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할 정도로 세계사에서 전쟁은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지금도 여전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이고, 대만 등 전쟁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세계 곳곳에 있는
지경이다. 우리도 북한이란 비정상인 국가를 머리 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열강들이 주변에 포진하고
있다 보니 전쟁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인데, 예전에도 세계의 주요 전쟁사를 다룬 '벌거벗은
세계사 : 전쟁편', '지도로 읽는다 한눈에 꿰뚫는 전쟁사도감' 등을 읽어봤지만 다이제스트100 시리즈인
이 책에선 과연 세계전쟁사를 100개의 테마로 어떻게 정리했을지 궁금했다.
이전에 봤던 다이제스트100 시리즈인 '세계사 다이제스트100'과 '미국사 다이제스트100', '아일랜드 역사 다이제스트100', '러시아 역사 다이제스트 100', '이집트 역사 다이제스트100'과 기본적인 체제나
구성은 동일한 편인데 첫 번째는 아마존 전설로 시작한다. 전쟁을 조직화된 군대로 전략과 전술의
기술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싸우는 것을 의미한다면 신석기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통설로,
문헌상 기록된 최초의 전쟁은 헤로도토스가 기록한 페르시아 전쟁이지만 그리스 신화와 전설 속 여전사
아마존 족은 선사시대에는 모계중심 사회로 전쟁에서도 여자들이 활약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이어 호메로스의 서사시들에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을 거쳐 본격적인 페르시아 전쟁을 다루기 앞서
페르시아 군대와 그리스 중보병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한다. 살라미스 해전, 펠로폰네소스 전쟁 등
고대 그리스를 대표하는 전쟁이 이어진 후 좀 뜬금없이 동서고금 최고의 군사고전으로 손자병법과
손무를 다룬다. 이렇게 이 책에선 꼭 전쟁 자체만 다루는 게 아니라 전쟁과 관련한 무기나 전술 등도
중간중간에 넣어 전쟁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아무래도 서양 위주가 될 수밖에 없지만 중국
등 아시아도 적절하게 포함시키는데 우리의 경우 고구려와 수나라, 당나라의 전쟁,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
해전, 한국전쟁을 다룬다. 대부분 중세 이후에 일어난 전쟁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데 특히 1차 세계
대전 이후에 총 35개 항목을 다뤘으니 100년도 안 되는 기간에 집중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1, 2차 세계대전에 총 19개 항목을 다뤘으니 그 비중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마지막이 1991년에 있었던
걸프 전쟁이어서 이후 30여년 동안 벌어진 전쟁들이 전혀 없는 점은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방대한 세계전쟁사를 100개의 테마로 정리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는데 각 전쟁을 다루는
내용도 상세하면서도 분석적이어서 세계전쟁사를 한 권으로 정리하기에 큰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