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10.12.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노엄 촘스키 글/구미화 옮김, 와이즈베리, 2017.1.10.



아침낮저녁으로 낱말책을 여민다. 날마다 꾸준히 한다. 다듬고 가다듬고 비다듬는다. 구름 짙은 틈새로 해가 비추는 하루를 맞는다. 낮에는 큰아이하고 저잣마실을 간다. 아직 따뜻한 한가을이되 바람이 조금씩 분다. 슬슬 읍내 어린이쉼터에서 할매가 사라진다. 그러나 어린이쉼터에서 담배를 태우면서 그림(유튜브)을 쳐다보는 할배는 아직 있다. 짐을 내리고서 등허리를 쉬려고 잎물집에 들를라치면, 어쩐지 ‘변호사와 얘기하는’ 할배가 자주 보인다. 하나같이 ‘술’로 저지른 잘못 탓에 빨간쪽을 받은 분 같다. 이분들이 워낙 큰소리로 떠드느라 뭔 일을 하셨는지 그냥 들을 수밖에 없다. 이레쯤 앞서는 거나한 채 주먹을 휘둘러서 가두리에서 한동안 보내고 나왔다는 우람덩치 젊은내기가 큰소리로 떠들더라.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되읽었다. 참으로 사람은 누구이고 뭘까. 사람은 잘못을 끝없이 되풀이하면서 끝끝내 못 깨우치는 짐승인가. 사람은 늘 새롭게 배우는 삶을 가꾸면서 스스로 눈뜨고 나란히 깨어나는 넋인가. 남이나 둘레를 보기 앞서 나부터 돌아본다. 나는 “몸뚱이만 사람무늬”인지 “마음으로 사람빛”인지 “겉으로 사람흉내”인지 “푸른씨앗을 심는 별사람”인지 살필 일이다. 오늘 이곳에서 마주하면서 부대끼는 모든 일을 어질게 풀어내려는 눈망울일 적에 사람이겠지.


#What Kind of Creatures Are We? (2016년) #AvramNoamChomsky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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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산 계란 한 판 수입가 3만9000원…1200억 물가 대책에 ‘혈세 낭비’ 논란

https://v.daum.net/v/20261011131913310

https://n.news.naver.com/article/088/0001033869?ntype=RANKING


“백색에 특란 규격”…브라질산 신선달걀 최초 수입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2/0000099870?sid=101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2/0000091683?sid=101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97889?sid=101


이 대통령 지지율 35.2%…민주 35.5% 급락, 국민의힘 41.3%로 역전

https://v.daum.net/v/20261012081157088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826846?sid=100


[단독] 주 4.5일제 70%가 찬성…단, 임금 줄어들면 반대

https://v.daum.net/v/20261011174558749


안보 지키랬더니 '스타' 접속 90시간…국보연 직원 5명 적발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369647?rc=N&ntype=RANKING

https://v.daum.net/v/20261012061453412


육아휴직 동료 업무 떠맡은 직장인 70% “별도 보상 없어”

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140697?cds=news_media_pc&type=editn


“맛있으면 뭐해”···낯 부끄러운 군산짬뽕축제

https://v.daum.net/v/20261012094155604


[한글자막]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출발 전 기자 질의응답 | 젤렌스키·중간선거·처형 생중계 (5분 32초)

https://www.youtube.com/watch?v=MAbGujb0wf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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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故박원순 시장' 언급에 "2차 가해" 비판

https://n.news.naver.com/article/057/0001972868

https://n.news.naver.com/article/088/0001033876


[단독] “헌책 컨테이너로 삽니다”…한국에도 날아온 수상한 메일

https://v.daum.net/v/20261012050304314


민주당 지지율 하락에 경향신문 "민주당TV에서 말하기보다 물밑 소통해야"

https://n.news.naver.com/article/006/0000138157


[단독] 한국 온 中영화 355편, 중국 간 韓영화는 1편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4003264


[단독] 안규백 주장과 달랐다… 병력 20만 넘는 주요 10國에 통합 사관학교 없어

https://v.daum.net/v/20261012050200226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4003265?ntype=RANKING


오은영 상담은 수백만원, 교수 강연은 30만원…"모욕감 느꼈다"

https://v.daum.net/v/20261012054811915


민주, '李 골프장 방문' 野 공세에 "대통령이 역술인인가"(종합)

https://v.daum.net/v/2026101209470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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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읽는 나 + 읽는 바보

읽는 쥐



  쥐 한 마리가 집에 들어왔을까. 들어와서 요리조리 숨으며 헤맬까. 이제 구멍을 새로 찾아서 나갈까. 살아오며 숱한 쥐를 보았고 잡았고 내보냈고 쥐었고 살폈다. 앞으로도 쥐는 또 보고 다시 보고 새로 볼 테지. 우리집은 시골이니까.


  갈수록 쥐를 볼 일이 없는 우리나라 어린이와 어른이다. 가지치기에 안 시달린 멀쩡한 나무 한 그루를 볼 길이 꽉 막히는 판이기도 하다. 돌담을 높이 쌓고서 싸우자는 불길이 더 크게 휘덮는 판이다. 제비와 박새는커녕 참새를 볼 틈이 없는 듯하다. 비둘기를 사랑하는 마음을 입밖으로 말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죽음물(농약)과 죽음거름(비료)은 흙을 죽이면서 돈만 더 농협에 바치는 굴레인데, 이 쇠사슬을 짚는 붓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쪽이건 저쪽이건 서로 삿대질을 하는 붓은 놀리더라. 막상 어깨동무하면서 함께사는 이 별에서 어떻게 살림을 지으면서 푸르게 어울릴 적에 나란히 아름다울는지 밝히는 붓은 자취를 감춘다. “밉말을 삼가자!(혐오표현 금지!)” 하고 외친들 밉말이 사라지지 않는다. 거꾸로 밉말이 더 불거진다. 왜 그러겠는가? “밉말을 삼가자!”는 목소리는 저쪽에만 대고서 하기 때문이다. 저쪽에서 밉말을 안 쓰기를 바라면 이쪽에서 먼저 밉말을 안 써야 맞다. 저쪽이 밉말을 한다고 여기면, 저쪽한테 떡 한 조각을 더 주면서 “더 말을 붙이고 더 얘기를 하고 더 만나”야 맞다.


  “밉말을 삼가자!” 같은 말은 늘 밉말씨앗을 심는다. 이와 달리 “살림말을 쓰자.” 하고 다소곳이 속삭일 적에는 늘 살림말씨를 심는다. 아주 마땅하고 쉽고 수수하다. 살림말이 무엇인지 들려주고 속삭이고 나눌 적에는, 어린이부터 이 살림말을 귀여겨듣고 눈여겨보면서 배운다. 살림말은 안 쓰면서 “이런 말은 밉말이야!” 하고 금을 그을 적에는 되레 밉말에 눈이 가고 귀가 쫑긋하고야 만다.


  배움책(교과서)을 제대로 엮는 일꾼이라면, 배움책에는 살림말씨를 담는다. 스스로 짓는 살림말씨를 듣고 말하고 배우고 익히노라면, 둘레에서 어떤 밉말이 갑자기 터지거나 쏟아져도 안 흔들린다. 차근차근 살림말씨로 스스로 가꾼 어린이는 어떤 어른이 막말이나 밉말이나 거친말을 함부로 쓰더라도 안 휩쓸린다. 이와 달리 “밉말을 삼가자!”는 말만 들어온 어린이는 으레 밉말이라는 물결에 쓸려간다.


  마을할배 한 분이 논밭일을 다 내려놓고서 ‘논’ 지 몇 달 만에 까무룩(치매)이 되고 말았다. 흙 묻은 손발과 몸일 적에는 거뜬하던 어른이 하루아침에 훅 간 셈이다. 흙을 놓으면서 넋을 놓은 셈이다. 다른 할매할배도 비슷하다. 아무리 등이 굽어도 천천히 밭뙈기에서 호미를 쥐고서 흙을 만지는 분은 천천히 일하고 천천히 쉬면서 천천히 하루를 가꾸고 돌본다. 그냥 ‘놓’고서 ‘놀’다 보면 그대로 빛마저 놓는 굴레이다.


  깊은 시골마을까지 “기호 몇 아무개”란 소리를 뽕짝에 실으며 퍼뜨리는 작은짐수레가 한참 맴돈다. 시끌수레가 떠난 자리에서 멧딸기를 훑는데 밀잠자리 한 마리가 발등에 앉는다. “넌 뭘 보고 뭘 듣니?”


  밀잠자리는 한 마디를 들려주고서 슥 담을 넘어 멀리 날아간다. 뭇새가 노래하고 제비가 난다. 낮에도 노래하는 논개구리가 여럿 있다. 내가 볼 곳은 우리집이요 우리숲이요 우리빛이다. ‘나’라는 넋으로 ‘너’를 바라보려고 눈을 뜨기에, 서로 아우르는 하늘인 ‘우리’를 이룬다. 나랑 너랑 함께짓기를 노래하니 ‘우리’이다. ‘우리’는 ‘연대(連帶)·공동체(共同體)’ 같은 어려운 일본말씨하고 한참 멀다. ‘우리 = 하늘인 우리 + 하나인 우리’라는 밑뜻이다. 우리를 이루기에 웃고 운다. ‘우리 = 하늘’이라서 ‘우·위’를 나타낼 뿐이고 ‘우레’는 하늘(위)에서 우는 소리이다.


  쥐는 어디로 가면 될까. 그래, 쥐는 쥐굴에서 살아야지. 우리집은 모든 마을고양이가 마실하다가 목을 축이고 낮잠과 밤잠을 들고, 새끼도 낳아서 기르는 곳이야. 쥐야, 넌 무서운 줄 모르니? 모르니 기어들겠지만. 2026.5.22.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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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독자가 될게요 - 혼란을 끌어안는 쓰기에 대하여
정세랑 지음 / 마음산책 / 2026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6.10.20.

다듬읽기 297


《당신의 독자가 될게요》

 정세랑

 마음산책

 2026.6.25.



  읽는 사람이라면 눈여겨보는 글꾼이나 펴냄터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눈여겨보는 글꾼이나 펴냄터가 내놓은 글이나 책만 읽지 않습니다. 여태 모르던 숱한 글꾼과 펴냄터가 내놓는 모든 책을 돌아봅니다. 그저 이웃을 마주하면서 배우고, 이웃이 남긴 글과 책을 고맙게 품으면서, 스스로 새롭게 가다듬어 익히는 길을 가려는 뜻입니다.


  함께 나아가는 길입니다. 혼자 가지 않습니다. 비는 혼자 내리지 않고, 비를 혼자 맞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디디는 발걸음은 나를 비롯한 모든 곳에 퍼집니다. 우리가 나무 한 그루를 심거나 풀씨 한 톨을 심든, 우리가 쓰레기를 버리거나 집을 허물든, 이 모든 짓은 둘레에 퍼집니다.


  서로 눈을 마주하면서 삶을 새롭게 알아가는 길입니다. 아이곁에서 모든 어른과 어버이가 철들고 눈밝게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다면, 서로서로 어깨동무하면서 보금자리에서 살림을 짓는 즐거운 마음으로 기쁘게 서는 하루를 일굴 테지요. 낳든 낳지 않든 안 대수롭습니다. 우리가 안 낳아도 둘레에는 아이가 많고, 우리가 낳아도 둘레에는 똑같이 아이가 많아요. 우리가 갓 태어나 오늘에 이르도록 자라기까지 “낳은 우리 어버이” 손길만 타지 않습니다. 둘레 모든 어른뿐 아니라 또래나 언니동생 손길을 타면서 이 삶을 이룹니다.


  《당신의 독자가 될게요》를 읽었습니다. 안타깝지만, 너무 글멋을 부리는 책이라서 좀 쭉정이 같습니다. 아니, 그냥그냥 치레로 가득한 나머지 “나눌 마음”이나 “함께할 눈빛”이나 “주고받을 손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글을 왜 쓸까요? 멋지게 보이려고 쓰나요? 우리는 말을 왜 할까요? 들어주는 숱한 바라기(팬)가 있기 때문인가요?


  이 가을에도, 가을 다음에 찾아들 새철에도, 한 걸음 두 걸음 느긋이 나아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모레도, 스스로 배우고 가다듬고 익히고 새롭게 펴는 사랑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언제나 먼저 집에서 살림하는 손끝일 노릇입니다. 살림손길일 적에 글을 빛내는 손끝으로 피어납니다. 살림과 등진 채 글붓만 쥔다면 아무래도 겉멋과 겉치레로 사로잡힙니다.


  글쓰기는 대단하지 않습니다. 책쓰기는 대수롭지 않습니다. 이제부터는 하나씩 가다듬고 바꾸는 말길을 새롭게 틀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누구나 쓰고 읽을 노릇입니다. 누구나 온마음에 사랑을 담은 ‘알찬’ 글과 책으로 마주할 노릇입니다. 삶을 적고, 살림을 담고, 사랑을 얹으면서, 사람이라는 사이를 새롭게 들려주는 말이면 아름답습니다. 왜 삶이 없는 쭉정이가 판칠까요? 손수 살림을 안 하니 할 말이나 쓸 글이 없습니다. 몸소 아이곁에 안 서느라 나눌 말이나 쓸 글이 없어요.


  우리는 누구나 아기로 태어나서 아이로 자라는 사이에 철을 들입니다. 철을 안 들이면 쭉정이만 있는, 허우대만 멀쩡한 늙은이가 됩니다. 철을 들이는 틈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열 해나 스무 해나 서른 해나 쉰 해나 일흔 해가 걸릴 수 있습니다. 누구는 아흔 해로도 모자라기에 다시 태어나고 또 태어나고 거듭 태어난 뒤에라야 철들 수 있습니다.


  철드는 사람이라면 아가씨 아줌마 할머니이건, 머스마 아저씨 할아버지이건, 스스로 모든 이름에 걸맞게 가다듬고 익히고 살리는 말글을 꽃피웁니다. 이제 껍데기는 땅에 내려놓고서 흙으로 돌아가라고 맡길 노릇입니다. 애벌레가 허물을 끝없이 벗다가 날개돋이를 하듯, 모든 겉껍데기를 걷어내고 치울 때라야 비로소 “읽고 쓰고 가꾸고 나누는 작은사람”으로 이곳에 설 만합니다.


ㅍㄹㄴ


《당신의 독자가 될게요》(정세랑, 마음산책, 2026)


책으로 정리해 볼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했는데 갑자기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책으로 추스를 엄두는 아예 하지 못 했는데 갑자기 할 수 있을 듯하다

→ 책으로 추스를 뜻은 아예 없었는데 갑자기 할 수 있을 듯하다

6쪽


창작자에게 다른 창작자만큼 흥미로운 존재는 또 없는 듯하다

→ 짓는이한테는 다른 짓는이가 눈에 띈다

→ 지음이는 다른 지음이한테 마음이 간다

7쪽


글을 쓰고 싶지만 망설이고 있는 분들을 만나보면, 시작을 막고 있는 것은 대개 창작에 대한 정확하지 않은 고정관념들이었다

→ 글을 쓰고 싶지만 망설이는 분을 만나보면, 맞지도 않는 틀에 갇히느라 글을 못 쓰곤 한다

→ 글을 쓰고 싶지만 망설이는 분을 만나보면, 틀린 늪에 막혀서 글을 못 쓰기 일쑤이다

13쪽


문학계에 관련 전공을 택하지 않은 작가들이 무수히 등장해 새로운 도구와 재료로 글을 쓰는 중이다

→ 글밭에 글길을 배우지 않은 사람이 숱하게 나오며 새롭게 글을 쓴다

→ 글밭에서 배우지 않고서 글을 새롭게 쓰는 분이 숱하게 나온다

16쪽


소득 편차가 워낙 큰 탓에 양육자 분들이 안정적인 다른 직업을 권하시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 틈이 워낙 큰 탓에 어버이한테는 꾸준히 벌 다른 일을 얘기할 만하다

→ 사이가 워낙 큰 탓에 아이가 있으면 벌이가 꾸준한 일을 여쭐 만하다

→ 벌이가 워낙 다른 탓에 아이를 돌보면 꾸준벌이를 하시라 할 만하다

17쪽


글은 써지지 않는 게 기본 상태인 것 같다

→ 글은 그냥 못 쓰는 듯하다

→ 글은 그저 안 나오는 듯하다

→ 글은 워낙 쓰기 어려운 듯싶다

→ 글은 으레 못 쓰게 마련 같다

19쪽


물론 겸업에는 체력 안배가 필수다

→ 같이하려면 힘을 고루 써야 한다

→ 함께하려면 몸을 가다듬어야 한다

→ 다함께 하려면 잘 나눠야 한다

→ 모둠일은 몸을 잘 돌봐야 한다

20


분위기가 제일 활기차면서도 친밀했으니 공간 규모가 어느 정도 되어야 할 것이다

→ 자리가 가장 북적이면서도 도란도란하니 어느 만큼 커야 한다

→ 흐름이 가장 산뜻하면서도 사근사근하니 어느 만큼 넓어야 한다

→ 둘레가 가장 빛나면서도 살가우니 제법 널찍해야 한다

22쪽


매 순간 즐겁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 늘 즐겁다고 외칠 뜻은 아니다

→ 노상 즐겁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 내내 즐겁다고 하고 싶지는 않다

27쪽


글쓰기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잘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고도 한다

→ 글쓰기는 마음이 어두울 적에 스스로 다스리는 길이기도 하다

→ 글을 쓰면서 나쁜빛을 잘 추스를 수도 있다

→ 글을 쓰며 시커먼 곳을 잘 삭일 수도 있다

31쪽


느리게 세상을 소화하는 일에 가깝고 요약할 수 없음에 방점을 둔다

→ 둘레를 느리게 삭이는 일에 가깝고 간추릴 수 없기도 하다

→ 삶을 느리게 받아들이는 일이고 가려뽑을 수 없다

39쪽


위에서 열거한 창작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특징들 또한 한 사람의 관찰에 불과하니, 통하는 구석이 있으면 잠시 들여다보시고 아니어도 고심하실 필요는 전혀 없다

→ 글을 쓰려는 사람들 모습을 몇 가지 들었으나 내가 본 눈일 뿐이니, 닿는 구석이 있으면 살짝 들여다보시고 아니어도 걱정할 일은 아예 없다

→ 글을 쓰려는 사람을 이렇게 들었지만 내가 본 대로일 뿐이니, 와닿는 구석이 있으면 슬쩍 들여다보시고 아니어도 근심할 일은 조금도 없다

41쪽


그다음으로 배웠던 것은 캘리그래피였다

→ 그다음으로 손글씨를 배웠다

→ 그다음으로 꽃글씨를 배웠다

43쪽


줄기차게 쓰다 보면 어느새 습작이었던 글들이 엉성함을 벗어나 투고할 만한 수준에 이를 것이다

→ 줄기차게 쓰다 보면 어느새 풋글에 가닥이 잡히며 내보낼 만큼 거듭난다

→ 줄기차게 쓰다 보면 어느새 밑글에 틀이 서면서 내보일 만큼 바뀐다

51쪽


자세히 살피면 정반대의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은 후, 자신의 성향을 이르게 분별하는 일이 보기보다 중대하지 않을까 고민해왔다

→ 가만히 보면 엇갈리기도 하는 줄 깨닫고서, 내 길부터 가려야겠다고 여겼다

→ 잘 보면 아주 다른 줄 깨닫고서, 내 빛살을 일찌감치 찾아야겠다고 보았다

→ 살펴보면 거꾸로이기도 한 줄 깨닫고서, 내 바탕부터 알아봐야지 싶었다

54쪽


사람들이 곧바로 이입할 만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들이 있고, 이해받지 못할지라도 이질적인 이야기를 과감하게 쓰는 작가들이 있다

→ 사람들이 곧바로 빠져들 만한 이야기를 쓰는 분이 있고,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다른 이야기를 당차게 쓰는 분이 있다 

→ 사람들이 곧바로 잠길 만한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있고, 받아들이지 못할지라도 새 이야기를 두말없이 쓰는 분이 있다

61쪽


혹평에 상처를 받아 다음 글을 쉬이 못 쓰는 이들도 생기는데

→ 꾸중에 괴로워서 다음 글을 쉬이 못 쓰기도 하는데

→ 나무라면 다쳐서 다음 글을 쉬이 못 쓰는 이도 있는데

69쪽


쓰기에 대한 책인데 잇따라 읽기에 대해 말하게 된다

→ 쓰기책인데 잇따라 읽기를 말한다

→ 쓰기를 말할 책인데 잇따라 읽기를 말한다

79쪽


전작주의자가 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 다 읽어 볼 만도 하다

→ 통읽기도 해볼 만하다

→ 온읽기도 고를 만하다

82쪽


집요하고 강박적인 성격이라면 특히 전작주의자로서 전도유망하다

→ 검질기고 바득바득한다면 누구보다 모두읽기로 앞길이 밝다

→ 사리물고 무릅쓴다면 더더구나 온책읽기 꿈나무이다

→ 날카로우며 매달린다면 참말로 통째읽기로 반짝일 만하다

83쪽


우리가 여상히 여기지만 실질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영역들에서도 주제를 찾을 수 있다

→ 우리가 대수롭잖게 여기지만 막상 크게 물결치는 곳에서도 글감을 찾을 수 있다

→ 우리가 가볍게 여기지만 정작 엄청나게 바뀌는 데에서도 얘깃감을 찾을 수 있다

→ 우리가 하찮게 여기지만 바로 확확 거듭나는 자리에서도 밑감을 찾을 수 있다

90쪽


겹침의 이쪽에도 서보고 저쪽에도 서보다 보니 창작 분야에서 표절 시비가 불거지면 신중해진다

→ 이쪽에도 저쪽에도 겹쳐서 서 보니 글밭에서 짝퉁이 도마에 오르면 가만히 본다

→ 이쪽과 저쪽에 겹쳐서 서니 글마당에서 베껴쓰기가 말밥에 오르면 지그시 본다

→ 이쪽저쪽 겹쳐서 서 보니 글누리에서 훔침글이 말썽에 오르면 곰곰이 본다

101쪽


큰 수정들을 끝낸 후에는 단순하고 명쾌한 방법을 택하기를 권하고 싶다

→ 크게 고친 뒤에는 가볍고 또렷하게 쓰라고 말하고 싶다

→ 크게 손보고 나서 단출하고 똑똑히 가라고 여쭙고 싶다

→ 크게 다듬고서 깔끔하게 해보라 말씀하고 싶다

122쪽


절제적이고, 짧고, 서로 연결될 때만 의미가 생기는 문장들을 골라 쓰는 게 원치 않는 상황에 빠지지 않을 방책일지도 모르겠다

→ 다독이고 짧고 서로 이을 때만 뜻이 있는 글을 쓰면, 뜻하지 않는 흐름에 빠지지 않을 길일지 모른다

→ 멈추고 짧고 서로 맺을 때만 뜻이 있는 글을 고르면, 뜬금없는 물살에 빠지지 않을는지 모른다

→ 가다듬고 짧고 서로 얽힐 때만 뜻이 있는 글을 쓰면, 난데없는 길에 빠지지 않을는지 모른다

169쪽


단 한 번도 화내지 않는 보살 같은 사람이 되라는 것은 아니다

→ 아예 부아내지 않는 빛지기 같은 사람이 되라는 뜻은 아니다

→ 아주 골내지 않는 빛님 같은 사람이 되라는 소리는 아니다

179쪽


지난 10여 년, 죽은 가족이 나오는 꿈을 통해 애도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드는지 알 수 있었다

→ 지난 열 해 즈음, 죽은집이 나오는 꿈에서 눈물을 얼마나 오래 쏟는지 알 수 있었다

→ 지난 열 해 남짓, 죽은집안이 나오는 꿈으로 얼마나 오래 눈물꽃인지 알 수 있었다

195쪽


바깥의 온갖 현란함이 진정 하고 싶은 일들로부터 사람들을 멀어지게 만들지는 않는지 경계하고 있다

→ 바깥이 온갖 빛깔인 탓에 참으로 하고 싶은 일과 멀지는 않은지 돌아본다

→ 바깥이 온통 번쩍이느라 참말 하고 싶은 일하고 멀지는 않은지 살펴본다

20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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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83 : 각 속 숫자 -의 월령


각 그림 속에 있는 숫자는 아이의 월령이다

→ 그림마다 아이 달나이를 적는다

→ 그림에는 아이가 몇 달인지 쓴다

→ 그림에 아이 달살이를 밝힌다

《매달 아이를 그립니다》(배소현, 오늘의기록, 2025) 13쪽


“그림 속에 있는 숫자”는 무엇일까요? “그림에 적은”이나 “그림에 밝힌”으로 고쳐쓸 노릇입니다. 그림마다 ‘아이 달나이’를 쓰면 됩니다. 그림에 ‘아이 달살이’를 담으면 되어요. 이 보기글은 ‘숫자는’을 임자말로 삼느라 글얼개도 어지럽습니다. 임자말은 ‘나는’으로 삼아야 알맞습니다. “(나는) 그림마다 + 아이 달나이를 + 적는다”처럼 쓰면 됩니다. ㅍㄹㄴ


각(各) : 낱낱의

숫자(數字) : 1. 수를 나타내는 글자. 1, 2, 3 …… 또는 一, 二, 三 …… 따위이다 2. 금전, 예산, 통계 따위에 숫자로 표시되는 사항. 또는 수량적인 사항 3. 사물이나 사람의 수

월령(月齡) : 1. 태어난 지 일 년이 안 된 아이를 달수로 헤아리는 나이 ≒ 달나이 2. [천문] 신월(新月) 때를 0으로 하여 헤아리는 날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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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75 : 나는 무수 것


자라면서 나는 무수한 나를 만날 것이다

→ 나는 자라면서 숱한 나를 만난다

→ 나는 자라면서 온갖 나를 만난다

→ 나는 자라면서 나를 끝없이 만난다

《난독의 계절》(고정순, 길벗어린이, 2024) 106쪽


임자말 ‘나는’은 맨앞으로 뺍니다. 군말 ‘것’은 덜어냅니다. “자라면서 + 나는 + 무수한 나를 + 만날 것이다”라면 “나는 + 자라면서 + 온갖 나를 + 만난다”로 손볼 만합니다. ㅍㄹㄴ


무수(無數) : 헤아릴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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