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의 저자 나루케 마코토의 <교양 고전>입니다. 46권의 고전을 간략하게 소개해주는 책입니다. 어떤 고전을 읽으면 좋을까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줍니다. 역시 많은 좋은 고전들이 소개되어있었습니다. 이 책들을 정말 읽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읽고 싶은 책들입니다.

 

 

 

 

 

 

 

 

 

 

 

 

 

 

 

 경제학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마셜의 <경제학 원리> 입니다.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치의 <논어와 주판> 입니다. 도덕 경제 합일론을 주장했습니다.

 

 

 책들이 너무 많아서 저자와 제목만 소개하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읽고 싶은 책만 알라딘 상품을 소개하겠습니다.

 

 피터 드러커의 <단절의 시대>는 미래에는 지식이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임을 주장한 책입니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은 비즈니스서로도 손색이 없다고 합니다. 

 

  "자신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가장 효과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은 성공하는 기업인이라면 갖추어야 할 필수 요소이다. 전략이야말로 '지' 라고 말하는 클라우제비츠의 이론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새로운 '지' 의 원동력으로서 지금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p72

 

 칸트의 <영구 평화론>

 

 오르테가이가세트의 <대중의 반역>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는 예전부터 보고 싶던 책입니다. 훗날 몽테뉴는 카이사르를 "가장 명쾌하고, 가장 설득력이 강하며, 가장 진지한 역사가" 라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 또한 읽고 싶은 책입니다. 영웅들은 어떤 삶을 살고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했는지 배우고 싶습니다.

 

 

 

 

 

 

 

 

 


 

 

 

 

 

 데일 카네기의 <카네기 인간관계론> 은 전에 한 번 보았지만, 다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카네기는 사람을 움직이기 위한 3원칙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참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1. 도둑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음을 인정한다. 즉,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비판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2. 정당하게 상대방을 평가해, 상대가 스스로를 중요한 사람으로 여기도록 한다.

 

 3.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함으로써 강한 욕구를 일으키게 한다.

 

 

 

 

 

 

 

 

 

 

 

 

 

 

 

 

 

 사놓고 읽다가 만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입니다. 읽다가 어려워서 놓았습니다. 좀 더 내공을 쌓고 읽어보고 싶은데, 일단 한 번 도전해봐야겠습니다.

 

 

 

 

 

 

 

 

 

 

 

 

 

 

 

 몽테뉴의 <수상록> 입니다. 이 책은 읽다가 지루해서 관뒀는데, 이상하게 다른 책에서 <수상록>에서 인용된 구절들을 보면 다들 재치있고 훌륭합니다. 한 구절, 한 구절 천천히 음미하며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파스칼의 <팡세>도 꼭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읽고 싶은 고전이 참 많습니다. 고전은 꼭 구입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도서관에서 부담없이 빌려 읽어야겠습니다. 못 읽겠으면 포기하면 됩니다!

 

 

 

 

 

 

 

 

 

 

 

 

 

 

 홍자성의 <채근담>은 꼭 읽어보고 싶은 동양 고전입니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은 장바구니에 담아놨습니다. 구입해서 꼭 볼 계획입니다.

 

 제임스 알렌의 <원인과 결과의 법칙>도 가볍게 읽어보고 싶습니다. 나폴리언 힐과 데일 카네기 등 현대 성공철학을 대표하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 책입니다.

 

 톨스토이의 <인생론>, 힐티의 <행복론> 도 온 가족과 함께 읽고 싶은 책입니다.

 

 

 이렇게 읽고 싶은 책을 기록해놓는 것이 쓸데없는 짓으로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좋은 책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언젠간 읽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록해놓습니다. 굉장히 비효율적인 시스템같습니다만, 아직 개선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책 속의 책'에 기록할 책을 3권이하로 한정해야 좋을까요? 앞으로는 고전과 과학책을 좀 더 가까이하려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튼 - 소설을 둘러싼 일곱 가지 이야기 밀란 쿤데라 전집 13
밀란 쿤데라 지음, 박성창 옮김 / 민음사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 만난 책 중 가장 읽고 싶었던 책은 밀란 쿤데라의 <커튼> 이었다. <커튼>은 쿤데라의 소설론이자 에세이이다. 읽긴 읽었는데, 깊이 있게 읽진 못했다. 다소 어려웠던 부분들도 있고, 집중을 못한 부분도 있다. <다시, 책은 도끼다>를 읽고 난 후에는 정말 모든 책이 다르게 다가왔다. 독서가 분명 한층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었다. 그 약빨은 한 달 정도인 것 같다. 박웅현씨가 어서 <다시다시, 책은 도끼다>를 출간해주었으면 좋겠다. 한 달에 한 번씩 출간해준다면 고마울텐데. 8월은 독서가 정말 미친듯이 재미있었다. 소설을 읽으면 그 소설에 푹 빠졌고, 비소설을 읽으면 작가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요즘은 책을 읽으면 뜨뜨미지근 하다. 어려운 부분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광속으로 스쳐지나간다. 육체적, 정신적 피로 탓일까? 추석기간 때 못 마시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셨던 탓일까? 소개팅에서 차여서 낙심했나? 

 음, 왠지 가장 마지막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나도 미처 몰랐던 사실을 글을 쓰다보니 무의식 중에 발견했다. 이것이 의식의 흐름 기법인가? 

 다시 책이야기로 돌아가서, 이 책은 소설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 나서 한 번 생각해본다. '나는 왜 소설을 읽는가?' 먼저 나는 언제부터 소설을 읽었나 기억을 되집어보자. 소설을 접한 건 언제지? 내 기억 속 최초의 소설은? 어렵다. 내 기억에 떠오르는 최초의 소설은 중학교 때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아버지들의 아버지>가 아니었나 싶다. 이 소설은 SF소설로 인류의 기원에 대한 소설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고 매우 충격받았다. 이런 이야기가 존재하다니, 상상력을 마구 증폭시키는 소설이었다. 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팬이 되어 그의 소설들을 도서관에서 빌려보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것이 나의 소설입문이었으리라. 

 예전에 대학 동기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소설은 읽을 가치가 없다." 대충 이런 뉘앙스의 말이었다. 소설이 무의미하다고, 읽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순간 나는 울컥했지만, 뭐라고 이야기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아니, 내가 무슨 말을 하건 어차피 상대방에겐 쓸데없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 구절을 떠올렸다. "설명하지 않으면 모르는 사람은 설명해도 모른다." 이성은 감성 다음이다. 먼저 소설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어떤 미사여구나 소설론, 혹은 자세한 설명도 쇠 귀에 경읽기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사랑을 설명해서 이해시킬 수 있을까? 죽음을 모르는 어린아이에게 죽음을 설명해주면 알까? 이별의 고통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에게 그 고통을 설명해서 이해시킬 수 있을까? 소설의 가치를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소설의 가치를 설명할 순 없다. 느끼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나는 왜 소설을 읽는가?" 내 소설의 시작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판타지소설이었다. 거기에는 재미와 이곳과는 다른 현실이 있었다. 상상, 새로움, 겪어본 적 없고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가 있었다. 내가 두번째로 소설을 알게 된 건 무라카미 하루키로부터이다. 재수시절 <해변의 카프카>를 읽었다. 소설이 성큼 다가왔다. 처음 읽을 때는 <해변의 카프카>에 무엇이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분명 '무언가' 가 있었고, 나는 그 '무언가'를 느꼈다. 

 본격적으로 독서에 재미를 붙이고 나서 나는 소설보다는 비소설부문의 책들을 탐욕스럽게 읽어나갔다. 지식의 확장이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물리학, 경제학, 생물학, 철학, 인문학 등 지식은 널려있었고 나는 그걸 하나씩 주워나갔다. 같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만났다. 거대한 도끼였다. 나는 쩍하고 갈라져버렸다. 뭄을 가눌 수 없는 그런 소설이었다. 소설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나는 달라져 있었다. '자유' 라는 두 글자가 내 몸에 새겨졌다. 나는 자유롭게 살기로 결심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여전히 나는 무언가를 바라고, 무언가를 두려워하며 산다. 하지만, 무언가를 바라지 않으려고, 무언가를 두려워하지 않으려 애쓰며 산다.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을 만나고, 표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만났다. 그런 소설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생의 처연함을 알게 되었다. 인간의 이중성과 인간의 모든 것을 보게 되었다. 나는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나를 뒤흔들고 나를 변화시키는 진짜 도끼는 소설에 있었다. 소설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었다. 과학, 철학, 역사, 심리학, 인간, 사랑. 

 나에게 큰 영향을 끼친 비소설들도 많다. 리처드 도킨스의 <지상최대의 쇼>를 읽고 진화론을 받아들이게 되었으며, <바른 마음>을 읽고 이성보단 감성이 우위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죽기 전에 다시 읽고 싶은 책이나 무인도에 가지고 가고 싶은 책은 비문학보다는 소설이다. 

 이제 답변을 해보자. "나는 왜 소설을 읽는가?" 단순한 대답은 소설이 좋기 때문이다. 좀 더 살을 덧붙이자면, 소설은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삶의 의미' 가, '인간' 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이 있기 때문이다. 헤밍웨이 식으로 표현하자면 '진실한 그 무언가' 가 소설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인간을(혹은 나 자신을) 혹은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을 이해하고 싶기 때문이다. 
 


밀란 쿤데라 전집 13권. 오늘날 현대 소설이 지닌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의의를 쿤데라만의 날카로운 시각과 풍부한 지식, 문학에 대한 끝없는 열정으로 풀어 낸 에세이이자 현대 소설론이다. 쿤데라는 소설이라는 예술의 역사가 존재에 대한 세 가지 질문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했다. 개인의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진실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 책 또한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쿤데라는 그 대답을 인간의 지식과 인류의 역사,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는 위대한 소설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09-23 15: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 속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과 그들이 처한 상황에 공감할 때 소설 읽는 재미를 느낍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09-23 17:11   좋아요 0 | URL
cyrus님 소설 서평을 많이 못 본 것 같습니다. 가끔씩 소설 속 인물과 현실에 푹 빠지게 되는데 그때가 가장 재밌습니다^^

cyrus 2016-09-23 17:13   좋아요 1 | URL
공감은 잘 하는데, 그걸 문장으로 표현을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ㅎㅎㅎ

고양이라디오 2016-09-23 17:33   좋아요 1 | URL
저도 소설을 읽고 받은 감동을 문장으로 표현할 수 없어서 항상 답답함을 느낍니다ㅠ 생각을 표현하는 것보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것 같습니다ㅎ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뭣 좀 아는 뚱냥이의 발칙한 미술 특강
스베틀라나 페트로바.고양이 자라투스트라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표지가 재밌어 보여서 도서관에서 빌려본 책이다. 책 제목도 웃기다. 참신한 미술 책이었다. 


 서문은 저자의 자랑과 어떻게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쓰여있다. 이 책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참신함을 가진 저자와 뛰어난 모델 고양이 자라투스트라와의 함작품이다. 


 세계적인 명화에 고양이의 사진을 넣으면 어떻게 될까? 고양이가 화자가 되어 명화들을 설명해주면 어떨까? 


 나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특히나 뚱냥이를 좋아한다. 뚱뚱한 고양이는 더욱 거만하고 당당해보이고 또 반대로 포근하고 귀엽게 느껴진다. 10kg의 기쁨덩어리의 멋진 포즈와 유머러스한 명화 설명을 감상하시라~


 아쉬웠던 점이 있다. 이 책을 볼수록 명화의 원본을 보고 싶고, 명화에 대한 객관적인 상세한 정보를 얻고 싶었다. 재미있고 참신한 책이긴 했지만 진지하고 깊은 지식을 얻기에는 부족했다. 물론 이 책은 그런 용도로 쓰인 책이 아니니깐 다른 책에서 나의 욕구를 충족해야겠다. 명화가 주인공이 아닌 고양이가 주인공인 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6-09-23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너무 귀여운 표지 때문에 읽고 싶어지네요

고양이라디오 2016-09-23 17:10   좋아요 0 | URL
표지 이상으로 귀여운 그림들이 많았습니다^^ 가볍고 즐겁게 읽을만합니다
 















 2010년 알라딘 올해의 책에 과학도서가 선정되었다니 뜻밖이네요. 과학도서 출판업자는 아닙니다만 흐믓합니다. 스티븐 호킹의 책은 이 책이 두번째 입니다.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를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위대한 과학자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환상적인 책이었습니다. 이 책 역시 환상적인 책입니다. 앞으로 스티븐 호킹의 책들을 꾸준히 읽어야겠습니다. 카테고리도 만들고요. 뛰어난 과학자이면서 대중에게 쉽게 글을 쓰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행운입니다. 이 책은 250p의 짧은 책이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방대하고 또 심오합니다. 거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호킹의 답변이 담겨 있습니다. 


 왜 무(無)가 아니라 무엇인가가 있을까?

 왜 우리가 있을까?

 왜 다른 법칙들이 아니라 이 특정한 법칙들이 있을까?


 이 질문이야말로 생명, 우주, 만물에 관한 궁극의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호킹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꽤 길지만 책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겠습니다. 저는 한동안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을까?" 라는 철학적 혹은 과학적 질문을 두고 고민했습니다. 스티븐 호킹의 이 글을 보니 만족스럽고 속이 시원했습니다. 갈증을 채워주는 글이었습니다. 길지만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우리는 우리의 행동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느끼지만, 생물학의 분자적 토대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생물학적 과정들이 물리학과 화학의 법칙들에 의해서 지배되며 따라서 행성의 궤도와 마찬가지로 결정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신경과학의 최근 실험들은, 알려진 과학법칙들을 따르는 우리의 물리적인 뇌(physical brain)가 우리의 행위를 결정하는 것이지, 그 법칙들과 별개로 존재하는 어떤 행위자가 우리의 행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힘을 실어준다. 예를 들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뇌수술을 받는 환자들을 연구한 결과, 뇌의 특정 구역들을 전기로 자극하면 환자가 손이나 팔이나 발을 움직이고 싶은 욕구, 또는 입술을 움직이고 말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우리의 행동이 물리법칙에 의해서 결정된다면, 어떻게 자유의지가 작동할 수 있는지 상상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생물학적 기계일 따름이고 자유의지는 착각에 불과한 것인 것 같다.

 인간의 행동이 정말로 자연법칙들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다른 한편으로 인간의 행동은 워낙 많은 변수들에 의해서 아주 복잡한 방식으로 결정되므로 실질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짓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그 예측을 위해서는 인간의 몸을 이루는 무수한 분자들 각각의 초기 상태를 알고 이를테면 그만큼 많은 방정식들을 풀어야 할 테니까 말이다. 그러려면 이삼십억 년이 걸릴 텐데, 상대방이 펀치를 날릴 것을 미리 알고 고개를 숙이려는 사람에게 이삼십억 년은 터무니없이 긴 세월일 것이다.

 바탕에 있는 물리법칙들을 이용하여 인간의 행동을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른바 유효이론(effective theory)을 채택한다. 물리학에서 유효이론이란 관찰된 특정 현상을, 그 바탕에 있는 모든 과정들을 자세히 기술하지 않으면서 모형화하기 위해서 창조한 이론이다. 예를 들면 우리는 한 사람의 몸을 이루는 원자 각각과 지구를 이루는 원자 각각의 중력의 상호작용을 지배하는 방정식들을 정확하게 풀 수 없다. 그러나 한 사람과 지구 사이의 중력은 그 사람의 몸무게를 비롯한 몇 가지 수들만 알면 어떤 실용적인 목적에도 부족함이 없이 기술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복잡한 원자들과 분자들의 행동을 지배하는 방정식들을 풀 수는 없지만, 화학이라는 유효이론을 개발했다. 그 유효이론은 세세한 상호작용들을 빠짐없이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원자들과 분자들이 화학반응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적절하게 설명한다. 인간과 관련해서 우리는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 유효이론을 사용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방정식들을 풀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의지와 그것에서 유발된 행동을 연구하는 과학은 심리학이다. 경제학 역시 자유의지의 개념을 기초로 한, 그리고 사람들은 행동의 선택지들을 평가하고 최선의 것을 선택한다는 전제를 기초로 한 유효이론이다. 이 유효이론은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에 제한적으로만 성공적이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가 알듯이, 인간의 결정은 흔히 비합리적이거나 선택의 결과에 대한 불완전한 분석을 기초로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세상이 엉망진창이 되는 까닭이다. -p41~43


 쉽게 요약하면 논리적으로 그리고 실험적으로 볼 때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 유효이론을 사용해도 현실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니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 라고 말씀하실 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사실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는가 없는가는 아주 오래된 철학적 논쟁입니다. 뇌에 대해 알면 알수록, 실험을 하면 할수록 자유의지는 없다쪽으로 기웁니다. 철학에 답변을 내려주는 것은 과학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하실 책으로 <자유의지는 없다>를 추천드립니다. 어렵지만, 매우 얇고 반박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와 씨름해보시기 바랍니다. 애석하게도 인간은 자극에 반응하는 생체기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이렇게 페이퍼를 쓰고 있는 것은 저의 자유의지가 아니라 제가 그동안 겪었던 모든 경험의 총합에 지나지 않습니다. 제가 글을 쓰든 그렇지 않든 마찬가지로요. 


 저는 이런 비유를 떠올렸습니다. 곡선을 미분하면 직선이 나옵니다. 곡선은 수많은 직선들의 합입니다. 곡선의 한 지점을 보면 곡선은 어디에도 없고 직선뿐입니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마치 곡선처럼 보이고, 사실 그렇기 때문에 곡선이라 부릅니다. 자유의지도 이와 같이 무수히 잘게 쪼개진 경험과 감각의 합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것들이 모여서 마치 자유의지처럼 보이는 것이지요. 엄청 어려운 비유같습니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와같다면 2016-09-22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몇번을 곱씹어 읽었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9-22 21:59   좋아요 1 | URL
이제는 서재에서도 좋아요를 누를 수 있네요! 자유의지 논쟁에 관심이 있으시면, 샘 해리스의 <자유 의지는 없다> 를 추천드립니다. 저도 완벽히 이해를 못해서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저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도 어렵지만, 반박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2016-09-23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3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3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2> 를 읽었습니다. 1권 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읽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막힘없이 술술 읽혔습니다. 특별히 1권 보다 재밌거나 하진 않았습니다만, 뭔가 깊은 맛과 뒷 이야기를 계속 읽고 싶게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근래에 다른 소설을 읽지 않아서 더욱 집중해서 읽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 대단한 소설은 아닙니다. 하지만 재미있습니다. 

 


















"요즘에 나오는 건 안 읽나요?"

"서머셋 몸이라면 가끔 읽지."

"서머셋 몸을 요즘 작가라고 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하고 그녀는 와인 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주크박스에 베니 굿맨의 앨범이 들어 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재미있어. <면도날> 같은 건 세 번이나 읽었지. 그건 대단한 소설은 아니지만 읽은 만해. 그 반대보다 훨씬 나아." -p282~28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