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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기원에 관한 시론 ㅣ 고전의세계 리커버
장 자크 루소 지음, 주경복 외 옮김 / 책세상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5.1.8.
읽었습니다 329
눈빛으로 마음을 주고받습니다. 몸짓으로 마음을 나눕니다. 서로 소리를 들려주고 들으면서 마음을 읽습니다. 마음을 새롭게 나타내고 받아들이려고 하면서 말이 발돋움하고, 이 마음을 두고두고 새기려는 뜻으로 글이 태어납니다. 《언어 기원에 관한 시론》은 ‘글로 담아낸 말’ 이야기입니다. “말은 어떻게 태어났나?” 하고 스스로 묻고 풀어내는 얼거리입니다. 문득 궁금합니다. 루소는 이 책을 ‘글말’로 썼나요, 아니면 ‘입말’로 썼나요? 틀에 갇혀버린 ‘글’로 ‘말’을 다루려 했다면 엉성할 텐데, ‘마음을 담은 말’을 옮긴 글결은 너무 딱딱합니다. 동무한테 들려주는 이야기로 이웃말을 옮길 수 있을까요? 아이 곁에서 함께 생각을 나누는 결로 글을 쓸 수 있는가요? 지난날 ‘수글(수클)’로 담아내는 얼거리가 아니라,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면서 사랑을 펴던 수수한 사람들이 일군 ‘암글(암클)’을 바라볼 때라야, 우리도 스스로 우리말빛을 헤아리면서 우리말밑을 알아봅니다.
《언어 기원에 관한 시론》(장 자크 루소/주경복·고봉만 옮김, 책세상, 2002.8.5.)
#Essai sur l'origine des langues #JeanJacquesRousseau
ㅅㄴㄹ
우리가 옮겨내려는 말을 정념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생각으로 바꿔볼 필요가 있다
→ 우리가 옮겨내려는 말을 마음이 우리한테 밝히려는 생각으로 바꿔 보아야 한다
31
조응하는 혀와 입천장의 움직임은 주의를 기울여 연습해야 한다
→ 맞물리는 입하늘 움직임은 마음을 기울여서 내야 한다
→ 맞닿는 입하늘은 찬찬히 움직여서 소리내야 한다
35
이러한 말소리의 조합에 박자와 음량의 조합을 더해 보라
→ 이러한 말소리를 엮고 가락과 소리도 여미어 보라
35
더 다양한 음절을 가지게 될 것이다
→ 말마디가 더 늘어난다
→ 낱내가 고루 늘어난다
35
자연 상태의 목소리는 조음되지 않기 때문에 낱말들도 그다지 많이 조어되지 않을 것이다
→ 들빛 목소리는 가다듬지 않았기 때문에 낱말도 그다지 많이 짓지 않는다
→ 숲빛 목소리는 매만지지 않았기 때문에 낱말도 그다지 많이 엮지 않는다
36
입을 더 음직여 보는 습관을 가졌더라면 훨씬 더 많은 모음을 발견했으리라고 의심치 않는다
→ 입을 더 움직여 버릇했더라면 홀소리를 훨씬 더 찾았으리라고 본다
46
발음기관은 알아차리지 못하게 그 목소리에 길들여진다
→ 소릿길은 알아차리지 못하게 목소리에 길든다
→ 입은 알아차리지 못하게 목소리에 길든다
46
그들은 서로 알파벳을 차용했으며
→ 그들은 서로 글씨를 빌렸으며
→ 그들은 서로 글을 돌려썼으며
46
글로 쓰듯이 말을 하면 말하면서 읽도록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 글로 쓰듯이 말을 하면, 말하면서 읽는 셈이다
47
만일 글로 씌어졌다면 《일리아스》는 훨씬 덜 음유되었을 것이고, 따라서 음유시인들은 인기가 많지 않았을 것이며
→ 글로 썼다면 《일리아스》를 훨씬 덜 노래했을 테고, 노래꽃님을 그리 반기지 않았을 테며
→ 글로 썼다면 《일리아스》를 훨씬 덜 읊었을 테고, 노래꽃지기는 그리 사랑받지 않았을 테며
51쪽
어떤 민족이 글을 많이 읽고 배울수록 그 민족의 방언은 점차 사라진다
→ 글을 많이 읽고 배우는 겨레일수록 겨레말은 어느새 사라진다
→ 글을 많이 읽고 배우는 사람들일수록 사투리는 차츰 사라진다
52
우리는 무인도에서 고립된 사람들이 자신들의 말을 잊어버리는 것을 보았다
→ 우리는 외딴섬 사람들이 말을 잊어버리는 모습을 본다
73
외국에서 사는 사람들은 함께 일하며 공동체 사회를 이루고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몇 세대가 흐른 뒤에는 그들의 최오의 언어를 거의 보존하지 못 한다
→
73
전쟁과 정복은 인간 사냥일 뿐이다
→ 싸움과 밟기는 사람사냥일 뿐이다
73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