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망각 忘却
망각 속에 버려두고 있었다 → 잊은 채 버려두었다
완전히 망각된 존재는 아니었다 → 아주 잊히지는 않았다
과거란 망각되어서도 안 되고 → 옛날이란 잊어서도 안 되고
시간을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 하루를 잊은 셈이다
‘망각(忘却)’은 “어떤 사실을 잊어버림 ≒ 망실(忘失)·망치(忘置)”을 뜻한다고 하는데, ‘망실·망치’뿐 아니라 ‘망각’ 모두 ‘잊어버리다·잊다’로 고쳐쓸 노릇입니다. ‘까먹다·깜박·깜빡·껌벅·껌뻑’으로 고쳐쓸 수 있어요. ‘모르다·버리다’나 ‘놓다·놓치다’로 고쳐쓰고, ‘빠뜨리다·빼먹다·빼다’로 고쳐씁니다. ‘골로 가다·죽다·숨지다’나 ‘묻다·묻히다·파묻다’로 고쳐쓰고, ‘생각잃다’나 ‘아른거리다·어른거리다’로 고쳐써요. ‘까맣다·새카맣다·어둡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망각’을 둘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망각(妄覺) : [심리] 외부 세계의 자극을 잘못 지각하거나 없는 자극을 있는 것처럼 생각함
망각(芒角) : 1. = 까끄라기 2. = 모서리
사랑도 시도 망각하고
→ 사랑도 노래도 잊고
→ 사랑도 노래도 놓고
→ 사랑도 글도 내려놓고
→ 사랑도 글도 밀쳐두고
《이슬처럼》(황선하, 이슬처럼, 창작과비평사, 1988) 78쪽
목재회사 직원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있었다
→ 나무터 일꾼은 목숨이 아름다운 줄 잊고 일했다
→ 나무일터 사람은 목숨이 아름다운 줄 몰랐다
→ 나무집 사람은 목숨이 아름다운 줄 잊어버렸다
《나무 위의 여자》(줄리아 버터플라이 힐/강미경 옮김, 가야넷, 2003) 184쪽
이 사회에는 두 가지 힘이 서로 충돌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지배적인 힘은 망각하는 능력인 것 같다
→ 이 나라는 두 가지 힘이 부딪히는 듯한데, 더 큰 힘은 잊는 재주인 듯하다
→ 이곳에서는 두 가지 힘이 부딪히는 듯한데, 더 센 힘은 잊는 재주인 듯하다
→ 이 마을은 두 가지 힘이 부딪히는 듯한데, 더 덩치 큰 힘은 잊는 솜씨인 듯하다
→ 여기에서는 두 가지 힘이 부딪히는 듯한데, 덩치가 더 큰 힘은 잊는 솜씨인 듯하다
《강이, 나무가, 꽃이 돼 보라》(데이비드 스즈키·오이와 게이보/이한중 옮김, 나무와숲, 2004) 53쪽
과거에 진 빚에 대한 일본인의 망각은 도를 더해갈 것이 분명했다
→ 일본사람은 지난날 빚을 더 잊으리라
→ 일본사람은 예전 빚을 더욱 잊는다
→ 일본사람은 그동안 진 빚을 아주 잊는다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전진성, 휴머니스트, 2008) 84쪽
느림의 정도는 기억의 강도에 정비례하고 빠름의 정도는 망각의 강도에 정비례한다고 간파한 바 있다
→ 느린 만큼 아로새기고, 빠른 만큼 잊는다고 깨달은 바 있다
→ 느린 대로 새기고, 빠른 대로 까먹는 줄 알아차린 바 있다
《나를 만나는 스무 살 철학》(김보일, 위즈덤하우스, 2010) 137쪽
바람 빠진 바퀴를 끌고 망각의 하루를 건너가는
→ 바람 빠진 바퀴를 끌고 잊힌 하루를 건너가는
→ 바람 빠진 바퀴를 끌고 까만 하루를 건너가는
《뭇별이 총총》(배영옥, 실천문학사, 2011) 46쪽
땅을 떠난 사람들은 땅에 돌아가리라는 마음을 망각한다
→ 땅을 떠난 사람들은 땅에 돌아가리라는 마음을 잊는다
→ 땅을 떠난 사람들은 땅에 돌아가리라는 마음을 놓친다
《삼킨 꿈, 땅에서 배운 십 년》(한승오, 강, 2012) 56쪽
우리는 어쩌면 이리도 쉽게 그 사실을 망각하고 있고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
→ 우리는 어쩌면 이리도 쉽게 이를 잊고 등돌릴까
→ 우리는 어쩌면 이리도 쉽게 이를 잊어버리고 등돌릴까
《삶의 마지막 축제》(용서해, 샨티, 2012) 232쪽
꿈의 가치를 망각한 현대인에게
→ 꿈빛을 잊은 오늘 우리한테
→ 값진 꿈을 놓은 오늘사람한테
《마음의 서재》(정여울, 천년의상상, 2015) 150쪽
우리가 살았던 기억을 망각하게 하고
→ 우리가 살던 일을 지우고
→ 우리가 살던 나날을 치우고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승효상, 돌베개, 2016) 170쪽
영원히 망각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관측하는 건 안타까웠다
→ 까맣게 잊는 모습을 자꾸 보자니 안타까웠다
→ 까맣게 잊어버리는 모습을 내내 보자니 안타까웠다
《문방구 왈츠》(카와치 하루카/심이슬 옮김, 삼양출판사, 2016) 178쪽
망각의 바다에서 휩쓸리지 않을 것이다
→ 깜빡질 바다에서 휩쓸리지 않겠다
→ 빠뜨리는 바다에서 안 휩쓸리겠다
《서울 밖에도 사람이 산다》(히니, 이르비치, 2023) 1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