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92 : -지지 게 기본 상태인 것 같


글은 써지지 않는 게 기본 상태인 것 같다

→ 글은 그냥 못 쓰는 듯하다

→ 글은 그저 안 나오는 듯하다

→ 글은 워낙 쓰기 어려운 듯싶다

→ 글은 으레 못 쓰게 마련 같다

《당신의 독자가 될게요》(정세랑, 마음산책, 2026) 19쪽


내가 쓸 글을 남이 쓸 적에도 ‘써지지’라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글을 쓰기가 어려울 적에도 ‘써지지’라 하지 않아요. 언제나 ‘쓰다’ 꼴이 바탕입니다. “글은 써지지 않는 게”는 “글은 못 쓰는”이나 “글은 안 나오는”이나 “글은 못 쓰게”로 손질합니다. “기본 상태인 것 같다”는 “그냥 + 듯하다”나 “으레 + -게 마련 같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ㅍㄹㄴ


기본(基本) : 사물이나 현상, 이론, 시설 따위를 이루는 바탕 ≒ 기근

상태(狀態) : 사물·현상이 놓여 있는 모양이나 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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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69 : 의욕적으로 만드는 굉장한 것 같


날 의욕적으로 만드는 솜씨가 굉장한 것 같아

→ 날 북돋우는 솜씨가 대단해

→ 날 일으키는 솜씨가 놀라워

→ 날 추키는 솜씨가 엄청나

→ 날 무척 잘 키워

→ 날 아주 잘 살려

→ 날 곱게 지펴

《당신은 세상의 중심이에요 2》(킨다이치 렌쥬로/김진아 옮김, 대원씨아이, 2026) 122쪽


누가 무엇을 하라고 부추기거나 북돋우거나 이끌거나 밀 수 있습니다. 몸짓도 모습도 늘 다르기에, 이럴 때에 쓰는 낱말은 으레 다릅니다. “의욕적으로 만드는”은 ‘만들다’를 잘못 끼워넣은 옮김말씨입니다. 아무래도 ‘make’라는 영어를 잘못 옮긴 탓일 텐데, “-가 굉장한 것 같아”도 잘못 쓰는 말씨예요. “북돋우는 + 솜씨가 + 대단해”라든지 “아주 + 잘 + 살려”처럼 고쳐씁니다. ㅍㄹㄴ


의욕적(意欲的) : 무엇을 하고자 하는 욕망이 넘쳐 있는

굉장하다(宏壯-) : 1. 아주 크고 훌륭하다 2. 보통 이상으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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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968 : -들의 -ㅁ 것


열매들의 둥긂은 맨 처음 누가 꿈꾼 것일까

→ 둥근 열매는 맨 처음 누가 꿈꾸었나

→ 열매는 둥근데 맨 처음 누구 꿈일까

《웨하스를 먹는 시간》(조정인 글·전미화 그림, 문학동네, 2021) 31쪽


우리는 “열매들의 둥긂은” 같은 옮김말씨를 쓸 까닭이 없습니다. “열매는 둥근데”나 “둥근 열매는”이라 하면 됩니다. 군말 ‘것’은 덜어냅니다. 누구 맨 처음 꿈꾼 둥근 열매인지 가만히 헤아립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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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백드롭back drop



백드롭(back drop) : [체육] 프로 레슬링에서, 상대의 허리를 뒤에서 감아 자기 몸을 뒤쪽으로 젖혀서 메치는 기술

back drop : 1. (무대의) 배경(막) 2. (주위) 배경 3. (사건의) 배경[환경]

バックドロップ(backdrop) : 1. 백드롭 2. 배경을 그린 현수막 3. (사건의) 배경



우리 낱말책에 영어 ‘백드롭’을 올림말로 싣는군요. 그러나 ‘뒤감기·뒤로 감다’나 ‘뒤감아치기·뒤감아메치기·뒤감아메어치기’로 고쳐씁니다. ‘뒤메치기·뒤메어치기’로 고쳐써도 됩니다. ㅍㄹㄴ



갑자기 백드롭을 해서 미안해

→ 갑자기 뒤감아쳐서 잘못했어

→ 갑자기 뒤메치기 잘못했어

《푸른 봄! 1》(미모리/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09)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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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지지 않고 ㅣ 인생그림책 49
미야자와 겐지 지음, 고정순 그림, 권정생 옮김 / 길벗어린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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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10.17.

그림책시렁 1889


《비에 지지 않고》

 미야자와 겐지 글

 고정순 그림

 권정생 옮김

 길벗어린이

 2026.4.30.



  일본이웃 미야자와 겐지 님이 남긴 비나리인 “雨にも負けず”를 으레 “비에도 지지 않고”로 옮깁니다. ‘まける(負-)’는 “견디지 못하다”나 “버티지 못하다”를 가리킵니다. ‘負’라는 한자는 ‘지다’로 새기며, “짐이나 빚을 지다”를 가리키며, 짐이며 빚을 등에 잔뜩 지느라 ‘굽히’는 삶을 나타내요. 그러니 이웃나라 작은사람이 으레 읊던 비나리는 “비에도 굽히잖고”라든지 “비에도 견디고”쯤으로 옮겨야 어울립니다.


  새로 나온 《비에 지지 않고》는 권정생 님이 옮긴 밑글에 그림을 얹은 얼거리입니다. 떠난 시골할배가 왜 일본이웃 비나리를 애써 옮겼을까 하고 돌아본다면, 온하루가 온통 아프며 앓을 뿐 아니라, 온나라와 온누리가 다들 다르게 아프고 앓으니, 이 모든 응어리를 빗물로 씻으면서 차분히 달래어서, 이 모든 곳에 새싹이 움틀 빗방울을 숨방울과 핏방울과 눈물방울로 지피자는 뜻이었다고 할 테지요.


  그렇다면 이제는 좀 생각해 봐야지 싶습니다. 이름난 두 어른을 앞세우는 그림책을 또 내놓으려고 하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오늘 이곳에서 스스로 빗줄기를 맞아들여서 등줄기를 펴고 살림줄기를 손수 가꾸는 이야기를 쓰고 그리면 될 노릇입니다. 나라가 시키는 대로 ‘애국·충성·보은’에 갇히면서 이웃나라를 짓밟고 제나라마저 가두던 틀이 아파서 울던 작은사람 마음을 그대로 살피면서, 오늘 우리는 이곳에서 뭘 하는지 새길 일입니다.


  ‘서울나라’인 얼거리로 바로 이 땅에서 뭘 하는지, 어디에서 뭘 붙잡는지 뉘우칠 때라야 글도 그림도 새롭습니다. 서울이라는 끄나풀을 훌훌 털어낼 때라야, 시골빛을 노래한 두 어른이 남긴 말씨앗을 조금은 읽어내겠지요.


#雨にも負けず #宮澤賢治 #11월3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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