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8.2. 의하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지난 2016년에 외마디 한자말 ‘의하다(依-)’를 어떻게 손질하면 될까 하는 글을 17가지 보기글을 그러모아서 갈무리했습니다. 2022년 여름까지 ‘의하다’를 손질하는 보기글을 56가지 모았습니다. 여섯 해 사이에 39가지를 더 모았는데, 새삼스레 하나씩 되짚자니, 보기글을 더 손보아야겠더군요. 예전에는 이럭저럭 넘어간 다른 얄궂은 말씨가 있으면, 이제는 새삼스레 가다듬을 길을 찾아내기도 하거든요.


우리말 ‘빛’을 어떻게 새로 풀이를 하면 어울릴까 하고 여러 해를 헤아렸으나 기다리고 묵히고 또 기다리고 묵혔어요. 어제 드디어 ‘빛’을 열 가지 뜻풀이를 붙여서 매듭짓습니다.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일곱 가지로만 풀이해 놓는데, 세 가지 쓰임새가 더 있다고 느낍니다.


낱말풀이는 끝없는 길입니다. 지난해에 매듭지었어도 올해에 다시 들여다보면 손보거나 고치거나 보탤 데가 나타납니다. 어제 끝냈어도 오늘 다시 살피면 손질하거나 다듬거나 추스를 곳을 느껴요. ‘실학·실학자·실학사상’ 같은 한문을 어떻게 오늘날 풀어내야 어울릴까 하고 꽤 오래 헤맸는데, 문득 생각하니 ‘살림꽃·살림빛’으로 아우를 수 있겠어요. ‘살림꽃·살림빛’은 ‘가정주부’도 가리키고, ‘고유문화’도 가리키고 ‘언성 히어로·능력자·베테랑’도 가리키고, ‘인간의 가치·인권’도 ‘성장·발달·일취월장’도 두루 가리킬 만한 즐거운 우리말입니다. 뭐, 아직 여느 낱말책에는 없는, 숲노래 씨가 지은 낱말입니다만.


순이(여성)만 가정주부일 수 없고, 이래서도 안 될 노릇이라, 순이돌이 누구나 집안일을 즐겁고 알뜰히 맡을 줄 아는 슬기롭고 어진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뜻을 담을 새말을 찾다가 ‘살림꽃·살림빛’ 같은 낱말을 엮어 보았는데, 이제 이 낱말은 여러모로 쓰임결을 넓혀 곳곳에 새롭게 쓸 만하다고 느낍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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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7.28. 안 바쁩니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곁님이랑 아이들하고 나눈 생각 가운데 하나는 “바쁜 일이라면 처음부터 하지 말자.”입니다. 바쁘게 때맞춰 움직이려는 길은 언제나 고되고, 고되면 생각이 멎고, 생각이 멎으면 휘둘리기 좋더군요. 곁님은 “뛰거나 달리면서 때에 맞추지 말자”고 얘기합니다. 옳습니다. 그런데 숲노래 씨는 이따금 뛰거나 달립니다. 서두르려는 뜻이 아닌, 엄청난 등짐하고 책짐을 이고 지고 안은 채 뛰거나 달리면 재미있거든요.


  둘레에서는 “힘들지 않아요? 맨몸으로 달려도 힘든데, 어떻게?” 하고 묻습니다. 숲노래 씨는 빙그레 웃으며 “힘들다고 생각하면 숨쉬기조차 힘들어요. 저는 어려서부터 코머거리로 살며 숨을 거의 못 쉬는 나날이었는데, 숨만 쉴 수 있으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는 일이랍니다. 등에 어깨에 가슴에 품은 책짐이 아마 40킬로그램이 넘을는지 몰라요. 그런데 이 무게를 따지려 들면 ‘미친짓’이고, 스스로 하고프거나 가고픈 길을 그리면서 천천히 뛰고 달리다 보면 ‘소꿉놀이’랍니다. 저는 늘 소꿉놀이를 해요.”


  올해 2022년 들어서 포항 마을책집 〈달팽이책방〉에서 5월 한 달을, 인천 마을책집 〈딴뚬꽌뚬〉에서 7월 한 달(+ 8월 살짝)을, 제주 마을책집 〈노란우산〉에서 8월 한 달을, ‘노래그림잔치(동시로 펴는 시화전)’를 엽니다. 이제 여름인데 세 곳에서 다 다른 노래꽃(동시)으로 다 다르게 펴는 노래그림잔치란 기쁘면서 놀랍습니다.


  이다음 가을(9·10·11월)에도 노래그림잔치를 새로 열 마을책집이나 책숲(도서관)을 만난다면 즐거운 일입니다. 새로 쓴 노래꽃에 우리 집 어린씨랑 푸른씨가 틈틈이 그림을 담아 주는 노래꽃판이 스물∼서른 자락이 새로 모일 즈음 새삼스레 알아보자고 생각합니다.


  고흥 보금자리숲에서 풀꽃나무랑 해바람비를 마주하는 동안, 나라 곳곳 아름다운 이웃님을 만나서 얼굴을 바라보고 말을 섞는 사이에, 늘 새 글감이 깨어납니다. 앞으로 쓸 노래꽃(동시)이 여태 쓴 노래꽃보다 훨씬 많습니다. 후끈후끈한 늦여름 뙤약볕은 시골 들녘 푸른나락을 싱그러이 보듬어 줍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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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넋 2022.7.29.

책하루, 책과 사귀다 133 책숲쪽 ㄴ



  누구나 ‘책쥠새(책을 쥐는 매무새)’를 익히도록 하자면, 책숲지기(도서관 사서)하고 책집지기(책방 주인)부터 책쥠새를 옳게 익힐 노릇입니다. 아무렇게나 쥔대서 책쥠새이지 않습니다. 부릉이(자동차)를 아무렇게나 몬다면 길에서 사람들이 끔찍하게 다치거나 죽겠지요? 책쥠새를 모르는 채 책읽기를 하는 탓에 책숲·책집마다 책이 다칩니다. 헌책이라서 휙휙 던지거나 밟아도 되지 않습니다. ‘집에서 혼자 보는 내 책’이라면 찌개그릇 받침으로도 쓴다지만, 책숲에서 빌리거나 이웃한테서 빌린 책을 함부로 다루면 안 될 노릇입니다. 모든 책집(새책집·헌책집)에서는 책손님 손때나 땀이 책에 안 묻도록 천(손수건)을 챙기도록 이끌고, 책을 만지기 앞서 물로 손을 깨끗이 씻을 노릇이고, “줄거리·이야기를 담은 종이묶음”인 책을 정갈히 다루어 두고두고 물려주는 길을 알려주어야겠지요. 책숲쪽(도서관증·도서관 회원증)을 제대로 내어주려면, 책숲지기·책집지기 자리에 서며 일하기 앞서 “책이란 무엇이고, 책은 어떻게 태어나고, 책을 어떻게 다루고, 책을 사고파는 뜻은 무엇이고, 책을 쓰는 마음하고 책을 읽는 마음이 어떻게 만나고, 책집과 책숲은 어떤 곳인가를 배울” 일이지 싶습니다. ‘등록’만으로 끝낼 일이 아닙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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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넋 2022.7.29.

책하루, 책과 사귀다 132 책숲쪽 ㄱ



  책숲(도서관)마다 ‘책숲쪽(책숲종이)’을 내어줍니다. 책숲쪽을 일본스런 한자말로 ‘도서관증(도서관 회원증)’이라고 합니다. 책숲쪽이 있으면 어느 책숲을 마음대로 드나들며 그곳에 있는 책을 어느 만큼 빌려서 읽을 수 있다지요. 우리나라 책숲은, 책숲쪽을 내어주기 앞서 “책읽기 매무새를 익히도록 이끄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고 느낍니다. 먼저, 책쥠새(책을 쥐는 매무새)를 익혀야 합니다. 새책이든 헌책이든, 책이 안 다치도록 쥐는 길을 익히고, 책이 안 쪼개지도록 살짝 펼쳐서 읽도록 익히며, 손때나 땀이 덜 묻도록 천(손수건)을 꼭 챙겨서 손을 닦고 책도 닦을 줄 알 노릇입니다. 책을 어떻게 꽂고 빼내야 책이 안 다치는가, 책이 안 다치도록 드는 매무새, 등짐(가방)에 책을 잘 넣는 길, 다친 책 손길하기 들을 익혀야지요. 끈으로 책을 묶거나 꾸러미(상자)에 책을 담을 적에 안 다치도록 하는 길을 익히고, 책을 접거나 구기지 않도록 하고, 책숲·책집에서는 글씨를 써넣거나 찢어도 안 된다고 익혀야지요. 부릉종이(운전면허증)를 따기까지 길살림(교통체계)이랑 부릉이(자동차)를 차근차근 익혀야 하듯, 책을 읽거나 살피거나 다루는 매무새가 몸에 옳게 붙도록 익힌 사람만 책숲쪽을 받도록 틀을 세워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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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2.7.28.

책하루, 책과 사귀다 131 어린이



  어린이 눈을 어떻게 바라보는 어른인가요? 어린이랑 키높이를 맞추는 눈높이인가요? 어린이하고 마음을 나누는 눈빛인가요? 어린이하고 생각을 노래하며 함께 날갯짓하는 눈망울인가요? 어린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을 가다듬고 추슬러서 언제나 가장 쉽고 부드러우면서 상냥하고 곱게 들려주는 눈길인가요? 어린이 곁에서 사랑스러이 살림을 짓는 숲빛인 사람으로서 어질고 슬기로운 눈인가요? 너무 많구나 싶은 책이 ‘어린이책인 척’합니다. 숱한 책은 ‘곁배움책(학습 보조도구)’ 구실을 하면서 어린이를 배움수렁(입지시옥)으로 몰아넣고서 돈장사(상업주의)에 스스로 갇힙니다. 어린이책하고 그림책은 “어린이를 가르치는(학습도구·교육) 길”이 아닙니다. 모름지기 어린이책하고 그림책은 소꿉놀이를 바탕으로 삶을 사랑하는 살림길을 숲빛으로 노래하는 이야기를 읽고서 생각을 가꾸는 징검다리입니다. 어린이책에 일부러 어려운 영어나 한자말을 쓰는 사람이 많더군요. 그림책에 우리말스럽지 않은 얄궂은 말씨를 하나도 손질을 안 하는 사람도 많더군요. ‘무늬만 어린이책’은 이제 치우기를 바라요. ‘허울좋은 그림책’은 이제 팔지도 읽히지도 말기를 바라요. 아름책을 즈믄(1000) 벌씩 신나게 되읽으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1999∼2000년에 ‘보리 출판사’에서 

영업부 일꾼으로 일할 무렵

무슨 생각을 했느냐 하면

“나는 내가 일하는 펴냄터에서 내는 책 가운데

 한 자락이라도 엉터리책이 있으면 그만둔다”였다.


그래서 ‘보리 출판사’를 그만두었다.


어린이일 적에는 어린이책을

거의 못 읽다시피 했고

싸움터(군대)를 다녀오고서

스물세 살 무렵(1998년 1월)에

비로소 제대로 어린이책을 만났고

그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손에 닿는 대로

어린이책과 그림책을

신나게 읽는데


갈수록 ‘우리나라 창작 동화책·그림책’이

아름다움과 사랑과 숲하고는 등진

‘캐릭터질’과 ‘인기몰이’와 ‘제도권사회’라는

틀에 갇혀서 헤맨다고 느낀다.


린드그렌상을 받으면 뭐 하나.

린드그렌이 글을 쓴 넋을 잊는데.

안데르센상을 받으면 뭐 하나.

안데르센이 어떻게 글을 썼는지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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