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수리 修理


 수리를 못해서 → 다듬지 못해서 / 손대지 못해서 / 만지지 못해서

 어느새 말끔히 수리되어 있었다 → 어느새 말끔히 고쳤다

 자전거를 수리하다 → 두바퀴를 손보다 / 자전거를 손질하다


  ‘수리(修理)’는 “고장 나거나 허름한 데를 손보아 고침”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말로 ‘손보다·손질·손질하다’로 손봅니다. ‘고치다·고쳐쓰다’로 손보고, ‘깁다·기우다’나 ‘때우다·땜·땜질·땜하다’로 손보지요. ‘다루다·다듬다·다독이다’나 ‘가다듬다·쓰다듬다·쓰담쓰담’으로 손봐요. ‘매만지다·만지다·만지작대다’나 ‘돌보다·돌아보다·보살피다·보듬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리다. 오늘날 터전에서는 ‘수리점’이라고만 하는데 ‘손질집’이나 ‘손질가게’ 같은 말을 새롭게 쓸 수 있어요. ㅍㄹㄴ



수리해 가면서 늘 쓰고 있단다

→ 손질해 가면서 늘 쓴단다

→ 고쳐 가면서 늘 쓴단다

→ 손을 보면서 늘 쓴단다

《아르헨티나 할머니》(요시모토 바나나/김난주 옮김, 민음사, 2007) 46쪽


망가진 낡은 시계를 사서 수리해서요

→ 망가진 낡은 바늘을 사서 손질해서요

→ 망가진 낡은 때바늘을 사서 고쳐서요

《골목길 연가 4》(아소우 미코토/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3) 144쪽


내가 수리한 집에서

→ 내가 고친 집에서

→ 내가 손질한 집에서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서정홍, 문학동네, 2014) 50쪽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 고치며 쓸 부품을

→ 손볼 때에 드는 부품을

《10대와 통하는 일하는 청소년의 권리 이야기》(이수정, 철수와영희, 2015) 141쪽


청소가 아니라 수리가 필요하겠군

→ 쓰레질이 아니라 고쳐야 하겠군

→ 비질이 아니라 손질을 해야겠군

→ 쓸고닦기 말고 손질을 해야겠군

→ 쓸고닦지 말고 손봐야겠군

《거짓말풀이 수사학 1》(미야코 리츠/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6) 12쪽


자, 수리 다 끝났어요

→ 자, 다 고쳤어요

→ 자, 손질 끝났어요

→ 자, 다 손질했어요

《깨끗하게 해주시겠어요? 1》(하토리 미츠루/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9) 15쪽


혼자 여행하려면 자가 수리가 필수거든

→ 혼자 다니려면 스스로돌봐야 하거든

→ 혼자 움직이려면 혼짓기를 해야 하거든

《고물 로봇 퐁코 4》(야테라 케이타/조원로 옮김, 소미미디어, 2022) 113쪽


수리가 되긴 할까

→ 고칠 수 있을까

→ 손볼 수 있을까

《시노자키 군의 정비 사정 2》(부리오 미치루/김명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 53쪽


온종일 배를 수리하는 소리로 요란하다

→ 하룻내 배를 고치는 소리로 가득하다

→ 노상 배를 손질하는 소리로 넘실댄다

《깡깡깡》(이영아, 빨간콩, 2023) 10쪽


수리할 배가 부두에 닿으면 엄마 손길도 바빠진다

→ 손질할 배가 나루에 닿으면 엄마도 바쁘다

→ 고칠 배가 뱃터에 닿으면 엄마도 바쁘다

《깡깡깡》(이영아, 빨간콩, 2023) 19쪽


보통 수리를 안 해서요

→ 으레 안 고쳐서요

→ 다들 손을 안 봐서요

《고물 로봇 퐁코 8》(야테라 케이타/조원로 옮김, 소미미디어, 2025) 96쪽


책을 수리할 때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 책은 차분히 손질해야 한다

→ 책은 느긋이 손봐야 한다

→ 책은 천천히 깁어야 한다

《책, 읽는 재미 말고》(조경국, 유유, 2025) 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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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오늘 새벽부터 저녁까지

알라딘서재에서

사진넣기가 안 된다.


알라딘 서재지기는 눈치를 못 챘나?

모르려나?


05시부터 18시에 이르도록

사진 먹통인데,

사진넣기는 안 될 뿐

다른 것은 멀쩡히 돌아간다.


그래서, 사진을 잔뜩 넣어야 할

책집마실 글은 안 올리고서 기다린다.

부디 오늘밤까지는

사진넣기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아!!

사진넣기가 안 된다고 갈무리(캡처)를 해서 올리려 했더니,

사진넣기가 아예 안 먹히지!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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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돼지 씨앗
사사키 마키 지음,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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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6.

그림책시렁 1685


《늑대와 돼지 씨앗》

 사사키 마키

 김숙 옮김

 북뱅크

 2025.1.2.



  어떻게 그리든 늑대는 늑대이고 돼지는 돼지입니다. 다만 우리는 들숲메에서 늑대를 죽인 지 오래요, 들숲메에서 뛰노는 돼지도 거의 벼랑으로 내몰고서 ‘고기돼지’를 길들이는 굴레로 차츰 젖어듭니다. 《늑대와 돼지 씨앗》을 보면 사람처럼 두다리로 걷고서 두손을 쓰는 짐승이 나옵니다. 이는 “짐승 이야기”가 아니라 “짐승한테 빗대는 사람 이야기”라는 뜻이고, 그린이 스스로 이 그림책에 나오는 늑대이기도 하고 돼지이기도 하다는 뜻입니다. 그린이는 “사냥하는 늑대”가 아니라 “손쉽게 얻어먹는 늑대”이기를 바란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들숲메를 달리는 돼지”가 아닌 “사람한테 붙잡혀서 굴레에 갇힌 채 억지로 살만 피둥피둥 찌워야 하는 고기밥”이라는 속내이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보면 오늘날 우리나라도 이웃 뭇나라도 ‘서울나라’예요. 서울로 몰려들어 돈자리(돈버는 자리)만 찾는 싸움판입니다. 누가 더 높이 올라서서 누가 더 많이 차지하느냐 하고 치고받습니다. 물어뜯기에 서로 다치고, 괴롭히고 따돌리니 서로 힘듭니다. 이리하여 그린이는 ‘살림’도 ‘보금자리’도 아닌 ‘노닥노닥’ 빈둥거리면서 하늘에서 떡이 떨어지기를 바라요. 얼핏 재미나고 귀엽게 담은 그림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저 딱하고 안쓰럽고 슬픈 우리 민낯이라고 느낍니다.


#佐-木マキ #ぶたのたね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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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친구!
최희옥하다 지음 / 월천상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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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6.

그림책시렁 1686


《친구? 친구!》

 최희옥하다

 월천상회

 2025.8.25.



  다들 으레 잊습니다만, 서울(도시)은 “사람 사는 터전”으로 닦은 데가 아닙니다. 워낙 서울은 “임금(권력자)이 사람들을 억누르는 벼슬아치와 싸울아비를 그러모아서 그들끼리 노닥거리는 담벼락으로 쌓아올린 무덤”입니다. 옛날부터 이런 서울이요, 오늘날에도 고스란합니다. 그렇기에 작은고을이나 큰고을 모두 서울바라기요, 시골은 더더욱 서울바라기이지요. 《친구? 친구!》를 보면 집밖으로 나가기 두려운 아이가 길고양이를 마주하면서 새롭게 동무를 찾아나서면서 ‘마을’에 눈뜨는 줄거리를 들려주는 듯합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사는 데가 바로 ‘서울’이에요. 사람 사는 터전이 아니라, 임금과 벼슬아치가 노닥거리는 굴레인 줄 느끼는 아이라면 집밖에 얼마나 무서운지 온몸으로 알아요. 섣불리 못 나갑니다. 그런데 길고양이를 비롯해 적잖은 사람들은 ‘멍청굴레’인 서울에 이럭저럭 뿌리를 내리면서 조금씩 바꾸려 하지요. 그들(권력자)이 마음쓰거나 힘쓰는 일은 없습니다. 수수하고 작은 사람들이 살림짓기를 하기에 서울도 조금은 바뀔 수 있습니다. “담 너머”를 바라보며 힘내는 아이를 다루는 대목은 눈여겨볼 만하되, 집밖이라지만 “그냥 서울”입니다. 이제 우리는 서울을 좀 뛰쳐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들한테 ‘멍청굴레 서울’이 아닌 ‘푸른들숲메’를 보여줄 때이지 않나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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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헌책 헌집 헌옷



  하루가 아닌 한 발짝만 들여도 이미 헌집이다. 아무리 값비싸다고 하더라도, 모든 집은 헌집이다. 그러나 우리는 “남이 짓거나 살던 헌집”을 얻어서 옮겨살 적에 ‘새집’에 간다고 말한다. 우리 발걸음이 닿고 우리 손길로 가꾸는 동안 ‘우리집’으로 바뀌기에, 모든 헌집을 새집으로 돌려놓을 뿐 아니라, 숨결을 새롭게 입히는 살림길이다.


  옷가게에 갓 놓여도 이미 헌옷이다. “손수 짓건 남이 짓건 그냥 헌옷”"이다. 모든 옷은 헌옷이다. 그런데 우리가 눈여겨보며 마음에 맞아서 몸에 걸치는 때에 어느새 ‘새옷’으로 거듭난다. 누가 입다가 물려주거나 팔기에 헌옷이지 않다. 우리는 ‘우리옷’을 누린다. 손길과 살결이 닿고, 눈길을 모을 뿐 아니라, 손수 빨래하고 해바람에 말리고, 정갈히 개어 건사하기에 새록새록 피어나는 살림살이라 할 테지.


  책숲(도서관)이나 책마루(서재)에 오늘 들여도 헌책이다. “모든 책은 헌책”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스스로 읽고 배우고 생각하고 돌보고 나누고 깨달으며 철드는 나날에 길동무로 삼으니 ‘새책’이다. 손때를 거칠게 타느라 낡거나 닳는 부스러기(지식·정보)가 넘치는 책이 있으나, 손빛을 가만히 입기에 날갯짓으로 꿈과 사랑을 담고서 너울너울 춤사위인 책이 있다. 몸소 품을 들이고 손수 온넋을 기울여서 한 쪽씩 펼치는 책이 한 자락씩 늘어나니, 모든 책이 온책과 즈믄책과 푸른책과 아름책으로 훨훨 날아오른다.


  헌집·헌옷·헌책은 어떤 손과 눈과 발과 마음과 몸이 딯으며 낡고 부스러질까? 새집·새옷·새책은 어떤 손과 눈과 발과 마음과 몸을 만나면서 나부끼고 부드러울까? 언제나 같은 집과 옷과 책이되, 언제나 우리 숨결과 나란히 나아가는 살림꽃이라고 느낀다.


  숲말을 헤아리기에 숲집에 깃들어 숲밥을 먹고 숲글을 쓰고는 숲이웃하고 숲노래를 나눈다. 숲길을 걸으니 숲마음으로 눈뜨고 숲사랑을 그리면서 숲사람으로서 숲책을 짓고 읽는다. 넌 숲책을 사랑하니? 난 숲책을 사랑해. 넌 푸른책을 곁에 놓니? 난 푸른책을 곁에 놓지. 넌 바람을 담은 파란책을 바라니? 난 파란책을 바라면서 오늘도 쓰고 읽고 걷고 나르고 돌아보고 쉬고 잠들고 일어나서 집안일을 해.


  나무는 ‘헌나무’도 ‘새나무’도 아닌 그저 나무이다. 풀과 꽃도 그냥 풀과 꽃이다. ‘헌풀’과 ‘새풀’이 없고, ‘헌꽃’과 ‘새꽃’이 없다. 노래하며 나는 새가 ‘헌새’이지 않다. 더구나 ‘새새’이지 않다. 헌숲과 새숲이 없다. 헌마을과 새마을이 없다. 헌나라와 새나라가 없고, 헌사람과 새사람이 없다. 헌돈과 새돈이 없고, 헌별과 새별이 없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기에 누구나 스스로 사랑으로 싹튼다. 사근사근 속삭이는 말은 모두 달콤하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은 모두 반갑다. 겨울에도 해는 포근포근 고맙다. 여름에도 밤은 노래잔치로 즐겁다. 첫겨울 눈밭을 이루어도 시골과 골목에는 쑥부쟁이가 파란꽃을 곱다시 올린다. 한여름 뙤약볕이 내리쬐어도 들숲과 마을에는 나뭇잎과 풀잎이 짙푸르기만 하다.


  나는 사랑집에서 살며 사랑옷을 두른다. 사랑책을 곁에 두며 사랑노래를 여민다. 사랑숲에 사랑새가 찾아오고, 사랑나비와 사랑벌레는 이제 겨울잠으로 간다. 나는 너한테 사랑글을 띄우고, 사랑손을 내밀면서 사랑눈으로 마주보려고 한다. 우리는 사랑씨를 맺는 사랑동무요 사랑님이다. 2025.12.5.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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