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티앙 살가도(Sebastiao Salgado)’인가 ‘세바스치앙 살가두’인가. 나라밖 사람들 이름이 자주 바뀐다. 틈만 나면 바뀐다. 글을 쓰는 사람마다 나라밖 사람 이름을 다르게 적고, 출판사와 신문사도 나라밖 사람 이름을 다르게 적는다. 똑같은 사람인데 이름이 바뀐다. 똑같은 사람을 놓고 이름을 달리 쓴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바라본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누구를 마주본다고 할 만할까. 이름 하나를 놓고도 갈팡질팡인데, 사진가 한 사람이 빚은 사진 한 장을 놓고도 다 다르게 읽으면서 다 다른 말을 쏟아내지 않을까. 다만, 다 다른 사람이기에 똑같은 사진 한 장을 놓고도 다 다르게 읽을 만하다. 같은 사람을 놓고 다른 이름으로 가리키더라도, 사진가 한 사람이 걸어온 길을 살뜰히 바라보고 널리 돌아볼 수 있으면 아름답다. 살가도, 또는 살가도 님 사진책 가운데 한국말로 나온 책이 아직 없다. 모두 외국책만 있다. 2014년에 《세바스치앙 살가두, 나의 땅에서 온 지구로》가 처음으로 한국말로 나온다. 비로소 한국말로 살가도 또는 살가두를 읽으면서 이녁이 바라본 지구별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앞으로 살가도 또는 살가두 님 사진책도 한국말로 나올 수 있을까. 살가도 또는 살가두 님 사진책을 한국말로 펴낼 출판사는 있을까. 이녁 사진책을 펴내는 데에 들 돈은 십 억도 오 억도 아니리라. 십 억을 선인세로 들여 옮기는 외국 작가 책은 그보다 더 큰 돈을 벌어들인다고 해서 곧잘 한국말로 나오지만, 살가도 또는 살가두 님 사진책은 ‘출판사에서 들일 돈’만큼 책을 팔아서 돈을 벌기 어렵다고 여겨 안 나올는지 모른다. 그러면, 십 억 들일 선인세를 구 억만 들이면서, 일 억이든 오천만 원이든 천만 원이든 밑돈을 마련하여 살가도 또는 살가두 님 사진책을 한국말로 펴내면 얼마나 좋을까. 제발 한국에서 ‘세계 사진’을 한국말로 읽고 싶다. 4347.5.3.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 세바스치앙 살가두, 나의 땅에서 온 지구로
세바스치앙 살가두.이자벨 프랑크 지음, 이세진 옮김 / 솔빛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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