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넋 2022.7.29.

책하루, 책과 사귀다 132 책숲쪽 ㄱ



  책숲(도서관)마다 ‘책숲쪽(책숲종이)’을 내어줍니다. 책숲쪽을 일본스런 한자말로 ‘도서관증(도서관 회원증)’이라고 합니다. 책숲쪽이 있으면 어느 책숲을 마음대로 드나들며 그곳에 있는 책을 어느 만큼 빌려서 읽을 수 있다지요. 우리나라 책숲은, 책숲쪽을 내어주기 앞서 “책읽기 매무새를 익히도록 이끄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고 느낍니다. 먼저, 책쥠새(책을 쥐는 매무새)를 익혀야 합니다. 새책이든 헌책이든, 책이 안 다치도록 쥐는 길을 익히고, 책이 안 쪼개지도록 살짝 펼쳐서 읽도록 익히며, 손때나 땀이 덜 묻도록 천(손수건)을 꼭 챙겨서 손을 닦고 책도 닦을 줄 알 노릇입니다. 책을 어떻게 꽂고 빼내야 책이 안 다치는가, 책이 안 다치도록 드는 매무새, 등짐(가방)에 책을 잘 넣는 길, 다친 책 손길하기 들을 익혀야지요. 끈으로 책을 묶거나 꾸러미(상자)에 책을 담을 적에 안 다치도록 하는 길을 익히고, 책을 접거나 구기지 않도록 하고, 책숲·책집에서는 글씨를 써넣거나 찢어도 안 된다고 익혀야지요. 부릉종이(운전면허증)를 따기까지 길살림(교통체계)이랑 부릉이(자동차)를 차근차근 익혀야 하듯, 책을 읽거나 살피거나 다루는 매무새가 몸에 옳게 붙도록 익힌 사람만 책숲쪽을 받도록 틀을 세워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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