책으로 호빵을 만났다. 요즘 대세인 '호랑이'는 그림책에서 꽤 지분 많은 주인공이다. 이 그림책도 표지 그림을 보니 앞 표지엔 호랑이, 뒷표지엔 곰이 나와 둘이 쌍으로 나오는것 같다. 단군 할아버지 이래 호랑이와 곰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 


옛날 옛적 깊고 깊은 숲속에 헐랭헐랭 호랑이가 살았는데, 어느날 저녁 어슬렁어슬렁 숲길을 걷고 있다가 어디선가 나는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에 이끌려 따라가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거기엔 숲속 동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호빵을 먹고 있었는데, 곰여인네 호빵 가게에서 산 호빵이 최고라며 이 숲에서 가장 맛있는 호빵을 먹고 있다. 호랑이도 그 호빵을 먹고싶어 곰여인네의 호빵가게로 간다. 


호빵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어서 내놓거라!


호랑이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던 옛이야기는 호빵으로 바뀐다. 곰여인은 호빵 하나를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정성과 시간이 드는지를 말하며, 팥을 가져오라 말한다. 


팥 역시 호랑이가 나오는 우리 옛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는 팥을 수확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초여름에 팥 농사를 시작해서 수확하고, 수확한 팥은 삶고 맷돌에 갈아서 팥소를 만든다. 

그런 다음 밀가루 반죽도 열심히 한다.  


소금 설탕 촥촥촥!

소금 설탕 촥촥촥!

조물모줄 좀좀좀!

주물주물 줌줌줌!

꾸욱꾸욱 꾹꾹꾹!

말랑말랑 마알랑!

끈덕끈덕 끄은덕!

쭈욱쭈욱 쭈우욱!

보글보글 봉봉봉

뽀글뽀글 뽕뽕뽕

꿈뻑꿈뻑 띠오옹


그렇게 만든 반죽에 팥소를 넣고 쪄낸 다음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동물들을 불러 호빵잔치를 연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마지막 장면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그림책을 보고 확인하길.


오늘 퇴근길엔 호호 호빵을 하나 사가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국어 문법 클래스
윤창준.郭兴燕 지음 / 다락원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어를 처음 공부했던건, 2000년도 초반이었다.

그 당시 내 업무에 필요한 언어였고,

나는 실제 회화보다는 문법 중심,

그리고 중국어 워드 작성을 위해 한어병음 중심으로 공부를 했다.


어떤 이는 굳이 중국어까지 공부하면서

그 일(당시 나의 업무)을 하지 않아도 충분한데 오지랖이라는 말도 했지만,

적어도 나는 그게 내 일을 더 잘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리고 한문을 배운 세대이고,

일본어도 10년 이상 공부를 했었기 때문에

중국어에 대한 두려움이 적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당연히 이후에는 중국어를 공부하지 않은 기간이 10년 가까이 있었고,

회사에서 중국어를 자주 접할 수 있게 된 후

EBS 강의를 들으며 설렁 설렁 학습을 이어오다,

올해 다시 본격 학습을 시작하였다.


내 실력도 점검할 겸 HSK4급 교재를 학습해봤는데,

역시 기초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번에 문법을 한번 더 확인하려고 이 책을 선택했다.

처음 공부하는 느낌으로 문법을 한번 훑자는 것이 나의 목표였고,

다행히도 이 책을 통해 정리할 수 있었다.



책은 도입>문법설명>학습포인트>챕터확인문제>HSK실전문제로 구성되어 있고,

맨 마지막에 작문 100이 있다.

개인적으로 문법 설명이 깔끔해서 활용하기 좋았고,

학습포인트에서 알려주는 틀린 표현과 올바른 표현,

그리고 TIP TIP 같은 코너도 활용하기 좋았다.

미니 테스트도 있어서 해당 문법 표현에 대해 짚고 넘어갈 때 편리했다.

챕터확인문제와 HSK실전문제의 문제수도 적당해서 복습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다만, 맨 뒤에 있는 작문100은, 뭐랄까, 구색 맞추기 느낌?

학습을 끝낸 후 복습하면서 한번 작문을 해보면 도움은 될 것 같은데,

굳이 넣지 않아도 되었을 것 같다.



각 챕터를 학습할 때는,

간략한 요점 정리와, QR코드로 동영상 강의와 예문MP3를 활용할 수 있다.

동영상 강의는 책을 볼 수 없을 때 활용했는데

기본적인 내용이라서

개인의 학습정도에 따라서는 크게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들을만하였다.


예문MP3는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중국어 실력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어떤 문장은 아예 읽을 수 없었는데,

요렇게 한번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문법 공부라는 것이, 아무래도 회화연습과는 달라서,

옛날방식으로 공부를 하게 된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눈으로도 잘만 하던데,

나는 여전히 손으로 쓰고 반복해야 한다.


손으로는 아날로그식으로 깜지쓰기

눈과 귀는 디지털 식으로 동영상강의와 mp3듣기

교재를 펼쳐놓고 쓰는 시간은 퇴근 후 깐깐하게

블루투스로 듣는 시간은 버스 안에서,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어느새 1달이 지났고, 교재 한권을 훑었다.

어학 공부는 꾸준함이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한다.

교재의 양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부담없이 사용했다.

학생들처럼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는 없지만,

일반 성인의 학습으로는 적당한 교재라고 생각된다.


일반 성인들 중에서,

외국어 학습을 시작하는 분들

또는 오래전 학습한 내용을 재복습하려는 분들에게 적당한 교재를 찾는다면,

이 책 중국어 문법클래스를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유의 걷기 - 몸과 마음을 살리는 걷기는 따로 있다
애너벨 스트리츠 지음, 김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에 읽었던, [길 위의 뇌] 이후에 읽게 된 책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달리기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내게 '걷기'는 심리적 편안함을 제공한다. 그래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치유의 걷기」는 인터뷰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간이 땅·공기와 나누는 신비로운 대화와 몸, 마음, 장소 사이의 상호 작용을 살펴보고, 이것이 인간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소개(p.9)하는 책이다.


유의미한 연구결과들과, 효과를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읽다보면,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이 나의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경험으로 나 역시 알고 있다. 다만 내가 심증적으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공신력 있는 연구의 결과로 듣게 되면 신뢰도가 상승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작가이자 심리학자인 샤론 블래키Sharon Blackie 박사는 우리에게 특정 장소가 가장 필요할 때 그 장소가 우리를 끌어당긴다고 믿으며, 작가이자 팟캐스트 진행자인 세라 윌슨Sarah Wilson은 정서적 고통을 완화해야 할 때는 해안가를 따라 걷고, 관대함과 용서를 발휘해야 할 때는 숲속을 거닌(p.13)다고 말했다.


어떤 장소에서 걷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달라진다는 말인데, 환경이 사람의 몸과 마음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지 않은가? 그것이 그 장소에 있다고 해서 가능할지, 걷는다는 행위를 통해 효력이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책을 계속 읽어보고 개인이 판단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고 믿는 사람이다)


내가 관심 깊게 읽은 부분은 숲, 해안, 꽃과 초원, 이행대, 강, 야경이다.




숲은 나무와 덤불로 덮인 넓은 지역으로 믿음의 상실, 고독에 대한 갈망, 불면증, 여성의 분노, 남성의 우울 등 간략히 요약하자면 거의 모든 문제에 효과가 있다. 숲과 산은 조금 구분하기가 그런데 우리 나라는 산이 있는 곳에 숲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풀이나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곳을 숲이라 할 때, 한국적 지형에서 대부분은 산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우리 동네에는, 삼각주 지대에 갈대숲이 우거져 있어서 산이 아닌 숲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기는 하다.


어쨌든, 일본 연구진들이 '숲이 건강에 미치는 주목할 만한 효과'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p.35)


- 항암 특성을 지닌 자연 살해natural killer, NK 세포의 증가

- 혈압, 심박수, 체내 순환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감소

- 부교감신경(신체 이완과 소화 작용) 활성화 및 교감신경(투쟁 또는 도피 반응) 비활성화

- 면역력 향상

- 우울, 분노, 혼동, 불안, 피로의 저하

- 활력과 에너지의 폭발적 증가


삼림욕 전문가인 리칭 박사에 따르면 숲의 효능에는 깨끗한 공기, 평온함, 기분 좋은 향기, 매력적인 풍경 등도 한몫하지만, 나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생성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즉, 피톤치드가 신체적 상태와 심리적 상태를 큰 폭으로 회복시키며 불안과 우울을 완화한다. 그리고 숲에서 걷는 '동적' 삼림욕이 '정적' 삼림욕보다 정신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p.36)고 한다.


그래서 피톤치드, 피톤치드 하는구나.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귀가 길에 만날 수 있는 갈대숲을 떠올리고 있으며, 나는 그곳을 몇 번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다양한 장소를 언급하고 있지만, 한국 사람에게는 숲이나 산이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아닐까 싶다. 아, 강이나 해안가도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은 이러한 자연 장소들이 풍부한 곳이다. 나무숲이든 갈대숲이든 숲이 있고, 산이 있으며, 낙동강 큰 줄기 따라 많은 강이 있고, 부산하면 떠올리는 바다(해안)이 있으며, 해안길 따라 조성된 절벽길이 있다. 바다(강)와 육지가 만나고, 바다(강)과 하늘이 만나는 곳이라 이행대 생물들도 만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주로 새들을 이야기하는데, 낙동강 하류는 철새들의 서식지라서 수많은 새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내가 부산을 좋아할 수 있는 이유가 하나 생긴 셈이다. 이 모든 자연 공간들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결핍을 보완하고, 치료해주는 역할들을 한다.


나는 학교 다닐 때, 억지로 해야 하는 체육 시간이 너무 싫었다. 빨리 달려야 하는 것도, 멀리 뛰어야 하는 것도, 공을 피해 도망쳐야 하는 것도, 힘 없는 팔로 철봉에 매달려야 하는 것도 정말 싫었다. 그래도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오래 달리기였다. 100미터 달리기는 못해도, 오래 달리기는 (남보다 빠르게) 완주를 했다. 그런가하면, 나는 잘 걷는다. 물론 교통수단을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산도 잘 올라간다. 부산 인구의 70%이상이 경사지에 살고 있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주거지가 언덕에 있다보니 언덕을 오르는 일도 잦다. 그러니, 나는 '건강을 위해' 걷기 위해 조금 더 긴 시간을 투자하면되니,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셈이다.


굳이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자연은 나를 즐겁게 한다. 내가 바라보고, 숨쉬고, 느끼는 곳들이 내 건강을 위해서도 좋다면 안 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이 책을 쓴 저자가 한국 사람이 아니다보니 공동묘지, 호수, 버려진 기찻길, 치유적 경관, 운하 견인로, 순례길, 야경 등의 파트는 (확실히) 남의 나라 이야기같다. 그래도 내 주변에 있는 자연의 장소들을 찾아 걸어본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우리 나라에서 만날 수 없는 그곳으로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단, 저자도 말했듯이 야간 도보 여행이나 등산으로 야행성 동물과 산에 끔찍한 악영향을 미치거나, 맑은 공기를 마시러 가면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차를 타고 가거나, 쓰레기를 버리고 오는 등의 행동은 삼가기 바란다.




#치유의걷기 #걷기장소 #동양북스 #숲에서걷기 #부산에서걷기 #오늘부터걷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