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지켜보고 있어 스토리콜렉터 65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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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갑자기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자 두 아이와 함께 근근히 살아가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마니는 남편이 진 도박 빚을 대신 갚으라는 협박에 마지못해 몸을 파는 에스코트 일을 하게 되는데

하필 손님이 자살을 할 생각으로 보여 돈도 받지 않고 설득만 하고 그냥 빈 손으로 돌아왔다가

차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퀸에게 폭행을 당하는데...

 

비교적 최근에 믿고 보는 스릴러 작가의 대열에 합류한 마이클 로보텀의 작품은 '라이프 오어 데스'

'미안하다고 말해'를 만나봤는데 딱 내 취향의 작품들이라 그의 작품들과 더 자주 만나보고 싶었지만 

예상 외로 기회가 금방 찾아오지 않았다. 그의 대표 시리즈인 '조 올로클린' 시리즈가 몇 권 출간되긴

했는데 시리즈 순서대로 나오지 않은 상태라 순서대로 모두 출간되면 순서대로 읽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미 '미안하다고 말해'를 읽어 순서대로 읽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기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가장 최근 국내 출간작인 이 책부터 손에 들게 되었는데 책 제목과 표지부터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걸작 '이창'을 연상시켜서 과연 어떤 내용일지 정말 기대가 되었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마니는 남편이 흔적도 없이 증발하면서 실종상태가 되자 남자의 계좌나 보험금

등도 수령할 수 없고 경제적으로 막막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울며 겨자먹기로 에스코트 일을 하지만

자살을 결심한 남자 손님에게 얘기만 하고 돈을 받지 않았다가 포주 똘마니에게 폭행까지 당한다. 

이런 힘겨운 상황 속에서 마니를 폭행한 퀸이 살해당한 채 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되고 마니를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잇따른 변고가 발생한다. 한편 마니는 남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남편이 실종되기 직전 마니가 살아오면서 만난 여러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모아 앨범으로 만들어

선물을 하려던 중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중에서 마니를 증오한 사람들이 자기들이 겪은

고통이 모두 마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자신은 전혀 몰랐던 충격적인 사실과 접하는데...     

 

마니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묘한 일들과 그녀를 시종일관 지켜보는 시선으로 인해 과연 왜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그녀를 괴롭히거나 했던 사람들이 하나씩 죽어

나가면서 오히려 마니가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마니는 자신을 상담한 조 올로콜린에게 도움을

청하고 조의 단짝 전직 형사 루이츠까지 사건에 개입하면서 점점 사건은 악화일로로 치닫는데

이 모든 사건의 배후의 인물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충격적인 진실을 가지고 있었다.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행동들이 낳은 결과가 결국 끔찍한 비극의 씨앗을 낳고 말았는데 맹목적인 범인의 헌신(?)에

조금은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다. 신출귀몰하던 범인이 마지막에 좀 쉽게 잡히는 듯해서 마무리가

좀 아쉬운 느낌도 없진 않았지만 역시나 마이클 로보텀의 작품답게 흥미진진한 얘기를 담아내었다. 

조 올로클린과는 두 번째 만남이었는데 이젠 그의 스타일에 익숙해진 듯하지만 그의 인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어서 빨리 시리즈가 순서대로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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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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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책과 언론을 통해 명성을 얻은 김정운 교수의 책은 제목은 익히 들어봤지만 직접 볼 기회는 없었다.

관심이 가는 책들이 없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안 읽고는 못 베길 정도로 확 끌리는 책도 없어서

그냥 알긴 하지만 연락은 안 하는 그런 사이로 지냈는데 이번에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이

100만부 돌파 기념(아마 이 책만 100만부라는 게 아니라 그의 책 전부를 합친 숫자일 듯)으로 하드커버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간되어 이번에는 꼭 만남의 기회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편집학이란 의미를 가진 '에디톨로지'는 저자가 만든 용어로 '창조는 곧 편집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본인이 먼저 얘기한 것이 다른 권위 있는 언론이나 저자가 나중에 얘기해서

유명해진 사례를 두 가지 들고 있는데, 동독 공산당 대변인이 여행자유화에 대한 임시 법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말실수로 '즉시' 가능하다고 하는 바람에 황당하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사건을 저자가

현장에서 직접 보고 여기저기 얘기했음에도 다들 농담으로 듣다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독일 통일

20주년 특집 기사로 나오자 한국 신문에서도 이를 원용하면서 '역사적 사실'이 되어 버린 사례와

스티브 잡스의 천재성은 편집능력에 있다고 주장했지만 나중에 말콤 글래드웰이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동일한 주장을 하자 여기저기서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에디톨로지'라는

용어를 만들었다고 하니 이번에는 그래도 앞선 사례들과 달리 선점의 효과가 있는 듯하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에선 마우스의 발명과 하이퍼

텍스트를 핵심 주제로 삼아 마우스가 발명되어 인간 의식에 가져온 변화를 중심으로 지식과 문화가

어떻게 편집되는가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과거에는 지식권력이 대학에 있었다면 이제는

언제 어디서든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기에 편집자에게 지식권력이 이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편집 가능성이 있어야 좋은 지식이라고 말한다. 2부 '관점과 공간의 에디톨로지'에선

원근법을 중심으로 공간 편집과 인간 의식의 상관관계를 다루는데, 원근법의 발견이 가져온 혁명적

변화와 시간을 다루는 역사학에 밀려 있는 공간학 혹은 공간 연구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보여준다.

독일인들의 공간박탈감이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이었다거나 군대의 제식훈련이나 '땅따먹기' 놀이인

축구 등을 통해 시간에 비해 그 중요성이 덜 인식되고 있는 공간과 편집의 상관관계를 흥미롭게

설명한다. 마지막 3부 '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는 심리학의 대상이 되는 개인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편집되었는지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의 성립과 몰락 과정 등 저자의 전공분야인 심리학에

얽힌 얘기들을 들려준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거침 없는 소신 발언을 하는 김정운 교수의

행보는 돈키호테의 느낌도 주지만 자신의 영업비밀(?)까지 이 책에서 공개해놓아 훨씬 더 인간적인

친근감도 들었다.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에 편집능력이 곧 창조임을 잘 보여준 책이었는데 '짜깁기'로

폄하될 수 있는 편집이 표절 수준을 넘어 창조가 될 수 있음을 여러 사례로 잘 설명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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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마지막 날들
그레이엄 무어 지음, 강주헌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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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과 테슬라, 두 실존인물 사이에서는 실제로 전류 방식을 두고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졌다.

직류 방식을 주장한 에디슨과 교류 방식을 주장한 테슬라의 경쟁은 어떻게 보면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고 볼 수도 있었는데 전에 읽었던 '지식e 시즌5'에서도 이들의 대결을 개인의 부를 추구하는

재벌 에디슨과 인류의 복지와 윤택한 삶을 위해 노력한 테슬라의 대결구도로 프레이밍하여 거의

선악 대결로 그렸다. 사실 에디슨과 테슬라의 인지도는 하늘과 땅 차이라 할 수 있는데 그나마

일론 머스크가 세운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로 인해 조금이나마 인지도가 올라간 상태에서

과연 이 책에선 그 당시의 두 사람간의 치열한 대결을 어떻게 소설로 승화시켰는지 기대가 되었다.

 

에디슨이 웨스팅하우스를 상대로 전구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는 걸로 얘기가 시작되는데 솔직히

웨스팅하우스라는 인물은 잘 모르는 상태여서 기존에 알고 있던 에디슨과 테슬라의 대결이 아닌

웨스팅하우스와의 전선이 형성되자 좀 당황스러웠는데 웨스팅하우스의 변호인을 맡은 젊은 변호사

폴 크라배스가 사실상 주인공 역할을 맡아 얘기를 끌고 나간다. 백열전구는 당연히 에디슨이 발명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선 에디슨의 특허에 여러 가지 취약점이 있음을 알려준다. 필라멘트 발명과

관련해선 에디슨의 남긴 '나는 실패한 것이 아니다. 나는 작동하지 않는 1만 가지 방법을 찾아냈을

뿐이다'라는 말이 명언으로 전해져오고 있는데, 이 책에선 미국 특허번호 223,898번으로 등록된 

에디슨의 특허신청서에는 면 필라멘트로 되어 그 당시는 물론 오늘날의 필라멘트 소재와 달라 

다른 사람들이 특허권 침해가 아니다고 주장할 만한 충분한 여지가 있었다. 게다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직류시스템을 업계 표준으로 만들려는 에디슨에 맞서 교류시스템으로 대항하는 웨스팅하우스

쪽의 슈퍼스타인 테슬라는 뭔가 상태가 안 좋은 인물로 그려져서 거대한 공룡기업인 에디슨 회사에

맞서기엔 쉽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방화로 보이는 화재사건이 일어나 폴 크라배스와 테슬라가

죽을 뻔하다 간신히 살아나고 유명 스타인 애그니스의 사건 의뢰도 맡은 폴 크라배스는 그녀와

썸도 타게 된다. 전구 특허와 전류 시스템을 둘러싼 양측의 치열한 공방과 음모, 전략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흥미진진하게 그려진 작품이었는데 실제 인물과 사건을 다룬 역사 팩션이면서도 

마치 당시 상황을 지켜본 듯이 생생하게 재현해내었다. 보통 역사 팩션은 실제 역사와의 차이가

항상 논란거리가 되는데 이 책의 저자는 마지막에 참고자료로 역사적인 사실과 소설이 어느 부분에서

다른지를 솔직담백하게 고백하게 있어 아주 바람직한 역사 팩션의 면모를 선보였다. 외국 역사

팩션은 '살인의 해석' 이후 정말 오랜만이라 할 수 있었는데 역사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사건인

전류 공방을 작가적 상상력을 잘 발휘해서 매력적인 얘기로 완성시킨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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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으실 대로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셰익스피어 전집 4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윤주 옮김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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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문호를 꼽으라면 여러 사람들이 떠오르지만 항상 수위를 다툴 사람 중 한 명이 셰익스피어다.

'햄릿'을 필두로 한 4대 비극은 물론 '로미오와 줄리엣' 등 그가 남긴 작품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로

재탄생되어 늘 문화 콘텐츠의 보고라 할 수 있는데 고전이 늘 그렇듯 그 작품을 제대로 읽은 사람은

드문 게 현실이다. 나도 그나마 '햄릿'을 몇 년 전에 읽은 것 외에는 아동용으로 여러 작품들을 읽었을 뿐

성인이 되어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거의 읽지 못했고, '처음 읽는 셰익스피어' 등 셰익스피어를

다룬 책들은 간간히 읽었는데 '위대한 치유력 셰익스피어 인문학'이란 책에서 핵심 내용만 짧게 만나봤던

이 작품을 오랜만에 셰익스피어의 완역본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 책은 제목부터 국내에 '뜻대로 하세요'와 '좋으실 대로'의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이 책에선 한국

셰익스피어학회에서 내놓은 '셰익스피어 연극사전'에 제시된 제목을 따랐다고 한다.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하나라는(4대 비극은 알아도 5대 희극은 몰랐는데 찾아보니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밤의

꿈', '말괄량이 길들이기', '십이야'와 이 책에 해당함) 이 책은 양쪽 집안에서 거의 쫓겨나다시피한

두 남녀가 극적으로 결혼에 골인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지금은 너무 많은 작품에서

써먹어 그리 새로울 게 없지만 남장여자를 등장시켜 남녀관계에 갈등을 일으키는 수법은 거의

셰익스피어의 전매특허가 아닐까 싶다. 당시 연극무대에선 여자가 배우를 할 수 없어 남장여자가 아닌

여장남자들이 연기해야 했던 상황을 생각해보면 결국 남자가 남장여자역을 해야 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어 실제 공연을 봤다면 정말 황당한 상황이었을 것 같은데 아마 이런 걸 셰익스피어가 노린 것

같다. 큰 형인 올리버가 유산을 독차지하고 완전 찬밥신세였던 막내 아들 올란도와 작은 아버지에 의해

공작이었던 아버지가 추방당하고 눈엣가시로 사촌동생인 실비아와 함께 지내는 로잘린드가

사랑의 결실을 맺기까지의 우여곡절이 그려지는데 첫눈에 반한 두 사람이 각자 큰 형과 작은

아버지에게서 도망쳐 숲속에서 극적으로 만나면서 점점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문제는 로잘린드가 

도망치면서 남장을 했는데 그걸 모르는 올란도가 남장여자인 로잘린드에게 로잘린드와 사랑이

이뤄지게 도와달라고 하고 로잘린드가 그런 올란도를 시험하는 과정이 펼쳐지면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게다가 로잘린드가 여자란 사실을 모르고 그녀를 흠모하는 피비와 피비를 짝사랑하는

실비어스까지 물고 물리는 사랑의 숨바꼭질이 계속되면서 분위기가 한껏 고무되다가 결국

로잘린드가 결자해지하면서 모두가 사랑을 이루는 해피엔딩을 맞는다. 여러 복잡한 갈등과 문제가

너무 쉽게 해결되어 좀 황당할 지경이었는데 그 당시를 생각하면 나름 주체적인 여성이었던

로잘린드가 결국엔 가부장적 결혼제도에 편입되어 버리는 부분은 이 작품의 한계라 할 수 있지만

네 쌍의 서로 다른 스타일의 커플들을 통해 사랑과 결혼의 여러 면모를 유쾌하게 보여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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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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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숲 속에서 목이 잘린 채 몸통만 남은 소녀의 시체가 발견되고 범인이 남긴 듯한 분필로 그린

섬뜩한 그림이 남겨진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2016년 에디 먼스터는 어엿한 교사가 되었지만

여전히 30년 전 일어났던 사건의 기억들에서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초크맨이 보낸 것으로 보이는

막대행맨이 목에 올가미를 두른 편지를 받고 과거의 끔찍한 기억들을 다시 뒤지기 시작하는데...

 

요즘은 '~맨'이라는 이름을 가진 영웅 캐릭터들이 범람하는 세상이지만 공포나 스릴러 장르에서도

'~맨'은 존재감을 발휘하는 캐릭터들이다. 이 책의 제목으로 쓰인 '초크맨'도 범인의 특징을 한 마디로

압축하여 잘 표현한 이름이라 할 수 있었는데 30년 전 어린 시절 마을에서 있었던 충격적인 살인사건과

그 후 용의자로 몰렸던 남자가 죽으면서 흐지부지 종결되었던 사건이 30년이 지나 다시 부활하게 되는

과정을 에디의 시선으로 시간을 넘나들며 보여준다. 스릴러 소설마다 강력추천을 남발(?)하는

스티븐 킹의 강력추천을 앞세운 이 책은 왠지 스티븐 킹의 소설 느낌이 물씬 풍겼다. 특히 1986년

에디와 친구들이 겪는 여러 모험담은 스티븐 킹의 '스탠 바이 미' 등의 작품들을 떠올리기 충분했는데

이 책에서도 에디 먼스터, 뚱뚱이 개브, 메탈 미키, 호포, 니키까지 5인조 패거리 동네친구들이 겪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들이 펼쳐진다. 그 와중에 동네 불량배 메탈 미키의 형인 션의 괴롭힘에

대항하다 에디가 곤욕을 치르게 되고 이를 헬로런 선생이 구해주면서 두 사람은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다 션이 강에 빠져 익사한 채 발견되면서 5명의 친구들 사이도 점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목사인 니키의 아버지와 에디 부모간의 첨예한 갈등 속에 목사가 누군가에 의해 심각한

폭행을 당하는 사건과 죽은 션에 의해 강간당했다는 소녀 등 바람 잘 날 없던 마을에선 결국

초크맨이 남긴 표식과 함께 목이 잘린 소녀가 발견되는데...

 

30년 전 소녀를 죽인 범인을 안다면서 에디를 찾아온 메탈 미키가 자기 형인 션처럼 강에 빠져

익사하면서 묘한 데자뷰를 느끼게 만들었는데 과거와 현재의 사건이 과연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에디가 조금씩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초크맨'이라는 엄청난 연쇄살인범이 등장할 거라

대부분 기대를 할 것 같은데 결국 드러나는 진실은 좀 허무할 정도로 잔뜩 잡아놓은 분위기와는

달리 오해와 우연이 빚어낸 참극이라 할 수 있었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건사고들의 이면에는

정말 황당하고 어이없는 이유들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작은 악의가 나비효과를 일으켜

엄청난 범죄가 되거나 끔찍한 비극을 초래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었다. '초크맨'이라는

강렬한 캐릭터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뭔가 아쉬운 느낌도 줄 것 같지만 데뷔작으로서는 탄탄한

구성과 스토리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는데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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