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전쟁편 - 벗겼다, 끝나지 않는 전쟁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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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그램은 직접 본 적이 없어 뭐라고 얘기하긴 어려운데 책으로는 이미

'사건편'을 만나봐서 그리 낯설지는 않다. 이번에 '인물편'에 이어 세 번째 '전쟁편'을 내놓는데 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전쟁의 역사라고 할 수 있어 그동안 '지도로 읽는다 한눈에 꿰뚫는 전쟁사도감

등의 책을 통해 인류사를 수놓은(?) 여러 전쟁들을 만나봤었다. 과연 이 책에선 어떤 전쟁들을 어떻게 

벌거벗겨 놓을지 궁금했는데 딱 10개만 다루고 있다.


세계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전쟁 중에 비교적 근래에 벌어졌다고 할 수 있는 제1, 2차 세계대전 등은

등장하지 않고 국지적인 전쟁들을 다루는 편인데 먼저 백년전쟁으로 시작한다. 1337년부터 무려 100년간

지리하게 이어진 백년전쟁의 최고 스타는 단연 잔다르크인데 한쪽에선 성녀로 다른 쪽에선 마녀로

대했지만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 나라에선 애국심의 표상으로 활용되곤 했다. 다음으론 미국 독립전쟁이

등장하는데 성공회가 국교로 자리잡고 청교도를 탄압한 결과 청교도들의 대거 이민이 시작되었고 

세금 문제 등이 도화선이 되어 결국 독립전쟁에 이르게 되었다. 영제국이 일으킨 가장 부도덕한 전쟁이란

오명이 붙은 아편전쟁을 거쳐 일본의 메이지유신이 다뤄지는데 유일하게 특정 전쟁이 아닌 일본의 

군국화, 제국주의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본다. 현재도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은 영국이

1차 대전 와중에 같은 땅을 두고 유대인과 아랍인 양쪽에 국제적인 부동산 사기를 친 결과였다. 


베트남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냉전 시대 양측 보스가 아시아의 작은 나라를 만만하게 봤다가

큰 코 다친 전쟁들이었는데 특히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이 소련 침공에 맞선 모자헤딘을 지원해

주었다가 모자헤딘이 결국 탈레반으로 성장하게 된 꼴이 되어 어떻게 보면 미국이 더 큰 수렁에 빠진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내전도 두 개나 다루는데 소말리아와 유고 내전이다. 소말리아의 경우

해적으로도 유명한데 원래 불법 조업에 대한 자경단에서 시작된 해적은 이 지역에선 악당이 아닌 산업 

역군으로 대우받으면서 투자자들까지 나서는 불법 산업이 되었다는 흥미로운 얘기도 만날 수 있다.

20세기 최악의 인종 청소로 악명 높은 유고 내전의 경우 기존에는 밀로셰비치 등 세르비아 출신들이

저지른 끔찍한 만행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 이전에 크로아티아에서 나치의 등을 업은 파벨리치가

세르비아인 등을 상대로 한 인종 청소가 먼저 있었음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현재 가장 

핫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마무리하는데 지금 분쟁 지역들이 애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게 넘겨준 

영토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되었다. 푸틴을 전쟁광으로만 치부하기엔 나름의 명분이 있긴 

한 것 같았는데 암튼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아무래도 러시아가 져야 좋겠지만).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제대로 몰랐던 전쟁의 이면의 숨은 얘기들을 알게 되었는데 역시 막연하게 아는 것보다는 

정확한 사실을 알아야 전쟁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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