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74 : 현대 -의 건강 심란 모호 것


현대는 숲의 건강한 숨결을 심란하고 모호한 것으로 바꿔버렸다

→ 오늘날은 숲이 매캐하고 어지럽다

→ 서울에서는 푸른숲이 뒤숭숭하고 붕뜬다

→ 요즘은 푸른숲이 뒤죽박죽에 아리송하다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 75쪽


이 보기글은 “현대는 (무엇을) (어떻게) 바꿔버렸다”인 얼거리인데, 우리말씨로 보자면 ‘현대’를 임자말로 안 삼습니다. 우리말씨로는 “오늘날은 이러하다”라든지 “요즘은 이렇게 나아간다”처럼 씁니다. “숲의 건강한 숨결”을 “심란하고 모호한 것으로 바꿔버렸”다고 하는데, 한마디로 “숲이 매캐하고 어지럽”다는 소리입니다. 푸른숲이 뒤숭숭하거나 뒤죽박죽이 되었다는 뜻이에요. 임자말이 제대로 없이 말을 하거나 글을 쓸 적에는 숨기거나 감추는 속뜻이 있게 마련입니다. ‘오늘날’이라기보다는,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 숲을 망가뜨린다고 해야 할 텐데, 슬쩍 임자말을 뭉뚱그려서 마치 남일이라도 구경하는 듯이 쓰지는 말아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현대(現代) : 1. 지금의 시대 2. [역사] 역사학의 시대 구분 가운데 사상(思想)이나 그 밖의 것이 현재와 같다고 생각되는 때부터 지금까지의 시기

건강하다(健康-) :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 탈이 없고 튼튼하다

심란하다(心亂-) : 마음이 어수선하다 ≒ 심산하다(心散-)

모호(模糊) : 말이나 태도가 흐리터분하여 분명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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