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달라이 라마의 책이 광고에 떠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레타 툰베리는 19살의 기후변화 지도자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혜롭고 용기있다. 앞으로 지구 온난화가 심해질수록 그에 대한 대응책으로 그레타 툰베리의 이름과 목소리를 많이 듣게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을 다 읽었는데 마음이 무겁다.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은 다들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각종 수치와 현실을 보여준다. 상황은 우리가 생각하는 거보다 훨씬 심각하다. 이대로 가면 21세기 말에는 수억명이 삶의 터전을 잃고 수많은 생물종이 멸종의 길을 걸을 것이다. 가뭄, 폭우, 태풍, 허리케인 등의 기후현상은 훨씬 심해질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문제는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아무런 대응도 대비책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인식하고 행동으로 옮겨야하는데 하면서 걱정하는 단계이다. 온난화 현상은 악순환의 피드백 루프를 가지고 있다. 온난화 현상이 심해질수록 더욱 가속화되는 구조다. 그리고 티핑포인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티핑포인트를 넘어서면 더이상 손 쓸 수 없다. 산 정상에서 굴러 떨어지기 시작한 바위는 막을 수 없다. 산 정상까지 올라가기 전에 막아야 한다.


 이 책은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해 대중들이 알기 쉽게 설명하고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해야할 일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너무 부담갖지 마시라.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일단 공부가 먼저다. 이 책을 읽고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리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첫번째로는 에너지 소비 줄이기. 두번째로는 지구온난화를 정책적으로 고려하는 정치인에 투표하기이다. 모두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다. 조금씩이라도.



 아래부터는 이 책의 내용들을 소개하겠다. 


 30년 전 열린 리우회의에서 이미 참석자 전원이 환경과 기후 문제에 대응하는 우리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이전과 다름없는 잘못된 방향으로, 게다가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가고 있다. -p120   


 이게 가장 두려운 점이다. 우리는 기존의 습관, 삶의 방식, 시스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우리는 중독되었다. 최근에 책에서 읽은 마약 중독자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 중독자는 마약에 중독되어서 집에 있는 살림을 하나씩 팔아서 마약을 샀다. 결국에는 자신의 잠을 자던 침대까지 팔았다. 현재 우리의 모습이다. 자본주의, 편리, 소비, 향락, 쾌락에 취해 우리는 자연을 팔아치우고 있다. 이대로 계속가면 결국에는 우리의 보금자리까지 팔아치우게 될지도 모른다.  



 따뜻해진 바다와 늘어난 수증기의 조합은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을 발생시킨다. 발생 지역에 따라 허리케인, 사이클론 또는 태풍이라는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이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은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후 모델은 앞으로 태풍이 더욱 자주 출현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p155


  최근 5등급 태풍 힌남노가 경상도를 지나갔다. 현재 5등급은 태풍 최고등급이다. 어쩌면 우리는 머지않아 6등급의 태풍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온난화의 영향으로 태풍, 허리케인이 강력해지고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미국은 허리케인, 일본은 태풍에 큰 피해를 겪고 있는 국가들이다.


 

 "최근 특정한 날씨가 더욱 자주 나타난다는 인상을 받으면서 이 피드백 루프의 존재를 확실하게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더위가 아주 오래 이어집니다. 어떤 곳에서는 추위가 아주 길어지기도 하고요. 가뭄이 장기간 계속되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장마가 오래가는 지역도 있지요. 제트기류 피드백 루프의 영향으로 장마 지역에서는 장마가 더 심해지고, 가뭄 지역에서는 가뭄이 더 심해지는 현상이 일반적인 추세가 될 것입니다." -p161   


 세계 각지에서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에서 비가 안오고 더위가 계속되는가 하면 최근 파키스탄은 홍수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세계 각지에서 관측이래 최고의 폭우, 폭염, 가뭄 등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제트기류와 연관이 있다. 제트기류와 이상기후 현상의 관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책을 참고하시길.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투표하는 일입니다.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 문제가 인간 활동의 탓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지구온난화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지도자를 선출해야 합니다." -p162


 우리는 우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을 선출해야 한다. 



 "불과 40년 사이에 북극 해빙 면적이 75퍼센트나 줄어들었습니다. 그렇게 짧은 기간에 그토록 많은 해빙이 사라지다니, 정말 끔찍한 일이지요. -p175


 책은 위처럼 각종 수치들을 알려준다. 내가 생각했던 거 보다 상황은 훨씬 심각했다.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 책에 달라이 라마와 글타 툰베리의 대화는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는다. 그 점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솔직히 낚인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낚임이었다. 좋은 책이다.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너무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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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웃긴 사진관 - 아잔 브람 인생 축복 에세이
아잔 브람 지음, 각산 엮음 / 김영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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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프고 웃긴 사진관>은 아잔 브라흐마의 에세이입니다. 그는 세계적인 스님입니다. 이 책은 그의 법문을 듣는듯한 느낌을 주는 책입니다. 그의 자비롭고 지혜로운 음성이 들리는 느낌입니다. 


 저는 종교 중에 불교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리고 스님들의 책을 좋아합니다. 아잔 브라흐마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님 중 한 분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의 부족한 부분들을 자각하고 많이 반성했습니다. 아잔 브라흐마의 책은 한 번 읽고 말 책이라니까 꾸준히 읽으면서 수행해나가야할 책입니다. 불교의 지혜, 삶의 지혜가 가득한 책입니다. 그리고 재밌습니다. 우리를 일깨워주는 이야기와 우화가 가득합니다. 이렇게 이야기와 우화를 통해 가르침을 주는 방법도 참으로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예전에 명상을 배우고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한군데 다녀도 보았습니다. 제대로 된 곳을 아직 만나진 못했습니다. 아잔 브라흐마의 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명상에 대해 방법을 알려주는 설명서 비슷한 책과 명상의 장점을 안내해주는 에세이 형식의 안내서가 있습니다. 확실히 안내서 형식이 재밌습니다. 설명서 형식은 딱딱하고 실천을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도 책을 통해서라도 명상을 접해보고 실천해보고 싶습니다. 


 아잔 브라흐마의 에세이는 거의 다 읽은 거 같습니다. 앞으로는 책을 보며 명상에 대해 실천해보겠습니다.


 p.s 책에 나온 명상법 중에 죽음 명상법이 있습니다. '나는 죽는다, 나는 죽는다.' 하고 마음 속으로 되뇌어 보는 방법입니다. 저도 한 번 눈을 감고 '나는 죽는다. 나는 죽는다.' 하고 되뇌어 보았습니다. 확실히 자주하면 효과가 있을 거 같았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결국은 죽는다는 사실을 알지만 평소에 잊고 살아갑니다. 죽음 명상을 하면 죽음을 좀 더 자주 자각하게 됩니다. 스티브 잡스도 매일 아침 자신의 죽음을 자각하고 그렇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했다고 합니다. 한 번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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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9-05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명상까지!
읽음을 실천으로 옮기신다는 게 대단하세요!

고양이라디오 2022-09-06 10:04   좋아요 0 | URL
아직 옮기진 못하고 마음만ㅎ 꼭 읽고 실천해보겠습니다!

얄라알라 2022-09-05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nope>이후 언제 Sci-Fi 대작이 나올지, 당분간 심심해집니다. 인터스텔라나 듄 급의 영화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요 ㅎ

고양이라디오 2022-09-06 01:29   좋아요 0 | URL
저도요^^ IMAX로 가장 인상깊게 본 두 영화 인터스텔라 듄^^b

2022-09-06 0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6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8

 감독 조던 필

 출연 다니엘 칼루야, 케케 파머, 스티븐 연, 마이클 윈콧, 브랜든 페레아 

 장르 미스터리, 공포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킬링타임용.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저는 클라이맥스를 덤덤하고 건조하게 표현하는 영화를 참 좋아합니다. 뭐 그렇게 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은 저도 잘 압니다. 저도 이야기를 할 때 상대방이 이해를 못했을까봐 같은 말을 반복하기도 하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만약 이해를 했는데 같은 말 또하고 또하고 하면 상대방은 지겨워집니다. 그러면 강조하지 않은만 못하게 됩니다. 


 가끔씩 클라이맥스를 덤덤하고 건조하게 표현하는 명작을 만나게 되면 너무나 기쁘고 감사합니다. 그런 명작은 가장 슬픈 장면조차도 다른 장면들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하게 찍습니다. 그 평범함에 복받쳐서 영화를 보다보면 전혀 슬프지 않은 장면에서 조차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넘칩니다. 슬픔, 안타까움, 감동 등의 감정이 융합되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됩니다. <돌로레스 클레이븐>이 그랬습니다. 최고의 영화입니다.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된 순간에 오는 감동과 슬픔. 영화 전체를 보고 이해한 후에 오는 기쁨. 절제된 연기와 연출.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습니다) 


 <놉>은 장점이 많은 영화인만큼 마지막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저는 <겟 아웃> 보다는 못하고 <어스> 보다는 훨씬 좋았습니다. 계속 같은 톤으로 영화가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후반부가 아쉬웠습니다. 조던 필 감독에게 아쉬운 점은 메시지, 상징, 은유를 넣기 위해 무리수를 두거나 과잉을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장르적 결이 달라지면서 긴장감이 함께 사라지는 점이 아쉽습니다. 주성치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처럼 한 영화에 다양한 장르적 쾌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감독들이 있습니다. 마치 종합선물세트나 뷔페같은 느낌입니다. 주성치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인 경우 초반부는 느슨하다가 후반부는 진지해지며 마무리가 되는 느낌이라면 조던 필 감독같은 영우 초반부는 진지하다가 후반부에 느슨해지는 느낌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긴장도가 높아지며 몰입감이 높아지는데 후자의 경우는 긴장이 풀리면서 몰입도 사라집니다. 


 예를들면 초중반부까지 영화는 미스터리한 일들이 벌어지고 그 미스터리가 풀리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UFO가 사람이나 말 등의 생물체를 잡아먹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UFO가 기계가 아니라 생물체라는 설정도 참신하고 좋았습니다. 여기까지 공포와 긴장감이 유지되는데 중후반부부터는 UFO를 촬영하겠다는 이들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공포와 긴장감이 많이 퇴색됩니다. 거기에 촬영에 미친 사람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는지 자연광으로 UFO를 찍으려다 죽는 촬영감독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무리한 설정으로 보였습니다. 갑자기 멍청하게 자살을 하는 모습이 황당해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거기에 남매간의 가족애를 보여주는 방식도 기존의 영화의 결과는 달리 너무 과잉되어 있어서 손발이 약간 오그라들었습니다. ("한국인은 신파를 싫어한다고!") '저 남매는 안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역시 긴장감과 공포는 사라집니다. 


 단점부터 지적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재밌고 여러가지 메시지도 담겨있고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보는 행위' 와 '보여지는 행위' 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그 안에 담긴 딜레마와 긍정적인 부분, 부정적인 부분을 같이 보여줍니다. 촬영과 영화에 대한 찬사를 보내는 한 편, 과도하게 보는 행위에 대한 경고도 날립니다. 오빠가 동생을 지켜보는 장면에서 '보다'는 사랑과 관심을 뜻합니다. 


 영화를 끝나고 뒷자리 앉은 2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청년들 중 한 명이 침팬지는 왜 나오는 거야? 이 영화 보고자 한 사람 누구야? 라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네이버 관람평을 봐도 침팬지는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는 평이있었습니다. 침팬지가 나오는 장면은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기도 하고 이 영화를 압축해서 상징으로 보여주는 굉장히 중요한 장면인데 상당히 안타까운 반응이었습니다.  


 IMAX로 봤더라면 더 좋았을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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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9-05 16: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님, 저도 <nope>이후 <us>보았는데
저도 <us>보다는 <get out>이 훨씬 좋았어요

비슷한 이유로, ˝NOPE˝을 편하게 추천하지는 못하겠더라고요
IMAX로 접한 건 아주 잘한 일로 ㅎ

그래도 고양이라디오님께는 가까운 거리에 용아맥이 있으시니
다음 Sci-Fi영화는 아맥으로^^

행복한 오후 보내시어요

고양이라디오 2022-09-05 16:41   좋아요 1 | URL
IMAX 부럽네요ㅎ

용아맥 가깝지 않아요ㅠ 용아맥 가까우면 진짜 좋을 거 같네요^^

태풍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ㅎ

나와같다면 2022-09-05 18: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의하지 않는다 해도 상관없다
10년 뒤에도 세상은 <놉>을 언급할테니까

영화평이 인상적이여서 기억하고 있었어요

고양이라디오 2022-09-06 01:30   좋아요 1 | URL
자신감 넘치는 영화평이네요. 10년 뒤에도 언급될 감독 영화라는데는 동의합니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7

 감독 조던 필

 출연 루피타 뇽, 윈스턴 튜크, 에반 알렉스, 샤하디 라이트 조셉

 장르 스릴러, 공포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킬링타임용.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스포일러 있습니다)


 조던 필 감독의 <겟 아웃>은 충격적이었다. 미친 영화였다. 메시지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영화의 연출, 반전이 압권이었다. 긴장감과 몰입감이 대단했다. 그의 후속작 <어스>는 개봉 당시 보지 못했다.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라 보기 꺼려졌다. 그의 최근 개봉작 <놉>을 보았다. 얄라님의 강추가 있어서 보게 됐다. IMAX로 봤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 자세한 이야기는 <놉> 리뷰에서 하겠다. <놉>을 보고 나니 <어스>도 찾아보고 싶어졌다. <어스>는 더 아쉬움이 컸다. 초중반까지는 몰입되고 재밌었는데 중후반부터는 언제 끝나나하면서 봤다.


 초중반부 주인공 가족의 집에 주인공 가족과 똑같이 생긴 분신들이 공격해오고 거기서 탈출하는 부분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그 후로는 긴장감도 떨어지고 현실성도 떨어졌다. 분신들이 주인공 가족은 참 어렵게 죽이고 죽이는 데 실패하고 역으로 당한다. 그런데 주인공 친구네 가족은 너무 쉽게 당한다. 그 차이에서 괴리감이 느껴졌다. '아, 주인공 가족은 안 죽겠구나.' 그런 생각이 드니 그 다음부터는 긴장감이 확 떨어졌다. 


 초반부 주인공 가족이 습격당했을 때는 '남편 죽는 거 아니야?' 하면서 긴장하면서 봤는데 '뭐야, 저 가족은 안 죽겠군.' 이라는 생각이 들고부터는 습격을 당해도 싸움을 해도 긴장감이 없고 지루했다.


 그리고 여러 현실성 떨어지는 설정들도 몰입을 방해했다. 사실 영화가 재밌으면 개연성이나 현실성이 어느 정도 떨어져도 눈감고 넘어가고 영화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영화가 재미없으면 여기저기 흠이 보이고 트집잡고 싶어진다.



(아래 반전 스포있습니다)


 반전도 예상했던 대로였다. 영화 초반 주인공이 자신의 분신을 만나고 기절했다가 다시 부모님에게 발견된다. 그 때 '분신이랑 바뀐 거 일수도 있겠군?'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그런 생각이 안든다. 본체랑 분신이랑 둘 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처럼 자신들이 바꼈다는 자각이 없다. 하지만 마지막에 반전으로 둘이 바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주인공은 자신이 분신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을 보여준다. 어이없었다. 너무 억지로 짜맞춘 반전이었다.


 분신들이 지하에서 살아가는데 어쩔 때는 원본들의 행동을 따라하고 어쩔 때는 자기 맘대로 행동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설정상 말이 안되는 건 대충 넘어간다 치고. 아무튼 제일 큰 문제점은 주인공 가족이 너무 잘 싸워서 중후반부는 공포와 긴장감이 사라져서 지루했습니다. 공포 영화인데 공포가 없고 반전과 설정도 구멍투성이이니. 


 상징과 은유, 메시지는 있었지만 사실 그런 건 영화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면 영화를 찍지 말고 우체국으로 가라는 말도 있더군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할 거 같은 감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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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누구든지 한 가지를 못하면, 무언가 잘하는 한 가지가 반드시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일이지, 그들을 계속 비난하는 일이 아닙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꽃을 그 자체로 볼 수 있는 태도, 그렇게 바라본다면 어느 누구도 쓸모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든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장소가 따로 있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친절, 자비입니다. -p116



 우리는 친구들한테만 친절하지 말고,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남편 혹은 아내, 아이들에게도 친절과 자비를 베풀어야 합니다. 인생에 있어서 무언가 문제가 생기고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화가 나고 고통받게 됩니다. 그 근본 원인은 정말로 자비심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잔 차 스님께서 종종 웃으면서 이런 말을 자주 하셨습니다.

 "좋은 뜻으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습니다." -p119

 


  오늘 여러분께 당부합니다. 친절함, 자비심을 잊지 마십시오. 이 세상에서 친절함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습니다. -p128


 앞으로 더 친절하고 더 자비심을 갖도록 해야겠다. 나쁜 면 보다는 좋은 면을 보도록 해야겠다.



  의사들이 만일 사람을 치료하려고만 하지 않고 정성껏 돌보려고 한다면, 그 결과 더 많은 환자들이 병으로부터 치유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은 주사나 약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p182


 또한 '남편을 치료해야지' '아내를 치료해야지' '내 아이들을 치료해야지'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그들을 그저 돌봐주십시오. 여러분이 이것을 이해한다면, 여러분은 지금 성공의 비결을 갖게 된 것입니다. -p183


 '흡연' 이라는 이 '습관'을 치료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냥 여러분을 돌보십시오. 그렇게 하면 저절로 담배를 끊게 될 것입니다. -p183


 저도 나쁜 습관들을 고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제 자신을 돌보는 데 더욱 집중해야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아름다운 현재의 순간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닙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매순간 깨어 있듯이,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닙니다. -p195

 

 어린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거워보이는 이유는 현재의 순간을 즐기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어린아이들은 어른들보다 과거나 미래에 신경을 덜 쓸 것입니다. 

  


 책을 3분의 2쯤 읽었습니다. 긴장을 풀고 충분히 쉬기. 제 자신을 돌보기. 지금 여기에 집중하기.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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