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순이 15. 사탕 먹는 자전거 (2014.3.11.)

 


  일곱 살 아이는 일곱 살답게 노는 자전거순이. 네 살 아이는 네 살답게 노는 자전거돌이. 아이들은 스스로 자란다. 아이들은 스스로 놀고 노래하며 웃는다. 우리 어른들은 어떠할까. 우리 어른들도 스스로 자라는가. 우리 어른들도 스스로 일을 찾거나 놀이를 찾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웃을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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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53. 떡 받는 아이 (2014.3.14.)

 


  마을 빨래터 물이끼를 걷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을 할매 한 분을 뵙는다. 마을 할매는 “샘 쳤나? 샘 치느라 애쓰네.” 하면서 아이들을 부른다. “너그들 떡 좋아하나? 떡 좋아하면 줄까?” 제사를 다녀오신 듯하다. 제사떡을 마을회관에서 이웃 할매들과 나누려고 가져오셨는데, 마침 우리 집 아이들을 만난 김에 나누어 주신다. 아이들이 빨래터에서 쓰던 바가지에 떡을 몇 점씩 받는다. 가슴으로 안거나 머리에 이며 집으로 돌아간다. 두 아이는 떡순이가 되고 떡돌이가 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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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52. 바다아이 (2014.3.15.)

 


  군내버스를 타고 상촌마을에 내린 뒤, 사십 분 남짓 걸어서 발포 바닷가에 닿는다. 큰아이는 동생과 함께 먼저 바닷가로 걸어간다. 동생은 누나와 나란히 걸어서 바닷내음을 마신다. 어때? 즐겁지? 바닷가에서는 노래와 냄새와 빛깔 모두 아름답게 우리 마음으로 스며들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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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03. 할머니 보퉁이

 


  마을 할매가 광주로 마실을 갑니다. 할매는 귤상자를 보자기로 싸서 들고 갑니다. 상자는 귤상자이지만 속에는 온갖 먹을거리가 담겼겠지요. 시골에서 흙을 일구어 거둔 여러 가지를 이래저래 손질하고 여러모로 버무린 먹을거리가 가득하겠지요. 할매는 짐보퉁이가 무거워 잘 들지도 못하시는데, 이 보퉁이를 땀을 빼며 들고 갑니다. 택배로 부쳐도 좋으련만 택배값 얼마를 아끼고 싶으실 테고, 할배 경운기를 빌어 우체국까지 다녀오는 길도 멉니다. 깨지거나 쏟아지는 먹을거리는 섣불리 택배로 못 부치기도 합니다. 그러면, 도시로 떠나 살아가는 이녁 딸아들이 시골로 찾아와서 이 보퉁이를 가지러 들를 수 있을까요. 그래도, 할매는 이녁 아이들을 보러 마실을 떠날 적에 빈손으로 가지 못합니다. 이것 챙기고 저것 꾸리다 보니 어느새 매우 묵직한 보퉁이가 됩니다. 2014.3.13.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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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02. 버스 탈 적에

 


  시골에서 군내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거나, 언제나 할매가 먼저 오릅니다. 방정맞은 할배라면 할매보다 앞서서 타기도 합니다. 마을에서 잔치가 있어 고기집에서 모임을 하면, 고기집 작은 버스가 마을로 찾아오는데, 이때에도 할매부터 한 분씩 버스에 다 올라서 앞쪽 자리에 앉습니다. 이렇게 할매들이 다 타고 나서야 할배들이 한 분씩 올라서 뒤쪽 자리에 앉아요. 짐을 드는 몫도 할배입니다. 할배 허리가 안 좋다면 모르되, 노란 보퉁이가 되든 빨간 보따리가 되든 언제나 할배가 짐꾸러미를 듭니다. 2014.3.13.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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