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고가 高價


 고가의 물품 → 비싼것 / 값센것

 고가이니까 → 비싸니까 / 값이 세니까

 고가로 팔렸다 → 비싸게 팔렸다 / 높은값에 팔렸다

 고가한 화물에 대해서는 → 비싼 짐은


  ‘고가(高價)’는 “비싼 가격. 또는 값이 비싼 것 ≒ 귀가(貴價)”를 가리킨다고 해요. 일본사람은 ‘高價の’나 ‘低價の’처럼 적을 텐데, 우리는 ‘비싼’이나 ‘싼’으로 적으면 됩니다.‘값비싸다·값세다·값높다’나 ‘값있다·값지다·값나가다·값가다’로 고쳐씁니다. ‘비싸다·비싼값·비싼돈’이나 ‘다락같다·첫째둘째·큰값·세다’로 고쳐쓰고요. ‘높은값·높다·높다랗다·높디높다·높직하다·높끝·높꽃·높은끝·높은꽃’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여러모로 보면, 값을 놓고 말할 적에는 ‘값싸다·값세다’, ‘비싸다·싸다’, ‘값있다·값없다’, ‘값지다·눅다’처럼 맞물려서 쓸 만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고가’가 열한 가지 더 나오는데, 모두 털어낼 만합니다. ㅍㄹㄴ



고가(古家) : 지은 지 오래된 집 ≒ 고옥(古屋)·구옥(舊屋)

고가(古歌) : 옛 노래나 옛 가사

고가(告暇) : 1. 휴가를 얻음. 또는 휴가를 달라고 함 2. 결근이나 결석을 함 3. 관직을 사퇴함

고가(?價) : = 가격(價格)

고가(孤歌) : = 고음(孤吟)

고가(故家) : 여러 대(代)에 걸쳐 벼슬하며 잘살아 온 집안

고가(高架) : 1. 높이 건너질러 가설하는 것 2. [교통] = 고가 도로

고가(高歌) : 노래를 큰 소리로 부름. 또는 노래가 큰 소리로 불려짐

고가(高駕) : 훌륭한 탈것

고가(雇價) : = 모군삯

고가(鼓歌) : 북을 치고 노래함



문고본 서너 권을 팔아야 단행본 한 권 값인데 손도 많이 가고 한정된 구매자에게 가능하면 고가의 책을 팔아야 경영 합리화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주머니책 서넛을 팔아야 낱책 하나 값인데 손도 많이 가고 몇몇 사람한테 되도록 비싼책을 팔아야 살림에 이바지한다고 여긴다

《책이 좋아 책하고 사네》(윤형두, 범우사, 1997) 108쪽


고가의 기능성 달걀

→ 비싸고 좋다는 달걀

→ 비싸고 낫다는 달걀

《항생제 중독》(고와카 준이치/생협전국연합회 옮김, 시금치, 2005) 84쪽


고가의 엔진

→ 비싼 염통

→ 값비싼 힘통

→ 높은 숨통

《들어 봐요 호오포노포노》(타이라 아이린/김남미 옮김, 판미동, 2015) 56쪽


이런 고가의 책을 샀네

→ 이런 비싼 책을 샀네

→ 이런 값비싼 책을 샀네

《곳간이 있는 집》(하츠 아키코/한나리 옮김, 시공사, 2015) 15쪽


당시로서는 상당히 고가의 제품이었다

→ 그때로서는 몹시 값비쌌다

→ 그무렵으로서는 꽤 비쌌다

→ 그때로서는 퍽 값나갔다

《자전거 타는 CEO》(킹 리우·여우쯔엔/오승윤 옮김, OCEO, 2017) 111쪽


난 그런 고가의 선물은 받지 않는 게 방침이야

→ 난 그렇게 비싸면 받지 않기로 했어

→ 난 그렇게 값비싸면 받지 않아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3》(니노미야 토모코/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2017) 7쪽


마법사가 아니면 만들 수 없으므로 고가에 거래한다

→ 마법사가 아니면 지을 수 없으므로 비싸게 사고판다

→ 마법사가 아니면 지을 수 없으므로 비싼값에 다룬다

《고깔모자의 아뜰리에 1》(시라하마 카모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8) 108쪽


당시 유럽의 종이는 두껍고 무겁고 고가였다

→ 그때 하늬에서 종이는 두껍고 무겁고 비쌌다

《마르틴 루터》(도쿠젠 요시카즈/김진희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18) 116쪽


고가에 팔리는 좋은 상품이야

→ 비싸게 팔리며 좋아

→ 값높게 팔리며 좋아

《아르테 5》(오쿠보 케이/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0쪽


매우 고가의 물건이었어

→ 매우 비쌌어

→ 매우 값비쌌어

《책벌레의 하극상 1부 1》(카즈키 미야·스즈카·시이나 유우/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35쪽


나름 고가의 물건이었다

→ 그 나름대로 비쌌다

→ 꽤 값이 나갔다

→ 무척 값이 셌다

→ 매우 값졌다

《조선 이후 우리옷 한복 이야기》(글림자, 혜지원, 2019) 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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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사십구재



 사십구재에 참석한다 → 마흔아홉날에 함께한다

 할머니의 사십구재였다 → 할머니 일곱이레였다


사십구재(四十九齋) : [불교] 사람이 죽은 지 49일 되는 날에 지내는 재. 삼계(三界)와 육도(六道)에 가서 누리는 후생의 안락을 위하여 명복을 빈다 = 사십구일재



  이레를 일곱째 치르는 길이 있습니다. 저승길을 고이 가라는 뜻으로 올리는 자리라고 합니다. 이때에는 이레를 일곱째 치르는 그대로 ‘일곱이레’라 하면 됩니다. 또는 ‘마흔아홉날·마흔아흐레’라 하면 됩니다. 태어나고서 이레를 셋째 치르는 ‘세이레’처럼 수수하게 나타낼 만합니다. ㅍㄹㄴ



곧 49재구나

→ 곧 일곱이레구나

《오전 2시는 식탁에서 1》(콘도 토모요/이미나 옮김, 학산문화사, 2026)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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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전채요리



 전통적인 전채요리를 준비했다 → 오랜 앞씻이를 마련했다

 오늘의 전채요리를 소개한다 → 오늘 앞밥을 선보인다

 전채요리를 시작으로 해서 → 앞가심부터 해서


전채요리 : x

전채(前菜) 서양 요리에서, 식욕을 돋우기 위하여 식사 전에 나오는 간단한 요리. 또는 술안주로 먹는 간단한 요리 = 오르되브르

요리(料理) : 1. 여러 조리 과정을 거쳐 음식을 만듦. 또는 그 음식. 주로 가열한 것을 이른다 2. 어떤 대상을 능숙하게 처리함을 속되게 이르는 말



  차려서 넉넉히 먹을 적에 먼저 가볍게 입맛을 다시는 밥이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말 ‘오르되브르’를 일본에서 ‘전채(前菜)’처럼 옮겨서 ‘전채요리’로 쓰는구나 싶습니다. 우리는 우리말로 ‘앞가심·앞씻이’나 ‘앞밥’처럼 새말을 지으면 됩니다. ㅍㄹㄴ



“메인 본방을 앞둔 심신의 준비랄까?” “저, 전채요리 같은?”

→ “한복판을 앞두고 몸마음을 가눈달까?” “아, 앞가심 같은?”

→ “맏자리를 앞두고 마음몸을 차린달까?” “아, 앞씻이 같은?”

《집주인은 사춘기! 2》(미나세 루루우/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1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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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
고이시 유카 지음, 현승희 옮김, 신쵸사 협력 / 서교책방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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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8.8.

틀린글씨를 안 찾습니다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

 고이시 유카·신쵸사

 현승희 옮김

 서교책방

 2026.7.31.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를 읽었습니다. 두걸음을 마저 장만해서 읽어야 할는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저는 글쓰기와 글손질을 서른세 해(2026해) 이어온 나날이니 아직 짧습니다. 쉰 해쯤은 쓰고 손질한 뒤에라면 글결을 놓고서 말할 만하다고 느낍니다. 이 책을 펴면, 134쪽 둘쨋칸에 “천히 해도 되니까”처럼 나옵니다. ‘천천히’에서 ‘천’이 빠져서 ‘천히’로 찍힙니다. 146쪽짜리 그림꽃책인데 12800원입니다. ‘문학동네·애니북스·미우’에서 내는 그림꽃책보다 값이 세군요. 그림꽃책을 마흔 해 남짓 사읽은 사람으로서 책값이 퍽 아쉽습니다.


  요즈음은 모르겠지만, 일본에서는 책손이 책을 사읽다가 틀린글씨가 보여서 펴냄터로 알리면, 고맙다는 뜻으로 다른 책을 몇 자락 보내주었다지요. 엮음이나 다듬이라 하더라도 틀린글씨를 놓칠 수 있습니다. 펴냄터에서 미처 틀린글씨를 못 짚어냈기에 ‘나쁜책’이나 ‘틀린책’을 냈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사람일(사람이 하는 일)’일 뿐입니다. 저는 책 한 자락을 내놓기까지 으레 서른벌쯤 되읽고 되짚습니다만, 이렇게 읽고 짚어도 놓치는 틀린글씨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제가 쓴 책에 나온 틀린글씨를 알려주는 책이웃이 있으면 노래(시) 한 자락을 새로 쓰고서 다른 책과 함께 보내곤 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옳은뜻’을 펼 일이 없습니다. 요즈음은 ‘옳은뜻(정의로운 주장·주제)’을 담은 책이 엄청나게 쏟아지는데, 지난날에는 ‘옳은뜻’이 아닌 ‘삶’을 담은 책이 새롭게 태어나면서 누구나 함께 읽는 책마을이었다고 느낍니다. ‘삶’도 ‘옳은뜻’도 누구나 다르게 마련입니다. ‘삶’을 담은 ‘삶책’이라면, 인문책이건 그림책이건 만화책이건 노래책이건 어린이책이건 빛꽃책이건 무슨무슨 책이건, 다 다른 삶을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른 눈길로 어떻게 바라보며 살아냈는가 하는 이야기를 다 다른 손길로 갈무리하지요. ‘옳은뜻’을 담은 ‘옳은책’이라면 어느 쪽은 옳고 어느 쪽은 틀렸다고 하는 줄거리로 가득합니다.


  밥짓기를 모른다면 눈금과 무게를 하나씩 달고 잴 테지요. 밥짓기가 익숙하다면 눈금이나 무게를 안 달고 안 잽니다. 쌀을 일어서 솥에 앉힐 적에 쌀알을 세거나 무게를 잰다든지, 물을 또 무게를 재는 분도 더러 있을 텐데, 한두 달쯤 지나고 한두 해쯤 지난 사람이라면 으레 무게를 안 재고서 밥을 끓입니다. 눈어림이 거의 맞거든요. 우리나라 밥이나 국이나 곁밥은 눈금으로는 따지거나 재기 어려운 손끝이 닿아서 태어납니다. 그래서 집집마다 손맛이 달라요. 이와 달리 반죽을 하는 빵이라면 눈금을 꼼꼼히 잴 테지요. 빵맛은 집집마다 얼마나 다를까요?


  우리말은 말끝을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결을 살짝 바꿉니다. 토씨를 붙이는 매무새에 따라 다시금 결을 살짝 바꿉니다. 우리말결을 차분히 익히면서 글쓰기와 글손질을 할 적에는 말결과 말빛이 다 다릅니다. 이와 달리 일본말씨나 일본한자말이나 영어나 옮김말씨를 그냥그냥 따올 적에는 글꾼마다 글빛이나 글결이나 글맛이 얼마나 다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고장마다 사투리가 다릅니다. 다 다른 고장에서 나고자란 사람들은 다 다른 고장에 따라서 다른 터전과 날씨와 삶과 살림과 사람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예부터 서울도 ‘마을’이기에 서울말씨도 사투리였는데, 이제는 ‘서울사투리’를 찾아볼 길이 없을 뿐 아니라, ‘서울 은평’이나 ‘서울 서초’나 ‘서울 동대문’이나 ‘서울 종로’마다 다른 말결이나 글결을 찾아보기는 어렵지 싶습니다. 서울 동대문에서도 회기와 이문과 석계가 다를 텐데, 이처럼 다 다른 마을결을 살릴 만한 글쓰기와 글손질을 품는 글꾼은 몇쯤 남았을까요.


  말을 옮기는 글입니다. 글부터 태어나지 않습니다. 말이 없으면 글이 없습니다. 글손질을 하거나 글쓰기를 하는 분이라면 하루에 한 마디조차 입벙긋을 안 하며 보내는 날도 있을 테지만, 우리가 입벙긋을 안 했더라도 ‘말’이 있기에 “말을 그려낸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말은 어디에서 비롯할는지 더 살필 노릇이에요. 누구한테나 다 다른 ‘삶’이 있지 않다면 말이 없어요. 먼저 삶이 있기에 “삶을 나타낼 말”을 하고 나누고 옮기고 듣고 들려줄 수 있습니다.


  글쓰기란 ‘말옮기기’이면서 ‘삶옮기기’인 얼개입니다. 글손질이란 “말을 옮기며 차근차근 맞아떨어지는지 짚”는 손길입니다. 또한 글손질이란 “삶을 담아낸 말을 옮기며 차근차근 ‘삶’부터 새롭게 다시 짚고 살피면서 가다듬”는 손빛이라고도 하겠습니다.


  삶이 흐르듯 말이 흐르고, 말이 흐르면서 글이 흐릅니다. 우리가 곁에 두는 낱말책(사전)은 늘 새롭게 흐르는 삶과 말을 글로 새삼스레 옮기면서 물려주는 그릇이자 그루라고 할 만합니다. 그릇은 비워 놓아야 담습니다. 그루는 든든해야 줄기를 올리고 가지를 뻗어서 잎을 내고 꽃을 피운 뒤에 씨앗과 열매를 내놓습니다. 낱말을 담는 그릇이자 그루인 낱말책부터 차근차근 새기고 읽어내는 눈썰미라면, 삶을 말로 담아서 글로 옮기고서 가다듬는 길이 꽤나 즐겁다고 여길 만합니다. 또한 “멈춰서 고인 낱말책”이 아니라 “글쓴이 스스로 늘 새롭게 짓고 빚고 엮는 낱말을 꾸준하게 담는 ‘살아숨쉬는 낱말책’을 함께 엮”을 테고요.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 끝자락을 보면, 일본글과 한글을 나란히 적은 대목이 있습니다. 한글판을 기뻐하는 일본글인데, 일본글에는 ‘の’가 드문데, 한글에는 ‘-의’가 지나치게 많습니다. 이 책만 하더라도 일본말 ‘교료’라든지 ‘적자대조’를 그냥 한글로 적습니다. 이런 옮김글이라면 ‘무늬한글’이자 ‘무늬옮김’입니다. 겉으로 훑어서는 속마음도 말빛도 삶도 못 읽거나 스치고서 끝나겠지요. 속으로 파고들어서 우리 삶으로 녹여낼 낱말을 하나하나 짚고 새기고 생각할 적에라야 비로소 ‘옮긴다’ 같은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군말을 붙이자면 우리는 “마음을 지니고 있을(89쪽)” 수 없습니다. “마음일” 뿐입니다. 글을 아름답게 볼 줄 아는 마음이면 됩니다.


  글쓴이와 엮음이와 다듬이 모두, ‘이야기’를 하면서 새롭게 배우고 받아들이면서 가꿉니다. 글줄하고도 이야기하고, 글줄로 옮긴 글쓴이하고도 이야기하고, 글쓴이가 옮긴 삶하고도 이야기하고, 다 다른 곳에서 다 다르게 살아가는 마음을 틔워서 이야기하는 사이에 문득문득 손길을 주고받아서 책 한 자락이 태어나서 오래오래 흘러갑니다.


ㅍㄹㄴ


“우리 회사는 교열부에만 50명이 있어 … 백 년 뒤에도 남을 한 권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야.” 18, 19쪽


“내가 가진 사전만 믿고 바로 의문을 제기하는 건 좀 넌센스지. 저자는 의도가 있어서 이 표현을 택한 걸지도 모르니까.” 29쪽


“작품에 감동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을 것, 그렇기에 작품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싸울 것. 난 그게 교열의 본래 자세가 아닐까 싶어.” 69쪽


“저자의 마음, 편집자의 마음, 독자의 마음은 사전을 들춘다고 알 수 있는 게 아냐. 남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 교열자야말로 대화를 해야 해.” 73쪽


‘나 오늘 한 번도 말을 안 했어. 전에는 그런 날도 제법 있었지만, 미즈가키 씨가 온 다음부턴 대화를 많이 하게 됐지.’ 126쪽


#こいしゆうか #新潮社 #くらべてけみして校閱部の九重さん


+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고이시 유카·신쵸사/현승희 옮김, 서교책방, 2026)


책을 출간하는 데 관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 책을 펴내려고 애쓴 사람들 이름을 적는다

→ 책을 펴낼 때 함께한 사람들 이름을 적는다

5


한 권의 책을 만드는 데 크게 관여하면서도 이름을 알리지 못하는 일도 존재한다

→ 한 자락 책을 내느라 크게 힘쓰는데 이름을 알리지 못하기도 한다

→ 책 한 자락을 짓는 길에 함께하는데 이름을 알리지 못하기도 한다

5


가끔씩 울컥하는 장면이 있더라고요

→ 가끔 울컥하는 대목이 있더라고요

→ 가끔 울컥하는 곳이 있더라고요

11


한자사전을 만든 레전드야

→ 한자말꽃을 낸 별꽃이야

→ 한자말집을 엮은 한별이야

31


작가님마다 버릇이 있어서 익숙해지면 눈에 들어와

→ 글님마다 버릇이 있어서 익숙하면 눈에 들어와

→ 다들 버릇이 있어서 익숙하면 눈에 들어와

39


손글씨 원고 읽기의 달인인

→ 손글씨를 빼어나게 읽는

→ 손글씨를 잘 읽는

→ 손글씨를 척척 읽는

40


달인 OG인제 지금은 프리 교열자셔

→ 빼어난 언니인데 이젠 혼자 손보셔

→ 뛰어난 분인데 요샌 혼자 다듬으셔

41쪽


이렇게 자필원고를 읽는 원고 대조 작업이 줄어든 건 사실이니까

→ 이렇게 손글씨를 읽으며 견주는 일은 줄었으니까

→ 이렇게 손글을 읽으며 맞대는 일은 줄어들었으니까

45


저자교에 써주신 거예요?

→ 글님손질에 써주셨어요?

→ 글보고침에 써주셨어요?

50


생각하자마자 본인 등판이냐

→ 생각하자마자 제발로냐

→ 생각하자마자 먼저 오냐

57


내가 교열계의 이단아라고 불린 건 알고 있나

→ 나를 글손질밭과 딴판으로 보는 줄 아나

→ 내가 손질밭을 깼다고 여기는 줄 아나

71


야히코 씨의 대단한 점은

→ 야히코 씨는 대단한데

→ 야히코 씨는 대단하니

→ 야히코 씨는 대단하다

76


홍미 위주로 찾았는데 찾아진 오탈자

→ 재미 삼아 찾는데 찾아낸 글잘못

→ 놀며 찾는데 찾아낸 틀린글씨

99


모두 각오와 책임을 지고 최종 교료를 하지

→ 모두 다부지게 힘써서 마감을 하지

→ 모두 당차게 맡으며 끝을 내지

100


가령, 모델인 가게를 처음부터 특정지을 수 있게 썼더라면 그거야말로 교열이 나설 차례였겠지

→ 이를테면 글감인 가게를 처음부터 짚을 수 있게 쓴다면 그때야말로 다듬이가 나설 때겠지

→ 뭐 글에 나온 가게를 처음부터 알아챌 수 있게 쓴다면 그야말로 손질일꾼이 나서야겠지

112


지금 일부러 도치법 쓰신 거예요?

→ 이제 일부러 말바꾸셨어요?

→ 문득 일부러 뒤바꾸셨어요?

128


초교 교정지와 재교 교정지를 대조해서 확인하는 게 바로 적자 대조야

→ 애벌 손질글과 두벌 손질글을 함께 살피는 맞살피기야

→ 첫 손질글과 둘째 손질글을 맞대는 함께짚기야

→ 처음 손질하고 나중 손질한 글을 짚는 서로보기야

133


이야기 중반쯤에서 생각났다는 듯 한자 병기를 하는

→ 이야기 사이에 떠올랐다는 듯 한자를 같이쓰는

→ 이야기 사이에 떠올랐다는 듯 한자를 나란히 적는

136


손목에 건초염 생기겠어

→ 손목에 심줄멍 생기겠어

→ 손목이 녹초가 되겠어

→ 손목이 쑤시겠어

→ 손목이 결리겠어

137


신쵸사의 편집자분들과 교열자분들의 전폭적인 협력을 받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 신쵸사 엮음이와 다듬이가 아낌없이 도와서 끝냈습니다

→ 신쵸사 엮음일꾼과 손질일꾼이 힘껏 도와서 마무리했습니다

144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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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한여름은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기에 서울 곳곳을 알지는 않아. 으레 다니는 곳만 다니지. ‘서울사람’이기에 서울 곳곳을 한이웃으로 삼으면서 어울리며 즐거울 길을 찾아나서지는 않아. 또한 ‘서울곁’이나 ‘서울밖’을 한나라 한이웃으로 삼으려는 뜻이 없을 수 있어. 푸른별 모든 나라를 한누리 한이웃으로 못 삼기도 하고.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기에 논밭을 다 알지는 않아. 모심개(이앙기)와 벼베개(콤바인)가 큰소리로 울리며 지나가는 모습을 얼핏 보았어도, 논을 어떻게 갈거나 벼를 낫으로 어찌 베는지 영 모를 수 있어. 시골사람이기에 논거미나 우렁이를 알지는 않고, 시골사람이기에 나무나 나비를 사귀지는 않아. 숱한 사람들은 무늬로만 살아가기 일쑤야. ‘서울무늬’에 ‘시골무늬’를 입어. ‘가시내무늬’에 ‘사내무늬’도 입지. 무엇보다도 사람이면서 ‘사람빛’이 아닌 ‘사람무늬’로 기울기까지 해. 말을 하지만 ‘말무늬(말시늉)’ 같고, 글을 쓰지만 글무늬(글시늉) 같아. 일을 한다지만 일무늬(일시늉) 같기까지 하고, 놀거나 노래를 한다지만 놀이무늬(놀이시늉)에 노래무늬(노래시늉) 같구나. 높거나 낮은 마을이 없어. 좋거나 나쁜 나라가 없어. 훌륭하거나 모자란 일이 없어. 잘나거나 못난 사람이 없지. 스스로 사람이라는 빛을 바라보면서 알아보려고 할 적에 천천히 잠들다가 문득 눈뜨고서 깨어나. 잠들어서 생각할 틈이 있어야 하고, 눈뜨고서 둘레를 본 다음 온누리를 살필 틈이 있어야 해. 깨어난 뒤로는 “나는 누구인가?” 하고 묻고서 길을 찾아내는 틈이 있어야 하고. 자, 한여름논을 보렴. 첫여름하고 어떻게 다를까? 늦여름하고 어떻게 다를까? 논에 벼만 있니? 논에 숱한 목숨붙이와 새가 어울려서 살아가니? 한여름 뙤약볕을 반기는 논을 네 마음에 담아 봐. 2026.7.23.나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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