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절대악 絶對惡


 절대악에 속하는 존재이다 → 아주 사납다 / 참 그악스럽다 / 막되다

 그 집단을 절대악으로 표현했다 → 그 무리를 나쁜놈이라고 말한다


  ‘절대악(絶對惡)’은 따로 낱말책에 없습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안 써도 되어요. 우리말로 ‘그악스럽다·끔찍하다·막되다’나 ‘나쁘다·안 좋다·좋지 않다’나 ‘더럽다·몹쓸·못되다·지저분하다’로 고쳐씁니다. ‘마구·마구마구·마구잡이·막나가다·막하다’나 ‘무섭다·무시무시하다·미치다·사납다·우락부락’이나 ‘쌀쌀맞다·차갑다·차디차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그악이·그악놈·그악것·허튼놈·허튼짓’이나 ‘나쁜것·나쁜놈·나쁜이·야살이·얄개·양아치’나 ‘더럼이·더럼치·더럼것·사납이’로 고쳐쓰면 돼요. ‘막놈·막순이·막돌이·미치광이·미친것’이나 ‘막짓놈·망나니·개망나니·망나니짓’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절대악을 내쳤으면 됐지, 어차피 그 집안의 사업이고

→ 몹쓸놈을 내쳤으면 됐지, 뭐 그 집안 일감이고

→ 망나니를 내쳤으면 됐지, 뭐 그 집안 일이고

《집으로 가는 길》(홍은전 외, 오월의봄, 2022)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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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14.


《나선》

 장진영 글·그림, 정음서원, 2020.10.12.



어젯밤에 고흥에 돌아온 이튿날이니 뻑적지근하다. 삐걱거리는 몸을 이끌고서 ‘우리말로 노래밭’ 열석걸음을 펴러 간다. 오늘은 전여울 님이 먼저 ‘SF 이야기 밑글 그리기’를 들려주고 이끈다. 혼자 이야기를 꾸리지 않으니 호젓하면서 느긋하다. 《어원사전》 글손질이 끝나지 않았기에 어린글(동화)을 한동안 안 썼는데, 글손질을 마치고서 쓸 여러 글감을 떠올려 본다. 《나선》을 읽으면서 놀랐다. 1993년 무렵에 이 그림꽃을 선보였다니, 그동안 지켜본 씁쓸한 뒷모습을 눈물로 담았구나 싶다. 어떤 이는 ‘학생운동’을 ‘정치이력’으로 삼으면서 오늘날까지 이름을 날리려고 한다. 어떤 이는 ‘아름누리’를 그리면서 ‘살림길’로 삼으려고 함께 애쓰며 어깨동무를 했다.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아야 할까? 우리는 어떤 길에 서는 마음일 적에 아름다울까? 우리는 어느 곳을 보금자리로 삼아서 숲을 지으면서 사랑을 씨앗으로 심을 만한가? ‘인문학’은 이제 다 내려놓고서 ‘살림짓기’로 거듭나야 한다고 본다. ‘가사분담’이 아닌 ‘함살림(함께 살림하는 집)’으로 피어나야 한다고 본다. 아이어른이 오순도순 지내는 보금자리부터 사랑을 품어야, 비로소 마을이 살고, 나라가 살며, 푸른별이 고루 살아난다고 느낀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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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13.


《미래 세대를 위한 우주 시대 이야기》

 손석춘 글, 철수와영희, 2024.4.5.



오류동에서 새벽을 맞는다. 길손집은 12칸이다. 높다란 데에서 마을을 둘러보니 촘촘하게 올라오려는 잿집더미가 안쓰럽다. 12칸 높이에서는 풀벌레노래가 안 들린다. 전철로 서울로 간다. 〈글벗서점〉에 들러 책을 살핀다. 이미 읽은 책을 되읽고, 아직 안 읽은 책을 처음으로 뒤적인다. 낱말책을 짓는 밑감으로 삼을까 싶어서 고르다가도 내려놓는 책이 많다. 적잖은 ‘국어학 논문’은 ‘학위 취득 목적’으로 쓴 글이기 일쑤라, 슥 훑다가 고개를 젓는다. 빗방울이 듣는다. 〈숨어있는 책〉으로 건너간다. 16:20 시외버스를 앞두고서 책을 더 읽고 살핀다. 두 군데에서 장만한 ‘새 헌책’이 큰 꾸러미이다. 굵은 빗줄기를 온몸으로 맞는다. 한가위를 앞두고 더 늘어난 사람물결을 가르며 겨우 버스를 탄다. 《미래 세대를 위한 우주 시대 이야기》를 읽었다. 한자말로는 ‘우주’인데, ‘집(宇) + 집(宙)’인 얼개이다. 곰곰이 보면 우리말 ‘집’이 “너른 누리”를 가리키면서, “모든 터전”을 나타낸다고 여길 만하다. “집 = 짓는 움”이기도 하다. ‘짓’은 “지어내는 길”이니, 바로 ‘집(작은곳)’부터 모든 씨앗이 깨어나고 자라면서 ‘누리(큰곳)’로 뻗는데, 모든 온누리도 또다른 집(씨앗)이라는 얼거리를 알아본다면 눈길을 틔울 테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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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12.


《한국의 꽃그림》

 노숙자 글·그림, 서문당, 2000.10.20.



새벽에 길을 나선다. 구름송이를 보고서 입이 벌어진다. 이토록 아름다운 구름꽃이라니. 바쁜 걸음을 멈추고서 물끄러미 본다. 이윽고 달린다. 구름을 보느라 논두렁에 한참 섰으니, 옆마을에 첫 시골버스가 지나갈 때에 맞춰야 한다. 고흥읍을 거쳐 서울로 시외버스를 달렸다. 일하러 가는 길에 옥수나루에 살짝 내려서 〈옥수서재〉에 들른다. 곱게 여민 마을책집이다. 이제 다시 서둘러 ‘문화비축기지’로 찾아간다. 비가 퍼붓는다. 즐겁게 빗물을 머금으면서 걷는다. 슈룹 없이 이 빗줄기를 누리는 사람은 나를 빼고는 안 보인다. 예전에 기름터였다는 곳이라면, ‘살림단지·살림동이’처럼 이름을 새로 붙일 수 있었다고 느낀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을 마치고서 〈꽃 피는 책〉에 찾아가는데 안 열었네. 벌써 여러 해째 헛걸음만 한다. 이제 더는 못 오겠다고 느낀다. 《한국의 꽃그림》을 되새긴다. 2001년에 처음 읽으면서 새로웠다. 수수한 꽃을 붓끝으로 담는 분이 있기에 반가웠다. 요즈막에는 수수한 꽃을 그리는 분이 꽤 늘었다. 다만, 그리기는 하되 덜 지켜본다고 느낀다. 풀꽃 한 포기를 그리기 앞서 여러 해를 느슨히 지켜본다면 붓질이 다를밖에 없다. 똑같은 나무도 풀도 없기에 더 들여다보고 기다리고 지켜보아야 숨빛을 알아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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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11.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고양이 카이》

 이와고 미츠아키 사진·이와고 히데코 글/구혜영 옮김, 동쪽나라, 2003.9.10.



모처럼 비가 주룩주룩 온다. 이내 멎고서 다시 내린다. 마을을 뿌옇게 감돌던 풀죽음물이 걷힌다. 덧없는 풀죽임물을 안 뿌리고도 들이 누렇게 익었는데, 왜 자꾸 풀죽음물을 뿌려대느냐고 가볍게 나무라는 하늘이다. 하늘빛을 읽지 않는다면, 이 고을은 죽어갈 수밖에 없고, 고을지기(군수)뿐 아니라 고을사람이 나란히 죽음수렁에 잠기리라 느낀다. 서울도 같다. 하늘읽기와 흙읽기와 숲읽기를 안 하면서 쳇바퀴처럼 날씨알림만 들여다보거나 기댈 적에는 우리 스스로 눈빛을 잃는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고양이 카이》를 돌아본다. 이만 한 책이 한글판으로 나온 일도 대단하고, 이 책을 알아보는 이웃이 적어서 쉽게 판이 끊긴 모습도 놀랍다. “눈에 띄는 책”에 꽂히는 사람이 늘 적에는 책빛이 스러진다. “눈을 띄우는 책”에 다가서는 사람이 늘어야 책빛이 살아난다. 이제는 “눈에 띄는 책”을 덮고 치울 때이다. “눈을 띄우는 책”한테 다가서면서 마음을 스스로 가꾸고 살림을 스스로 짓고 숲빛을 스스로 일굴 줄 알아야 한다. 남이 해주지 않는다. 내가 할 일이다. 고양이를 찍으려면 우리 스스로 고양이 매무새와 눈망울에 삶길로 바꾸면 된다. 쓰기도 그리기도 찍기도 살림하기도 쉽다. 고스란히 품고 받아들이면 다 이룬다.


#岩合光昭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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