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기회의


 기회의 요건이 갖추어졌으면 → 디딤길을 갖추면 / 발판을 갖추면

 기회의 신이 강림하셨다 → 사다리님이 내려오셨다 / 씨앗님이 오셨다

 기회의 틈이 사라졌다 → 틈이 사라졌다 / 다리가 사라졌다


  ‘기회(機會)’는 “1. 어떠한 일을 하는 데 적절한 시기나 경우 2. 겨를이나 짬”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기회 + -의’ 얼개라면 ‘-의’부터 털면서 ‘때·적·길·각단·갈피·깃’이나 ‘틈·틈새·짬·겨를’이나 ‘마당·자리·맡·판·김’으로 고쳐씁니다. ‘다리·디딤길·이음길·발판·징검다리’나 ‘바닥·불씨·사다리·빌미·몫·목’으로 고쳐쓸 수 있어요. ‘때문·말미암다·좋다·그때·늦지 않다’나 ‘철·판·-하러·씨앗’으로 고쳐써도 되어요. ‘사이·샅·샛일’이나 ‘일·앞뒤·얼김’이나 ‘맞다·되다·오다’나 ‘제때’로도 고쳐씁니다. ㅍㄹㄴ



그곳은 기회의 땅이었고, 경쟁의 땅이었고,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다

→ 그곳은 씨앗터이고 겨룸터이고 불꽃튀는 삶터였다

→ 그곳은 다리이고 싸움판이고 불티나는 삶자리였다

《쌀은 주권이다》(윤석원, 콩나물시루, 2016) 14쪽


박물관은 나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까

→ 살림숲은 나한테 발판이 될 수 있을까

→ 살림숲은 나한테 새터가 될 수 있을까

→ 나는 살림숲에서 새로설 수 있을까

《내가 사랑한 백제》(이병호, 다산초당, 2017) 97쪽


어떤 일을 시작하려 할 때 사전 준비가 착실한 이들에게 섬은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다

→ 어떤 일을 차근차근 미리짓는 이라면 섬은 그야말로 디딤땅이다

→ 어떤 일을 벌이며 찬찬히 다지는 이라면 섬은 그야말로 새땅이다

《섬에서 부르는 노래》(손세실리아, 강, 2021) 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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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노경 老境


 노경에 들다 → 끝에 들다 / 끝삶에 들다 / 늙마에 들다 / 저물다

 노경에 드셨으니 → 늙으셨으니 / 해거름이니 / 사위시니 / 지는꽃이니


  ‘노경(老境)’은 “늙어서 나이가 많은 때. 또는 그때 즈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만, 이런 한자말은 쓸 일이 없습니다. ‘끝·끝살림·끝삶·끝자리·끝자락’이나 ‘마지막·마지막길·마지막꽃·마지막줄·마지막삶·막바지’로 고쳐씁니다. ‘늘그막·늙마·늙바탕’이나 ‘늙다·늙네·늙님·늙은네·늙으신네’로 고쳐써요. ‘늙다리·늙둥이·늙은이·늙사람·늙은사람·늙은내기’나 ‘느지막이·느지거니·느지감치’로 고쳐쓰지요. ‘저물다·저녁놀·저녁노을·저녁빛·저녁해’나 ‘지다·지는길·지는꽃·지는 나이·지는이·지는님·지는벗’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해거름·해름·해질녘·해거름빛·해름빛·해넘이·해너머’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사그라들다·수그러들다·사그랑이·사시랑이’나 ‘사위다·사라지다·스러지다·슬다’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하얀날·흰머리날·흰머리·흰바구니’로 고쳐쓰면 되고요. ㅍㄹㄴ



노경(老境)의 아름다움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 늙어 아름답다고 여기기도 하고

→ 아름다운 늘그막으로 풀기도 하고

《섬에서 부르는 노래》(손세실리아, 강, 2021)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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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전생 轉生


 새롭게 전생(轉生)을 했다 → 새롭게 태어났다

 전생할 가능성이 있을까 → 다시살 수 있을까 / 돌고돌 수 있을까


  ‘전생(轉生)’은 “다른 것으로 다시 태어남”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다시 태어나다·다시 일어나다·다시 일어서다”나 ‘돌고돌다·새로 태어나다’로 고쳐씁니다. ‘되풀이·되풀이하다·되풀이일·되풀이질·되풀이삶’이나 ‘삶돌이·다시살다’로 고쳐써요. ‘수레바퀴·수레바퀴질·수레바퀴삶’이나 ‘쳇바퀴·쳇바퀴질·쳇바퀴삶·쳇바퀴살이·쳇바퀴살림’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전생’을 둘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전생(全生) : 온 생애

전생(前生) : [불교] 삼생(三生)의 하나. 이 세상에 태어나기 이전의 생애를 이른다 ≒ 과거세·선생·숙세·숙주·전겁·전제



윤회전생이라는 말이 있지

→ 돌고돈다는 말이 있지

→ 삶돌이란 말이 있지

→ 되풀이한다는 말이 있지

→ 쳇바퀴란 말이 있지

→ 수레바퀴란 말이 있지

《추억의 에마논》(카지오 신지·츠루타 겐지/정은서 옮김, 미우, 2012) 100쪽


결국 변생(變生)이나 전생(轉生)해 버릴지도 모르고

→ 끝내 달라지거나 다시 태어날지도 모르고

→ 마침내 바뀌거나 거듭 태어날지도 모르고

《식물기》(호시노 도모유키/김석희 옮김, 그물코, 2023) 66쪽


올바른 삶을 살아야 합니다. 전생을 시켜 드리지요

→ 올바르게 살아야 합니다. 돌려 드리지요

→ 올바르게 살아야 합니다. 되돌려 드리지요

→ 올바르게 살아야 합니다. 삶돌이를 해주지요

→ 올바르게 살아야 합니다. 다시 태어나 보세요

《아저씨 전생 1》(아이바 쿄코/이소정 옮김, 디앤씨미디어, 202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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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전생 前生


 전생의 업보 → 예전 씨앗 / 지난 돌림몫 / 옛 굴레

 전생의 인연 → 옛날길 / 옛적길 / 지나간 끈

 전생의 무슨 원수가 만났기에 → 예전 무슨 놈이 만났기에

 전생을 되돌아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앞삶을 되돌아보는 듯했다


  ‘전생(前生)’은 “[불교] 삼생(三生)의 하나. 이 세상에 태어나기 이전의 생애를 이른다 ≒ 과거세·선생·숙세·숙주·전겁·전제”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앞·앞길·앞꽃·앞목·앞줄’이나 ‘앞살림·앞삶·앞에서·앞나루’로 고쳐씁니다. ‘어제·어저께·예·예전·예부터’나 ‘옛날·옛삶·옛길·옛날길·옛걸음·옛적길’로 고쳐쓸 만합니다. ‘가다·지나가다·지나다·지나오다’나 ‘지난길·지난날·지난삶·지난때·지난적’으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ㅍㄹㄴ



사람들은 서로 심하게 다투는 걸 보면 전생에 원수 사이였나 보다 하고 말하지요

→ 사람들은 서로 매섭게 다투는 모습을 보면 예전에 미워했나 보다 하고 말하지요

→ 사람들은 서로 모질게 다투는 모습을 보면 지난날 끔찍했나 보다 하고 말하지요

《붓다 나를 흔들다》(법륜, 샨티, 2005) 18쪽


지독히 전생을 사랑한 이들이

→ 모질게 옛삶을 사랑한 이들이

→ 끔찍히 옛길을 사랑한 이들이

→ 그저 옛날을 사랑한 이들이

→ 옛걸음을 참 사랑한 이들이

《찬란》(이병률, 문학과지성사, 2010) 75쪽


불교는 전생의 업이나 윤회를 영원불변한 절대적인 체계로 바라보고 그것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 절집은 앞삶이나 되돌이삶을 늘 똑같이 굳어진 틀로 바라보거나 이를 따라야 한다고 밝히지 않습니다

→ 절에서는 지난삶이나 수레바퀴삶이 한결같이 흐른다거나 이를 따라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10대와 통하는 사찰벽화 이야기》(강호진, 철수와영희, 2014) 77쪽


잡것! 전생에 무슨 죄를 이렇게 많이 졌어?

→ 못난! 예전에 무슨 빚을 이렇게 많이 졌어?

《운빨 로맨스 1》(김달님, 재미주의, 2015) 4쪽


이만큼 나불거리고도 내용은 전부 전생 자랑인가

→ 이만큼 나불거리고도 속살은 온통 옛날 자랑인가

→ 이만큼 나불거리고도 알맹이는 다 옛자랑인가

《징역 339년 1》(이세 토모카/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16) 86쪽


전생을 보게 되면 자신이 왜 이렇게 사는지 알게 되어서 가슴에 쌓였던 한이 싹 사라진대요

→ 지난길을 보면 내가 왜 이렇게 사는지 알아차려서 가슴에 쌓인 앙금이 싹 사라진대요

→ 어제을 보면 내가 왜 이렇게 사는지 알아내면서 가슴에 쌓인 멍울이 싹 사라진대요

《공덕을 꽃 피우다》(광우, 스토리닷, 2017) 73쪽


전생에 모두가 어떤 마음으로 죽어갔고, 앞으로 어떻게 살지 생각해 본 적 있어?

→ 앞에서 모두가 어떤 마음으로 죽어갔고, 이제 어떻게 살지 헤아려 본 적 있어?

→ 지난날 모두가 어떤 마음으로 죽어갔고, 앞으로 어떻게 살지 살펴본 적 있어?

《불멸의 그대에게 17》(오이마 요시토키/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2) 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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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와 씨 행세를 합니다 14
아오키 유헤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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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9.18.

책으로 삶읽기 1178


《미와 씨 행세를 합니다 14》

 아오키 유헤이

 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6.8.31.



《미와 씨 행세를 합니다 14》(아오키 유헤이/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6)을 읽었다. 갈팡질팡하는 젊은이는 ‘젊다’는 데까지도 마음이 미치지 못 하고, ‘삶’이라는 뜻에도 마음이 닿지 못 하며, ‘사랑’이나 ‘살림’이라는 데는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 한다. 하나부터 열 까지 ‘못 한다’는 뜻을 세우는 나날이라고 할 만하다. 남들하고 나를 견주면 견줄수록 스스로 쪼그라들 뿐이다. 남처럼 되고픈 뜻은 아니라지만 ‘남처럼’ 되지는 못 했다는 마음을 자꾸자꾸 심는 셈이라고 할까. 그렇다면 이름을 날리거나 얼굴을 팔거나 돈을 거머쥐거나 힘이 있는 쪽에 섰다는 이들은 갈팡질팡하는 날이 없을까? 남들한테도 젊음이 있을까 없을까? 겉으로만 쳐다보려고 하니 하나부터 열까지 헤맬 뿐인 젊은이는 언제까지 헤매려나.


ㅍㄹㄴ


‘아아,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아. 누가 나 좀 도와줘!’ 17쪽


‘가정부 한 명이 떠난 그 저택에서 야츠미 타카시는 고독했다.’ 94쪽


“애초에 쿠도 씨는 왜 그 모양인 걸까요. 배우 일도, 사생활도 너무 막 나가잖아요.” 151쪽


#ミワさんなりすます #靑木U平


+


소꿉장난으로 비유한 저의가 뭐냐니까

→ 소꿉장난으로 빗댄 속내가 뭐냐니까

→ 소꿉장난으로 견준 뜻이 뭐냐니까

2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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