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체' 한 편으로 겨우 0은 면했다. 이제 한 편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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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탐정 2 : 천 개의 목숨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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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토종 미스터리 작가들이 활약하기에는 국내 미스터리 소설 시장이 그리 녹록하지 않은데 그래도 

좋은 작품을 내놓는 작가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이 책의 주인공 이동원 

작가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강력계 형사 성요한과 법의관을 그만두고 

목사로 변신해 커피점을 운영하는 유진신 콤비가 활약하는 흥미진진한 얘기들을 들려준다. 사실 

이 책이 두 권으로 이뤄진 시리즈물이란 걸 인지하고 이 책부터 읽고 말았는데 순서대로 읽었으면 

더 좋았겟지만 2권부터 읽어도 크게 지장은 없었다(물론 1권에 있었던 사건이 중간중간에 언급되며 

계속 이어진다).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실종된 미얀마 출신 노동자의 행방을 찾는 사건부터 시작되는데 예상 외로 

미얀마 출신들이 이 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이후 내전 상황이라고 

막연하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도 현 정권에 맞서는 반군 세력의 인물들이 국내로 와서 나름의 

활약을 한다. 이렇게만 보면 마치 국제사회의 문제를 고발하는 작품이라 착각할 수도 있지만 

등장인물과 소재의 측면에서 일부 사용되었을 뿐 전형적인 미스터리물로서의 재미를 결코 놓치지 

않는다. 특히 이전에 성요한 형사와 악연이 있던 외과의사 양재익이 모든 사건들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데 불법체류자들이 저지른 살인사건의 범인들을 단죄하는 '지옥에서 온 탐정'으로 의심받기도 

한다. 그러다 뜬금없이 용주도 이장이 살해당한 사건으로 넘어가서 단편집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작가의 큰 그림 속 의미가 있었다. 살인병기라 할 수 있는 미얀마 출신 

용병의 활약에 마약밀매와 인신매매 등을 일삼던 조폭들이 소탕되는 등 잠시도 방심할 수 없을 정도로

사건이 진행되는 가운데 모든 사건을 뒤에서 교묘하게 조정하던 그가 도대체 왜 이런 짓을 저지른

것인지가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밝혀지지만 드러난 진실은 좀 어이가 없을 정도로 허무했다.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이 작품은 불법체류자 등 조금은 낯선 소재들을 잘 버무려내면서 생동감

있는 캐릭터들로 미스터리물의 매력을 잘 보여주었다. 이동원 작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인데 앞으로

성요한, 유진신 콤비가 활약하는 작품들을 계속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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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어진 서양 문명 이야기
안계환 지음 / 미래문화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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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여전히 세상의 패권을 미국이나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양이 쥐고 있다 보니 세계사도 자연스레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서양 위주로 서술되고 있다. 그동안 서양 중심의 역사를 교육받고 거기에 친숙하다 보니

우리를 비롯한 비서양의 입장에서도 과연 그럴까 싶을 때가 없지 않았는데 이 책은 서양의 시각에서

쓴 역사 뒤에 감추어진 얘기를 들려주는 책이어서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했다. 확인해 보니 

이 책의 저자는 예전에 읽었던 '유럽을 알아야 세상이 보인다'의 저자여서 자칭 문명 덕후의 진가를

보여줄 거라 기대가 되었다. 


총 6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고대 이집트 문명에서 시작해 고대 그리스, 로마를 거쳐 중세 유럽과 이슬람,

근대 유럽까지를 다룬다. 각 파트 시작 부분에는 '교과서가 가르쳐 준' 내용들을 먼저 정리한 후 그

내용들과는 다르거나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본격적인 서양 문명에

앞서 고대 이집트 문명으로 시작하는 것도 좀 낯설지만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가장 오랜된 문명인 줄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선 이집트가 더 오래되었다고 얘기한다. 예전에 읽은 '이집트 역사 다이제스트

100'에서도 이집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는데, 수염 달린 가면을 썼던 최초의 여성 파라오

하트셉수트 등 흥미로운 얘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난처한 미술 이야기 1권에도 나왔던 피라미드가

노예의 피, 땀, 눈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나 지중해 연안과 아프리카 내륙 양쪽의 혼혈 

피라오의 존재 등 고대 이집트 문명의 잘 알려지지 않은 얘기들이 등장했다. 고대 그리스의 제전은

보통 요즘 올림픽의 기원인 올림피아 제전만 생각하기 쉬운데 그 외에도 피티아 제전 등 네 개의

제전이 유명했고, 신탁으로 유명한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은 현대판 '여론 조작의 중심지' 내지 신의

이름으로 포장된 권력의 방송국'이란 평가도 새로웠다. 로마의 시민권은 시대에 따라 유동적으로

정의된 오늘날과 같은 의미의 시민권이 아니었고, 우리가 흔히 암흑시대라고 부르는 중세도 신앙과

제도, 공동체의 질서 속에서 지속성과 변화를 동시에 품은 복합적 문명으로 재평가를 해야 할 것 

같다. 얼마 전에 읽은 '중동을 읽는 40가지 이야기'란 책을 통해 이슬람 세계에 대한 편견을 새삼

깨닫게 되었는데 이슬람 문명이 단순히 고대 그리스, 로마와 르네상스 시대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만 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었고, 르네상스의 화려한 문화는 낭만이 아닌 철저한 세속화된 

시스템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었다. 대항해 시대의 이면에는 다른 문명이 가진 자산의 약탈인 점 

등 유럽과 서양 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면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의 새로운 면모를 잘 알려준 

책이었는데 역시나 역사는 누구의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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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
이지윤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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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번 주가 프리즈, 키아프 서울 행사가 열린 미술 주간이라서 국립현대미술관이 관람 무료라 관람을

하고 왔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서도호 작가 전시는 온라인 예매가 모두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평일에 갔음에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 놀랐다. 이처럼 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예상 외로 높음을 잘 알 수 있는데 미술경영 등 미술 관련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가 

들려줄 미술의 가치에 관한 흥미로운 얘기들이 기대가 되었다.


총 6파트에 걸쳐 미술의 가치에 얽힌 얘기들이 등장하는데 기존에 봤던 미술책들과는 사뭇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서 미술의 생태계를 잘 보여준다. 혜성처럼 나타난 작가를 미술 시장에서는 '매버릭

아티스트'라고 하는데 마침 얼마 전 이화익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봤던 김동유 작가가 홍콩 크리스티가

발굴한 매버릭 아티스트라고 해서 반가웠다. 서양미술사를 빼놓으면 섭섭한데 미술 시장이 만들어진

르네상스 초기부터 터너까지를 간략하게 다룬다. 아무래도 저자가 영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서 

그런지 주로 런던 내셔널 갤러리의 소장품들을 위주로 소개를 한다. 교회나 왕, 귀족 등에 의해 

주문 생산되던 미술 작품은 화상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한다. 17~18세기 인기 

있던 정물화나 사진이 없던 시절 그랜드 투어 기념품으로 각광을 받은 카날레토의 풍경화 등 그 

시대를 풍미한 그림들과 공장형 미술로 다작을 했던 루벤스 등 미술계의 변화를 살펴보고 영국을 

중심으로 한 박물관과 미술관의 변천사도 다룬다. 미술 시장에 있어 꽃이라 불리는 경매와 컬렉터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는데 서울옥션이나 케이옥션의 경매 프리뷰를 종종 방문해서 그런지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자산의 역할을 하는 미술로 마무리를 하는데 고상한 취미로만 여겨졌던

미술이 상품과 자산으로서 어떻게 거래되고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를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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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록 : 기이한 이야기
전건우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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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우 작가의 이 책은 '밤의 이야기꾼들'의 후속작이다. 전작을 코로나 시기에 볼 만한 책이 없어서

알라딘 이북으로 가지고 있던 걸 읽었는데, 아무런 정보도 기대도 없이 읽었다가 국내 작가 중에도

이런 호러 작품을 쓰는 작가가 있었다는 사실에 감탄했었다. 그렇다 보니 무려 12년만에 후속작이

나왔다고 하니 과연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면서 기대가 되었다. 사실 전작은 읽은 지가 꽤 되어서

구체적인 내용들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고 막연한 이미지만 잔상으로 남아 있는데 '월간 풍문'의 

정기구독자이자 글을 기고하는 작가가 잡지 편집자로부터 밤의 이야기꾼들 모임에 직접 참석해 

취재한 걸로 소설을 써달라는 의뢰를 받고 모임 장소인 '장미 저택'에 가는 걸로 얘기가 시작된다.


진행자 역할을 하는 노인과 모임에 참석한 6명이 장미 저택에 모여 한 명씩 차례로 자신의 괴담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노인의 진행을 보면서 어렴풋이 전작의 분위기가 떠올랐다. 첫 편인

'보내주는 사람'부터 강렬한 얘기가 소개되는데 돈 문제로 곤경에 처한 딸이 췌장암 말기인 아빠가 

빨리 죽지 않자 제목대로 '보내주는 사람'을 고용해 아빠를 빨리 보내버리는 얘기였다. 백만 원을 

받고 쥐도 새도 모르고 '보내주는 사람'은 조선시대 도모지 방식을 사용하는데 절대 보지 말라는 

약속을 어길 수밖에 없었던 딸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다. 

하지만 그녀를 기다라는 운명에선 벗어날 수 없었다. 다음 얘기인 '원'도 자신을 밀어내고 승진한 

직장 동료에게 저주를 거는 얘기인데 역시 수위가 만만하지 않았다. 소원을 달성하지만 자신도 

똑같은 대가를 치르게 된다. '야간 경계 근무'는 전역을 앞둔 말년 병장과 신병이 경계 근무를 하면서

탄약고에서 자살한 병사의 괴담을 얘기하는 것인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괴담의 생산자가 괴담의

물이 되었다. '왓쳐'는 가장 첨단 방식의 괴담이었는데 라이브를 보는 것만으로 돈을 받는 고수익 

알바에 참여했던 여자가 연쇄살인에 얽히게 되는 얘기라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풋잠'은 죽은

아내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던 그 사건 현장에 다시 돌아간 노인의 얘기인데 전통의 달걀귀신을 

소재로 활용했다. 마지막 '낯익은 이방인'은 모임에 참석한 작가가 들려주는 얘기로 자신의 작품 

속 천대받던 인물이 앙심을 품고 현실에 등장하여 작가를 괴롭혔다. 6편 모두 괴담의 재미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들이었는데 전작과 함께 한국형 호러의 진수를 보여주는 전건우 작가의 필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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