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숨은책 1010


《바람직한 現代의 女性》

 임명미 글

 경춘사

 1985.11.25.



  동덕여자대학 가정교육과 교수라는 분이 쓴 《바람직한 現代의 女性》은 1985년에 나옵니다. 이분이 1985년까지 가르친 바에, 이때 뒤로도 가르쳤을 얼거리를 담은 꾸러미요, 동덕여대뿐 아니라 다른 배움터에서도 비슷비슷하게 바라본 눈높이라고 느낍니다. 곰곰이 보면 “바람직한 오늘돌이”를 다룬 글이나 꾸러미는 무척 드뭅니다. 서로 헤아리는 마음, 함께 일하고 쉬며 북돋우는 매무새, 어질며 따사로이 가꾸는 숨빛, 언제나 사랑으로 살림하고 어울리는 넋 같은 이야기를 돌이한테 제대로 들려주고 배우는 길을 세울 노릇입니다. 이 길은 돌이뿐 아니라 순이도 나란히 듣고 배울 적에 아름답겠지요. 그러나 《바람직한 現代의 女性》은 얌전하고 보기좋은 몸매·옷차림·말씨를 짚는 얼거리에서 그칩니다. 그야말로 낡았어요. 어느덧 마흔 해가 지난 2025년에는 “빛나는 오늘순이” 이야기를 어떻게 가르칠까요? 어깨동무와 어울림과 사랑이 무엇이며, 사람이 이 별에서 살림하는 뜻을 얼마나 들려주려나요? 모든 일터·삶터·마을·집·모임에서 순이돌이가 고르며 너그러이 지내는 길이 무엇인지 찬찬히 짚어서 처음부터 새롭게 함께 배워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현대의 패션에서 이상적인 몸매는, 남녀 모두 가늘고 긴 체형이면서도,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너무 뚱뚱하거나 너무 마르지도 않은 체형이다. (97쪽)


현대의 숙녀는 적어도 外的으로 표현되는 자기體像이 文化패션에 적합하도록 극기를 통한 자기 관리가 우선해야 한다 … 의복에 게으른 사람은 일반적으로 게으른 사람으로 평가되고, 옷이 단정치 못한 사람은 思考方式이 흐트러지고, 組職的 思考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대로 옷을 단정히 입는다는 것은 자기존중을 포함하여 긍정적 개성을 표시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더럽고 너덜너덜한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그의 마음도 그렇게 만들며, 개인의 몸차림에서 청결은 신앙 다음으로 중요한 것으로 理智的인 習慣이며 자존심 같은 것이다. 그래서 현대의 숙녀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차림이 세련되며, 머리가꿈, 화장법, 옷입는것, 부착된 악세사리, 하나하나까지 입는장소, 목적, 때에 잘 어울려야 한다. (98쪽)


1970年代 이후 옷을 T·P·O에 맞춰입는 일이나 격식을 갖추는 일은 점점 그 정도가 희박해 가지만, 격식을 무시할 수 없는 모임이나 파티에 참석할 때에는 禮服에 준하는 禮裝을 하는 것이 요구되는데 (99쪽)


女性의 경우 낭비에 의해서 주부나 어머니로서의 소임에 소홀하여 가정의 平和를 깨뜨리게 되고, 子女敎育도 등한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고, 과다한 支出을 해서 옷을 만들고, (101쪽)


남에 대해 언제나 사랑이 넘치는 생각을 가지며, 조금이라도 남을 싫어하는 마음을 갖으면 그것이 바로 不敬이다. 조금이라도 이런 마음을 가지면, 남이 먼저 나를 싫어한다는 것을 안다 … 자신에게 관계없는 일에 관심을 두지 않으며, 간섭하지 않고, 책임이 없는 한 남을 지도해 주려고 하지 않으며, 자기를 존중하지 않으려는 사람부터는 몸을 빼고, 자기를 도외시하는 것이 人間의 自由 및 品位의 要求임을 알고 (103쪽)


남을 쳐다볼 때는 눈만 갈 것이 아니라 얼굴과 고개를 함께 돌리고, 고개가짐, 몸자세, 움직임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똑바로 앉고, 똑바로 서고, 똑바로 걷는다. 의자에 앉거나 서 있을 때 손을 앞으로 모으고, 다리를 포개거나, 팔짱을 끼는 것은 쉴 때의 자세임을 안다. (105쪽)


거짓말하지 않으며 언행을 일치시키고, 정확한 표준어, 정확한 경어를 사용하고, 윗사람이 안 계신 자리에서도 적절한 경어를 사용해서 말한다. 웃어른과 일할 때는 농담 섞인 말은 하지 않는다. 최대의 관심은 남을 즐겁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으로, 자기의 의견과 다른 의견에 기를 쓰고 다투지 않으며 남에게 이기는 것만 아니라 남과 어울려 살아가면서 남을 도와주기도 하고 남을 따르는 데서 행복과 보람을 찾는 여성이 바람직한 현대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11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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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수당 手當


 수당을 받다 → 몸값을 받다 / 삯을 받다 / 돈을 받다

 수당이 붙다 → 덧삯이 붙다 / 일삯이 붙다

 초과 근무 수당을 지급하다 → 덧일삯을 주다


  ‘수당(手當)’은 “정해진 봉급 이외에 따로 주는 보수 ≒ 덤삯”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뜻 그대로 ‘덤돈·덤삯·덧삯’이라 할 만합니다. 때로는 ‘오래삯’이나 ‘자리값·자릿삯’이라 할 만합니다. 수수하게 ‘일삯·품삯’이나 ‘몸값’이라 할 만하지요. ‘하루삯·날삯·날찍’이나 ‘값·돈·삯’이라 해도 어울려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수당’을 네 가지 더 싣는데 싹 털어냅니다. ㅅㄴㄹ



수당(水塘) : 물을 모아 두기 위하여 하천이나 골짜기를 막아 만든 큰 못. 관개(灌漑), 상수도, 수력 발전, 홍수 조절 따위에 쓴다 = 저수지

수당(首堂) : [역사] 한 관아의 우두머리 당상관

수당(壽堂) : 살아 있을 때에 미리 만들어 놓은 무덤 = 수실

수당(樹黨) : 당파를 세움



이건 단지 초과근무수당을 절약하려는 수작일 뿐이야

→ 이는 그저 덧일삯을 안 주려는 짓일 뿐이야

→ 이는 한낱 웃삯을 깎으려는 장난일 뿐이야

《기계들의 밤》(샤를리 보와쟝/전채린 옮김, 형성사, 1981) 94쪽


시간외수당을 요구하는 캄보디아 노동자들의 시위에

→ 덤일삯을 바라며 캄보디아 일꾼이 물결치니

→ 덧일삯을 외치며 캄보디아 일꾼이 일어나니

《열세 살 여공의 삶》(신순애, 한겨레출판, 2014) 17쪽


야근을 하든 회사에서 잠을 자든 야근수당은 보통 안 나온다

→ 밤일을 하든 일터에서 자든 밤일삯은 으레 안 나온다

→ 밤샘일을 하든 일터에서 묵든 밤일삯은 으레 안 나온다

《중쇄미정》(가와사키 쇼헤이/김연한 옮김, 그리조아, 2016) 23쪽


오래 다니면 근속 수당

→ 오래 다니면 자릿삯

→ 오래 다니면 오래삯

《감자가 맛있는 까닭》(서정홍, 창비, 2018) 18쪽


내부고발이 있고 나서 지금까지 초과한 근무수당을 지급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하는데

→ 참소리가 있고 나서 이제까지 더 일한 삯을 주라고 했다는데

→ 참목소리가 있고 나서 여태까지 더 일한 삯을 주라고 했다는데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도서관 사서 실무》(강민선, 임시제본소, 2018) 36쪽


휴일과 특근수당 정도는 가볍게 헌납한다

→ 쉬는날과 덤일삯쯤은 가볍게 바친다

《푸른 돌밭》(최정, 한티재, 2019) 34쪽


주휴수당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 쉼삯을 받아 본 적이 없다

→ 쉬는몫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서울 밖에도 사람이 산다》(히니, 이르비치, 2023)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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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초과근무·초과근로



 초과근무로 인한 피로감이 절정에 달하다 → 덤일 탓에 아주 지친다

 무급 초과근무를 재차 요구하기에 → 덧일삯이 없다고 다시 바라기에

 초과근로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 덧일삯을 제대로 챙겨 주려 한다

 초과근로가 비일비재하여 → 웃일은 흔하여


초과근무(超過勤務) : [경제] 정하여진 근무 시간 외에 하는 근무. 시간 외 근무, 야간 근무, 휴일 근무 따위가 있다

초과근로 : x



  알맞게 일하는 틈을 넘어서 더 일을 맡기거나 시킬 때가 있습니다. 이때에는 덤으로 일하거나 더 일한다는 뜻으로 ‘덤일·덧일’이라 합니다. ‘웃일·웃개·웃개도리’라 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이제는 “파업하지 말자. 이젠 초과근무가 없으니까”로 변했다

→ 이제는 “멈춰세우지 말자. 이젠 덤일이 없으니까”로 바뀐다

→ 이제는 “멈추지 말자. 이젠 웃일이 없으니까”로 바뀐다

《기계들의 밤》(샤를리 보와쟝/전채린 옮김, 형성사, 1981) 95쪽


야근이나 휴일근무 등 초과근로

→ 밤일이나 해날일이나 덤일

→ 밤샘이나 안쉬는일이나 덧일

《나부터 세상을 바꿀 순 없을까?》(강수돌, 이상북스, 2014)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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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시위


 우리의 시위는 정당하다 → 우리 너울은 옳다 / 우리는 떳떳하게 일어선다

 민중의 시위에 주목하라 → 들꽃너울을 눈여겨보라 / 촛불너울을 보라

 전국민의 시위 앞에서 → 온나라 들물결 앞에서 / 온나라 너울판 앞에서


  ‘시위(示威)’는 “1. 위력이나 기세를 떨쳐 보임 2. 많은 사람이 공공연하게 의사를 표시하여 집회나 행진을 하며 위력을 나타내는 일 = 시위운동”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시위’ 얼거리라면 ‘-의’부터 털고서,  ‘구름·구름떼·구름밭·구름무리’나 ‘구름물결·구름바다·구름같다·구름처럼’이나 ‘나라너울·나라물결·들불’로 손봅니다. ‘내달리다·내닫다·내뛰다·달려들다·덤비다’나 ‘너울·너울거리다·너울길·너울판·너울바람·너울결’이나 ‘놀·바다·바닷결’로 손보고, ‘물결·물꽃·물발·물살·몰개·물결치다·물줄기’나 ‘들고일어나다·들고일어서다·떨치다’로 손봐요. ‘들물결·들너울·들꽃물결·들꽃너울’이나 ‘들빛물결·들빛너울·들풀물결·들풀너울’이나 ‘살림너울·살림물결·살림바다’나 ‘삶너울·삶물결·삶바다·삶꽃너울·삶꽃물결’로 손볼 수 있어요. ‘삶꽃바다·삶빛너울·삶빛물결·삶빛바다’나 ‘-랑·-이랑·-과·-와·-뿐·-하고’나 ‘모이다·모여들다·모임·몰려들다·몰려가다’로 손보고, ‘부릅뜨다·붉눈·붉은눈·씨름·씨름하다’나 ‘아침맞이·어깨동무·해돋이·해뜸’으로 손봅니다. ‘일다·일어나다·일어서다’나 ‘치닫다·팔짝’이나 ‘초·촛불’이나 ‘촛불물결·촛불너울·촛불모임·촛불바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무언의 시위를 하는 거야

→ 조용히 일어선단 말이야

→ 말없이 달려들겠어

→ 차근차근 내닫겠어

《4번 타자 왕종훈 36》(산바치 카와/정선희 옮김, 서울문화사, 1998) 54쪽


무언의 시위, 잘 통한다

→ 말없는 물결, 잘 듣는다

→ 조용한 모임, 잘 먹힌다

《탐묘인간》(soon, 애니북스, 2012) 163쪽


시간외수당을 요구하는 캄보디아 노동자들의 시위에

→ 덤일삯을 바라며 캄보디아 일꾼이 물결치니

→ 덧일삯을 외치며 캄보디아 일꾼이 일어나니

《열세 살 여공의 삶》(신순애, 한겨레출판, 201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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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주량 酒量


 주량이 세다 → 술이 세다

 주량이 줄다 → 술배가 줄다

 그의 주량은 → 그이 술부피는


  ‘주량(酒量)’은 “마시고 견딜 정도의 술의 분량 ≒ 주수·주호”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술’이나 ‘술배·술부피’로 고쳐씁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주량’을 둘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ㅅㄴㄹ



주량(舟梁) : 1. 작은 배를 한 줄로 여러 척 띄워 놓고 그 위에 널판을 건너질러 깐 다리 = 배다리 2. 배와 다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

주량(柱梁) : 1. 기둥과 대들보를 아울러 이르는 말 2. 한 나라 또는 한집안의 귀한 인재



주량이 세다는 것에 쓸데없는 자부심이 있던 때였다

→ 술배가 세다고 쓸데없이 자랑하던 때였다

→ 술이 세다고 쓸데없이 뻐기던 때였다

《서울 밖에도 사람이 산다》(히니, 이르비치, 2023) 1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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