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841 : 많은 생각이 드셨을 것 같다


참 많은 생각이 드셨을 것 같은데요

→ 참 여러 생각이 들었을 듯한데요

→ 참 여러모로 생각했을 듯한데요

《어린이의 눈으로 안전을 묻다》(배성호와 다섯 사람, 철수와영희, 2023) 22쪽


‘들다’에 ‘-시-’를 붙여서 ‘드시다’라 하면 높임말씨입니다만, “생각이 드셨을”이라 하면 여러모로 엉성합니다. “생각이 들었을”이나 “생각했을”처럼 수수하게 적으면 됩니다. 또한 “많은 생각이 드셨을”은 더더욱 얄궂은 옮김말씨입니다. “여러 생각이 들었을”이나 “여러모로 생각했을”로 고쳐씁니다. 군더더기인 “-ㄹ 것 같은데”는 “-ㄹ 듯한데”로 손봅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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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863 : 대답 대신 사과 개


대답 대신 채 익지 않은 작은 사과 열매 몇 개를 골라 따며

→ 말없이 익지 않은 작은 능금알 몇을 골라 따며

《사과꽃》(김정배·김휘녕, 공출판사, 2023) 16쪽


풀이나 나무가 맺는 열매를 ‘알’로 가리키곤 합니다. 앵두알이나 살구알이나 포도알입니다. 쌀알이고 보리알이고 수수알입니다. 말없이 능금알을 몇 골라 따며 주고받습니다. 눈빛으로 오가는 마음입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고 흐릅니다. ㅍㄹㄴ


대답(對答) : 1. 부르는 말에 응하여 어떤 말을 함 2. 상대가 묻거나 요구하는 것에 대하여 해답이나 제 뜻을 말함 3. 어떤 문제나 현상을 해명하거나 해결하는 방안

대신(代身) : 1. 어떤 대상의 자리나 구실을 바꾸어서 새로 맡음 2. 앞말이 나타내는 행동이나 상태와 다르거나 그와 반대임을 나타내는 말

사과(沙果/砂果) : 사과나무의 열매 ≒ 빈파·평과

개(個/箇/介) : 1. 낱으로 된 물건을 세는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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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864 : 방생 그 개체수 사업 진행


방생하여 그 개체수를 늘리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 풀어놓아 늘리는 일을 해왔다

《태도가 작품이 될 때》(박보나, 바다출판사, 2019) 5쪽


풀 적에는 ‘풀다’나 ‘풀어놓다’라 하면 됩니다. 절집에서는 굳이 한자말로 ‘방생’을 쓰려 합니다만, 누구한테나 쉽게 우리말로 ‘풀어놓다’라 하면 되어요. 풀어서 늘리는 일입니다. 풀어주면서 우리 이웃으로 넉넉히 살도록 품는 일입니다. 즐겁고 사랑스럽게 일을 하면 됩니다. 조그맣게 펴는 손끝에서 빛살이 번집니다. ㅍㄹㄴ


방생(放生) : [불교] 사람에게 잡힌 생물을 놓아주는 일

개체(個體) : 1. 전체나 집단에 상대하여 하나하나의 낱개를 이르는 말 2. [생명] 하나의 독립된 생물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독립적인 기능을 갖고 있다 3. [철학] 단일하고 독립적인 통일적 존재. 철학 사상의 발전 과정에서 이 통일성은 물질적·양적 측면, 또는 정신적·질적 측면 따위의 여러 관점에서 고찰되었다 ≒ 개물

사업(事業) : 어떤 일을 일정한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짜임새 있게 지속적으로 경영함. 또는 그 일 ≒ 비즈니스

진행(進行) : 1. 앞으로 향하여 나아감 2. 일 따위를 처리하여 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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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일본말] 엥꼬えんこ



엥꼬 : x

앵꼬 : x

えんこ : 1. (어린아이가) 털썩 주저앉음, 퍼더버림 2. (전차·자동차 등이) 고장 나서 움직이지 못함


 곧 엥꼬를 보일 모양이다 → 곧 바닥을 보일 듯하다

 엥꼬가 발생하기 전에 → 떨어지기 앞서 / 닳기 앞서



  일본말 ‘엥꼬’를 쓸 까닭이 없지만, 일본굴레에 오래 길든 동안 숱한 사람이 이 말씨에 갇혔습니다. 이제는 우리말로 ‘다되다·다하다’나 “다 쓰다·모두 쓰다”라 하면 됩니다. ‘닳다·떨어지다·뻗다’라 할 만합니다. ‘바닥·바닥나다’나 ‘퍼지르다·퍼더버리다·퍼더앉다’라 하면 되어요. ㅍㄹㄴ



이번달에 또 앵꼬 나면

→ 이달에 또 바닥나면

→ 이달에 또 다 쓰면

→ 이달에 또 떨어지면

《날마다, 출판》(박지혜, 싱긋, 202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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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16. 공휴일에 일하기



  쉼날(공휴일)에 일하는 사람이 수두록하다. 버스일꾼도 기차일꾼도 발전소일꾼도 가게일꾼도 책집일꾼도 있고, 시골지기는 “한해내내 이레일(연중무휴 주7일노동)”이라 여길 만하다. 아이를 돌보는 어버이도 “한해내내 이레일”이다.


  이야기꽃(강의)을 펴는 일꾼은 으레 듣는 분한테 맞추니, 둘레에서 쉼철(휴가)이라면 거꾸로 기쁘게 일하러 다닌다. 더구나 책짐을 질끈 메고서.


  집에서도 ‘늘일’이요, 밖에서도 ‘늘일’이다. 느긋이 걸으며 땀을 뺀다. 고흥 시골집에서도, 부산 한복판에서도, 매미노래하고 풀벌레노래에 귀기울인다. 가을 앞둔 풀꽃을 지켜본다. 전철에서 책 한 자락을 다 읽는다. 노래도 쓰고 멍하니 밖구경도 한다. 늦여름이 빛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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