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정념 情念


 사랑의 정념 → 사랑얼 / 사랑빛 / 사랑숨결 / 사랑불꽃

 정념에 사로잡히다 → 속빛에 사로잡히다 / 밑빛에 사로잡히다

 정념에 불타다 → 불타다 / 불타오르다 / 불붙다


  ‘정념(情念)’은 “감정에 따라 일어나는, 억누르기 어려운 생각 ≒ 정사”를 가리킨다고 합니다만, ‘느끼다·느낌·늧’이나 ‘마음·맘·마음꽃·마음결·마음새’나 ‘마음길·마음밭·마음빛·마음자리’로 풀어냅니다. ‘밑·밑동·밑빛’이나 ‘밑바탕·밑절미·밑꽃·밑틀’이나 ‘밑뿌리·밑싹·밑씨·밑자락’으로 풀어낼 만합니다. ‘바탕·바탕길·바탕꽃’이나 ‘빛·빛살·빛발·뿌리’로도 풀어요. ‘불·불길·불꽃’이나 ‘불나다·불내다·불붙다·불지르다’나 ‘불타오르다·불타다·불앓이·불뿜다’나 ‘불덩이·불더미·불공’으로 풀어도 어울려요. ‘삶넋·삶얼’이나 ‘생각·얼’로 풀 만하고요. ‘속·속내·속빛·속마음·속생각’이나 ‘속말·속살·속소리’로 풀고, ‘숨·숨결·숨빛·숨소리·숨길’로 풀지요. ‘숨은넋·숨은얼·숨은마음·숨은빛’이나 ‘온꽃·온빛’으로 풀어내어도 되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정념(正念)’을 “1. [불교] 팔정도의 하나. 정견(正見)으로 파악한 모든 법의 본성과 모습을 바로 기억하여 잊지 않는 일이다”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ㅅㄴㄹ



우리가 옮겨내려는 말을 정념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생각으로 바꿔볼 필요가 있다

→ 우리가 옮겨내려는 말을 마음이 우리한테 밝히려는 생각으로 바꿔 보아야 한다

《언어 기원에 관한 시론》(장 자크 루소/주경복·고봉만 옮김, 책세상, 2002) 31쪽


그 사내는 어마어마한 정념을 불태우고 있다

→ 그 사내는 속빛을 어마어마하게 불태운다

→ 그 사내는 밑동을 어마어마하게 불태운다

《하이스코어 걸 9》(오시키리 렌스케/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0)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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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주저흔 躊躇痕


 고의적 자해로 발생한 주저흔 → 일부러 그은 자국

 과거의 주저흔을 제거하려고 → 예전 생채기를 지우려고


  ‘주저흔(躊躇痕)’은 따로 낱말책에 없습니다. 스스로 죽고 싶어서 칼로 긋거나 베거나 찌른 자국일 텐데, 이 일본말씨는 ‘긋다·베다’나 ‘할퀴다·찌르다’나 ‘생채기·자국·칼자국’으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네 손목의 주저흔, 동생과 함께 죽으려 했을 때 생긴 거지?

→ 네 손목 그은 곳, 동생과 함께 죽으려 하며 생겼지?

→ 네 손목 벤 곳, 동생과 함께 죽으려 하면서 생겼지?

《교도관 나오키 7》(고다 마모라/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8) 1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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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말/사자성어] 최강한파



 올겨울 최강한파가 예보되었다 → 올겨울 된추위를 알린다

 아침부터 최강한파가 온다 → 아침부터 얼어붙는다


최강한파 : x

최강(最强) 가장 강함. 또는 그런 것

한파(寒波) : [지구] 겨울철에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는 현상. 한랭 기단이 위도가 낮은 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생긴다



  낱말책에 따로 없는 ‘최강한파’입니다. 이미 한자말 ‘한파’만으로도 몹시 추운 날씨를 나타냅니다. 우리가 예부터 쓰던 말씨를 헤아리면서 ‘강추위·꽁꽁추위·된추위·맵추위·함박추위’나 ‘얼음추위·얼음눈추위·뼈추위·센추위·큰추위’로 고쳐씁니다. “살을 에는 추위·뼈를 에는 추위”나 ‘겨울·겨울나라·겨울누리·겨울땅·겨울하늘·한겨울’로 고쳐쓰고, ‘눈바람·눈보라’나 ‘눈추위·눈얼음추위·눈보라추위·눈하늘’로 고쳐쓰면 되어요. ‘뚝뚝하다·매몰차다·맵다·맵차다·무뚝뚝하다·야멸지다’나 ‘봐주지 않다·안 봐주다·새침하다·싸늘하다·쌀쌀하다’로 고쳐쓸 자리가 있어요. ‘얼다·얼리다·얼어붙다·얼음·얼음장’이나 ‘차갑다·차다·찬바람·추위’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최강한파라고 했던 날

→ 강추위라고 하던 날

→ 얼음추위라 하던 날

《두 번째 페미니스트》(서한영교, 아르테, 2019) 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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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말/사자성어] 정서노동·정신노동



 정서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 마음일 탓에 괴롭기에 풀려고

 현대는 정서노동의 문제가 심각하다 → 오늘날은 마음일이 크게 불거진다

 정신노동보다는 육체노동이 낫다고 → 마음쏟기보다는 몸으로 하면 낫다고

 정신노동에 종사하는 현재 → 마음일을 하는 오늘


정서노동 : x

정신노동(精神勞動) : 주로 두뇌를 써서 하는 노동

정서(情緖) : 1. 사람의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 또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기분이나 분위기 2. [심리] = 정동(情動)

노동(勞動) : 1. 몸을 움직여 일을 함 2. [경제]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



  마음을 써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마음쓰다·마음쏟다’라 하면 됩니다. “마음을 기울이다·마음을 쏟다·마음을 들이다”라 할 만하지요. 오늘날 일터에서는 ‘마음일’로 나타낼 만하고, ‘매달리다’라 할 수 있습니다. ㅅㄴㄹ



가사노동뿐 아니라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정서노동이 있다

→ 집안일뿐 아니라 마음일이 크다

→ 집일 못지않게 마음을 쏟아야 한다

《두 번째 페미니스트》(서한영교, 아르테, 2019)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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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기원에 관한 시론 고전의세계 리커버
장 자크 루소 지음, 주경복 외 옮김 / 책세상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5.1.8.

읽었습니다 329



  눈빛으로 마음을 주고받습니다. 몸짓으로 마음을 나눕니다. 서로 소리를 들려주고 들으면서 마음을 읽습니다. 마음을 새롭게 나타내고 받아들이려고 하면서 말이 발돋움하고, 이 마음을 두고두고 새기려는 뜻으로 글이 태어납니다. 《언어 기원에 관한 시론》은 ‘글로 담아낸 말’ 이야기입니다. “말은 어떻게 태어났나?” 하고 스스로 묻고 풀어내는 얼거리입니다. 문득 궁금합니다. 루소는 이 책을 ‘글말’로 썼나요, 아니면 ‘입말’로 썼나요? 틀에 갇혀버린 ‘글’로 ‘말’을 다루려 했다면 엉성할 텐데, ‘마음을 담은 말’을 옮긴 글결은 너무 딱딱합니다. 동무한테 들려주는 이야기로 이웃말을 옮길 수 있을까요? 아이 곁에서 함께 생각을 나누는 결로 글을 쓸 수 있는가요? 지난날 ‘수글(수클)’로 담아내는 얼거리가 아니라,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면서 사랑을 펴던 수수한 사람들이 일군 ‘암글(암클)’을 바라볼 때라야, 우리도 스스로 우리말빛을 헤아리면서 우리말밑을 알아봅니다.


《언어 기원에 관한 시론》(장 자크 루소/주경복·고봉만 옮김, 책세상, 2002.8.5.)


#Essai sur l'origine des langues #JeanJacquesRousseau


ㅅㄴㄹ


우리가 옮겨내려는 말을 정념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생각으로 바꿔볼 필요가 있다

→ 우리가 옮겨내려는 말을 마음이 우리한테 밝히려는 생각으로 바꿔 보아야 한다

31


조응하는 혀와 입천장의 움직임은 주의를 기울여 연습해야 한다

→ 맞물리는 입하늘 움직임은 마음을 기울여서 내야 한다

→ 맞닿는  입하늘은 찬찬히 움직여서 소리내야 한다

35


이러한 말소리의 조합에 박자와 음량의 조합을 더해 보라

→ 이러한 말소리를 엮고 가락과 소리도 여미어 보라

35


더 다양한 음절을 가지게 될 것이다

→ 말마디가 더 늘어난다

→ 낱내가 고루 늘어난다

35


자연 상태의 목소리는 조음되지 않기 때문에 낱말들도 그다지 많이 조어되지 않을 것이다

→ 들빛 목소리는 가다듬지 않았기 때문에 낱말도 그다지 많이 짓지 않는다

→ 숲빛 목소리는 매만지지 않았기 때문에 낱말도 그다지 많이 엮지 않는다

36


입을 더 음직여 보는 습관을 가졌더라면 훨씬 더 많은 모음을 발견했으리라고 의심치 않는다

→ 입을 더 움직여 버릇했더라면 홀소리를 훨씬 더 찾았으리라고 본다

46


발음기관은 알아차리지 못하게 그 목소리에 길들여진다

→ 소릿길은 알아차리지 못하게 목소리에 길든다

→ 입은 알아차리지 못하게 목소리에 길든다

46


그들은 서로 알파벳을 차용했으며

→ 그들은 서로 글씨를 빌렸으며

→ 그들은 서로 글을 돌려썼으며

46


글로 쓰듯이 말을 하면 말하면서 읽도록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 글로 쓰듯이 말을 하면, 말하면서 읽는 셈이다

47


만일 글로 씌어졌다면 《일리아스》는 훨씬 덜 음유되었을 것이고, 따라서 음유시인들은 인기가 많지 않았을 것이며

→ 글로 썼다면 《일리아스》를 훨씬 덜 노래했을 테고, 노래꽃님을 그리 반기지 않았을 테며

→ 글로 썼다면 《일리아스》를 훨씬 덜 읊었을 테고, 노래꽃지기는 그리 사랑받지 않았을 테며

51쪽


어떤 민족이 글을 많이 읽고 배울수록 그 민족의 방언은 점차 사라진다

→ 글을 많이 읽고 배우는 겨레일수록 겨레말은 어느새 사라진다

→ 글을 많이 읽고 배우는 사람들일수록 사투리는 차츰 사라진다

52


우리는 무인도에서 고립된 사람들이 자신들의 말을 잊어버리는 것을 보았다

→ 우리는 외딴섬 사람들이 말을 잊어버리는 모습을 본다

73


외국에서 사는 사람들은 함께 일하며 공동체 사회를 이루고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몇 세대가 흐른 뒤에는 그들의 최오의 언어를 거의 보존하지 못 한다

73


전쟁과 정복은 인간 사냥일 뿐이다

→ 싸움과 밟기는 사람사냥일 뿐이다

73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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