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1.5.

오늘말. 후레아이


손수 안 짓기에 각다귀입니다. 동무를 안 사귀니 발톱으로 할큅니다. 제 밥그릇만 챙기니 부라퀴요, 빼앗으려고 침을 흘리는 송곳니에 엄니입니다. 괄괄하게 노는 개구쟁이는 얼핏 씩씩해 보이지만, 못돼먹은 마음으로 양아치처럼 나서기에 후레아이로 치달아요. 괘씸하고 구리지요. 짓궂고 쌀쌀맞습니다. 호로놈은 만무방처럼 모질고 못되게 굽니다. 뭐가 엉터리인지 가르지 못 해요. 옳지 않은 짓을 일삼으니 늘 허튼짓에 헛소리예요. 부끄러운 줄 모르고 앙칼집니다. 마치 쇠낯이요, 갖은 사달과 온갖 저지레로 어지럽습니다. 이런 막놈은 스스로 갉으니 스스로 뻐근하고 스스로 추레합니다. 이웃하고 사근사근 지낼 줄 모르니 얼마나 지저분한지 몰라보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면서 늘 한겨울 같은 추위입니다. 서슬이 퍼렇고 서늘하니 둘레에 아무도 없어요. 깜짓을 일삼으니 이놈 저놈 다 미워하다가 마구잡이로 갉아요. 사랑을 모르니 몹쓸짓입니다. 하늘 무서운 줄 모르니 삼하고 매정합니다. 얄개는 매운맛을 모르기에 막하는구나 싶은데, 고얀짓을 자꾸자꾸 하면 삶꽃이나 살림꽃이 아닌 깜꽃으로 물들어요. 부디 시린 손발을 녹일 햇볕길로 나오기를 빕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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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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