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말하는 책들이 꾸준하게 나오기를 바란다. 여러 사람들 여러 갈래 눈길로 여러 마을과 골목과 시골과 숲을 이야기하는 자전거책이 하나둘 나오기를 바란다. 도시를 푸르게 가꾸고 싶은 사람들 자전거 타기를 다룰 줄 알고, 시골을 곱게 보살피고 싶은 사람들 자전거 나들이를 다룰 줄 알기를 바란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아름답다. 그런데, 두 다리로 걷는 사람이 한결 아름답다. 자전거를 탈 줄 알면서 두 다리로 즐겁게 걸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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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시클 프린트 1- 도시와 자전거 생활
프로파간다 편집부 엮음 / 프로파간다 / 2013년 6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1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07월 1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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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88) -의 : 열정의 뒤늦은 방문

 

우리가 진정 두려워해야 할 것은 열정의 뒤늦은 방문이 아니라, 열정의 탕진이며 열정의 상실이다
《강제윤-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호미,2013) 155쪽

 

  ‘진정(眞正)’은 ‘참으로’나 ‘참말’이나 ‘무엇보다’로 다듬고, ‘열정(熱情)’은 ‘뜨거움’으로 다듬어 줍니다. ‘방문(訪問)’은 ‘찾아오다’로 손보고, ‘탕진(蕩盡)’은 ‘마구 쓰다’나 ‘헤프게 쓰다’로 손보며, ‘상실(喪失)’은 ‘잃다’나 ‘사라지다’로 손봅니다. 그런데, 글쓴이는 모두 ‘-의’를 넣어서 마치 일본 말투처럼 글을 씁니다. “열정의 탕진”이란 무슨 말이고, “열정의 상실”은 무슨 말일까요. 왜 한국사람이 일본사람 흉내를 내며 이런 말투를 써야 할까요. 한국 말투로 바로잡자면 “탕진하는 열정”이나 “상실하는 열정” 꼴이 되어야 할 텐데, 이렇게 적어도 말느낌은 아리송합니다. ‘탕진’이나 ‘상실’이나 ‘열정’ 같은 낱말이 한국말하고 살가이 어울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마구 써댄 뜨거움”이나 “사라진 뜨거움”으로 한 번 걸러 봅니다. 그런데, ‘열정’은 ‘뜨거움’으로 다듬을 만하지만, 이 글월에서는 다른 낱말로 다듬을 때에 한결 나으리라 생각해요. 이를테면 ‘불빛’이나 ‘불꽃’으로 다듬을 수 있어요.

 

 열정의 뒤늦은 방문이 아니라
→ 뒤늦게 찾아온 열정이 아니라
→ 뒤늦게 찾아온 뜨거움이 아니라
→ 뒤늦게 찾아온 빛이 아니라
→ 뒤늦게 찾아온 불빛이 아니라
→ 뒤늦게 찾아온 불꽃이 아니라
 …

 

  이 글을 쓴 분만 탓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오늘날 글을 쓴다는 분들은 으레 이렇게 “무엇의 무엇”처럼 ‘-의’를 집어넣어 버릇합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이런 말투가 자주 나오고, 동시집이나 동화책이나 그림책에까지 이런 말투가 흔히 나와요. 이 보기글은 낱말이나 말투를 조금 손보더라도 여러모로 엉성하구나 싶습니다. “우리가 참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뒤늦게 찾아온 불꽃이 아니라, 마구 써댄 불꽃이며 사라진 불빛이다.”처럼 보기글을 손보아도 크게 나쁘지 않으나, 글차례를 뒤집어서, “뒤늦게 찾아온 불꽃을 두려워 말고”를 글월 앞으로 빼고, “-을 두려워해야 한다”를 글월 뒤에 놓아야, 비로소 부드럽게 이어지는 한국말이 되리라 생각해요.

 


* 보기글 새로 쓰기
뒤늦게 찾아온 불꽃을 두려워 말고, 헤프게 써댄 불꽃이며 사라진 불빛을 무엇보다 두려워해야 한다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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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놀이 5 - 고무통에서 물방울 날려

 


  빗물놀이 마지막은 마당 고무통에 들어가서 물방울 날리기. 쏟아진 빗물이 그득 담긴 고무통에는 큰아이만 들어간다. 작은아이가 들어가기에는 물이 많이 깊다. 큰아이는 동생더러 들어오지 말라 하고는 혼자 들어간다. 이동안 작은아이 옷을 벗긴다. 작은아이는 알몸으로 마당을 달린다. 이윽고 큰아이한테 젖은 옷 모두 벗고 몸 헹군 다음 새 옷 입자고 부른다. 4346.7.1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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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놀이 4 - 물바닥에 엎드릴까

 


  비가 쏟아질 적에는 땅바닥에 드러눕거나 엎드리면 되게 재미있다. 등이나 얼굴에 빗물이 떨어지면서 귀로는 빗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지구별이 나한테 새롭게 젖어든다. 이제 옷이고 몸이고 머리카락이고 다 젖었으니 빗물 흐르는 마당에 마음껏 드러누워 뒹굴며 놀아라. 4346.7.1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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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놀이 3 - 발로 물을 튀겨

 


  신나게 마당을 비 맞으며 달리던 아이들은 새로운 빗물놀이를 찾는다. 바로 발을 높이 들었다가 쿵쿵 내리찍으며 물을 철썩철썩 튀기는 놀이. 누나는 키도 크고 다리도 길어 철썩철썩 소리가 나도록 물을 튀기며 걷고, 작은아이는 조물조물 달리면서 누나 꽁무니를 좇는다. 이리로 철썩 저리로 철썩 온몸이 빗물에 젖으면서 개구지게 노래한다. 4346.7.1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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