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557 : 깎아지른 절벽



깎아지른 절벽으로

→ 깎아지른 곳으로

→ 벼랑으로

→ 낭떠러지로


깎아지르다 : 벼랑 따위가 반듯하게 깎아 세운 듯 가파르다

절벽(絶壁) : 1. 바위가 깎아 세운 것처럼 아주 높이 솟아 있는 험한 낭떠러지 2. 아주 귀가 먹었거나 남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고집이 세어 남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아니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4. 앞을 가릴 수 없는 깜깜하게 어두운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깎아지른 데를 우리말로는 ‘벼랑’이라 합니다. 한자말 ‘절벽’은 ‘벼랑’을 가리킵니다. “깎아지른 곳 = 벼랑·절벽”이에요. 이 보기글이라면 ‘깎아지르다’나 ‘벼랑’ 가운데 하나로 고쳐씁니다. ‘낭떠러지’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장산곶은 깎아지른 절벽으로, 그 절벽 높은 곳에

→ 장산곶은 깎아지른 곳으로, 그 높은 곳에

→ 장산곶은 벼랑으로, 그 높은 벼랑에

→ 장산곶은 낭떠러지로, 그 높은 낭떠러지에

《큰도둑 거믄이》(이철수, 분도출판사, 1986)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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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555 : 세신사 때밀이



여러 세신사를 만나본 내 경험상 … 말끔히 때를 밀어주는 분들이

→ 여러 말끔이를 만나보았더니 … 말끔히 때를 밀어주는 분이

→ 여러 씻김이를 만나보았더니 … 말끔히 때를 밀어주는 분이


세신(洗身) : x

때밀이 : 1. 목욕탕에서 돈을 받고 목욕하는 사람의 때를 밀어 주는 사람 2. 몸에 있는 때를 밀어서 씻어 내는 일



  국립국어원 낱말책에는 아직 ‘세신사(洗身師)’도 ‘세신(洗身)’도 없습니다. 굳이 이런 일본스런 한자말을 올릴 까닭부터 없습니다. 우리말은 ‘때밀이’인데, 수수한 우리말이 달갑지 않다면 ‘말끔이·깔끔이’나 ‘씻김이’처럼 새로 낱말을 여밀 만합니다. “말끔히 때를 밀”기에 ‘말끔이’요 ‘때밀이’입니다. ㅅㄴㄹ



여러 세신사를 만나본 내 경험상, 연차와 노하우에 따라 만족도가 다르다. 전혀 아프지 않게 살살 밀면서도 말끔히 때를 밀어주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 여러 말끔이를 만나보았더니, 나이와 솜씨에 따라 결이 다르다. 살살 말끔히 때를 밀어주는 분이 있는가 하면

→ 여러 씻김이를 만나보았더니, 낫살과 재주에 따라 확 다르다. 하나도 아프지 않게 말끔히 때를 밀어주는 분이 있는가 하면

《자기만의 (책)방》(이유미, 드렁큰에디터, 2020)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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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1.5.

오늘말. 까지다


미워하는 마음으로 밥을 지으면 밥에 미움씨앗이 퍼집니다. 싫어하는 마음으로 논밭일을 하면 논밭살림에도 싫은 기운이 번집니다. 밥살림이건 들살림이건, 살림길에는 살리는 몸짓과 마음과 말씨가 아닌 죽이거나 악악거리는 모든 티끌은 치웁니다. 얼핏 읊는 말 한 마디가 둘레로 흩어지면서 깃들어요. 사랑을 담기에 사랑으로 날고, 사랑이 없이 매몰차기에 매물차게 나부대면서 훅훅 뿌리내립니다. 노려본들 안 바뀝니다. 덤비면 스스로 망가집니다. 횃불을 활활 사르면서 둘레를 밝힐 수 있을 텐데, 메마른 마음으로 불타오르면 어느새 잿더미로 바뀌고 말아요. 한 발짝 물러나서 바라봐요. 무엇이 아니꼬운 일인가요? 왜 툭탁거리거나 치고받는가요? 쟤가 까졌으니 싸우나요? 쟤가 엄포를 놓으니 나란히 으르렁거리고 싶나요? 다투는 자리에서는 풀이 안 돋습니다. 싸움박질이 춤추는 땅에서는 나무가 죽어요. 되바라진 마음을 다독여 봐요. 이제는 그만 등돌려요. 으름장은 훅 날리고서 어깨동무로 가벼이 다가가요. 푸른숲을 이루는 작은씨는 아옹다옹하지 않습니다. 작은씨앗은 언제나 사근사근 어울리면서 나비처럼 훨훨 날갯짓하는 꿈을 그려요.


ㅅㄴㄹ


퍼지다·퍼뜨리다·흩다·흩뜨리다·흩어지다·날다·날리다·날려가다·뿌리다·흩뿌리다 ← 산포(散布)


밉다·미움·미움질·밉질·미워하다·싫다·싫어하다·악악대다·으르다·으름장·으르렁·까지다·꺼리다·나대다·나부대다·덤비다·노려보다·되바라지다·바라지다·등돌리다·등지다·불타다·불타오르다·타오르다·활활·훨훨·다투다·싸우다·싸움박질·싸움터·툭탁거리다·티격태격·치고받다·아니꼽다·아옹다옹·아웅다웅·엄포 ← 적개(敵愾), 적개심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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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1.5.

오늘말. 후레아이


손수 안 짓기에 각다귀입니다. 동무를 안 사귀니 발톱으로 할큅니다. 제 밥그릇만 챙기니 부라퀴요, 빼앗으려고 침을 흘리는 송곳니에 엄니입니다. 괄괄하게 노는 개구쟁이는 얼핏 씩씩해 보이지만, 못돼먹은 마음으로 양아치처럼 나서기에 후레아이로 치달아요. 괘씸하고 구리지요. 짓궂고 쌀쌀맞습니다. 호로놈은 만무방처럼 모질고 못되게 굽니다. 뭐가 엉터리인지 가르지 못 해요. 옳지 않은 짓을 일삼으니 늘 허튼짓에 헛소리예요. 부끄러운 줄 모르고 앙칼집니다. 마치 쇠낯이요, 갖은 사달과 온갖 저지레로 어지럽습니다. 이런 막놈은 스스로 갉으니 스스로 뻐근하고 스스로 추레합니다. 이웃하고 사근사근 지낼 줄 모르니 얼마나 지저분한지 몰라보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면서 늘 한겨울 같은 추위입니다. 서슬이 퍼렇고 서늘하니 둘레에 아무도 없어요. 깜짓을 일삼으니 이놈 저놈 다 미워하다가 마구잡이로 갉아요. 사랑을 모르니 몹쓸짓입니다. 하늘 무서운 줄 모르니 삼하고 매정합니다. 얄개는 매운맛을 모르기에 막하는구나 싶은데, 고얀짓을 자꾸자꾸 하면 삶꽃이나 살림꽃이 아닌 깜꽃으로 물들어요. 부디 시린 손발을 녹일 햇볕길로 나오기를 빕니다.


ㅅㄴㄹ


각다귀·발톱·부라퀴·송곳니·엄니·괄괄하다·개구쟁이·개구지다·개궂다·날라리·호로놈·후레아이·검은이·검님·검놈·깜이·깜님·깜놈·까망·검다·검은짓·까만짓·깜짓·검은판·검정·검정꽃·깜꽃·겨울·서늘하다·얼다·얼음·차갑다·차다·추위·한겨울·서슬·섬찟·소름·시리다·싸늘하다·쌀쌀맞다·고리다·구리다·궂다·괘씸하다·얄궂다·짓궂다·고린내·구린내·고린짓·고리타분하다·고약하다·고얀놈·고얀짓·놈·놈팡이·이놈·저놈·그놈·그악스럽다·그악이·끔찍하다·나쁘다·안 좋다·너무하다·사납다·사달·저지레·다랍다·더럼것·더럽다·썩다·지저분하다·추레하다·마구·마구마구·마구잡이·막것·막나가다·막놈·막되다·막돼먹다·막짓놈·막하다·만무방·말썽·망나니·개망나니·망나니짓·망나니질·매섭다·매정하다·매운맛·맵다·맵차다·모질다·몹쓸·몹쓸짓·못되다·못돼먹다·우락부락·무쇠낯·무쇠탈·쇠·쇠낯·쇠탈·야살이·얄개·양아치·무섭다·무시무시하다·미치다·삼하다·앙칼지다·부끄럽다·새침·엉터리·옳지 않다·허튼짓·헛소리·뻐근하다·쑤시다 ← 악(惡_), 악귀, 악당, 악덕, 악독, 악동, 악랄, 악마, 악성, 악인, 악자, 악질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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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1.5.

오늘말. 엎지르다


거꾸로 간다고 바꾸지는 않아요. 거꿀길은 거꿀질입니다. 누구를 거꾸러뜨리기에 멍울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느 우두머리 하나만 골칫거리가 아니기에 온갖 말썽이 불거져요. 새로 담근 술을 새 자루에 담는 까닭을 돌아봅니다. 우두머리를 받치거나 모시는 벼슬아치를 나란히 엎을 적에 비로소 갈아치울 수 있습니다. 빗물은 잘잘못을 안 가립니다. 빗물은 오로지 씻고 털고 치웁니다. 빗물은 결딴이나 끝장을 내지 않아요. 빗물은 깨뜨리지 않고 아작을 내지 않습니다. 그저 티끌을 씻으면서 먼지를 와르르 솎아요. 우리는 옷을 갈아입습니다. 우리는 밥을 새로 짓습니다. 우리는 쓸고닦고 설거지를 합니다. 우리는 날마다 새롭게 하루를 누립니다. 아침에 일어서고 저녁에 푹 누워서 꿈누리로 가요. 쳇바퀴처럼 늘 똑같다면 생각을 일으키기 어렵고, 쳇바퀴를 허물고서 해와 바람을 맞아들이기에 싱그럽게 생각을 합니다. 새길이 낯설어 엉덩방아를 찧을 수 있고, 이따금 물을 엎지르겠지요. 아이들은 넘어지고 자빠지면서 다시 일어섭니다. 다친 곳은 곧 아물어요. 힘들면 털썩 주저앉아서 천천히 쉬고 나서 성큼 걷습니다. 우르르 몰리지 말고 활짝 피어나 봐요.


ㅅㄴㄹ


무너지다·망가지다·깨다·깨뜨리다·깨지다·거덜·결딴·끝·끝장·넘어지다·내려앉다·꺼지다·궁둥방아·엉덩방아·사라지다·쓰러지다·박살·씨를 말리다·아작·와르르·와장창·우르르·움푹·으그러지다·자빠지다·주저앉다·지다·쪽박·쫄딱 무너지다·털썩·폭삭·푹·헐다·허물다·흐무러지다 ← 붕괴


갈다·갈아입다·갈아치우다·갈아엎다·거꾸로·거꿀이·거꿀길·거꿀질·거꿀짓·고꾸라뜨리다·거꾸러뜨리다·뒤바꾸다·뒤엎다·뒤집다·들고일어나다·들고일어서다·바꾸다·엎다·엎지르다·일어나다·일어서다 ← 쿠데타, 반란, 무력정변(武力政變)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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