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은 누가 누구한테 싸서 건넬까 생각해 본다. 밥은 누가 누구한테 먹이고 싶어서 짓는지 생각해 본다. 사랑은 누가 누구한테 어떻게 건네고 싶은지 생각해 본다. 주먹다짐이나 발길질이나 거친 말씨로 저지르는 폭력은 누가 누구한테 왜 건네려 하는지 생각해 본다. 우리는 내가 받고 싶은 것을 남한테 줄밖에 없다. 우리는 내가 누리고 싶은 것을 남한테 베풀밖에 없다. 군대에서 겪은 일을 문득 떠올린다. 어떤 이가 그린 만화에도 나오지만, 여느 사병을 괴롭히는 간부들이 먹는 밥이나 국이나 반찬에 침을 뱉거나 오줌을 섞는 일이 참말 있다. 그런데 사병끼리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주둔지에 있을 적인데, 대대 취사병이 수백 사람 몫 밥을 지으면서 밥알에 흙이 섞이든 국에 뭐가 들어가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취사병은 저희가 먹을 밥은 따로 짓고, 다른 중대원 수백 사람이 먹을 밥은 그야말로 엉터리로 짓는다. 이런 모습을 보고는 구역질이 났지만, 그 밥이라도 안 먹으면 쫄쫄 굶으면서 모진 훈련과 노역을 해야 한다. 아무것도 못 보았노라 생각하면서 밥을 먹었다. 주둔지에서 벗어나 지오피로 가거나 선점에 갔을 적에 얼마나 마음을 놓았는지 모른다. 만화책 《다카스기 家의 도시락》을 읽으면서 생각한다. 서로 아끼고 좋아하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짓는 밥을 함께 나눌 수 있을 때에 참으로 즐겁고 아름답다. 4347.10.3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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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스기 가의 도시락 3
야나하라 노조미 지음, 채다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10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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