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69. 2014.10.29. 샛노란 유자알과



  샛노랗게 잘 익은 유자를 딴다. 꽃순이 손에 한 알씩 올린다. 조그마한 꽃순이 손에는 한 알만 얹어도 묵직하다. 유자를 두 손에 얹었으니 두 손에는 유자내음이 향긋하게 밸 테지. 꽃순아, 네 손에도 몸에도 마음에도 향긋한 꽃내음으로 맑은 숨결이 흐르기를 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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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락은 누가 누구한테 싸서 건넬까 생각해 본다. 밥은 누가 누구한테 먹이고 싶어서 짓는지 생각해 본다. 사랑은 누가 누구한테 어떻게 건네고 싶은지 생각해 본다. 주먹다짐이나 발길질이나 거친 말씨로 저지르는 폭력은 누가 누구한테 왜 건네려 하는지 생각해 본다. 우리는 내가 받고 싶은 것을 남한테 줄밖에 없다. 우리는 내가 누리고 싶은 것을 남한테 베풀밖에 없다. 군대에서 겪은 일을 문득 떠올린다. 어떤 이가 그린 만화에도 나오지만, 여느 사병을 괴롭히는 간부들이 먹는 밥이나 국이나 반찬에 침을 뱉거나 오줌을 섞는 일이 참말 있다. 그런데 사병끼리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주둔지에 있을 적인데, 대대 취사병이 수백 사람 몫 밥을 지으면서 밥알에 흙이 섞이든 국에 뭐가 들어가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취사병은 저희가 먹을 밥은 따로 짓고, 다른 중대원 수백 사람이 먹을 밥은 그야말로 엉터리로 짓는다. 이런 모습을 보고는 구역질이 났지만, 그 밥이라도 안 먹으면 쫄쫄 굶으면서 모진 훈련과 노역을 해야 한다. 아무것도 못 보았노라 생각하면서 밥을 먹었다. 주둔지에서 벗어나 지오피로 가거나 선점에 갔을 적에 얼마나 마음을 놓았는지 모른다. 만화책 《다카스기 家의 도시락》을 읽으면서 생각한다. 서로 아끼고 좋아하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짓는 밥을 함께 나눌 수 있을 때에 참으로 즐겁고 아름답다. 4347.10.3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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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스기 가의 도시락 3
야나하라 노조미 지음, 채다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10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1월 1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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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스기 가의 도시락 3
야나하라 노조미 지음, 채다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10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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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는 학교에서 단체급식만 하니, 《다카스기 家의 도시락》 같은 만화책이 나오기는 힘들겠구나 싶다. 아마 도시락 이야기도 나오기 힘들겠지. 도시락을 싸는 즐거움, 도시락을 먹는 즐거움, 집에서 손수 밥을 지어 함께 먹는 기쁨, 손수 지은 밥을 이웃이나 동무를 불러 같이 누리는 재미를 수수하게 만화로 담아서 노래할 수 있으니 참 멋스럽구나 싶다. 이 만화책에 나오는 도시락이라든지 집밥은 ‘대단하’지 않다. 대단할 까닭이 없다. 왜냐하면 어떤 밥을 짓거나 차려서 먹든,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으면 언제나 맛있으면서 즐겁기 때문이다. 4347.10.3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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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스기 가의 도시락 2
야나하라 노조미 지음, 채다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7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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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츠바랑! 12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407



오늘 놀이는?

― 요츠바랑! 12

 아즈마 키요히코 글·그림

 금정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3.4.25.



  큰아이가 자다가 재채기를 합니다. 작은아이가 재채기 소리를 듣고는 따라합니다. 재채기가 나와서 재채기를 하기도 할 테지만, 재채기를 놀이처럼 자꾸 뱉습니다. 아이한테는 무엇이든 놀이입니다. 아이는 언제나 놀이입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어른한테는 무엇이 놀이일까요. 우리 어른들은 무슨 놀이를 하면서 하루를 보낼까요. 우리 어른한테 술과 담배를 빼고 다른 놀이가 있을까요. 우리 어른한테 텔레비전과 영화와 책과 살섞기를 빼고 놀이라 할 만한 놀이가 있을까요.



- “시계 가르치기, 나한텐 무리다.” “그래, 어렵긴 하지. 괜찮아, 괜찮아. 그럼 시계 말고 딴 거 가르쳐 줘!” (25쪽)

- “이건, 야단맞을 일입니까? 요츠바는, 이제 야단 맞습니까?” (61쪽)





  대나무를 벱니다. 대나무를 베려고 수레를 끌고 갑니다. 자른 대나무는 끈으로 엮어 수레에 단단히 조입니다. 아이들은 수레를 타면서 놉니다. 대나무밭에 가는 길에도 수레놀이요, 집으로 오는 길에도 수레놀이입니다. 대나무를 베면 두 아이는 서로 나르겠다면서 놀고, 대나무 잔가지를 꼬챙이나 젓가락으로 삼아서 놉니다.


  수레에 싣고 가져온 대나무는 마루에서 널나무가 됩니다. 평상에 대나무를 걸쳐서 낭창낭창 널놀이를 누립니다. 굵고 튼튼한 녀석을 골라 끝에 홈을 내고 바지랑대로 세우면, 이제 바지랑대를 둘러싸고 빙글빙글 돌면서 놉니다. 술래잡기입니다. 또는 그냥 잡기놀이입니다. 때로는 그냥 돌기놀이입니다.


  밥을 먹는 자리에서 오목하고 볼록한 숟가락을 물끄러미 들여다봅니다. 숟가락놀이입니다. 숟가락을 국에 살며시 띄웁니다. 숟가락을 배로 삼고 국물을 바다나 냇물이나 못물로 삼습니다. 아이는 밥을 먹다가 바다를 가로지르는 배를 몹니다.





- “또 그래. 손이 파랄 때쯤이야 있지! 저 헬멧도 파랗잖아! 저것도!” (78쪽)

- “아빠, 날다람쥐는 별처럼 날아.” (103쪽)

- “요츠바는 과자가 더 좋은데.” “응, 그럼 장난치지 말고 잠시만 기다려.” (128쪽)



  아즈마 키요히코 님이 빚은 만화책 《요츠바랑!》(대원씨아이,2013) 열둘째 권을 읽습니다. 예전에는 우리 집 큰아이가 이 만화책을 안 보았는데, 이제 이 만화책에 제법 눈길을 보냅니다. 눈을 반짝이면서 들여다봅니다. 일곱 살 어린이 눈에 요츠바는 어떻게 보일까요. 또래라 할 요츠바는, 어쩌면 동생일는지 모를 요츠바는, 우리 집 시골순이·놀이순이·꽃순이·자전거순이한테 어떤 아이로 비칠까요.





- “주머니 달린 집이라니! 요츠바는 장래에 이런 집에 살아야지!” (159쪽)

- “어때, 요츠바. 스스로 만든 카레, 맛있어?” “응! 진짜 같아! 비법양념 맛이 잘 배었어.” (180쪽)

- “좋겠다! 그렇게 멋진 거 요츠바는 생각도 못했어. 그래서 도토리 무지 않은데 그런 보석은 하나도 없어. 좋겠다! 요츠바도 그거 좋아! 요츠바도 그거 갖고 싶어! 부러워!” (188쪽)





  놀기에 하루가 즐겁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놀기에 하루가 즐겁습니다. 어른이 하는 일이란, 스스로 삶을 짓는 놀이와 같습니다. 손수 삶을 가꾸는 노래와 같습니다. 어릴 적부터 개구지게 뛰놀기에 새로운 놀이를 찾아서 일감을 헤아립니다. 어린 나날부터 신나게 뛰놀기에 다시금 놀이를 생각하면서 일머리를 잡습니다.


  풀을 베면서 노래합니다. 나무를 깎으면서 노래합니다. 씻고 씻기면서 노래합니다. 걸레를 빨면서 노래합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노래합니다. 비를 우산으로 받고 첨벙첨벙 달리면서 노래합니다. 뒤꼍에서 유자와 모과를 따면서 노래합니다. 수저를 들고 밥을 먹으면서 노래합니다.


  노래가 아닌 노래가 없습니다. 사랑이 아닌 사랑이 없습니다. 이야기가 아닌 이야기가 없습니다. 아침에 깨어나서 기쁘고, 저녁에 잠들어서 즐겁습니다. 아침에 해를 보니 반갑고, 저녁에 달과 별을 보아 살갑습니다.



- “오늘은 뭐하고 놀까?” (222쪽)



  우리, 오늘 무엇을 하며 놀까요? 우리, 오늘 무엇을 하며 사랑을 속삭일까요? 우리, 오늘 무엇을 하면서 삶을 아름답게 일굴까요? 4347.10.3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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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얌전히 유자순이



  산들보라는 개구지게 유자 껍질을 벗긴다면, 사름벼리는 얌전하게 유자 껍질을 벗긴다. 하나하나 알뜰히 벗긴다. 곧 먹을 알맹이를 생각하며 군침을 삼킨다. 너희는 손수 까서 먹는 맛과 즐거움을 알지? 이제 곧 귤철이 되니 겨우내 귤을 실컷 먹자. 우리 집에도 귤나무가 자랄 수 있으면 좋겠구나. 귤나무라, 귤나무라, 귤나무를 생각하자. 4347.10.3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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