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1.2.
《사진이란 무엇인가》
최민식 글, 현문서가, 2005.6.20.
새벽에 비가 그친다. 이른아침에 빗물을 옮겨담는다. 이 빗물은 ‘첫하늘맛’이면서 ‘해한테 가장 가까운 맛’이다. 우리는 누구나 빗물을 오래오래 가까이하면서 하늘빛과 햇빛을 받아들는데, 어느새 빗물을 아주 멀리하면서 하늘빛과 햇빛을 나란히 잃고 잊을 뿐 아니라, 저마다 다르게 별빛인 줄 나란히 잃고 잊는구나 싶다. 낮에 씻고 빨래를 한다. 넷이 둘러앉아서 ‘익숙한 대로’를 글감으로 삼아서 쪽글을 쓰면서 ‘익다·익숙하다·일구다·잇다’하고 얽힌 수수께끼를 들려준다. 《사진이란 무엇인가》를 되읽었다. 2005년에도 느낀 그대로 최민식 님은 너무 멋을 잡으려고 한다. 둘레에서 최민식 빛꽃을 높이려 할 적에 “아닙니다. 적어도 임응식과 김기찬을 보십시오. 유진 스미스와 마가렛 버크 화이트를 보십시오. 에드워드 커티스와 도로시아 랭을 보십시오.” 하고 들려주었다. 그러나 웬만한 분은 로버트 카파는커녕 기무라 이헤이조차 들추지 않는다. 토몬 겐이나 안셀 아담스가 뭐 하던 사람인지 모르기 일쑤이다. 빛나는 그림을 얻으려고 하면 사진이 아니다. 찍히는 사람하고 찍는 사람이 언제나 이웃에 동무일 적에 비로소 사진이다. 먼발치에서 구경하거나 훔쳐본다면, 사진이 아닌 ‘프레임’으로 그칠 뿐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