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안심 安心


 따라가신다니 안심이다 → 따라가신다니 느긋하다

 집안에는 안심의 빛이 돌았다 → 집안에는 마음놓는 빛이 돌았다

 그제야 안심된 듯이 → 그제야 걱정없다는 듯이

 우리를 보고 안심했다 → 우리를 보고 풀었다

 이제 안심하세요 → 이제 풀어요 / 이제 놓으셔요

 안심한 표정으로 → 넉넉한 얼굴로 / 포근한 낯으로 / 즐겁게


  ‘안심(安心)’은 “모든 걱정을 떨쳐 버리고 마음을 편히 가짐 ≒ 방심(放心)·안념(安念)·휴신·휴심(休心)·휴의(休意)”를 뜻한다고 해요. ‘마음놓다·마음을 놓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낱말책을 더 보면 ‘걱정’을 “1. 안심이 되지 않아 속을 태움”으로 풀이하는군요. 뜻이 비슷하다는 한자말은 쓸 일이 없고, ‘안심·걱정’은 돌림풀이입니다. ‘걱정없다·근심없다’나 ‘가라앉다·갈앉다·가볍다·앉다’나 ‘넉넉하다·느긋하다·느슨하다·능’으로 손질합니다. ‘놓다·놓치다·어깨가 가볍다·짐을 벗다’나 ‘다독이다·달래다·어르다·어화둥둥’으로 손질하고, ‘따뜻하다·따스하다·포근하다’로 손질하지요. ‘숨돌리다·쉬엄쉬엄·풀어지다·풀다’나 ‘비다·아무 일 없다·아즘찮다·망정’으로 손질할 만하고, ‘즐겁다·반갑다·좋다’나 ‘잘살다·잘 있다·잘 지내다’나 ‘톡·톡톡·툭·툭툭’으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안심(安心)’을 “낚시꾼들이 고기를 여덟 마리째 잡음을 이르는 말”로 풀이하며 싣는데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아버지가 지켜 주어야 아기가 안심하고 세상에 나올 텐데요

→ 아버지가 지켜 주어야 아기가 마음놓고 나올 텐데요

→ 아버지가 지켜 주어야 아기가 걱정 없이 나올 텐데요

《바람의 나라 1》(김진, 시공사, 1998) 20쪽


유미가 안심한 듯이 말했어요

→ 유미가 풀린 듯이 말했어요

→ 유미가 숨돌린 듯이 말했어요

《개구쟁이 특공대의 숨바꼭질》(유키노 유미코·우에노 요시·스에자키 시게키/정인선 옮김, 아람, 2009) 27쪽


이제 좀 안심할 것 같아요

→ 이제 좀 놓을 듯해요

→ 이제 좀 숨을 돌려요

→ 이제 좀 걱정이 없어요

《꼴찌, 동경대 가다! 18》(미타 노리후사/김완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2010) 115쪽


“안심해. 《보물섬》을 다 읽으면, 또 새로운 책을 빌리러 오면 돼.”

→ “걱정 마. 《보물섬》을 다 읽으면, 또 새책을 빌리러 오면 돼.”

→ “걱정없어. 《보물섬》을 다 읽으면, 또 새책을 빌리러 오면 돼.”

《도서관의 주인》(시노하라 우미하루/윤지은 옮김, 대원씨아이, 2012) 33쪽


다시 그림을 그리게 돼서 안심했어

→ 다시 그림을 그려서 마음놓았어

→ 다시 그림을 그리니 반가웠어

→ 다시 그림을 그리니 기뻤어

《버섯 강아지 1》(아오보시 키마마/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4) 35쪽


익숙한 고향 말을 듣고 안심하고 싶은 것뿐이다

→ 익숙한 배냇말을 듣고 놓고 싶을 뿐이다

→ 익숙한 마을말을 들으며 느긋하고 싶을 뿐이다

《푸르게 물드는 눈 2》(우니타 유미/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16) 103쪽


나는 그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걱정 말라고 안심시켰습니다

→ 나는 그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걱정 말라고 얘기했습니다

→ 나는 그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걱정 말라고 했습니다

→ 나는 그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걱정 말라고 달랬습니다

《새내기 유령》(로버트 헌터/맹슬기 옮김, 에디시옹 장물랭, 2016) 18쪽


동성으로서 엄마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해

→ 나란꽃으로서 엄마가 느긋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터전을 일구어야겠다고 생각해

→ 같은 순이로서 엄마가 넉넉히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삶터를 가꾸어야겠다고 생각해

《아이, 낳지 않아도 될까요?》(코바야시 유미코/노인향 옮김, 레진코믹스, 2016) 81쪽


엘세 아줌마는 코펜하겐의 아이들 모두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니 크게 걱정할 게 없다고 안심시켰어요

→ 엘세 아줌마는 코펜하겐 아이들 모두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니 크게 걱정할 게 없다고 했어요

→ 엘세 아줌마는 코펜하겐 아이들 모두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니 마음놓으라고 했어요

《내일》(시릴 디옹·멜라니 로랑/권지현 옮김, 한울림어린이, 2017) 38쪽


괜찮아 보여서 안심이다

→ 나아 보여서 마음놓는다

→ 거뜬해 보여서 걱정없다

《마오 14》(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3)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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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539 : 좋은 좋겠어요



좋은 … 좋겠어요

→ 바라요


좋다 : 1. 대상의 성질이나 내용 따위가 보통 이상의 수준이어서 만족할 만하다 2.. 성품이나 인격 따위가 원만하거나 선하다 3. 말씨나 태도 따위가 상대의 기분을 언짢게 하지 아니할 만큼 부드럽다 4. 신체적 조건이나 건강 상태가 보통 이상의 수준이다 5. 사람이 체면을 가리지 않거나 염치가 없다 6. 날씨가 맑거나 고르다 7. 넉넉하고 푸지다 8. 머리카락이 많이 자라서 길다 9. 날짜나 기회 따위가 상서롭다 10. 어떤 일이나 대상이 마음에 들 만큼 흡족하다 11. 감정 따위가 기쁘고 만족스럽다 12. 어떤 행동이나 일 따위가 문제 될 것이 없다 13. 어떤 일을 하기가 쉽거나 편하다 14. 어떤 물질이 몸이나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성질이 있다 15.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질이나 수준 따위가 더 높거나 가치가 있다 16. 서로 잘 어울리어 친하다 17. 상대편이나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해석하는 데가 있다 18. 앞의 말을 부정하며 핀잔을 주는 데가 있다 19. 재료의 용도나 어떤 일을 하는 데 적합하다



  이 보기글은 ‘좋다’로 첫머리를 열고서, 다시 ‘좋다’로 끝을 맺습니다. 짤막한 글자락에 ‘좋다’를 잇달아 쓰는데, 잘못 퍼진 옮김말씨이자 일본말씨입니다. 끝자락은 ‘바라다’로 고쳐씁니다. 첫머리 “좋은 동시를 많이”는 “노래꽃을 즐겁게 두루”나 “어린노래를 고루 즐겨”로 고칩니다. ㅅㄴㄹ



좋은 동시를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 노래꽃을 즐겁게 두루 읽기를 바라요

→ 어린노래를 고루 즐겨읽기를 바라요

《동시에 고리 걸기》(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서울남부 쌀떡밀떡, 삶말, 2022) 3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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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538 : 萬花方暢한 봄날



萬花方暢한 봄날

→ 흐드러진 봄날

→ 봄날


만화방창(萬化方暢) : 따뜻한 봄날에 온갖 생물이 나서 자라 흐드러짐



  봄이면 따뜻하고 꽃이 피면서 흐드러집니다. ‘봄’이거든요. 이런 봄을 중국스레 한자말로 옮겨 ‘만화방창’이라 한다는데, 이 말씨는 ‘봄’을 가리킵니다. “萬花方暢한 봄날”은 그저 겹말이자 말치레에 겉멋입니다. “흐드러진 봄날”로 고쳐쓸 수 있고, 수수하게 ‘봄날’이라 하면 되어요. ㅅㄴㄹ



萬花方暢한 봄날 산천에 네가 따먹은 진달래 꽃잎 주어라

→ 흐드러진 봄날 들판에 네가 따먹은 진달래 꽃잎 주어라

→ 봄날 들녘에 네가 따먹은 진달래 꽃잎 주어라

《月蝕》(김명수, 민음사, 1980) 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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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536 : 여기저기 흩뿌리다



여기저기 흩뿌려야 했다

→ 여기저기 뿌려야 했다

→ 흩뿌려야 했다


여기저기 : 여러 장소를 통틀어 이르는 말

흩뿌리다 : 1. 비나 눈 따위가 흩어져 뿌려지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2. 마구 흩어지게 뿌리다

흩어지다 : 한데 모였던 것이 따로따로 떨어지거나 사방으로 퍼지다



  우리말 ‘흩뿌리다’는 ‘여기저기’에 뿌리는 몸짓이나 모습입니다. “여기저기 흩뿌려야”는 겹말입니다. 둘 가운데 하나만 골라서 쓸 노릇입니다. ㅅㄴㄹ



풍매화 식물은 꽃가루를 많이 만들어 여기저기 흩뿌려야 했다

→ 바람받이꽃은 꽃가루를 많이 내어 여기저기 뿌려야 했다

→ 바람꽃은 꽃가루를 많이 내놓아 흩뿌려야 했다

《전략가 잡초》(이나가키 히데히로/김소영 옮김, 더숲, 2021) 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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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535 : 우리 인류



우리 인류는

→ 우리는

→ 사람들은


우리 : 1. 말하는 이가 자기와 듣는 이, 또는 자기와 듣는 이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 2. 말하는 이가 자기보다 높지 아니한 사람을 상대하여 자기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 3. 말하는 이가 자기보다 높지 아니한 사람을 상대하여 어떤 대상이 자기와 친밀한 관계임을 나타낼 때 쓰는 말

인류(人類) 1. 세계의 모든 사람 2. [생명]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



  모든 사람을 아울러서 ‘우리’라 하기에, “우리 인류는”은 겹말입니다. “우리는”이라고만 하면 되어요. 또는 “사람들은”이라 하면 되지요. ㅅㄴㄹ



여전히 우리 인류는 이를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

→ 아직 우리는 이를 알맞게 건사할 수 있는 솜씨가 없다

→ 아직 사람들은 이를 옳게 손댈 만한 재주가 없다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나》(신혜정, 호미, 2015)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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