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353) 가지다 4


이러한 현상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종이신문 직업기자들이 독점하고 있었던 ‘좋은 기사에 대한 평가’에 네티즌들이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연호-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2004) 146쪽


 이러한 현상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 이러한 모습은 중요하다

→ 이러한 일은 무척 뜻이 있다

→ 이러한 일은 눈여겨볼 만하다

→ 이러한 모습은 여러모로 뜻깊다

 …



  한국말사전에서 ‘뜻깊다’를 찾아보면 “가치나 중요성이 크다”로 풀이합니다. 보기글을 보면 “중요한 의미”를 말하지요. 그러니, 이 글월은 “뜻깊다” 한 마디로 고쳐쓰면 됩니다. 또는 “뜻있다”로 고쳐쓸 수 있고, “무척 뜻깊다”나 “매우 뜻있다”로 고쳐써도 잘 어울립니다.


  그런데, 뜻은 ‘있다’와 ‘없다’로 나타냅니다. 뜻은 있거나 없습니다. 한국말 ‘뜻’이든 한자말 ‘의미’이든 ‘가지다’로 나타내거나 적을 수 없습니다. 한국말은 영어가 아닙니다. 4337.9.13.달/4347.11.30.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이러한 모습은 중요하다. 그동안 종이신문 직업기자가 혼자 차지하던 ‘좋은 기사 평가하기’에 누리꾼이 함께한다

이러한 일은 무척 뜻이 있다. 그동안 종이신문 직업기자만 차지하던 ‘좋은 기사 평가’에 누리꾼이 함께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現狀/現象)”은 “이러한 모습”이나 “이러한 일”로 손보고, ‘의미(意味)’는 ‘뜻’으로 손보며, ‘중요(重要)한’은 그대로 둘 수 있으나 ‘큰’이나 ‘남다른’으로 손볼 만합니다. “직업기자들이 독점(獨占)하고 있었던”은 “직업기자가 혼자 차지하던”이나 “직업기자만 차지하던”이나 “직업기자만 누리던”으로 손질하고 “기사에 대(對)한 평가”는 “기사 평사”나 “기사 평가하기”로 손질합니다. ‘네티즌(netizen)’은 ‘누리꾼’으로 고쳐쓰고, “참여(參與)하기 시작(始作)한 것이다”는 “함께할 수 있다”나 “함께한다”로 고쳐씁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398) 가지다 6


앞의 예에서 나는 왜 부모들이 아이의 욕구에 간섭하려고 하는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안드레아 브라운/배인섭 옮김-소비에 중독된 아이들》(미래의창,2002) 63쪽


 의문을 갖게 되었다

→ 의문스럽다

→ 궁금하다

→ 알고 싶었다

→ 알아보고 싶었다

 …



  ‘의문(疑問)’은 “의심스럽게 생각함”을 가리키고, ‘의심(疑心)’은 “확실히 알 수 없어서 믿지 못하는 마음”을 가리킵니다. 이 보기글을 보면, 아이가 무엇을 바랄 적에 어버이가 왜 자꾸 끼어들려고 하는지 ‘잘 모르기에 알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이러한 뜻 그대로 “알고 싶었다”나 “알아보고 싶었다”로 적으면 되고, “궁금하다” 같은 한국말을 넣으면 됩니다. 한자말을 그대로 두고 싶다면 “의문스럽다”로 적으면 돼요.


  궁금함은 ‘가지’지 않습니다. 영어에서는 ‘have’나 ‘get’을 쓸는지 모르나, 한국말에서는 궁금하면 “궁금하다”라고만 적고, 알고 싶다면 “알고 싶다”라고만 적으며, 의문스러우면 “의문스럽다”라고만 적습니다.


  생각이든 마음이든 사랑이든 ‘가지’지 않습니다. 생각을 합니다. 마음을 씁니다. 사랑을 나눕니다. 4338.3.12.흙/4347.11.30.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앞에서 나는 왜 어버이가 아이가 무엇을 바랄 적에 끼어들려 하는지 궁금하게 여겼다


“앞의 예(例)에서”는 “앞에 든 보기에서”나 “앞에서”로 다듬고, ‘부모(父母)’는 ‘어버이’로 다듬으며, “아이의 욕구(欲求)에 간섭(干涉)하려고”는 “아이가 무엇을 바랄 적에 끼어드는지”로 다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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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751) 가지다(갖다) 44


얼마 전부터 그런 의문을 갖고 있었다

《이현식-곤혹한 비평》(작가들,2007) 90쪽


 그런 의문을 갖고 있었다

→ 그런 생각을 했다

→ 그렇게 생각했다

→ 그 대목이 궁금했다

 …



  이 보기글에서 한자말 ‘의문’을 그대로 두고 싶다면 “얼마 앞서부터 그 대목이 의문스러웠다”처럼 적을 수 있습니다. 의문은 ‘가질’ 수 없습니다. 의문스럽다고 느낄 적에는 그 대목을 곰곰이 생각한다는 뜻이 될 테니, “생각을 했다”나 “생각했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생각하고 자꾸 생각하는 까닭은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알고 싶은 까닭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4340.8.2.나무/4347.11.30.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얼마 앞서부터 그 대목이 궁금했다

얼마 앞서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얼마 전(前)부터”는 “얼마 앞서부터”로 손봅니다. “갖고 있었다”는 “가졌다”로 손질할 대목이고, ‘의문(疑問)’은 ‘궁금함’으로 손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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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825) 가지다 47


싹이 무성해지면 콜로라도 잎벌레라는 이름을 가진 애벌레가 여기저기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마이즈미 미네코/최성현 옮김-지렁이 카로》(이후,2004) 102쪽


 콜로라도 잎벌레라는 이름을 가진 애벌레가

→ 콜로라도 잎벌레라는 이름이 붙은 애벌레가

→ 콜로라도 잎벌레라는 애벌레가

→ 콜로라도 잎벌레가

 …



  이름을 ‘주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주는 사람이 있으니 ‘받는’ 사람이 있을 테고, 받은 사람은 저도 이름을 ‘가진다’고 말할 테니까요. 그러나, 이름은 ‘붙입’니다. 이름을 붙이니, 사람들은 아무개라는 이름을 ‘부릅’니다.


  보기글을 보면, 잎사귀를 먹고 자라는 애벌레가 하나 있는데, 이 애벌레 이름이 ‘콜로라도 잎벌레’라고 하는군요. 이렇다고 한다면, 이 보기글에서는 “이름이 콜로라도 잎벌레인 애벌레가”라고 적거나, “콜로라도 잎벌레가”라고 적으면 됩니다. 또는 “콜로라도 잎벌레라는 애벌레가”로 적습니다. 4341.5.13.불/4347.11.30.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싹이 많이 올라오면 콜로라도 잎벌레라는 애벌레가 여기저기 보입니다


“싹이 무성(茂盛)해지면”은 “싹이 우거지면”이나 “싹이 많이 자라면”이나 “싹이 많이 올라오면”으로 다듬고, “보이기 시작(始作)합니다”는 “보이곤 합니다”나 “보입니다”로 다듬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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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477) 기타 등등


오늘날 이 나라에서는 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두세 가지의 도구, 작은칼, 도끼, 괭이, 손수레, 기타 등등 그리고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는 등불, 문방구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정성호 옮김-숲속의 생활》(샘터,1987) 30쪽


 손수레, 기타 등등

→ 손수레, 그리고

→ 손수레, 이밖에

→ 손수레, 그밖에

→ 손수레, 여기에 

 …



  한자말 ‘기타(其他)’는 “그 밖의 또 다른 것”을 뜻하고, 한자말 ‘등등(等等)’은 “그 밖의 것을 줄임을 나타내는 말”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기타’이든 ‘등등’이든 “그밖에”를 가리키는 셈입니다. 한국말로 ‘그밖에’를 쓰거나 ‘이밖에’를 쓰면 되고, ‘그리고’나 ‘여기에’나 ‘여기에다가’를 쓸 수 있습니다. 4339.1.4.물/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오늘날 이 나라에서는 내 지난 삶에 비추어 두세 가지 연장, 작은칼, 도끼, 괭이, 손수레, 이밖에 공부를 하는 사람한테는 등불, 문방구


“나 자신(自身)의 경험(經驗)에 비추어”는 “내가 겪은 바에 따르면”이나 “내가 겪기로는”이나 “내가 살아오는 동안”이나 “내 지난 삶에 비추어”로 다듬어 줍니다. “두세 가지의 도구(道具)”는 “두세 가지 연장”으로 손봅니다.



기타(其他) : 그 밖의 또 다른 것

   - 기타 등등 / 공장 지역의 공해가 기타 지역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기타(guitar) : 현악기의 하나


..



 우리 말도 익혀야지

 (437) 불특정 다수


불특정 다수라는 제3자의 벽을 부수려는 소설의 꿈은 거꾸러지기 일쑤다

《김곰치-발바닥 내 발바닥》(녹색평론사,2005) 262쪽


 불특정 다수

→ 낯선 이

→ 모르는 이

→ 얼굴을 모르는 이

→ 알지 못하는 이

→ 알 수 없는 이

→ 숨은 이

→ 아무개

→ 아무

→ 모든 사람

 …



  한자말 ‘불특정(不特定)’은 “특별히 정하지 아니함. ‘임의의’로 순화”를 뜻한다 하고, ‘다수(多數)’는 “수효가 많음”울 뜻한다 하며, ‘임의(任意)’는 “대상이나 장소 따위를 일정하게 정하지 아니함”을 뜻한다 합니다. 그러니까, ‘불특정 다수’는 “특별히 정하지 않은 많은 수효”나 “일정하게 정하지 않은 많은 수효”를 가리키는 셈입니다.


  이 보기글에 나온 “불특정 다수라는 제3자”라면 ‘대중(大衆)’이라는 한자말로 가리킬 사람이 ‘불특정 다수’요 ‘제삼자’가 되리라 느낍니다. 그러니까, 누가 누구인지 모를 만한 사람들을 가리키고, 낯선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숨은 사람이나 알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한마디로 간추린다면 ‘아무개’입니다. 또는 ‘모든 사람’이나 ‘모두’가 될 수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방화

→ 아무한테나 저지르는 방화

→ 아무 집에나 불을 지르는 짓

 불특정 다수가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누구나 위험하다

→ 누구이든 위험하다고 나타났다

→ 모든 사람이 위험하다고 나타났다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를 통해 음성 신호를 방송하는 것

→ 누구한테나 전파로 음성 신호를 보내는 것

→ 아무한테나 전파로 음성 신호를 보내는 것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느냐, 특정 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느냐

→ 모든 사람을 손님으로 삼느냐, 몇몇 사람을 손님으로 삼느냐

→ 누구나 손님으로 삼느냐, 몇몇을 골라 손님으로 삼느냐


  ‘불특정 다수’라는 한자말은 반드시 고쳐써야 할 말마디입니다. 아니, 고쳐쓰고 자시고 할 까닭이 없이, 이런 말마디를 쓸 까닭이 없습니다. 한국말에는 ‘아무’와 ‘누구’가 있습니다. 딱히 어느 한 사람이나 어떤 무리를 가리키려 하지 않을 적에는 ‘아무’와 ‘누구’라는 낱말을 씁니다. 때와 곳에 따라 ‘모두’나 ‘모든 사람’이나 ‘온갖 사람’을 쓸 수 있습니다. 4338.9.24.흙/4347.11.30.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아무개라는 울타리를 부수려는 소설쓰기는 거꾸러지기 일쑤이다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울을 부수려는 소설쓰기는 거꾸러지기 일쑤이다


‘제삼자(第三者)’는 “일정한 일에 직접 관계가 없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불특정 다수’와 ‘제삼자’는 같은 사람을 가리키는 낱말이지 싶습니다. “불특정 다수라는 제삼자의 벽(壁)”은 “낯선 사람이라는 울타리”나 “아무개라는 울타리”나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울타리”로 손질해 봅니다. “소설의 꿈은”은 “소설을 쓰려는 꿈은”이나 “소설이라는 꿈은”으로 손볼 만한데, 이 보기글에서는 “소설쓰기”로 손보아도 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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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495) 만감이 교차 1


〈오마이뉴스〉에 실린 ‘민관 공동 점검팀’의 기사를 보며 문자 그대로 만감이 교차하는 착잡한 심경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지율-초록의 공명》(삼인,2005) 146쪽


 만감이 교차하는 착잡한 심경

→ 온갖 생각이 엇갈리는 어수선한 마음

→ 숱한 생각이 들며 어지러운 마음

→ 이런저런 생각으로 뒤섞인 마음

→ 갖가지 생각으로 쓸쓸한 마음

 …


 

  한자말 ‘만감(萬感)’은 “솟아오르는 온갖 느낌”을 가리키고, ‘교차(交叉)’는 “서로 엇갈리거나 마주침”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만감이 교차하다”와 “만감의 교차” 같은 보기글이 나옵니다.


  “만감의 교차”는 한국말이 아닙니다. 한국말로 쉽게 말하면 됩니다. 온갖 생각이 엇갈리니 “온갖 생각이 엇갈린다”고 합니다. 온갖 생각이 들기에 “온갖 생각이 든다”고 하지요. 그대로 바라보고, 꾸밈없이 헤아리며, 고스란히 살핍니다. 4339.1.31.불/4347.11.30.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오마이뉴스〉에 실린 ‘민관 공동 점검팀’ 기사를 보며 말 그대로 온갖 생각이 들며 어지러운 마음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의 기사를 보며”에서는 ‘-의’만 덜면 됩니다. “문자(文字) 그대로”는 “말 그대로”로 다듬습니다. ‘착잡(錯雜)’은 어수선하거나 뒤섞인 모습을 가리킵니다. ‘심경(心境)’은 “마음의 상태”를 가리키고요. 그래서 “착잡한 심경”이란 “어수선한 마음”이나 “어지러운 마음”이나 “뒤섞인 마음”이나 “갈피를 못 잡는 마음”으로 손봅니다. “금(禁)할 수 없습니다”는 “그칠 수 없습니다”나 “안 할 수 없습니다”라든지 “어찌할 수 없습니다”로 풀어내고요. 


..



 우리 말도 익혀야지

 (808) 만감이 교차 2


스산한 바람이 부는 산골짜기 외딴집에 어설픈 남자 하나가 온전히 못한 늙은 어머니를 맞고 있으니, 생각이야 했겠지만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전희식-똥꽃》(그물코,2008) 32쪽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 온갖 생각이 들었으리라

→ 이 생각 저 생각 들었을 테지

→ 씁쓸하셨으리라

→ 한숨만 나왔을 테지

 …



  온갖 생각이나 여러 생각은 이렇게도 나고 저렇게도 납니다. 끊임없이 나고 쉴새없이 납니다.


  보기글을 봅니다. 멧골짜기 외딴집에 어설픈 사내가 늙은 어머니를 모신답시고 죽치고 앉았다고 합니다. 이 모습을 본 다른 피붙이 마음이 뒤숭숭했으리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딱하거나 안쓰럽다는 생각으로 바라보았겠구나 하고 여겼답니다. 속이 쓰리거나 가슴이 시리기도 하며, 한숨만 푹푹 나오면서 씁쓸하게 쳐다보았네 싶기도 했답니다. 4341.3.9.해/4347.11.3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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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바람이 부는 멧골짜기 외딴집에 어설픈 사내 하나가 제 몸 못 가누는 늙은 어머니를 맞으니, 생각이야 했겠지만 온갖 생각이 들었으리라


‘산(山)골짜기’는 ‘멧골짜기’로 다듬고, ‘남자(男子)’는 ‘사내’로 다듬습니다. “온전(穩全)치 못한”은 “제 몸 못 가누는”으로 손질하고, “맞고 있으니”는 “맞으니”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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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책



  이웃한테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란, 참 즐거우면서 예쁜 책이로구나 싶어요. 동무한테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란, 참 기쁘면서 사랑스러운 책이로구나 싶어요.


  예쁜 책은 나 한 권 갖고 이웃한테 한 권 선물합니다. 사랑스러운 책은 나 한 권 읽고 동무한테 한 권 선물합니다. 예쁜 책이기에 내 책을 이웃한테 빌려줍니다. 사랑스러운 책이기에 내 책을 아이한테 물려줍니다. 4347.11.3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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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11-30 08:22   좋아요 0 | URL
<윤미네 집>을 요즘 다시 보았는데 괜히 반갑네요~
<박정희 할머니의 행복한 육아일기>를 보니, 독일에서 동생 결혼식에 딸아기를
데리고 잠시 돌아온 대녀에게 선물하고픈 마음이 마구 듭니다~*^^*

파란놀 2014-11-30 09:57   좋아요 0 | URL
예쁜 책은 오래도록 꾸준하게 사랑받을 테지요?
박정희 할머님이 이제 많이 늙으셨는데
올겨울 따스히 나시기를 마음으로 빕니다
 


 우리 말도 익혀야지

 (252) 혹은 1


사람들은 작은 암선에 의지해서 현해탄으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고향 땅을 밟기도 전에 병으로 쓰러지거나, 혹은 해난으로 죽어간 사람도 많았다. 원폭지옥 속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조선인피폭자에게는 조국으로 돌아오는 길 또한 구사일생의 길이었던 것이다

《이치바 준코/이제수 옮김-한국의 히로시마》(역사비평사,2003) 35쪽


 병으로 쓰러지거나, 혹은 해난으로 죽어간

→ 병으로 쓰러지거나, 또는 해난으로 죽어간

→ 몸져누워 쓰러지거나, 바닷물에 휩쓸려 죽어간

→ 몸져누워 쓰러지거나, 바다에 빠져 죽어간

 …



  보기글에서 ‘혹은’은 군말입니다. 덜면 됩니다. 그리고, ‘또는’이나 ‘아니면’을 넣어서 앞뒷말을 이을 수 있어요. ‘혹은(或-)’은 “(1) 그렇지 아니하면. 또는 그것이 아니라면 (2) 더러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아니라면’이나 ‘더러는’ 같은 한국말을 써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아들 혹은 딸

→ 아들 아니면 딸

→ 아들이거나 딸

→ 아들 또는 딸

 방 안의 사람들은 혹은 앉기도 하고, 혹은 눕기도 하였다

→ 방에 있는 사람들은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였다

→ 방에 있는 사람들은 앉거나 누웠다


  ‘혹은’뿐 아니라 ‘혹(或)’이라는 한자말도 곧잘 쓰입니다. ‘혹’은 “= 혹시. 간혹”을 뜻한다고 합니다. ‘혹시(或是)’는 “(1) 그러할 리는 없지만 만일에 (2) 어쩌다가 우연히 (3) 짐작대로 어쩌면 (4) 주저할 때 쓰는 말”을 뜻한다 하고, ‘간혹(間或)’은 “어쩌다가 띄엄띄엄”을 뜻한다고 합니다.


  뜻을 살피면 잘 알 수 잇습니다. 우리가 쓸 말은 ‘어쩌다가’나 ‘어쩌면’입니다. ‘드문드문’이나 ‘가끔’이나 ‘자칫’이나 ‘때로’나 ‘때로는’ 같은 낱말도 때와 곳에 따라 쓸 수 있어요. 4337.6.21.달/4347.11.2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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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작은 배를 타고 현해탄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고향 땅을 밟기 앞서 몸져누워 쓰러지거나, 바다에서 휩쓸려 죽어간 사람도 많았다. 원폭지옥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조선인피폭자한테는 고향나라로 돌아오는 길 또한 죽음을 무릅쓴 길이었다


‘암선’은 무엇일까요? 한국말사전에 없는 낱말입니다. “작은 암선(?)에 의지(依支)해서”는 “작은 배에 기대어”나 “작은 배를 타고”로 손봅니다. ‘출발(出發)할’은 ‘떠날’로 손질하고, “밟기도 전(前)에”는 “밟기 앞서”로 손질하며, ‘해난(海難)으로’는 ‘바닷물에 휩쓸려’나 ‘바다에 빠져’로 손질합니다. “원폭지옥 속에서”는 “원폭지옥에서”로 다듬고, ‘구사일생(九死一生)으로’는 ‘가까스로’로 다듬으며, ‘조국(祖國)’은 ‘고향나라’로 다듬습니다. “구사일생의 길이었던 것이다”는 “죽음을 무릅쓴 길이었다”로 고쳐씁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478) 혹은 2


그렇지만 인종주의자는 외국인이 열등한 인종에 속한다고 스스로 믿거나 혹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믿도록 한단다

《타하르 벤 젤룬/홍세화 옮김-인종차별 야만의 색깔들》(상형문자,2004) 30쪽


 스스로 믿거나 혹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 스스로 믿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 스스로 믿거나, 더러는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 스스로 믿거나, 때로는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 스스로 믿거나, 또는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



  낱말이나 글월을 이을 적에 이음씨를 넣습니다. ‘혹은’은 이음씨 구실을 한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혹은’이 무엇을 뜻하는지 헤아린다면 이러한 말마디를 이음씨로 쓸 까닭이 없습니다. 한국사람은 다른 낱말로 제 생각을 드러내어 낱말이나 글월을 이었기 때문입니다.


  한국말은 때와 곳에 맞게 씁니다. 어느 한 가지 낱말이 어느 한 자리에서 이것도 뜻하거나 저것도 가리키지 않습니다. 토씨 ‘-의’가 한국 말투가 아닌 까닭은, 이러한 토씨를 붙이면 이 뜻도 저 뜻도 아닌 두루뭉술한 말씨가 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보기글에 나온 ‘혹은’은 무엇을 가리킬까요? ‘더러는’일까요? ‘때로는’일까요? ‘또는’일까요? 아니면 그냥 앞말과 뒷말을 이을 뿐일까요? 어느 쪽인지 뚜렷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가리키거나 나타내려 하는지 똑똑하지 않습니다.


  ‘더러는’이나 ‘때로는’이나 ‘또는’ 같은 말마디는, 바로 이 말마디로 가리키거나 나타내려는 뜻이 또렷합니다. 한국말인지 아닌지를 가리거나, 우리 말투인지 아닌지를 살피자면, 말마디 하나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려 하는가를 읽으면 됩니다. 4339.1.9.달/4347.11.2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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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인종주의자는 외국사람이 덜떨어진다고 스스로 믿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믿도록 부추긴다


‘외국인(外國人)’은 ‘외국사람’이나 ‘다른 나라 사람’으로 다듬고, “열등(劣等)한 인종(人種)에 속(屬)한다고”는 “덜떨어지는 사람이라고”나 “덜떨어진다고”로 다듬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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