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 자유로운 영혼 헬렌 니어링, 그 감동의 기록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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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1.6.

다듬읽기 252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이석태 옮김

 보리

 1997.10.10.



  1999년에 처음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라는 책을 읽을 적에는 이런 두 사람 사이도 있구나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밑돈이 없이는 시골살이를 할 수 없기에 먼나라 이야기였고, 미국이 아무리 넓어서 쇳덩이(자동차)를 으레 거느린다고 하지만, 니어링 씨는 쇳덩이를 지나치게 좋아하더군요. 되도록 일본말씨를 덜어내면서 옮겼다는 책이지만, 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는 수두룩합니다. 몇 가지 일본 한자말은 안 쓴다고 하더라도 ‘-되다·-지다’가 너무 잦고, 말짜임이 알맞지 않은 곳도 줄줄이 나옵니다. 시골사람이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말씨하고 먼 옮김말씨이면서, 아이 곁에서 어른이 들려주는 말씨하고도 그야말로 먼 일본말씨이기도 합니다. 부디 이런저런 얄궂은 말씨를 이제라도 샅샅이 솎아낼 수 있기를 빌 뿐입니다. 우리말씨를 안 쓰기에 오히려 글이 길어요.


ㅅㄴㄹ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헬렌 니어링/이석태 옮김, 보리, 1997)


내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그이와 더불어 계속되고 있다

→ 나는 삶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그이와 함께 지낸다

→ 나는 아직 살아가며 그이와 함께 있다

7쪽


우리는 우리 몸을 나의 것이라고 부른다

→ 우리는 우리 몸을 나라고 여긴다

13쪽


내가 그 뺨에 처음 키스했을 때 그 사람의 느낌이 어땠을까

→ 내가 뺨에 처음 뽀뽀했을 때 그 사람은 어떻게 느꼈을까

19쪽


독자층도 끊어져 거의 없어졌다

→ 읽는이도 끊겨 거의 없다

27쪽


간소하고 질서있는 생활을 할 것

→ 단출하고 가지런히 살기

→ 가볍고 고르게 살림하기

27쪽


연약한 성품에서 생기넘치고 발랄한 모습으로 변한 나를 보고

→ 가녀리다가 깔깔대는 모습으로 바뀐 나를 보고

→ 가냘프다가 개구쟁이로 달라진 나를 보고

40쪽


갈수록 음악이 능숙해지는 한편 관심의 영역도 넓어지고 있었다

→ 노래는 깊어가고 둘레를 넓게 돌아본다

→ 노래는 깊어가고 둘레를 넓게 바라본다

57쪽


얼마나 열정을 갖고 가까이 갔는지 모르고 사실 관심도 없었다

→ 얼마나 뜨겁게 가까이 갔는지 모르고 눈여겨보지도 않았다

→ 얼마나 불꽃처럼 가까이 갔는지 모르고 쳐다보지도 않았따

81쪽


내 독특한 품성을 잘 배려해 주었다

→ 유난한 나를 헤아려 주었다

→ 별쭝난 나를 잘 보아주었다

91쪽


그 뒤에 긴 편지가 몇 통 더 이어졌는데, 눈여겨볼 만한 것으로 이런 편지가 있다

→ 그 뒤로 길게 몇 자락 더 쓰는데, 이런 글을 눈여겨볼 만하다

→ 그 뒤로 길게 더 띄우기도 하는데, 이 글월을 눈여겨볼 만하다

108쪽


우리는 조화로운 우리 생활이 다른 사람들을 위한 모범이라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그릴 수 있는 가장 나은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순례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 우리는 어울살림이 다른 사람들한테 길잡이라기보다는 스스로 그릴 가장 나은 삶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여겼다

→ 우리는 두레살림이 다른 사람들한테 꽃보기보다는 스스로 그릴 가장 나은 삶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보았다

125쪽


우리는 또 일종의 음식에 대한 방학기간으로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은 열흘 동안 단식을 했다

→ 우리는 또 밥을 쉬려고 적어도 해마다 열흘씩 굶었다

→ 우리는 해마다 열흘씩 먹지 않으면서 밥차림을 쉬었다

139쪽


왜 스코트의 편지만 있고 존의 편지는 여기에 소개되지 않는지 궁금해할지 모르겠다

→ 왜 스코트는 글월이 있고 존이 쓴 글월은 여기 보이지 않는지 궁금할 수 있다

162쪽


스코트는 때때로 글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 때때로 스코트한테 글을 써 달라고 했다

→ 때때로 스코트가 글을 써 주기를 바랐다

173쪽


우리가 건강과 장수를 위해 실천에 옮긴 몇몇 지침을 소개합니다

→ 우리는 튼튼히 오래 살려고 이렇게 몇 가지를 합니다

184쪽


당신은 조금씩 자기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루어가도록 성장함으로써, 자신의 고통을 줄여갈 수 있습니다

→ 둘레와 조금씩 어울리며 자라는 동안 스스로 달랠 수 있습니다

→ 우리 터전과 조금씩 맞추어 살아가면 스스로 보살필 수 있습니다

185쪽


한 부자의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

→ 돈많은 분이 물어서 얘기했다

189쪽


풍요로움은 그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족함에 따르는 고통을 없애고 넓은 지평을 열어줍니다

→ 돈이 많아도 즐겁습니다. 가난하지 않아 괴롭지 않고 앞길을 넓힙니다

→ 돈이 많아도 이바지합니다. 배고프지 않아 안 괴롭고 새길을 넓힙니다

189쪽


주목을 받은 농장 운영에 따르는 기회와 어려움을 이런 설명으로 대신했다

→ 숱밭을 눈여겨보기에 무엇이 낫고 어려운지 이렇게 이야기했다

189쪽


내가 일단 농부가 된 이상 이런 일들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지 궁금해 했다

→ 내가 밭지기로 사는 만큼 이런 일을 이어갈 수 있는지 궁금해 했다

203쪽


우리의 그릇된 생각이 더 높은 경지로 향하도록 언제나 결가부좌 자세를 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명상을 했다

→ 그르친 마음이 더 높이 나아가도록 언제나 반듯하게 앉지는 않았지만 으레 차분히 돌아보았다

203쪽


나는 동물들이 흔히 택하는 죽음의 방식,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어나와 스스로 먹이를 거부함으로써 죽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조용히 받아들였다

→ 들짐승은 스스로 밥을 끊고서 죽는 줄 알기에 이 길을 조용히 받아들였다

228쪽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어떤 것도 이 우주에서 사라지는 것이 없다

→ 모두 끊임없이 바뀌지만 무엇도 온누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23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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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철학자 우후 두 번째 이야기 난 책읽기가 좋아
간자와 도시코 지음, 이노우에 요스케 그림, 권위숙 옮김 / 비룡소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5.1.6.

맑은책시렁 339


《꼬마 철학자 우후 두 번째 이야기》

 간자와 도시코 글

 이노우에 요스케 그림

 권위숙 옮김

 비룡소

 2004.2.6.



  《꼬마 철학자 우후 두 번째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일본책 “くまの子ウ-フ”를 옮겼으니 “곰돌이 우후”나 “꼬마곰 우후”라고만 하면 될 텐데, 뜬금없이 ‘꼬마 철학자’로 이름을 바꾸었군요.


  모든 아이는 늘 물어봅니다. 모든 아이는 둘레 어른이며 언니한테 물어보려고 태어났다고 할 만합니다. 조그맣게 입은 몸으로 마주하는 모든 일이 낯설면서 새롭기에 널리 받아들이면서 궁금합니다. 스스로 느끼는 바가 있기에 물어봅니다. 아이 스스로 느낀 바가 얼마나 어울리거나 맞는지 궁금하기에 물어요. 낯설면서 새롭게 맞이한 모든 이야기를 스스로 받아들여서 삭이기는 하되, 둘레에서는 어떻게 느끼고 바라보는지 알고 싶어서 끝없이 묻고 다시 묻습니다.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삭이고 말하는 얼거리인 아이입니다. 그래서 모든 아이를 ‘철학자’로 여길 만하면서 ‘과학자’로 삼을 만하고 ‘살림꾼’에 ‘사랑꾼’으로 마주할 만합니다.


  아이는 귀찮게 묻지 않아요. 아이는 즐겁게 묻습니다. 예전에 물었지만 새로 묻고, 어제 물었는데 다시 묻고, 아침에 물었으면서 저녁에 새삼스레 묻습니다. 아이는 이야기를 하려고 묻습니다. 아이가 먼저 묻지 않으면 어른들은 좀처럼 말길을 안 트거든요. 아이가 먼저 물어야 어른들은 비로소 “아, 그래! 아이하고 얘기해 봐야겠구나!” 하고 뒤늦게 알아차립니다.


  적잖은 어른은 아이한테 시킵니다. 시키는 말만 하는 어른이라면 아이는 굳이 묻고 싶지 않습니다. 시키는 어른 둘레에 있는 아이는 언제나 입을 다물어요. 시키는 어른한테서는 새롭거나 즐겁거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운 빛이 하나도 없는걸요.


  《꼬마 철학자 우후 두 번째 이야기》를 곰곰이 보면, 아이 한 사람을 둘러싸고서 온마을과 온숲이 이야기동무로 나섭니다. 모든 언니동생이 아이한테 다가와서 끝없이 이야기를 합니다. 여러 어른은 다 다른 삶을 걸어온 나날을 바탕으로 아이한테 상냥하고 나긋하고 부드럽고 즐겁게 ‘살림수다’를 들려줍니다.


  우리가 어른다운 어른이라면, 아이가 물어볼 때까지 기다릴 노릇입니다. 우리가 어른스러운 어른이라면, 아이가 물어볼 적에 다른 모든 일을 멈추고서 아이 눈높이에 맞추고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할 노릇입니다.


  아이는 집과 마을과 들숲바다가 온통 놀이터이자 배움터입니다. 따로 ‘학교’라는 이름을 붙인 곳만 배움터일 수 없습니다. 아이는 아름답게 배우면서 즐겁게 뛰놀고 사랑스러운 어른이라는 사람으로 자라고 싶습니다. 이 수수께끼와 삶과 길에 부디 눈뜰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랑 이야기하지 않거나 못 하는 사람이라면, 어른이 아닌 꼰대요 늙은이입니다.


ㅅㄴㄹ


“괜찮아. 우후야, 실망하지 마. 엄마가 좋아하는 건 이곳에 잘 있으니까.” (16쪽)


“삐삐츄츄. 어, 이상하네. 나는 아무것도 되지 않아도 좋은걸. 나로 말하면 말이지, 되고 싶은 대로 됐으니까.” (33쪽)


나비가 대답했어. “애벌레였을 때도 무척 즐거웠지. 초록 잎사귀 위를 굼실굼실 기어다니며 마음에 드는 곳에서는 실에 매달려 그네를 탔어. 사람 머리 위로 떨어져서 놀라게 해 주기도 했지.” (38쪽)


“그랬구나, 우후야. 해님은 천천히 하늘을 걸으면서 딸기를 빨갛게 해 주고 가지랑 토마토를 크게 해 준단다. 꽃도 나무도 해님이 없다면 크게 자라지 않아요. 자, 집에 들어가서 간식 먹자, 츠네타도!” (67쪽)


“이 세상엔 신기한 일들이 아주 많단다. 나는 지금 혼자서 외롭게 살고 있지만 우후를 만나다니 정말로 반가운걸. 자, 우후야 아기 강을 보고 싶니? 그럼 한숨 쉬고 나서 할머니랑 함께 찾으러 가자.” (103쪽)


뱀이 물었어. “우후야, 정말 무슨 일 있니?” 우후는 풀이 죽어서 말했지. “엄마가 내 바지를 남한테 준대요.” 뱀이 말했지. “우후야, 옷은 작아지면 당연히 벗는 거란다. 이렇게 멋진 줄무늬 옷이라도 작아지면 벗어 버리는걸.” “어, 그게 옷이에요?” “그럼, 옷이지. 몸에 딱 맞는 옷. 하지만 벗을 때는 섭섭해.” (112쪽)


#かんざわとしこ #いのうえようすけ

#こんにちはウーフ #神沢 利子  #井上洋介


+


《꼬마 철학자 우후 두 번째 이야기》(간자와 도시코·이노우에 요스케/권위숙 옮김, 비룡소, 2004)


식탁 위에 놓을 꽃이 필요했는데

→ 밥자리에 놓을 꽃을 바랐는데

16쪽


강 속을 송사리가 헤엄치고 있었어

→ 냇물에 송사리가 헤엄쳐

20쪽


이불이 젖어서 차가운 건 싫지만

→ 이불이 젖어서 차가우면 싫지만

21쪽


투덜대고 있는 건 누구지

→ 투덜대는 아이 누구지

→ 누가 투덜대지

54쪽


무엇을 굽고 계세요

→ 무엇을 구우셔요

55쪽


달님에게 줄 경단을 만들지

→ 달님한테 줄 구슬떡 빚지

→ 달님 줄 밤톨떡 굴리지

69쪽


우후한테로 다가왔어

→ 우후한테 다가와

70쪽


어젯밤부터 내리기 시작하더니

→ 어젯밤부터 내리더니

80쪽


옆에 오면 위험해. 아빠는 제설차니까

→ 옆에 오면 다쳐. 아빠는 눈쓸이니까

81쪽


저쪽에서 누군가가 손을 들고 있었어

→ 저쪽에서 누가 손을 들어

85쪽


바지가 무척 작아졌네

→ 바지가 무척 작네

10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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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1.2.


《사진이란 무엇인가》

 최민식 글, 현문서가, 2005.6.20.



새벽에 비가 그친다. 이른아침에 빗물을 옮겨담는다. 이 빗물은 ‘첫하늘맛’이면서 ‘해한테 가장 가까운 맛’이다. 우리는 누구나 빗물을 오래오래 가까이하면서 하늘빛과 햇빛을 받아들는데, 어느새 빗물을 아주 멀리하면서 하늘빛과 햇빛을 나란히 잃고 잊을 뿐 아니라, 저마다 다르게 별빛인 줄 나란히 잃고 잊는구나 싶다. 낮에 씻고 빨래를 한다. 넷이 둘러앉아서 ‘익숙한 대로’를 글감으로 삼아서 쪽글을 쓰면서 ‘익다·익숙하다·일구다·잇다’하고 얽힌 수수께끼를 들려준다. 《사진이란 무엇인가》를 되읽었다. 2005년에도 느낀 그대로 최민식 님은 너무 멋을 잡으려고 한다. 둘레에서 최민식 빛꽃을 높이려 할 적에 “아닙니다. 적어도 임응식과 김기찬을 보십시오. 유진 스미스와 마가렛 버크 화이트를 보십시오. 에드워드 커티스와 도로시아 랭을 보십시오.” 하고 들려주었다. 그러나 웬만한 분은 로버트 카파는커녕 기무라 이헤이조차 들추지 않는다. 토몬 겐이나 안셀 아담스가 뭐 하던 사람인지 모르기 일쑤이다. 빛나는 그림을 얻으려고 하면 사진이 아니다. 찍히는 사람하고 찍는 사람이 언제나 이웃에 동무일 적에 비로소 사진이다. 먼발치에서 구경하거나 훔쳐본다면, 사진이 아닌 ‘프레임’으로 그칠 뿐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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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1.1.


《다이다이 서점에서》

 다지리 히사코 글/한정윤 옮김, 니라이카나이, 2023.1.31.



간밤부터 비가 온다.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비가 온다. 오늘 마시는 빗물은 살짝 차갑게 감기면서도 시원하게 씻는다. 가장 맑고 밝으면서 달달한 물은 빗물이라고 느낀다. 어제에 이어 읍내 나래터로 책을 부치러 다녀온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고 나니 발바닥이 화끈하다. 많이 걸었구나. 제대로 쉬어야겠다. 《다이다이 서점에서》를 읽었다. 일본에서는 책집지기가 써내는 책이 꽤 많다. 우리나라도 요 몇 해 사이에 부쩍 나왔다. 그런데 책손이 쓰는 책은 일본도 우리나라도 드물다. 단골책집을 이야기하든, 여러 책집을 두루 다니든, 다 다른 숱한 책을 만나면서 삶·살림을 북돋우면서 숲·사랑으로 나아가려는 길을 그리는 ‘책손 이야기’는 드물다. 작은책집으로 책마실을 다녀오노라면, 참말로 작은책집에서 책을 사는 분이 많이 줄었다. 손쉽게 누리책집에서 사기도 하지만, 마을·나·너·살림·우리를 하나로 엮는 끈이 대단히 가늘다. 그러나 웬만하면 작은책집으로 느긋이 찾아가서 책읽기를 누리는 분도 새롭게 늘어난다. ‘더 많은 책’이 아닌 줄 깨닫거나 ‘더 이름난 책’을 굳이 안 읽어도 되는 줄 익히는 분들이 작은책집으로 책마실을 다니면서 천천히 이야기를 쌓을 테니, 곧 ‘책손 이야기’도 태어나겠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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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31.


《아버지의 그림자》

 계승범 글, 사계절, 2024.6.7.



새로 낸 책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를 받는다. 우리 책숲이웃님한테 넉줄글을 적어서 한 자락씩 보내려고 한다. 숲노래 씨는 넉줄글을 쓰고, 큰아이랑 작은아이가 글자루에 받는곳을 적고 책을 넣어 풀을 바른다. 세 사람이 뚝딱뚝딱 애써서 15:05 시골버스를 탈 수 있다. 큰아이는 짐꾼 노릇까지 하면서 읍내 나래터로 날라서 부친다. 자루감(자루에 가득 담은 감)을 한 꾸러미 장만하려고 했는데, 등짐을 비우고서 까맣게 잊었다. 이튿날 다시 나래터로 와서 부쳐야 하니, 다음길에는 챙기자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그림자》를 곰곰이 읽으면서 내내 갸우뚱했다. 옛 임금과 ‘아버지’가 어떻게 얽혔다는 뜻인지 아리송하다. 중국을 섬긴 벼슬아치가 나라를 말아먹은 줄거리를 다루는데, “중국 그림자”나 “가부장제 그림자”라 해야 옳다고 느낀다. 임금·나리·글바치·벼슬아치가 아닌, 시골집에서 흙살림을 짓던 수수한 ‘아버지’는 섣불리 바보짓을 안 했다. 그러나 예나 이제나 “수수한 흙살림 아버지”가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집안일과 집살림을 맡았는지 살피고서 풀어낸 꾸러미(역사책)를 아직 못 본다. 다들 ‘한문으로 남은 궁중권력사’에 머문다. 이제는 ‘살림과 아이를 돌본 참아버지’를 봐야 하지 않을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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