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866 : 애석 오해가 있


그런데 애석하게도 우리 사이에 또 오해가 있습니다

→ 그런데 우리는 또 잘못 봅니다

→ 우리는 안타깝게도 담벼락이 있습니다

→ 그런데 우리 사이에 담이 있습니다

→ 우리는 서로 엉뚱하게 바라봅니다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이슬아·남궁인, 문학동네, 2021) 106쪽


“그런데 애석하게도”는 군말이거나 겹말로 여길 만합니다. ‘그런데’만 쓸 수 있고, ‘안타깝게도’나 ‘섭섭하게도’만 쓸 수 있어요. 영어에서나 쓰는 말씨를 잘못 받아들이거나 퍼뜨린 나머지 “오해가 있습니다”처럼 잘못 쓰기 일쑤입니다. ‘오해’라고 하는 일, 그러니까 “잘못 알다”라고 하는 일은 임자말로 안 삼는 우리말씨입니다. 이 보기글이라면 ‘우리’를 임자말로 삼을 노릇입니다. 우리말씨는 ‘사람(말하거나 듣는 쪽)’을 임자말로 삼아서 ‘일(꾸밈말)’을 사이에 놓고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우리는 + 또 잘못 봅니다”라든지 “우리는 + 서로 엉뚱하게 봅니다”처럼 가다듬으면 됩니다. “우리 사이”라는 말씨를 살리고 싶다면 “우리 사이에 + 담이 있습니다”나 ”우리 사이에 + 바다가 있습니다”처럼 손볼 만해요. 둘 사이에 담이나 바다나 냇물이나 멧자락이 있다면, 서로 제대로 보기 힘들어서 잘못 볼 수 있다고 넌지시 밝힐 수 있어요. ㅍㄹㄴ


애석(哀惜) : 슬프고 아까움

오해(誤解) : 그릇되게 해석하거나 뜻을 잘못 앎. 또는 그런 해석이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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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841 : 그 속 독자 자연스 자신들의 -ㅁ 위로받


그 속에서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갑갑함을 위로받는다

→ 갑갑하던 사람들은 어느덧 그곳에서 마음을 달랜다

→ 갑갑하던 사람들은 이내 그곳에서 마음을 다독인다

→ 갑갑하던 사람들은 문득 그곳에서 마음을 풀어낸다

《만화가 담아내는 세상》(김낙호, 학교도서관저널, 2015) 41쪽


무늬만 한글인 “그 속에서”는 ‘그곳에서’로 바로잡습니다. 일본옮김말씨인 “그 속에서 + 독자들은 + 자연스럽게 + 자신들의 갑갑함을 + 위로받는다”는 임자말을 앞으로 옮겨서 “갑갑하던 사람들은 + 어느덧·이내·문득 + 그곳에서 + 마음을 달랜다·다독인다·풀어낸다”처럼 손질합니다. 읽는 사람들은 문득 마음을 달랠 수 있습니다. 읽고 쓰고 나누는 사람들은 시나브로 마음을 풀고 품고 푸르게 돌볼 수 있습니다. ㅍㄹㄴ


독자(讀者)’는 “책, 신문, 잡지 따위의 글을 읽는 사람 ≒ 간객

자연스럽다(自然-)’는 “1. 억지로 꾸미지 아니하여 이상함이 없다 2. 순리에 맞고 당연하다 3. 힘들이거나 애쓰지 아니하고 저절로 된 듯하다

자신(自身)’은 “1. 그 사람의 몸 또는 바로 그 사람을 이르는 말 ≒ 기신(己身) 2. 다름이 아니고 앞에서 가리킨 바로 그 사람임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위로(慰勞)’는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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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840 : 내 기억의 편린 조각 그것 족


내 기억의 편린 한 조각만 남는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 내 마음 한조각만 남는다면 이대로 넉넉하다

→ 나는 마음 끝자락만 남는다면 그대로 기쁘다

《별 다섯 인생》(물만두 홍윤, 바다출판사, 2011) 46쪽


한자말 ‘편린’은 ‘조각’이나 ‘한조각’을 가리키니, “편린 한 조각”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내 기억의 + 편린 한 조각만” 같은 대목은 “내 마음 + 한조각만”이나 “나는 + 마음 끝자락만”으로 손볼 만합니다. 일본옮김말씨인 “그것으로 족하다”는 “그대로 기쁘다”나 “이대로 넉넉하다”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기억(記憶) : 1.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냄 2. [심리] 사물이나 사상(事象)에 대한 정보를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정신 기능 3. [정보·통신] 계산에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시간만큼 수용하여 두는 기능

편린(片鱗) : 한 조각의 비늘이라는 뜻으로, 사물의 극히 작은 한 부분을 이르는 말

족하다(足-) : 수량이나 정도 따위가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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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877 : 나의 화장 여자 화장 외출 것 예의 지적 만들어진 습관


나의 화장은 스무 살 넘은 여자가 화장을 하지 않고 외출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듣고 만들어진 습관이다

→ 나는 스무 살 넘고서 꾸미지 않고 나다니면 버릇없다는 말을 듣고서야 꾸민다

→ 나는 스무 살 넘고서 꽃바르지 않고 다니면 괘씸하다는 말을 듣고서야 꽃바른다

《학교에 페미니즘을》(초등성평등연구회, 마티, 2018) 55쪽


임자말을 “나의 화장은”으로 삼고서 맺음말을 “만들어진 습관이다”로 잡은 얼거리입니다. 옮김말씨예요. 임자말을 ‘나는’으로 바로잡습니다. 맺음말은 ‘꾸민다’나 ‘꽃바른다’로 손질합니다. 스무 살이 넘든 쉰 살을 지나든, 꾸미고 싶으면 꾸밀 노릇이며, 꽃바를 뜻이 없으면 꽃바르지 않으면 됩니다. 둘레에서 버릇없거나 괘씸하거나 못마땅하게 볼 까닭이 없어요. 둘레에서 겉모습으로 재고 따지는 눈초리에 휘둘리지 않으면 되고요. 누구나 마음을 가꾸기에 빛납니다. 서로서로 속빛을 북돋우기에 아름답습니다. ㅍㄹㄴ


화장(化粧) : 1. 화장품을 바르거나 문질러 얼굴을 곱게 꾸밈 ≒ 홍분 2. 머리나 옷의 매무새를 매만져 맵시를 냄

여자(女子) : 1.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 ≒ 여 2. 여자다운 여자 3. 한 남자의 아내나 애인을 이르는 말 4. [역사] 신라에서, 궁내성에 속하여 침방(針房)에서 바느질하는 일을 맡아보던 나인

외출(外出) : 집이나 근무지 따위에서 벗어나 잠시 밖으로 나감 ≒ 출외

예의(禮儀) : 존경의 뜻을 표하기 위하여 예로써 나타내는 말투나 몸가짐 ≒ 식례

지적(指摘) : 1. 꼭 집어서 가리킴 2. 허물 따위를 드러내어 폭로함

습관(習慣) :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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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2시는 식탁에서 1
콘도 토모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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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8.6.

만화책시렁 859


《오전 2시는 식탁에서 1》

 콘도 토모요

 이미나 옮김

 학산문화사

 2026.5.25.



  어릴적엔 늘 걸어다녔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늘 걸어다닙니다. 어릴적에는 길삯도 아쉽고 아까워서 모든 곳을 두다리로 누볐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지난날 걷던 마을과 길’을 새삼스레 거닐면서 그동안 어떻게 바뀌는지 헤아립니다. 아이들과 거니는 오늘날에는 하루하루 바뀌는 바람과 해와 철과 날씨를 살핍니다. 《오전 2시는 식탁에서 1》를 읽고서 뒷걸음을 기다립니다. 먼저 떠난 엄마를 그리다가 조금씩 멍울이 아무는 길을 줄거리로 삼습니다. 그런데 먼저 떠난 엄마는 못내 맺힌 응어리가 있어서 자꾸 밤마다 나타났고, 엄마가 비로소 응어리를 푸는 길을 찾아낸 뒤로는 조금씩 홀로서기를 찾아갑니다. 누구이든 몸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먼저 떠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새길이고 새날이면서 새걸음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뿐 아니라, 어머니 아버지도, 때로는 동생이나 언니도, 우리 곁에서 일찍 떠날 수 있어요. 이때에 마음을 가다듬어야지요. 떠나는 모든 사람은 ‘이곳에 남아서 삶을 이을 사람’이 즐겁게 웃고 노래하기를 바랍니다. 이곳에 있는 누구라도 울거나 괴롭기를 바라면서 떠나는 사람은 없어요. 밤이 깊기에 새벽이 싱그럽고, 동이 다시 트면서 아침이 환합니다.


ㅍㄹㄴ


“있잖아. 엄마가 죽은 날, 바닥에 밥이 떨어져 있었어. 그날 아침밥이었어. 난 경황이 없어서 병원에서 돌아왔을 때는 친척이 이미 치웠더라고. 더러워졌어도, 상했어도, 그냥 먹을 걸 그랬어. 그게 마지막이었다는 걸 알았다면.” 33쪽


‘무서운 걸 제일 싫어하면서 설마 귀신과 동거하게 될 줄이야. 심지어 꽤 즐겁게 살고 있으니 신기하지.’ 164쪽


#午前二時は食卓で #今東ともよ 


+


《오전 2시는 식탁에서 1》(콘도 토모요/이미나 옮김, 학산문화사, 2026)


악의 없는 스커트의 프릴이 흔들렸다

→ 나쁜뜻 없는 치마주름이 흔들린다

→ 꿍꿍이 없는 치마물결이 흔들린다

→ 뒷마음 없는 나풀치마가 흔들린다

21쪽


당연히 현관으로 왔지

→ 그야 들목으로 왔지

→ 그저 삽짝으로 왔지

28쪽


전부 유통기한 직전이야

→ 다 마감 코앞이야

→ 모두 끝날을 앞뒀어

36쪽


오컬트 좋아한다는 오빠

→ 너머를 좋아한다는 오빠

→ 그곳을 좋아한다는 오빠

→ 별꽃을 좋아한다는 오빠

57쪽


최근에는 요 근처에서 목격된 심령현상을 알아본대

→ 요사이는 요 둘레에서 본 얼빛을 알아본대

→ 요즘은 요 가까이서 나타난 떠돌빛을 알아본대

→ 이제는 요 언저리서 마주한 죽은넋을 알아본대

57쪽


제령이라는 건 해본 적 없어서

→ 굿은 해본 적 없어서

→ 내쫓아 본 적 없어서

→ 떼려고 한 적 없어서

142쪽


곧 49재구나

→ 곧 일곱이레구나

16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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