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495) 만감이 교차 1


〈오마이뉴스〉에 실린 ‘민관 공동 점검팀’의 기사를 보며 문자 그대로 만감이 교차하는 착잡한 심경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지율-초록의 공명》(삼인,2005) 146쪽


 만감이 교차하는 착잡한 심경

→ 온갖 생각이 엇갈리는 어수선한 마음

→ 숱한 생각이 들며 어지러운 마음

→ 이런저런 생각으로 뒤섞인 마음

→ 갖가지 생각으로 쓸쓸한 마음

 …


 

  한자말 ‘만감(萬感)’은 “솟아오르는 온갖 느낌”을 가리키고, ‘교차(交叉)’는 “서로 엇갈리거나 마주침”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만감이 교차하다”와 “만감의 교차” 같은 보기글이 나옵니다.


  “만감의 교차”는 한국말이 아닙니다. 한국말로 쉽게 말하면 됩니다. 온갖 생각이 엇갈리니 “온갖 생각이 엇갈린다”고 합니다. 온갖 생각이 들기에 “온갖 생각이 든다”고 하지요. 그대로 바라보고, 꾸밈없이 헤아리며, 고스란히 살핍니다. 4339.1.31.불/4347.11.3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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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실린 ‘민관 공동 점검팀’ 기사를 보며 말 그대로 온갖 생각이 들며 어지러운 마음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의 기사를 보며”에서는 ‘-의’만 덜면 됩니다. “문자(文字) 그대로”는 “말 그대로”로 다듬습니다. ‘착잡(錯雜)’은 어수선하거나 뒤섞인 모습을 가리킵니다. ‘심경(心境)’은 “마음의 상태”를 가리키고요. 그래서 “착잡한 심경”이란 “어수선한 마음”이나 “어지러운 마음”이나 “뒤섞인 마음”이나 “갈피를 못 잡는 마음”으로 손봅니다. “금(禁)할 수 없습니다”는 “그칠 수 없습니다”나 “안 할 수 없습니다”라든지 “어찌할 수 없습니다”로 풀어내고요. 


..



 우리 말도 익혀야지

 (808) 만감이 교차 2


스산한 바람이 부는 산골짜기 외딴집에 어설픈 남자 하나가 온전히 못한 늙은 어머니를 맞고 있으니, 생각이야 했겠지만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전희식-똥꽃》(그물코,2008) 32쪽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 온갖 생각이 들었으리라

→ 이 생각 저 생각 들었을 테지

→ 씁쓸하셨으리라

→ 한숨만 나왔을 테지

 …



  온갖 생각이나 여러 생각은 이렇게도 나고 저렇게도 납니다. 끊임없이 나고 쉴새없이 납니다.


  보기글을 봅니다. 멧골짜기 외딴집에 어설픈 사내가 늙은 어머니를 모신답시고 죽치고 앉았다고 합니다. 이 모습을 본 다른 피붙이 마음이 뒤숭숭했으리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딱하거나 안쓰럽다는 생각으로 바라보았겠구나 하고 여겼답니다. 속이 쓰리거나 가슴이 시리기도 하며, 한숨만 푹푹 나오면서 씁쓸하게 쳐다보았네 싶기도 했답니다. 4341.3.9.해/4347.11.3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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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바람이 부는 멧골짜기 외딴집에 어설픈 사내 하나가 제 몸 못 가누는 늙은 어머니를 맞으니, 생각이야 했겠지만 온갖 생각이 들었으리라


‘산(山)골짜기’는 ‘멧골짜기’로 다듬고, ‘남자(男子)’는 ‘사내’로 다듬습니다. “온전(穩全)치 못한”은 “제 몸 못 가누는”으로 손질하고, “맞고 있으니”는 “맞으니”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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