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70 : 과수원 -의 가져다준다


과수원과 숲의 냄새를 우리 집에 가져다준다

→ 과일밭과 숲냄새를 우리 집에 퍼뜨린다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 8쪽


냄새를 가져다줄 수 없습니다. 냄새는 흐르거나 퍼지거나 스미거나 깃들어요. 과일밭 냄새가 바람을 타고서 흐릅니다. 숲냄새가 잔잔하게 퍼집니다. 풀내음에 나무내가 온누리를 푸르게 적십니다. 짐이나 책이나 돈이나 살림을 들고서 나를 적에 비로소 ‘가져다주다’라는 낱말을 쓸 수 있습니다. ㅍㄹㄴ


과수원(果樹園) : 과실나무를 심은 밭. 흔히 먹을 수 있는 열매를 얻기 위하여 배나무, 감나무, 밤나무, 대추나무 따위를 가꾼다 ≒ 과목밭·과수밭·과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71 : 연결 생태적 역사적


이 연결은 또한 생태적이고 역사적이다

→ 이 또한 숲빛으로 오래 이어왔다

→ 이 또한 푸르게 여태 이어왔다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 18쪽


숲빛으로 오래 이은 길을 바라봅니다. 푸르게 여태 이은 살림을 마주합니다. 푸르기에 ‘푸르다’ 말하고, 숲이기에 ‘숲’이라 말합니다. 오랜 발걸음이니 ‘오래다’나 ‘발걸음’이라 여깁니다. 여태 이은 길이니 ‘여태’와 ‘잇다’와 ‘길’이라는 낱말로 그립니다. “이 연결은 또한 생태적이고 역사적이다” 같은 글월은 그냥 엉성한 옮김말씨입니다. “이 연결은 (무엇)이다”라고만 적으면 우리말씨일 수 없습니다. 또한 ‘생태적·역사적’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말로 옮겨야지요. 무늬만 한글로 적지 말 노릇입니다. 속빛과 숨결과 알맹이를 오롯이 우리 넋과 손빛과 눈길로 가다듬어서 풀어낼 적에 글쓰기나 옮기기라고 합니다. ㅍㄹㄴ


연결(連結) : 1. 사물과 사물을 서로 잇거나 현상과 현상이 관계를 맺게 함 2. [수학] 위상 공간을, 두 개의 공집합이 아닌 개집합으로 나눌 수 없는 일

역사적(歷史的) : 1. 역사에 관한 것 ≒ 사적 2. 오랜 세월을 두고 전해지는 것 3. 역사로서 기록될 만큼 중요한 것

생태적 : x

생태(生態) : 생물이 살아가는 모양이나 상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72 : 전 세계의 사실 -의 일깨운


전 세계의 나무들이 우리 삶에서 어우러진다는 사실을 우리의 코와 혀에 일깨운다

→ 온누리 나무가 우리 삶에서 어우러지는 줄 코와 혀로 느낀다

→ 우리별 뭇나무가 이 삶에서 어우러진다고 코와 혀로 느낀다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 47쪽


임자말도 풀이말도 얄궂은 보기글입니다. “나무들이 + 사실을 + 일깨운다” 같은 얼거리인데, 엉성하고 어설픈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는 나무한테서 배우고 바다와 바람한테서 배우되, 나무나 바다나 바람은 우리를 ‘일깨운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이 대목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누가 누구를 일깨운다고 할 적에는 굳이 ‘사람’만 가리킵니다. 사람과 사람 아닌 숨결을 갈라서 높낮이로 여기는 얼거리가 아닙니다. 그저 사람과 사람 아닌 뭇숨결을 찬찬히 보는 길입니다. “아이가 일깨운다”고 하지요. “동무가 일깨운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일깨운다”고 합니다. 그리고 “꽃한테서 배운다”고 합니다. “빗방울한테서 배운다”고 하고요. 온누리 뭇나무가 이 삶에서 어우러지는 줄 스스로 느낄 노릇입니다. 스스로 코와 혀로 느끼며 배울 노릇입니다. ㅍㄹㄴ


전(全) : ‘모든’ 또는 ‘전체’의 뜻을 나타내는 말

세계(世界) : 1. 지구상의 모든 나라. 또는 인류 사회 전체 2. 집단적 범위를 지닌 특정 사회나 영역 3. 대상이나 현상의 모든 범위

사실(事實) : 1.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 2.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일을 솔직하게 말할 때 쓰는 말 3. 자신의 말이 옳다고 강조할 때 쓰는 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73 : 시적 정취 건 당연


삶에서 시적 정취가 사라지는 건 당연하다

→ 삶에서 노래멋이 사라질 만하다

→ 살면서 노래빛이 사라지게 마련이다

《시간창고로 가는 길》(신현림, 마음산책, 2001) 37쪽


삶에서 노래멋이 사라질 만한 오늘날입니다. 일이란 모름지기 스스로 일으켜서 누리는 살림길인데, 오늘날에는 살림길이 아니라 돈벌이라는 굴레로 치닫거든요. 돈만 많이 버느라 지치고 힘드니 막상 노래하며 일하기 어렵습니다. 노는 아이도 사라져요. 놀이가 아닌 노닥질이 판치는 바람에, 아무리 노닥노닥하더라도 신나지 않으니 노래하지 않습니다. 노래하려면 즐겁게 일으키는 살림을 지을 노릇입니다. 노래하려면 그저 놀이를 누리고 펴면서 활짝 웃고 춤추는 길로 거듭나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시적(詩的) : 시의 정취를 가진”을 가리킨대요. ‘정취(情趣)’는 “깊은 정서를 자아내는 흥취

정취(情趣) : 깊은 정서를 자아내는 흥취

당연하다(當然-) : 일의 앞뒤 사정을 놓고 볼 때 마땅히 그러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74 : 현대 -의 건강 심란 모호 것


현대는 숲의 건강한 숨결을 심란하고 모호한 것으로 바꿔버렸다

→ 오늘날은 숲이 매캐하고 어지럽다

→ 서울에서는 푸른숲이 뒤숭숭하고 붕뜬다

→ 요즘은 푸른숲이 뒤죽박죽에 아리송하다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 75쪽


이 보기글은 “현대는 (무엇을) (어떻게) 바꿔버렸다”인 얼거리인데, 우리말씨로 보자면 ‘현대’를 임자말로 안 삼습니다. 우리말씨로는 “오늘날은 이러하다”라든지 “요즘은 이렇게 나아간다”처럼 씁니다. “숲의 건강한 숨결”을 “심란하고 모호한 것으로 바꿔버렸”다고 하는데, 한마디로 “숲이 매캐하고 어지럽”다는 소리입니다. 푸른숲이 뒤숭숭하거나 뒤죽박죽이 되었다는 뜻이에요. 임자말이 제대로 없이 말을 하거나 글을 쓸 적에는 숨기거나 감추는 속뜻이 있게 마련입니다. ‘오늘날’이라기보다는,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 숲을 망가뜨린다고 해야 할 텐데, 슬쩍 임자말을 뭉뚱그려서 마치 남일이라도 구경하는 듯이 쓰지는 말아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현대(現代) : 1. 지금의 시대 2. [역사] 역사학의 시대 구분 가운데 사상(思想)이나 그 밖의 것이 현재와 같다고 생각되는 때부터 지금까지의 시기

건강하다(健康-) :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 탈이 없고 튼튼하다

심란하다(心亂-) : 마음이 어수선하다 ≒ 심산하다(心散-)

모호(模糊) : 말이나 태도가 흐리터분하여 분명하지 않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