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353) 가지다 4


이러한 현상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종이신문 직업기자들이 독점하고 있었던 ‘좋은 기사에 대한 평가’에 네티즌들이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연호-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2004) 146쪽


 이러한 현상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 이러한 모습은 중요하다

→ 이러한 일은 무척 뜻이 있다

→ 이러한 일은 눈여겨볼 만하다

→ 이러한 모습은 여러모로 뜻깊다

 …



  한국말사전에서 ‘뜻깊다’를 찾아보면 “가치나 중요성이 크다”로 풀이합니다. 보기글을 보면 “중요한 의미”를 말하지요. 그러니, 이 글월은 “뜻깊다” 한 마디로 고쳐쓰면 됩니다. 또는 “뜻있다”로 고쳐쓸 수 있고, “무척 뜻깊다”나 “매우 뜻있다”로 고쳐써도 잘 어울립니다.


  그런데, 뜻은 ‘있다’와 ‘없다’로 나타냅니다. 뜻은 있거나 없습니다. 한국말 ‘뜻’이든 한자말 ‘의미’이든 ‘가지다’로 나타내거나 적을 수 없습니다. 한국말은 영어가 아닙니다. 4337.9.13.달/4347.11.3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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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모습은 중요하다. 그동안 종이신문 직업기자가 혼자 차지하던 ‘좋은 기사 평가하기’에 누리꾼이 함께한다

이러한 일은 무척 뜻이 있다. 그동안 종이신문 직업기자만 차지하던 ‘좋은 기사 평가’에 누리꾼이 함께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現狀/現象)”은 “이러한 모습”이나 “이러한 일”로 손보고, ‘의미(意味)’는 ‘뜻’으로 손보며, ‘중요(重要)한’은 그대로 둘 수 있으나 ‘큰’이나 ‘남다른’으로 손볼 만합니다. “직업기자들이 독점(獨占)하고 있었던”은 “직업기자가 혼자 차지하던”이나 “직업기자만 차지하던”이나 “직업기자만 누리던”으로 손질하고 “기사에 대(對)한 평가”는 “기사 평사”나 “기사 평가하기”로 손질합니다. ‘네티즌(netizen)’은 ‘누리꾼’으로 고쳐쓰고, “참여(參與)하기 시작(始作)한 것이다”는 “함께할 수 있다”나 “함께한다”로 고쳐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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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398) 가지다 6


앞의 예에서 나는 왜 부모들이 아이의 욕구에 간섭하려고 하는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안드레아 브라운/배인섭 옮김-소비에 중독된 아이들》(미래의창,2002) 63쪽


 의문을 갖게 되었다

→ 의문스럽다

→ 궁금하다

→ 알고 싶었다

→ 알아보고 싶었다

 …



  ‘의문(疑問)’은 “의심스럽게 생각함”을 가리키고, ‘의심(疑心)’은 “확실히 알 수 없어서 믿지 못하는 마음”을 가리킵니다. 이 보기글을 보면, 아이가 무엇을 바랄 적에 어버이가 왜 자꾸 끼어들려고 하는지 ‘잘 모르기에 알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이러한 뜻 그대로 “알고 싶었다”나 “알아보고 싶었다”로 적으면 되고, “궁금하다” 같은 한국말을 넣으면 됩니다. 한자말을 그대로 두고 싶다면 “의문스럽다”로 적으면 돼요.


  궁금함은 ‘가지’지 않습니다. 영어에서는 ‘have’나 ‘get’을 쓸는지 모르나, 한국말에서는 궁금하면 “궁금하다”라고만 적고, 알고 싶다면 “알고 싶다”라고만 적으며, 의문스러우면 “의문스럽다”라고만 적습니다.


  생각이든 마음이든 사랑이든 ‘가지’지 않습니다. 생각을 합니다. 마음을 씁니다. 사랑을 나눕니다. 4338.3.12.흙/4347.11.30.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앞에서 나는 왜 어버이가 아이가 무엇을 바랄 적에 끼어들려 하는지 궁금하게 여겼다


“앞의 예(例)에서”는 “앞에 든 보기에서”나 “앞에서”로 다듬고, ‘부모(父母)’는 ‘어버이’로 다듬으며, “아이의 욕구(欲求)에 간섭(干涉)하려고”는 “아이가 무엇을 바랄 적에 끼어드는지”로 다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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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751) 가지다(갖다) 44


얼마 전부터 그런 의문을 갖고 있었다

《이현식-곤혹한 비평》(작가들,2007) 90쪽


 그런 의문을 갖고 있었다

→ 그런 생각을 했다

→ 그렇게 생각했다

→ 그 대목이 궁금했다

 …



  이 보기글에서 한자말 ‘의문’을 그대로 두고 싶다면 “얼마 앞서부터 그 대목이 의문스러웠다”처럼 적을 수 있습니다. 의문은 ‘가질’ 수 없습니다. 의문스럽다고 느낄 적에는 그 대목을 곰곰이 생각한다는 뜻이 될 테니, “생각을 했다”나 “생각했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생각하고 자꾸 생각하는 까닭은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알고 싶은 까닭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4340.8.2.나무/4347.11.30.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얼마 앞서부터 그 대목이 궁금했다

얼마 앞서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얼마 전(前)부터”는 “얼마 앞서부터”로 손봅니다. “갖고 있었다”는 “가졌다”로 손질할 대목이고, ‘의문(疑問)’은 ‘궁금함’으로 손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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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825) 가지다 47


싹이 무성해지면 콜로라도 잎벌레라는 이름을 가진 애벌레가 여기저기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마이즈미 미네코/최성현 옮김-지렁이 카로》(이후,2004) 102쪽


 콜로라도 잎벌레라는 이름을 가진 애벌레가

→ 콜로라도 잎벌레라는 이름이 붙은 애벌레가

→ 콜로라도 잎벌레라는 애벌레가

→ 콜로라도 잎벌레가

 …



  이름을 ‘주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주는 사람이 있으니 ‘받는’ 사람이 있을 테고, 받은 사람은 저도 이름을 ‘가진다’고 말할 테니까요. 그러나, 이름은 ‘붙입’니다. 이름을 붙이니, 사람들은 아무개라는 이름을 ‘부릅’니다.


  보기글을 보면, 잎사귀를 먹고 자라는 애벌레가 하나 있는데, 이 애벌레 이름이 ‘콜로라도 잎벌레’라고 하는군요. 이렇다고 한다면, 이 보기글에서는 “이름이 콜로라도 잎벌레인 애벌레가”라고 적거나, “콜로라도 잎벌레가”라고 적으면 됩니다. 또는 “콜로라도 잎벌레라는 애벌레가”로 적습니다. 4341.5.13.불/4347.11.30.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싹이 많이 올라오면 콜로라도 잎벌레라는 애벌레가 여기저기 보입니다


“싹이 무성(茂盛)해지면”은 “싹이 우거지면”이나 “싹이 많이 자라면”이나 “싹이 많이 올라오면”으로 다듬고, “보이기 시작(始作)합니다”는 “보이곤 합니다”나 “보입니다”로 다듬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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