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7
무라카미 하루키.오자와 세이지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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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간할 적에 샀지만 읽다 말다를 반복하다 이제서야 겨우 다 읽었다. 클래식에 대한 배경지식과 흥미의 부족으로 정말 읽기 힘들었다. 내겐 낯설고 어렵고 재미도 떨어지는 책이었다.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씨와 하루키의 대화를 담은 이 책은 오자와 세이지씨의 인생의 여정과 그와 관계된 음악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음악에 대해서, 특히 클래식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인지라 멀뚱멀뚱 하게 그들의 대화를 경청할 수 밖에 없었다. 간혹 음악 외적인 이야기들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있었고, 잘은 모르지만 왠지 공감가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클래식에 대한 견문을 넓히기에는 조금 어려운 책이 아니었나 싶지만, 그래도 각기 다른 분야의 거장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는 것은 흔치 않은 좋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하루키씨가 정말 음악에 굉장히 관심이 많고, 일반인 수준에서는 꽤 많이 전문적이고 매니아틱한 것들을 많이 알고 있어서 놀라웠고,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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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3 - 새잡이꾼 편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사상사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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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은 4권을 준비하는 듯하다. 먼가 주인공이 힘을 모으고 거대한 결전을 준비하는 것 같다.

 

조금은 단조로울 수도 있었는데 가사하라 메이의 편지가 이 책을 살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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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다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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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은 것은 대학교때 였다. 교실에서 뒷자석에 놓인 하루키책을 발견하고 동기에게 빌려서 읽었던 것 같다. 아마 수업시간에 읽었을 듯 한데, 그런데 원래 난 주위가 시끄러우면(교수님 죄송합니다) 책에 집중을 잘 못하는데, 이 책은 정말 책 속에 빨려들어가듯이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하루키의 장편 소설이다. 하룻밤, 밤에서 다음날 아침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로 정말 흡입력있는 소설이다. 오랜만에 다시 읽으니 정말 95%정도는 기억에서 잊혀져 있었다. 내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은 두남녀가 나오고 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실시간으로 사건들이 벌어진다는 것 정도였다. 아마 이정도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기억이란 것은 오래되면 응당 지하실 창고의 가장 깊은 어둠 속으로 빨려들어가 버리니깐. 어떤 기억들은 그렇지 않지만.

 

 아무튼 처음 읽을 때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었다. 두번째 읽으니 처음에 읽었을 때 느끼거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좀 더 소설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하지만, 처음 읽었을 때 만큼의 감동과 감흥은 없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먼가 모호하고 흐릿해서 말로는 표현할 순 없지만 왠지 모를 깊은 감동이 있었지만, 두번째 읽었을 때는 좀 더 명확하고 분명하게 다가와서 그런지 그런 흐릿하고 어두운 감동은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요즘 하루키의 장편소설들이나,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 몇몇을 다시 읽고 있는데, 과연 소설을 다시 읽는 것이 내게 바람직한 일인가 하는 의심이 든다. 처음에 읽었던 감동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마치 첫사랑을 다시 만나면 실망하게 되는 것처럼.

 

 최근에 본 보르헤스도 그렇고 새로운 책보다 예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을 좋아하는 독서가 혹은 애서가가 많은 것 같은데, 나는 다치바나 다카시씨처럼 예전에 본 책을 다시 읽는 것보다 새로운 책을 읽는 것이 더 취향에 맞는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예전에 재미있게 읽은 책을 다시 보는 것은 분명 확실하게 좋은 일이다. 하지만, 첫번째 읽었을 때의 감동이 퇴색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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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 - 하루키가 말하는 '내가 사랑한 음악'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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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작가의 작품이 굉장히 다양하고 많다는 것. 참 좋은 일이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이다. 이제 하루키의 에세이도 거의 다 읽어간다. 슬프다. 아! 예전에 읽은 것을 다시 읽으면 되는 구나. 기쁘다!

 

 하루키의 작품은 크게 장편소설, 단편소설, 에세이로 나뉜다. 모두 좋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하지만 그의 에세이 중에서 유독 내게 아직 낯선 것들이 있는데, 바로 음악에세이이다. 재즈와 클래식, 알고 싶은 영역이긴 하지만 아직은 문외한이다. 그래서 하루키의 클래식에세이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도 아주 오랫동안 읽고 있다. 하지만 이 책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재즈음악가의 삶과 그들의 음악, 그리고 그들이 살았던 시대까지 이 책은 풍부한 음악이야기들을 다룬다. 모르는 음악가들의 모르는 음악들이었지만, 그래도 그들의 삶과 음악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롭고 또한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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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그리스에서 불볕천지 터키까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마쓰무라 에이조 사진 / 문학사상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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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우천염천>의 개정판이다. 개정에 맞춰 여행사진도 수록되어 있다.

 

 하루키의 매력의 끝은 어디인가? 장편소설도 좋고, 단편소설도 좋고, 에세이도 좋고, 여행기도 좋다. 어느것 하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모든 작품이 다 좋다. 정말 손에 잡히는 확실한 행복을 내게 선사해주는 하루키씨가 너무 고맙다.

 

 이 책에도 너무나도 아름다운 미문이 있어서, 굉장히 감동스러웠다. 정말 하루키의 글을 읽다보면 순간 나도 이런 멋진 글을 쓰고 싶다는 그런 불같은 욕망이 솟을 때가 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면 당장 죽어도 좋아.' 라는 다소 과격한 생각까지 떠오른다. 생각해보니 너무 과격하다. 오로지 하루키의 글들만이 나에게 그런 생각을 하게끔 한다. 이번이 2번째였다. 첫번째는 아마도 <스프트니크의 연인>이었던 것 같다.

 

 마치 그리스와 터키에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다. 하루키씨는 너무도 생생하게 그리스와 터키의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그 공기까지 그려내서 나의 머릿 속에 어렴풋이 그 전경이 떠오르는 느낌이다. 그리스와 터키 꼭 여행가리라.

 

 아름다운 미문을 담아보며 글을 마친다.

 

 

 

거꾸로 말하면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예상대로 풀리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것, 이상한 것, 기막힌 일들과 조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127p

 

 

 이것으로 우리의 아토스 여행은 드디어 끝이 났다. 우라노폴리스에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제일 먼저 한 것은 타베르나에 들어가 차가운 맥주를 마음껏 마신 것이다. 맥주는 한순간 정신을 잃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그리고 마음 내키는 대로 세속적인 식사를 즐긴다. 생선 수프와 감자튀김, 무사카, 정어리, 오징어, 샐러드를 주문한다. 그리고 차에서 라디오 카세트를 꺼내와 비치보이스를 들으면서 천천히 식사를 한다. 리얼월드다. 이제 누가 곰팡이가 핀 빵 따위를 먹을까 보냐 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이상할 정도로 아토스가 그리워졌다. 사실을 말하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왠지 모르게 그곳이 그립다. 그곳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과 그곳에서 본 풍경과 그곳에서 먹은 것들이 너무나 실감 나게 눈앞에 떠다닌다. 그곳의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조용하고, 농밀한 확신을 갖고 살고 있다. 그곳의 음식은 단순하지만 생생할 정도로 실감 있는 맛으로 가득했다. 고양이조차 곰팡이가 핀 빵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나는 처음에 쓴 것처럼 종교적인 관심이라고는 거의 없는 인간이고 그렇게 쉽사리 사물에 감동을 하지 않는, 굳이 말하자면 회의적인 타입의 인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아토스의 길에서 만난 야생 원숭이처럼 지저분한 수도사로부터 “마음을 바꿔서 정교로 개종을 한 뒤에 오시게” 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일을 묘하게도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물론 내가 정교로 개종하는 일 따위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수도사의 말에는 이상한 설득력이 있었다. 아마 그것은 종교를 운운하는 것보다는 인간의 삶의 방식에 대한 확신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확신이라는 점에서는 전 세계를 찾아봐도 아토스처럼 농밀한 확신에 가득 찬 땅은 아마 없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들에게 그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확신에 가득 찬 리얼 월드인 것이다. 캅소카리비아의 그 고양이에게 곰팡이가 핀 빵은 세상에서 가장 현실적인 것 가운데 하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어느 쪽이 현실 세계인가?

                                                                                                                   -1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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