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으면 ㅣ 그림책 숲 6
제랄딘 알리뷔 글.그림, 이재훈(Namu) 옮김 / 브와포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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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8.28.

그림책시렁 1869


《눈을 감으면》

 제랄딘 알리뷔

 이재훈 옮김

 브와포레

 2017.3.7.



  눈을 뜨면 둘레를 본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꽃눈과 잎눈이 뜨는 봄이라는 철은 ‘보다’를 나타냅니다. 그야말로 눈뜨면서 바라보고 둘러보고 살펴보고 들여다보면서 즐거운 철인 봄이에요. 우리는 서로 마주보면서 마음을 나눕니다. 눈과 눈을 거쳐서 속빛으로 드나들어요. 때로는 서로 눈감고서 마음빛을 헤아립니다. 눈을 뜨면서 말을 나누듯, 눈을 감으면서 넋이 만납니다. 《눈을 감으면》은 우리가 ‘눈’이라는 곳을 어떻게 받아들여서 하루하루 새롭게 배우고 나눌 만한지 들려주는 얼거리입니다. 눈을 떠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고요히 감은 눈이어야 볼 수 있어요. 겉으로만 떠서는 겉도는 눈길이에요. 질끈 감고서 등돌릴 적에는 그만 닫아거는 담벼락입니다. 하나인 숨결이자 사람으로서, 오롯한 숨빛이자 삶이면서, 즐거운 숨꽃이자 씨앗이면서, 어떤 눈으로 보고 듣고 말하고 나누려는지 헤아릴 노릇입니다. 겉치레로는 아무것도 이루지 않습니다. 겉차림으로는 그저 흉내나 시늉에서 그칩니다. 겉에 얽매이기에 ‘겉말’인 ‘거짓말’을 하고야 맙니다. 겉모습으로 재거나 따지는 굴레를 모두 떨쳐내면 됩니다. 속으로 품는 별빛 한 줄기를 바라보고 받아안을 적에 누구나 따사롭습니다.


#LesYeuxFermes (2015년) #GeraldineAlibeu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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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19 그들한테 시키기

책벌레수다 : ‘곁’과 ‘나·너’와 ‘우리’



  우리가 쓰는 말에서 ‘그·그들’은 그저 “불러도 목소리가 닿지 않을 만큼 멀리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자리를 수수하게 나타냈다. 그런데 요 열 해 사이에 ‘그·그들’은 ‘놈·몹쓸놈·미운놈·부라퀴’를 가리키는 밉말(혐오표현)로 확 바뀌었다.


  ‘그·그들’이란, 아직 ‘이·이들’로 다가서지 않은 사이일 뿐이요, 남(그들)이 나한테 다가설 노릇이 아니라, 내가 너(그들)한테 다가설 노릇이다. 이러면서 서로(나랑 너)가 나란히 다가설 노릇이요, 둘(나랑 너)이 나란히 다가설 때에 비로소 ‘우리’라는 이름을 쓴다.


  우리나라는 유난히 ‘우리’라는 낱말을 널리 쓴다고 여긴다. 다만, 우리나라는 조금 유난해 보일는지 모르나, 모름지기 모든 곳·나라·겨레가 ‘우리’를 으레 쓴다. 그저 우리나라는 ‘하늘겨레’라는 뿌리가 있어서 ‘하늘’을 가리키는 숱한 낱말 가운데 하나인 ‘우리’를 익히 쓴다.


  요샛말(최근 표준어)로는 ‘하늘’이되, 고작 쉰 해나 일흔 해나 온 해 앞서만 해도 ‘하 + ㄴ + ㆍ + ㄹ’인 얼개이다. ‘하날’인 셈이고, 여러 고을과 뭇사람은 ‘한울’이라는 낱말을 즐겨쓴다. ‘하늘 = 한울’이요, ‘하·한’은 ‘크다·많다’를 나타내는데, ‘하·한’은 “셀 길이 없도록 그저 크고 많다”라는 속뜻이다. 그렇기에 ‘한길·한참·한껏·한가람·한새·한소·한창’ 같은 낱말이 있고, 받침을 바꾸어 ‘함·함께’로도 쓴다.


  곧 ‘하늘 = 가없이 크고 너른 울’이요, ‘울’은 ‘우리’를 줄인 낱말이라서 ‘하늘 = 큰우리·너른우리·하나우리·함께우리’인 얼개이다. 우리가 ‘우리’라는 낱말을 쓸 적에는, 나랑 네가 똑같고 나란히 언제나 ‘하늘’을 ‘아우르’듯 크고 넓고 깊다는 마음을 그린다.


  그렇다면 왜 기껏 열 해 사이에 ‘그·그들’ 쓰임새가 확 뒤바뀌면서 ‘극좌·극우’라는 이름을 함부로 쓸까? 우리 스스로 ‘우리’인 줄 잊어야, 나라(국가·정부·사회)가 우리를 ‘종(노예)’으로 부리기 수월하다. 나랑 너를 아우르는 하늘빛이라는 속뜻인 ‘우리’라는 낱말을 안 쓰면서 ‘나(나의·my·ego)’라는 틀에 가두어야, 나하고 너를 잇는 바람빛을 잊고 잃는다. 이래야 나라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게 따르지. 종살이(노예사회)로 억눌러서 사람을 길들이려고 하는 나라이기에, 사람들이 스스로 갈라치기를 하면서 끝없이 불타오르고 싸우고 죽이기를 바란다.


  사람들 스스로 ‘너나들이’라는 ‘우리’라는 숨빛을 잊어야, 지쳐서 죽을 때까지 싸우느라 ‘생각하기를 멈춘’다. 싸울 적에는 앞뒤를 안 가리니까 ‘생각’을 안 한다. 생각을 안 하니까, 나라가 시키는 대로 따라간다. 서로 ‘그놈들’이라고 손가락질하면서 ‘극좌’라느니 ‘극우’라느니 놀리고 비아냥대로 윽박지르고 주먹을 흔들면서 노려본다. 서로서로 ‘나(나의·my·ego)’만 옳다고 외친다.


  ‘우리’라는 이름을 잊기에 하늘과 바람을 잊는다. 땅과 바다를 잃는다. 들숲메를 나란히 잃는다. 이러면서 서울이라는 수렁에 스스로 갇힌다. ‘우리’를 바라볼 때에는 늘 “나는 누구일까? 내가 보는 너는 누구이지?” 같은 말을 끝없이 되물으면서 스스로 눈뜨는 길을 가려고 스스로 배운다. 잘 보면 누구나 쉽게 알 텐데, 사람들 스스로 서로 갈라치기를 하면서 ‘쌈박질(극좌·극우 편가르기 전쟁)’을 벌일 적에는 어느 누구도 안 읽고 안 쓰고 안 익히고 이야기조차 없다.


  “나만 옳으”니까 그저 목소리만 높인다. ‘높이는 목소리’조차 어디에서 나온 말인지 모른다. 나라가 뒤에서 글바치(지식인·엘리트)를 시켜서 살살 지피는 속임말을 그대로 따르면서 목소리만 높이느라, 마음도 생각도 삶도 살림도 사랑도 없이 쳇바퀴를 한다.


  예부터 배우는 사람은 “모든 책 읽기”를 했다. 왼놈이 쓴 책이라 안 읽는다든지, 오른놈이 쓴 책이라 불태운다든지, 가운놈이 쓴 책이라 팽개친다면, ‘배움길’이 아니라 ‘종살이(국가권력 복종‥제국주의와 군사독재 부역)’로 치닫는 셈이다.


  누구나 모든 책을 읽을 수 있다. “그 많은 책을 어떻게 다 읽어?” 하고 말할 까닭이 없다. 그저 읽으면 된다. 그저 차근차근 읽으려고 하면 어느새 “모든 책 읽기”라는 삶길을 걷는 줄 알아챈다. 배움터는 온갈래를 고루 배우는 터전이다. 왼갈래나 오른갈래만 가르친다면 배움터가 아니다. 온길을 짚으면서 온살림을 익힐 터전으로 삼을 배움터이다. 이리하여, “그들(그놈)만 읽고 배워야” 하지 않지. “우리부터 읽고 배워야” 한다. 아니, 나부터 읽고 배우면 되고, 너도 함께 읽고 배우면 된다. 우리는 서로서로 어깨동무하면서 함께 읽고 같이 배우고 즐겁게 살림짓기를 노래하면 된다. 무엇보다도 모든 책을 차근차근 읽어내어 모든 빛을 아우르는 ‘하늘숨’을 마시는 하루를 살아내어 살림하는 사랑에 눈뜨는 길을 걸을 노릇이다.


  그들한테 시킬 까닭이 없다. 그들이 밉말(혐오표현)을 쓴대서 그들을 손가락질한다면, ‘손가락질’도 똑같이 밉말이다. ‘그들’이 아닌 ‘옆’에서 누가 밉말을 하든 말든, 나랑 너랑 우리는 살림말과 숲말과 푸른말과 사랑말과 사람말을 헤아려서 펴면 된다. ‘그들’도 듣고, “말을 하는 나부터 넋이 늘 들을” 아름말을 즐겁게 펴면 된다. 먼발치 그들이나 놈팡이가 아닌, 나랑 네가 서로 다가서서 이루는 ‘곁’을 이룰 노릇이다.


  ‘나·너’는 보는 자리만 다르다. ‘우리’는 나란히 보는 자리를 이루었다는 뜻이다. ‘어울리’는 사이에 ‘아우르’는 틈을 열기에 ‘우리’이다. 함께 웃고 같이 울면서 나란히 이야기하는 오늘을 지낸대서 ‘우리’이다. 나는 너를 만나기에 웃고 운다. 너는 나를 마주하기에 울고 웃는다. ‘너나들이’라는 오래말이 왜 있는지 헤아려 보자. 너하고 나 사이에 바람길을 내어 하늘빛이 파랗게 스며들기에, 싹틔우고 눈뜨는 오늘 이곳에서 사랑이라는 씨앗이 깨어날 수 있다. 작은 씨앗 한 톨을 깨우는 길잡이말 한 마디가 바로 ‘우리’이다.


ㅍㄹㄴ


고향 친구와 술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사기를 쳐서 살거나 빌어먹더라도 도시가 낫다는 친구의 말에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아무리 농담이라도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 많으모 세상이 우찌 돌아가겠노. 그라고 앞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은 우찌 살겠노.” 《농부시인의 행복론》 37쪽


“고양이 세계 정복을 꾸미고 있는 게 아닐까?” “뭐? 엄마, 자고 있는 코유키를 보고 왜 그런 생각을 한 거야?” 《줄무늬 고양이 코우메 23》 49쪽


“사미? 표정이 그게 뭐야?” “어디 있든 별로 상관없잖아요.” “상관있어! 걱정되니까.” “저어, 저희 집이요. 저희 집에 있었어요.” 《우리 집 꼬마 아가씨 3》 20쪽


서울에서 나고자란 또래 아이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서울 하늘 역시 별을 볼 수 있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60쪽


‘언젠가 분명 너에게도 사투르노가 알려줄 거야. 이 세계는 넓고 언제나 바람이 불어서 아름답다는걸. 나 역시 그 아름다움의 일부라는 걸.’ … ‘좀더 빨리 말할걸 그랬어. 내 어깨에도 와주면 좋겠다고.’ 《마로니에 왕국의 7인의 기사 5》 71∼73, 143쪽



《농부시인의 행복론》(서정홍, 녹색평론사, 2010.6.22.)

《줄무늬 고양이 코우메 23》(호시노 나츠미/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4.5.15.)

#キジトラ猫の小梅さん #ほしのなつみ #ねこぱんちコミックス

《우리 집 꼬마 아가씨 3》(산카쿠헤드/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6.5.25.)

#ぼくの魔なむすめ #サンカクヘッド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최원형, 샘터, 2016.12.5.)

《마로니에 왕국의 7인의 기사 5》(이와모토 나오/이해빈 옮김, 소미미디어, 2026.4.25.)

#岩本ナオ #マロニエ王國の七人の騎士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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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포트럭 파티potluck party



포트럭 : x

포트럭 파티 : x

potluck party : x

potluck : (여러 사람들이) 각자 음식을 조금씩 가져 와서 나눠 먹는 식사

ポットラック·パ-ティ-(potluck party) : 1. 포틀럭 파티 2. 각자가 먹을 것을 지참하는 파티

ポットラック(potluck) : 1. 포트럭 2. 있는 것으로만 장만한 요리. 참가인 각자가 먹을 것을 갖고 오는 형식의 파티나 피크닉



영어로 ‘potluck’은 먹을거리를 저마다 조금씩 가져와서 나누는 자리를 가리킨다고 하는군요. 곰곰이 보면 ‘포트럭’에 ‘잔치(파티)’를 붙이면 군말이거나 겹말이라고 할 만합니다. 우리말로는 ‘나눔밥·나눠먹다’라 하면 됩니다. ‘도르다·도르리·도리기·도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림꽃·도란밥·도란꽃·도란길’처럼 새말을 지어도 어울립니다. ‘두레밥·하루밥·함밥·함께밥’이라 해도 되고요. ‘모둠밥·모이다·모여들다·모여살다·모임밥’이라 해도 돼요. ‘잔치·잔치밥’처럼 수수하게 나타내거나, ‘뒤풀이·뒷모임·뒷자리·뒷칸·뒷잔치’나 ‘마감잔치·마무리잔치’라 할 수 있고요. ㅍㄹㄴ



포트럭 파티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의 목록은 줄어도

→ 도르리에 부르고 싶은 사람은 줄어도

→ 도리기에 데려오고 싶은 사람은 줄어도

→ 나눔잔치에 모시고 싶은 사람은 줄어도

《이 세상 모두가 적이라면》(김개미, 교유서가, 2026) 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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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외출복 外出服


 외출복을 입기 시작했다 → 바깥빔을 입는다 / 나들빔을 입는다

 외출복이 필요하다 → 마실옷을 바란다 / 나들옷이 있어야 한다


  ‘외출복(外出服)’은 “외출할 때 입는 옷 ≒ 외출옷”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나들이옷·나들이빔’이나 ‘나들옷·나들빔·나들잇벌·난벌’로 고쳐씁니다. ‘마실옷·마실빔’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바깥옷·바깥빔’이나 ‘바람옷·바람빔’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옷이 다 낡고 해지도록 외출복에서 평상복 또는 아동복, 작업복, 기름 닦는 걸레로 재활용되니

→ 옷이 다 낡고 해지도록 바깥옷에서 늘옷 또는 아이옷, 앞치마, 기름 닦는 걸레로 살려쓰니 

→ 옷이 다 낡고 해지도록 나들빔에서 단출옷 또는 어린옷, 일옷, 기름 닦는 걸레로 되살리니

《농부의 밥상》(안혜령, 소나무, 2007) 116쪽


외출복을 입고 있으니 금방 나갈 수 있어

→ 나들이옷을 입었으니 곧 나갈 수 있어

→ 마실옷을 입었으니 바로 나갈 수 있어

《프린세스 메종 4》(이케베 아오이/정은서 옮김, 미우, 2018) 49쪽


과하지 않은 외출복을 입어야 하고

→ 넘치지 않는 나들옷을 입어야 하고

→ 주제에 맞는 바람옷을 입어야 하고

→ 비싸지 않은 바깥빔을 입어야 하고

《이 세상 모두가 적이라면》(김개미, 교유서가, 2026) 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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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목록 目錄


 참고 문헌 목록 → 도움책모음 / 곁책꾸러미

 도서 목록 → 책벼리 / 책꾸러미 / 책바구니

 목록을 작성하다 → 벼리를 쓰다 / 타래를 적다 / 줄줄이 적다

 목록을 확인하여 → 꾸러미를 살펴 / 모둠을 헤아려


  ‘목록(目錄)’은 “1. 어떤 물품의 이름이나 책 제목 따위를 일정한 순서로 적은 것 ≒ 약절·표목 2. [정보·통신] 파일 시스템을 관리하고, 각 파일이 있는 장소를 쉽게 찾도록 디스크의 요소를 분할·검색하는 정보를 포함하는 레코드의 집합 = 디렉터리”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벼리·사리·타래’나 ‘구럭·꾸러미·꾸리·꿰미’로 손봅니다. ‘다발·모둠·모음·몇 가지’나 ‘보따리·보퉁이·보자기·봇짐·보자기짐’으로 손보고요. ‘바구니·한바구니·함지’나 ‘보기·보기책·보는책·보임책’으로 손볼 만해요. ‘쪽종이·쪽갈피’나 ‘책꾸러미·책구럭·책바구니·책벼리·책보따리·책보자기·책모둠·책모음’으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여러 가지·여러 갈래·여러길·여러빛·여러빛깔’이나 ‘온갖길·온갖빛·온갖빛깔’로 손볼 수 있어요. ‘하나씩·하나하나·하나둘’이나 ‘죽·죽죽·줄줄이·줄줄·줄줄줄·주르륵·조르륵’으로 손보고요. ‘쭈르륵·쪼르륵·졸졸이·졸졸·졸졸졸·주룩주룩·조록조록’이나 ‘쭈룩쭈룩·쪼록쪼록·쪼르르·쪼르륵·쪼르륵쪼르륵’이나 ‘조르르·조르륵·조르륵조르륵·쭈르르·쭈르륵쭈르륵’이나 ‘주르르·주르륵·주르륵주르륵’이나 ‘쪽·쪽쪽·족·족족·쭉·쭉쭉·쫙·쫙쫙’으로 손보아도 됩니다. ㅍㄹㄴ



부산 시립도서관에서 83년도 아동도서목록을 뒤적이다가

→ 부산 고을책숲에서 83년 어린이책 꾸러미를 뒤적이다가

《주민등록》(하일, 민음사, 1985) 43쪽


아이가 원하는 선물을 목록으로 작성하도록 한다

→ 아이가 바라는 대로 벼리를 쓰도록 한다

→ 아이가 바라는 빛을 죽 적도록 한다

→ 아이가 바라는 길을 하나하나 꾸미도록 한다

《책벌레 만들기》(폴 제닝스/권혁정 옮김, 나무처럼, 2005) 136쪽


대량 소비되는 제품을 ‘느리게 살기’의 한 목록에 올려놓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 엄청 팔리는 살림을 ‘느리게 살기’ 가운데 하나로 올려놓은 대목도 턱없다

→ 잔뜩 사고파는데 ‘느리게 살기’ 가운데 하나로 올려놓으니 얼토당토않다

→ 잔뜩 사고파는데 ‘느리게 살기’ 가운데 하나로 올려놓으니 터무니없다

→ 잔뜩 사고팔면서 ‘느리게 살기’ 가운데 하나로 올려놓으니 어처구니없다

《이문재 산문집》(이문재, 호미, 2006) 34쪽


가공(加工)할 재료의 목록을 적어 내려가던 그는 레시피를 덮고 볼펜을 내려놓았다

→ 그는 다룰 살림을 적어 내려가다가 차림판을 덮고서 붓을 내려놓는다

→ 그는 건사할 밑감을 적다가 밥차림을 덮고서 글붓을 내려놓는다

《위저드 베이커리》(구병모, 창비, 2009) 220쪽


흰 것에 대해 쓰겠다고 결심한 봄에 내가 처음 한 일은 목록을 만든 것이었다

→ 흰 이야기를 쓰겠다고 마음먹은 봄에 줄거리부터 짰다

→ 흰빛을 쓰겠다고 여긴 봄에 이름부터 죽 적었다

→ 무엇이 흰지 쓰려고 한 봄에 벼리부터 엮었다

《흰》(한강, 난다, 2016) 9쪽


사전에 없는 어휘들의 목록에서 노이즈를 제거하면 신어로 올릴 유의미한 후보들이 보이거든요

→ 낱말책에 없는 낱말 벼리에서 부스러기를 덜면 새말로 올릴 뜻있는 낱말이 보이거든요

→ 말꽃에 없는 말뭉치에서 자잘한 것을 걷으면 새로 올릴 뜻깊은 낱말이 보이거든요

→ 밀껓에 없는 말꾸러미에서 잔말을 털면 새롭게 올릴 좋은 낱말이 보이거든요

《최후의 사전 편찬자들》(정철, 사계절, 2017) 77쪽


그 소박한 바람이 이루어지면, 도서목록에 이 그림책이 꼭 포함되기를 바란다

→ 이 작은 꿈을 이룰 적에, 책꾸러미에 이 그림책이 꼭 들기를 바란다

→ 이 수수한 꿈을 이룰 적에, 책벼리에 이 그림책을 꼭 넣기를 바란다

《사이에서, 그림책 읽기》(김장성, 이야기꽃, 2022) 163쪽


아이들에게 필요한 옷의 목록을 작성하라고 말한다

→ 아이들이 입을 옷을 죽 적으라고 말한다

→ 아이들이 입을 옷을 적어 보라고 말한다

→ 아이한테 챙길 옷을 써 보라고 말한다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마이아 에켈뢰브/이유진 옮김, 교유서가, 2022) 14쪽


곱창 좀 덜 먹었으면 같은 것들이 기대의 목록이다

→ 곱창 좀 덜 먹기 들을 바란다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은유, 읻다, 2023) 5쪽


무인도에 가져갈 책 목록을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 빈섬에 가져갈 책꾸러미를 고치지 않았다

→ 고요섬에 가져갈 책보따리를 갈지 않았다

→ 홀로섬에 가져갈 책다발을 새로하지 않았다

→ 홀섬에 가져갈 책꿰미를 바꾸지 않았다

《계속 읽기 : 기억하지 못해도》(한유주, 마티, 2025) 95쪽


포트럭 파티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의 목록은 줄어도

→ 도르리에 부르고 싶은 사람은 줄어도

→ 도리기에 데려오고 싶은 사람은 줄어도

→ 나눔잔치에 모시고 싶은 사람은 줄어도

《이 세상 모두가 적이라면》(김개미, 교유서가, 2026) 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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