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1547) 간주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우리를 어린이 살해범으로 간주하면서 그것을 이용해 우리를 불리한 처지로 몰아넣었습니다
《뤽 폴리에/안수연 옮김-나우루공화국의 비극》(에코리브르,2010) 101쪽
어린이 살해범으로 간주하면서
→ 어린이 살해범으로 몰면서
→ 어린이를 죽였다고 내몰면서
→ 어린이를 죽였다고 여기면서
→ 어린이를 죽였다고 보면서
…
한국말사전에는 한자말 ‘간주’가 세 가지 실립니다. 이 가운데 ‘간주곡(間奏曲)’을 가리키는 ‘間奏’는 여러모로 쓸 만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한자말도 ‘사잇노래’ 같은 낱말을 새로 지어서 다듬을 만합니다. ‘間柱’ 같은 한자말은 ‘사잇기둥’으로 다듬을 수 있어요.
위험한 인물로 간주되다 → 위험한 사람으로 보이다
훌륭한 작품으로 간주되다 → 훌륭한 작품으로 여기다
올림픽을 성공적이었다고 간주했다 → 올림픽을 잘 치렀다고 여기다
뒤떨어진다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 뒤떨어진다고 보곤 한다
“그와 같다고 봄”을 뜻하는 한자말 ‘看做’는 얼마나 쓸 만할까 궁금합니다. 한국말 ‘여기다·보다·생각하다’를 쓰면 넉넉할 텐데요. 한자말 ‘看做’에서 ‘看’은 “보다”를 뜻합니다. 말뜻 그대로 한국말 ‘보다’를 쓰면 될 뿐입니다. 그러니까, ‘보다’나 ‘여기다’를 한자로 옮긴 낱말이 ‘看做’인 셈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이야기입니다. 한국말은 ‘노래’이고, 이를 한자말로 옮기면 ‘音樂’이고, 이를 영어로 옮기면 ‘music’입니다. 나라와 겨레마다 다르게 쓰지만 다 같은 넋으로 저마다 즐겁게 쓰는 말입니다. 4347.8.1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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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우리가 어린이를 죽였다고 여기면서 이를 빌미로 우리를 구석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어린이 살해범(殺害犯)으로”는 그대로 둘 수 있으나, “어린이를 죽인 사람”이나 “어린이를 죽인 나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 글월에 나온 ‘우리’는 ‘나우루공화국’을 가리키거든요. “그것을 이용(利用)해”는 “이를 핑계 삼아”나 “이를 빌미로”로 손질하고, “불리(不利)한 처지(處地)로 몰아넣었습니다”는 “구석으로 몰아넣었습니다”나 “괴롭혔습니다”로 손질해 줍니다.
간주(看做) : 상태, 모양, 성질 따위가 그와 같다고 봄
- 위험한 인물로 간주되다 / 훌륭한 작품으로 간주되다 /
올림픽을 성공적이었다고 간주했다 / 뒤떨어진다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간주(間奏)
(1) 한 악곡의 도중에 어떤 기분을 나타내기 위하여 연주하는 부분
- 간주가 들어가다 / 간주가 있다
(2) = 간주곡
간주(間柱) : [건설] 기둥과 기둥 사이가 너무 멀어서 칸막이벽을 치거나 벽 바탕재를 건너 댈 수 없을 때 기둥 사이에 세우는 가는 기둥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