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 이와사키 치히로 세계명작동화 4
타치하라 에리카 지음, 서인주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22.

그림책시렁 1425


《파랑새》

 타치하라 에리카 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서인주 옮김

 학산문화사

 2005.7.25.



  깃털이 파랗게 물든 새는 드물다고 합니다. 파란깃 새가 하늘을 날면 하늘빛하고 겹쳐서 눈에 안 뜨일 수 있을 텐데, 까만깃이건 하얀깃이건 노란깃이건,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으면 새가 나는 줄 아예 못 알아챕니다. 우리 옛말에 “업은 아기 찾는다”가 있고, 하늬녘에서는 “뜰에 사는 파랑새” 같은 옛말이 있어요. 아기를 업었는데 두리번거린들 못 찾겠지요. 파랑새는 이미 우리 뜰이나 마당이나 밭에 깃들어 노래하는데, 집밖으로 멀리 나간들 알아볼 수 없습니다. 《파랑새》는 얼핏 알아차리기 어려운 줄거리일 수 있되, 가만히 읽으면 어른도 어린이도 환하게 깨달을 만한 이야기입니다. 파랗게 물든 하늘인데, 이 파란바람을 늘 숨으로 마시고 뱉는 사람입니다. 풀꽃나무도 파란바람을 마십니다. 새도 벌레도 지렁이도 파란바람을 마셔요. 모든 숨결은 하늘을 머금으면서 하늘빛입니다. 모든 목숨은 물을 마시면서 물빛입니다. 스스로 짓고 누리는 결대로 몸빛이자 마음빛이고 말빛입니다. 옆집 살림살이를 부러워할 까닭이 없어요. 남을 탓할 일이 없습니다. 늘 스스로 달래고 다스리며 오늘을 살아가는 곳에서 사랑이 싹트고 즐거워요. 노래하며 날기에 새요, 노래하며 살림하고 놀기에 아이하고 어른이 어우러진 보금자리입니다.


#이와사키치히로세계명작동화 4

#いわさきちひろ #松本知弘

#立原えりか #あおいとり #おはなしえほん (1984)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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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나라 제주이야기 3
장수명 글, 김품창 그림 / 마주보기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22.

그림책시렁 1422


《고래나라》

 장수명 글

 김품창 그림

 마주보기

 2013.5.29.



  우리나라에서 제주섬은 남다릅니다. 모든 고장이 저마다 남다른데, 제주섬은 바다에 우뚝 선 ‘섬’이면서, 섬에 우뚝 솟은 ‘메’가 남다릅니다. 우리나라 메는 아주 높지 않다지만, 거의 모두라 할 만한 데에는 크고작게 다 다른 메가 솟고, ‘갓’이라는 이름도 씁니다. ‘메·머드러기·머리·마루·멋·머슴·머스마’로 잇고, ‘갓·가시·가다·감다·검다·곰·곱다·가시내’로 잇습니다. 사람이 머스마와 가시내로 다르면서 같듯, 메하고 갓도 서로 다르면서 같아요. ‘탐라’라 일컫는 옛말로 가리키는 제주는, ‘멧섬’이나 ‘섬갓’이라 여길 만한 이야기를 품습니다. 《고래나라》를 읽으며 고래를 헤아립니다. 제주 이야기를 고래를 바탕으로 풀어도 어울리되, 조금 더 느긋하면서 나긋하게 이 터를 바라본다면 글과 그림이 파랗게 빛났을 텐데 싶더군요. 뭍에서는 곰이 슬기로운 숨빛이라면, 물에서는 고래가 슬기로운 숨빛입니다. 제주·탐라를 고래로 잇는 얼거리는 어울립니다. 그저, ‘어울림’에서 뚝 그치는 바람에, ‘지음’과 ‘살림(소꿉)’을 더 들여다보지는 못 하는구나 싶어요. ‘고래나라’가 아닌 ‘고래숲’으로 볼 노릇입니다.


ㅅㄴㄹ


《고래나라》(장수명·김품창, 마주보기, 2013)


높고 신령한 산이 있습니다

→ 높고 고요한 메가 있습니다

3쪽


한라산이라고 불렀습니다

→ 한라산이라고 했습니다

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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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미라이 - 애니메이션 그림책
호소다 마모루 지음, 오선이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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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22.

그림책시렁 1424


《미래의 미라이》

 호소다 마모루

 오선이 옮김

 주니어김영사

 2019.1.10.



  오늘 이곳을 이루는 하루는 어제부터 이어서 모레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오늘이 모여서 삶이고, 이 삶은 어제하고 모레 사이에서 늘 새롭게 흐릅니다. 어제로 돌아가서 삶을 바꿀 수 있으리라 여기곤 하지만, 곰곰이 보면 어제를 바꿔야 할 까닭이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오늘 이곳에서 이 삶을 스스로 가꿀 적에 어제하고 모레가 새롭게 피어나거든요. 오늘을 살아내는 마음은 저절로 ‘어제읽기 + 모레읽기’입니다. 오늘을 짓는 손길은 언제나 ‘어제짓기 + 모레짓기’입니다. 《미래의 미라이》는 문득 어제로 돌아가서 뭘 바로잡으려고 하는 길을 들려줍니다. 그러나 어제 어느 일이 뒤틀렸다면 이미 오늘 여기에 ‘나’가 없기에, ‘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도 못 느낀 채 다르게 살게 마련입니다. 다만, 어제·오늘·모레라고 하는 때를 재미있게 돌아보려고 이렇게 줄거리를 짤 수 있다고 느껴요. 그런데 왜 어제로 돌아갈 적에 “내가 못 태어날까” 하는 걱정은 하되, “싸움을 일으킨 나라”를 바로잡을 마음으로는 왜 못 갈까요? 스스로 어제에 무엇을 했는지 잊은 사람들은 오늘 무엇을 하는지도 잊고, 모레에 할 일도 잊습니다. 할아버지가 살아남아서 아버지랑 내가 태어날 수 있었다지만, 숱한 할아버지가 지난날에 죽어서 숱한 ‘다른 나’는 못 태어났겠지요.


#未?のミライ #細田守まもる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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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목도리 온그림책 12
유지우 지음 / 봄볕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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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21.

그림책시렁 1423


《여우 목도리》

 유지우

 봄볕

 2023.2.1.

 


  예전에는 짐승가죽을 얻으려고 사냥을 하거나 덫을 놓았다지요. 그러나 사냥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들과 숲과 마을 사이는 고르게 어울렸습니다. 오늘날에는 짐승가죽을 얻으려고 사냥을 하지 않아요. 좁다란 울타리에 짐승을 가둡니다. 가죽이나 털뿐 아니라 고기를 얻으려고 비좁은 우리에 가둔 지 꽤 됩니다. 그런데 짐승만 가두리에서 헤매지 않습니다. 사람도 ‘서울(도시)’이라는 가두리에 스스로 갇힙니다. 닭우리하고 잿집(아파트)이 무엇이 다를까요? 《여우 목도리》는 여러모로 뜻있게 줄거리를 펴려고 했구나 싶으면서도, 오늘날 우리 민낯하고는 많이 멀구나 싶습니다. 우리나라도 미국도 하늬녘도 사냥으로 들짐승이나 숲짐승을 괴롭히던 모습은 꽤 예전 모습입니다. 예전에 괴롭혔기에 오늘 안 다뤄야 하지 않아요. 다만 오늘날 가두리로 괴롭히는 짓을 제대로 바라보려고 한다면, 줄거리는 사뭇 달랐으리라 봅니다. “가두리에 스스로 갇힌 사람”이라서 “이웃도 가두리에 옭아맵”니다. 삶을 잊은 사람은 살림하고 등집니다. 살림하고 등지니 사랑을 잊습니다. 사랑을 잊으니 숲을 품지 않고, 숲을 안 품으니 잿더미가 쌓이고 쇳덩이를 부릉부릉 몰면서 이 별을 어지럽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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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조만간 早晩間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 곧 찾아뵙겠습니다

 조만간 직접 만나서 → 머잖아 몸소 만나서

 조만간 짙은 안개에 묻힐 것이다 → 이제 안개에 짙게 묻힐 듯하다


  ‘조만간(早晩間)’은 “앞으로 곧. ‘머잖아’로 순화 ≒ 조만에”처럼 풀이합니다. ‘조만에(早晩-)’를 찾아보면 “= 조만간”으로 나와요. ‘조만간·조만에’ 모두 ‘머잖아·곧’나 ‘앞으로·앞날·이제·슬슬’로 손볼 만합니다. ‘이내·이윽고’나 ‘바야흐로·얼마 뒤’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조만간 토마스가 엄마한테

→ 슬슬 토마스가 엄마한테

→ 곧 토마스가 엄마한테

《우리 집 하수도에 악어가 산다》(크리스티앙 레만·베로니크 데이스/이정주 옮김, 시공주니어, 2008) 32쪽


조만간 찾아올 백로들의 예리한 부리에 남김없이 희생될 것이다

→ 곧 찾아올 흰새가 날카로운 부리로 남김없이 먹어치운다

《후투티를 기다리며》(송명규, 따님, 2010) 102쪽


조만간 성별도 이름도 개인정보라고 해서 비밀 취급 될 것 같아

→ 이제 암수도 이름도 속살림이라고 해서 숨길 듯해

→ 앞으로 몸빛도 이름도 혼살림이라고 해서 감출 듯해

《제7여자회 방황 1》(츠바나/박계현 옮김, 대원씨아이, 2013) 27쪽


조만간 돌아오겠죠

→ 곧 돌아오겠죠

→ 머잖아 돌아오겠죠

→ 이제 돌아오겠죠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11》(토우메 케이/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16) 24쪽


조만간 떨어질 꽃턱잎이 붙어 있으니

→ 곧 떨어질 꽃턱잎이 붙었으니

→ 이내 떨어질 꽃턱잎이 붙었으니

→ 앞으로 떨어질 꽃턱잎이 붙었으니

《하루 한 식물》(마키노 도미타로/안은미 옮김, 한빛비즈, 2016) 64쪽


조만간 똑같은 문제에 관해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 닥친다

→ 머잖아 똑같은 사달을 놓고 가름해야 할 때가 닥친다

→ 바야흐로 똑같은 일을 놓고서 따져야 할 때가 닥친다

→ 곧 똑같은 말썽을 놓고서 매듭지을 때가 닥친다

《오스카리아나》(오스카 와일드/박명숙 옮김, 민음사, 2016) 38쪽


어쩌면 너한테도 조만간

→ 어쩌면 너한테도 이내

→ 어쩌면 너한테도 곧

《은여우 13》(오치아이 사요리/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7)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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