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72 : 전 세계의 사실 -의 일깨운
전 세계의 나무들이 우리 삶에서 어우러진다는 사실을 우리의 코와 혀에 일깨운다
→ 온누리 나무가 우리 삶에서 어우러지는 줄 코와 혀로 느낀다
→ 우리별 뭇나무가 이 삶에서 어우러진다고 코와 혀로 느낀다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 47쪽
임자말도 풀이말도 얄궂은 보기글입니다. “나무들이 + 사실을 + 일깨운다” 같은 얼거리인데, 엉성하고 어설픈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는 나무한테서 배우고 바다와 바람한테서 배우되, 나무나 바다나 바람은 우리를 ‘일깨운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이 대목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누가 누구를 일깨운다고 할 적에는 굳이 ‘사람’만 가리킵니다. 사람과 사람 아닌 숨결을 갈라서 높낮이로 여기는 얼거리가 아닙니다. 그저 사람과 사람 아닌 뭇숨결을 찬찬히 보는 길입니다. “아이가 일깨운다”고 하지요. “동무가 일깨운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일깨운다”고 합니다. 그리고 “꽃한테서 배운다”고 합니다. “빗방울한테서 배운다”고 하고요. 온누리 뭇나무가 이 삶에서 어우러지는 줄 스스로 느낄 노릇입니다. 스스로 코와 혀로 느끼며 배울 노릇입니다. ㅍㄹㄴ
전(全) : ‘모든’ 또는 ‘전체’의 뜻을 나타내는 말
세계(世界) : 1. 지구상의 모든 나라. 또는 인류 사회 전체 2. 집단적 범위를 지닌 특정 사회나 영역 3. 대상이나 현상의 모든 범위
사실(事實) : 1.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 2.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일을 솔직하게 말할 때 쓰는 말 3. 자신의 말이 옳다고 강조할 때 쓰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