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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읽는다 한눈에 꿰뚫는 전쟁사도감 ㅣ 지도로 읽는다
조 지무쇼 지음, 안정미 옮김 / 이다미디어 / 2017년 3월
평점 :
인류의 역사를 흔히 전쟁의 역사라 부를 정도로 지구상에 전쟁이 없었던 시간은 정말 짧았는데
이 책은 세계사의 큰 흐름을 전쟁사의 관점에서 지도로 시각화하여 잘 정리하고 있다.
'인간의 갈등은 정치가 해결하고, 정치의 갈등은 전쟁이 해결한다'는 첫 문장이 인류 역사에서의
전쟁의 의미를 간략하게 잘 정리하고 있는데 이 책은 인류사의 전쟁을 총 5가지 패턴으로 분류한다.
가치관의 대립으로 인한 해양국가와 대륙국가의 전쟁, 종교의 대립으로 인한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전쟁, 경제의 대립으로 인한 선발 제국주의와 후발 제국주의의 전쟁,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인한
민주주의와 전체주의의 대립, 민족의 대립으로 인한 동서 분쟁과 민족 분쟁으로 세상을 바꾼 28개의
전쟁을 담아내고 있는데 고대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전쟁을 망라하고 있다.
대부분은 우리에게 친숙한 전쟁들이었지만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동방원정 중의 가우가멜라 전투나
서유럽을 침공한 이슬람 세력을 프랑크 왕국이 방어한 투르 푸아티에 전투 등은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되었다. 고대부터 중세에 걸쳐 일어난 전쟁의 배경은 주로 지정학적 이유가 대부분이었는데
대륙국가는 영토 확장, 해양국가는 교역항 확보가 목적이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대륙국가와
해양국가가 한판 대결을 벌였던 포에니전쟁이 지중해의 패권을 둘러싼 치열한 대결이었다면
십자군 전쟁은 성지 예루살렘의 탈환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이슬람 세력의 영토
획득이 목적이어서 이슬람 세력의 관점에서 본다면 국지적 충돌이 반복되었던 것에 불과했다.
중세에서 근세 사이에는 종교가 지배하는 시대라서 종교가 원인인 전쟁이 많았다.
특히 종교개혁 이후 신교와 구교의 갈등이 극심해졌는데 30년 전쟁이 대표적이었다.
19세기에는 산업혁명에 성공한 서구 열강들이 식민지 개척에 나서면서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전쟁과 선발 제국주의 국가와 후발 제국주의 국가간의 식민지 쟁탈전이 벌어졌다.
전자의 대표격이 아편전쟁이라면 후자의 대표격이 우리와도 연관된 러일전쟁이라 할 수 있었다.
이후 1, 2차 세계대전은 식민지 쟁탈전이 극단으로 치달은 결과로 볼 수 있는데
이 책에선 4장 전체를 할애하여 그 발단과 경과, 전후의 세계를 간략하게 잘 정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20세기 후반의 전쟁사를 보면 동서 냉전과 민족간의 분쟁이 주를 이루었다.
우리가 주연으로 등장한 한국전쟁을 비롯한 베트남전쟁 등이 전자에 해당한다면
중동전쟁과 유고슬라비아 내전은 후자에 속했는데, 21세기에 들어서서는 초강대국 미국과 이에
맞서는 테러집단 등이 벌인 9. 11. 테러 전쟁과 이라크전쟁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사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전쟁이 워낙 많아서 대표선수를 선발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선발된 28개의 지구 대표 전쟁을 지도를 바탕으로 시각화하여 간결하고 압축적으로 정리한 이 책을
보면 인류의 역사의 큰 흐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줘서 세계사를 전쟁이라는 큰 사건을
기준으로 정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