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말(인터넷말) 41] EVENT & NOTICE

 인터넷에 마련하는 집인 누리집에 적는 말마디는, 누리집마다 어떤 사람이 찾아오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누리집에 나라밖 사람들이 자주 찾아온다면 한글이 아닌 알파벳을 쓰고 우리 말 아닌 영어를 쓸 테지요. 일본사람을 헤아려 일본말로 만들거나 중국사람을 살펴 중국말로 만드는 누리집이 있습니다. 그러면 나라밖 사람이 아닌 한국사람이 찾아드는 누리집이라면 어떠한 말로 만들어야 알맞거나 올바르다 할 만할까요. 한국사람이 드나드는 누리집인데, 게시판 이름을 “EVENT & NOTICE”처럼 적는 일은 얼마나 알맞거나 올바르다 할 만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글로 “이벤트 앤 노우티스”라 적는다 해서 썩 알맞거나 올바른지 아리송합니다. “행사와 알림”쯤으로만 적어도 될 뿐 아니라, “알리는 말씀”이라고 적어야 올바른 누리집 말매무새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4344.2.27.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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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필요 : “꼭 필요하다”라 말하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한자말 ‘필요’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를 뜻하는 줄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꼭’과 ‘반드시’는 뜻이 같은 우리말입니다. 그러니까 “꼭 필요한 서류”나 “꼭 필요한 물건”이라 말하면 겹말이 돼요. 한자말로 이야기하고 싶으면 “필요한 서류”라 하고, 우리말로 얘기하고프다면 “꼭 있어야 할 서류”나 “꼭 챙길 서류”라 해야 알맞습니다.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 내 도움이 필요하면
→ 내가 도와야 하면
→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42. 인간 : ‘인간’이라는 한자말은 ‘사람’이라는 우리말을 한자로 나타내는 낱말입니다. 그러나 어느새 이러한 말짜임을 잊고 맙니다. ‘인간’이랑 ‘사람’을 사뭇 다른 자리에 써야 할 낱말로 여겨 버릇해요. 가만히 생각해 볼 노릇입니다. ‘인간’과 ‘사람’을 영어로 옮긴다면, 또 노르웨이말이나 네덜란드말로 옮긴다면 어떻게 적어야 할까요. 덴마크사람이나 버마사람한테 우리말을 가르친다 할 때에 ‘인간’이랑 ‘사람’을 어떻게 가르쳐 주어야 할까요. “저 인간 좀 보라구.” 같은 대목은 “저 사람 좀 보라구.”로 고쳐쓰면 되지만, 느낌을 달리하자면 “저놈 좀 보라구.”나 “저 녀석 좀 보라구.”나 “저 쓸개빠진 녀석 좀 보라구.”나 “저 머저리 좀 보라구.”처럼 다 다른 낱말을 넣어야 합니다. 우리들은 ‘사람’이라는 우리말을 잊으면서, 사람들 모습과 삶을 나타낼 숱한 말투 또한 잊습니다.

[인간(人間) : 사람]
※ 인간적인 생활
→ 사람다운 삶


43. 행복 : ‘복(福)된’ 일이란 “복을 받아 기쁘고 즐거운” 일을 일컫습니다. ‘행복’이란 곧 ‘즐거운 일’, ‘즐거움’입니다.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이란, 말 그대로 “즐거운 삶”이고, 이를 한자말로 옮길 때에는 “행복한 생활”이 돼요. 말 한 마디 즐겁게 나누고, 생각 한 자락 즐거이 펼칩니다. 글 한 줄 즐겁게 쓰고, 이야기 한 자락 즐거이 주고받습니다.

[행복(幸福) : 복된 좋은 운수]
※ 불행과 행복
→ 슬픔과 기쁨
→ 궂은 일과 좋은 일
※ 행복해 보이다
→ 즐거워 보이다
→ 좋아 보이다
→ 흐뭇해 보이다


44. 상상 : 마음속으로 그리는 일이란 ‘생각’입니다. 마음으로 꾸는 삶이니 ‘생각’해 보는 삶입니다. 예부터 생각하는 사람이라야 산다고 했는데, 생각하는 사람이란 내 삶을 곰곰이 돌아보면서 슬기롭고 알차게 일구려는 사람입니다. 터무니없는 꿈이 아니라, 이루기 힘들더라도 차근차근 이루어 가려는 꿈을 품는 사람이 바로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상상(想像) :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 봄]
※ 상상 밖의 일
→ 생각 밖 일
→ 생각도 못한 일
→ 생각조차 못할 일
→ 생각을 벗어난 일
→ 생각을 뛰어넘는 일
→ 꿈 같은 일


45. 안녕 : 우리 집 아이를 보는 어른들은 으레 ‘바이바이(bye-bye)’라는 영어를 씁니다. 아이는 이런 인사말이 영어인 줄 모르고 따라합니다. 옆에서 보던 아빠가 못마땅한 나머지 “잘 가셔요.” 하고 말하면 아이는 어느새 “잘 가셔요.”라는 말을 따라합니다. 아이보다 서넛이나 너덧 위 언니 오빠들이 아이를 보며 “안녕.” 하고 인사를 하면 아이도 “안녕.” 하고 따라합니다. 곁에서 지켜보던 아빠가 슬그머니 “또 봐요.” 하고 말하면 아이도 스스럼없이 “또 봐요.” 하며 따라합니다.

[안녕(安寧) : 아무 탈 없이 편안함. 편한 사이에서, 서로 만나거나 헤어질 때 정답게 하는 인사말]
※ 사회의 안녕을 유지하다
→ 사회가 걱정없게끔 지키다
→ 사회에 걱정이 없게끔 지키다
→ 사회가 튼튼하도록 지키다
※ 안녕, 또 만나자
→ 잘 가, 또 만나자
→ 잘 들어가, 또 만나자
→ 살펴 가, 또 만나자


46. 태양 : 하늘에 뜬 해를 놓고는 ‘해’라 하기보다 ‘태양’이라 하면서, 하늘에 걸린 달을 놓고는 딱히 ‘달’ 아닌 다른 이름을 쓰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영어로 ‘썬(sun)’이나 ‘문(moon)’을 말하는 사람이 꽤 늘어납니다. 그나마 ‘썬에너지’라 안 하고 ‘태양에너지’라 하니 고맙다 해야 할는지 모르겠으나, 우리는 햇빛과 햇볕조차 제대로 가누어 쓰지 못하기 때문에, ‘햇볕힘’ 같은 말마디를 알뜰히 살피거나 살찌우지 못합니다.

[태양(太陽) : 태양계의 중심이 되는 항성]
※ 태양에너지
→ 햇볕에너지
→ 햇볕힘


47. 최상 : 가장 높으니 “가장 높다”입니다. 가장 낮으니 “가장 낮다”입니다. 가장 나을 때에는 “가장 낫다”에요. 가장 나쁘기에 “가장 나쁘다”입니다.

[최상(最上) : 수준이나 등급 따위의 맨 위]
※ 최상의 선택이다
→ 가장 낫게 고르다
→ 가장 잘 고르다
→ 가장 잘 되다
→ 가장 낫다


48. 완전 : “완전 짱이야.” 같은 말마디를 쉽게 듣습니다. 어린이도 쓰고 푸름이도 쓰며 어른도 씁니다. 누가 먼저 썼는지 모르겠으나, 이러한 말마디를 곰곰이 되짚는 사람은 몹시 드뭅니다. “아주 훌륭해.”라든지 “참 좋아.”라든지 “몹시 대단해.”라 말하는 사람은 차츰 사라집니다. “완전히 엄마가 된 기분이네.” 같은 말마디도 쉽게 듣습니다. “아주 엄마가 된 느낌이네.”라든지 “꼭 엄마가 된 듯하네.”라든지 “마치 엄마가 된 듯하네.”라 말하는 사람 또한 나날이 사라집니다. 우리말은 ‘아주’ ‘깡그리’ ‘송두리째’ ‘모조리’ ‘온통’ ‘참말로’ 우리말다움을 잃습니다.

[완전(完全) : 필요한 것이 모두 갖추어져 모자람이나 흠이 없음]
※ 완전히 실망이야
→ 매우 실망했어
→ 아주 미워
→ 너무 안타깝구나
→ 참 안쓰럽구나


49. 가족 : 한자말이라는 테두리에서는 같으나, ‘가족’은 일본사람이 쓰는 낱말이고, ‘식구(食口)’가 한국사람이 쓰는 낱말입니다. 이와 비슷한 얼개로, ‘혼인(婚姻)’과 ‘결혼(結婚)’이 있어요. ‘혼인’이 한국사람 낱말이요, ‘결혼’은 일본사람 낱말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 삶터를 돌아보면, 한국말인가 일본말인가를 옳게 가르거나 살피지 않습니다. 그냥 아무렇게나 씁니다. 따지고 보면, 일본말만 아무렇게나 쓰지는 않아요. 영어도 어느 곳에나 거리끼지 않고 써요. 이러면서 우리 스스로 우리말을 옳게 쓰거나 바르게 쓰지는 않습니다. 말을 살리는 넋이나 글을 북돋우는 얼을 생각할 수조차 없이 메마른 우리나라입니다.

[가족(家族) : 부부와 같이 혼인으로 맺어지거나, 부모·자식과 같이 혈연으로 이루어지는 집단]
※ 가족을 부양하다
→ 식구를 먹여살리다
→ 살붙이를 먹여살리다
※ 가족적 분위기이다
→ 따스한 느낌이다
→ 오순도순 좋다


50. 충분 : 말을 제대로 살피면 생각을 한결 깊이 할 수 있습니다. 생각을 한결 깊이 하는 사람은 내 삶을 더욱 차분히 일굽니다. 말사랑벗들은 둘레 어른들이 “밥은 충분히 먹었니?” 하고 묻는 말을 더러 들은 적 있나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어느 어른이든 “밥은 배불리 먹었니?” 하고만 물었습니다. 지난날 어른들은 일터에서 “돈은 넉넉히 받나?” 하고 얘기했으나, 이제는 “보수(報酬)는 충분히 지급(支給)되나?” 하고 이야기합니다.

[충분(充分) : 모자람이 없이 넉넉함]
※ 이만 하면 충분하니
→ 이만 하면 넉넉하니
→ 이만 하면 되니
→ 이만 하면 괜찮니
※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다
→ 솜씨를 제대로 뽐내다
→ 솜씨를 마음껏 펼치다
→ 솜씨를 실컷 보여주다
 

(최종규 . 2011 -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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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사고 : “생각하고 궁리(窮理)함”을 뜻한다는 ‘思考’입니다. ‘궁리’란 “마음속으로 이리저리 따져 깊이 생각함”을 가리키는 한자말입니다. 그러니까, 한자말 ‘사고’란 “생각하고 깊이 생각함”을 뜻한다 하겠습니다. 차분히 살피면서 생각한다면, ‘사고’이든 ‘궁리’이든 우리가 쓸 만한 낱말인가 아닌가를 쉽게 헤아릴 만하다고 느낍니다. 차분히 살피지 않을 뿐더러 제대로 생각하지 않으니까 ‘사고’나 ‘궁리’ 같은 한자말이 자꾸 생겨나거나 불거집니다.

[사고(思考) : 생각하고 궁리함]
※ 사고 능력
→ 생각하는 힘
→ 생각힘
※ 논리적으로 사고하다
→ 논리 있게 생각하다
→ 논리에 맞게 살피다
→ 짜임새 있게 헤아리다
→ 곰곰이 곱씹다
→ 빈틈없이 돌아보다
→ 옳고 바르게 톺아보다


32. 양보 : 어릴 적부터 버스를 탈 때에는 어른한테 자리를 ‘양보’하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버스에서 하는 ‘양보’란, “내가 앉은 자리를 내주는” 일이었습니다. ‘양보’라는 한자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지는 못했으나, 왜 이리 어려운 말을 쓰나 하고 고개를 갸웃갸웃했습니다. 손쉽게 “어른한테 자리를 내줍시다”라 말하면 넉넉할 텐데요.

[양보(讓步) : 길이나 자리, 물건 따위를 사양하여 남에게 미루어 줌. 자기의 주장을 굽혀 남의 의견을 좇음. 남을 위하여 자신의 이익을 희생함]
※ 양보의 미덕
→ 양보하는 아름다움
→ 베푸는 아름다움
※ 한 치의 양보가 없다
→ 조금도 물러서지 않다
→ 흔들리지 않고 맞서다
※ 양보하는 삶
→ 몸바치는 삶
→ 나를 바치는 삶


33. 고민 : 애를 태우는 일이란 속을 태우는 일입니다. 속을 태우는 일이란 ‘걱정’입니다. 우리말은 ‘걱정’이고, 한자말은 ‘苦悶’이에요. 걱정하기 때문에 마음이나 몸이나 괴롭습니다. 마음도 몸도 고단합니다. 고달프거나 고되어요. 힘들거나 힘차거나 벅찹니다. 힘겹거나 버거워요. 걱정하기에 근심스럽고, 근심스러우니까 마음이 아픕니다. 마음앓이까지 합니다.

[고민(苦悶) :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애를 태움]
※ 생활비 때문에 고민이다
→ 살림돈 때문에 괴롭다
→ 먹고살 돈 때문에 걱정스럽다


34. 대화 : 요즈음도 학교에 ‘상담실(相談室)’이 있나 모르겠습니다. ‘상담실’이란 상담을 하는 방이고, 상담이란 “문제를 풀려고 의논(議論)을 하는” 일입니다. ‘의논’이란 “의견(意見)을 주고받는” 일이며, ‘의견’이란 “생각”을 뜻해요. 그러니까, ‘상담실’은 “생각을 나누는 방”이에요. 생각을 나누는 일이란 바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 곧 ‘이야기 나눔’입니다.

[대화(對話) :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 대통령과의 대화
→ 대통령과 이야기하기
→ 대통령하고 얘기하기
→ 대통령과 얘기 나누기
→ 대통령하고 이야기꽃
→ 대통령과 도란도란 얘기꽃


35. 질문 : 예부터 궁금하거나 모르는 이야기를 ‘물’었습니다. 또래나 동생이나 손아래인 사람한테는 ‘물’었고, 손위인 사람이나 어른한테는 ‘여쭈’었어요. 학교에서 학생이 교사한테 무엇이 궁금하다고 말할 때에는 ‘여쭌다’고 해야 올바릅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묻’는 사람도 ‘여쭈’는 사람도 없습니다. ‘質問’을 하거나 ‘質疑’를 합니다. 말하거나 이야기해 주는 사람 또한 없이 ‘對答’과 ‘應答’만 합니다.

[질문(質問) :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음]
※ 질문을 던지다
→ 묻다
→ 여쭈다


37. 부유 : 돈이 많다고 해서 꼭 잘사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돈이 많아야 잘사는 사람으로 여겨요. 더욱이, 돈이 없으면 하나도 넉넉하지 않은 살림으로 여기고요. 그렇지만, 돈이 있을 때에는 말 그대로 ‘돈있는’ 삶입니다. 돈이 없으면 ‘돈없는’ 삶이에요. 그리고, 돈이 퍽 많을 때에는 ‘가멸다’라 가리키고, 돈이 무척 많을 때에는 ‘가멸차다’라 가리킵니다. 돈이 없을 때에는 ‘가난하다’고 합니다.

[부유(富裕) : 재물이 넉넉함]
※ 부유한 가정
→ 넉넉한 집안
→ 가멸찬 집
→ 잘사는 집


38. 항상 : 누구나 ‘항상’과 같은 한자말을 얼마든지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한자말을 쓸 때에는 “내가 한자말을 쓴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영어를 쓰고 싶다면, 쓰고픈 사람 마음대로 쓰되, “난 영어를 쓴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어떠한 말을 쓰는가 살피지 않고 이 말 저 말 섞을 때에는 나 스스로 내 넋을 옳게 다스리지 못하기도 하고, 내 둘레에서 내 말을 듣는 사람 넋을 어지럽히는 일이 됩니다. “언제나 변함없이”를 뜻한다는 ‘항상’인데, ‘변(變)함없다’는 “달라지지 않고 항상 같다”를 뜻하는 한자말입니다. 그러니까 ‘항상’ 말풀이는 “언제나 항상 같다” 꼴이 되어요. 얄궂게 겹말이 된 말풀이입니다.

[항상(恒常) : 언제나 변함없이]
※ 항상 독서를 한다
→ 늘 책을 읽는다
→ 언제나 책을 읽는다
→ 노상 책을 읽는다


39. 미소 : ‘미소’는 그냥 한자말이 아닌 ‘일본 한자말’인 줄 아는 사람이 많고, 우리가 안 써야 좋은 낱말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낱말 쓰임새는 수그러들지 않아요. 우리는 왜 알맞고 살가우며 곱게 말을 하거나 글을 쓰지 못할까요. 말사랑벗은 어떠한 낱말로 웃음과 기쁨과 아름다움을 나타내야 좋을까요.

[미소(微笑) : 소리 없이 빙긋이 웃음]
※ 미소를 짓다
→ 웃음을 짓다
→ 웃음짓다
→ 빙긋 웃다


40. 간단 : 저도 말사랑벗 나이일 때에는 ‘간단’ 같은 한자말은 한자말로 여기지 않고 손쉽게 썼습니다. 나중에 국어사전을 뒤적이고서야 이런 낱말을 굳이 쓸 까닭이 없다고 깨달았어요. ‘간단’을 “단순하고 간략함”으로 풀이하는데, ‘단순(單純)’은 “복잡하지 않고 간단함”이라 합니다. ‘간략(簡略)’은 “간단하고 짤막함”이라 해요. 그러니까, “간단 = 간단하고 간단함”이란 셈이에요. 우리나라 국어사전이 참 엉망진창이지요? ‘간단’이라는 한자말을 넣은 글월을 손보기란 어려울 수 있으나, 가만히 생각하면 퍽 수월합니다. “간단한 문제”란 “쉬운 문제”입니다. “간단한 옷차림”이란 “가벼운 옷차림”이에요. “간단한 구조”는 “수수한 얼개”나 “성긴 짜임새”예요.

[간단(簡單) : 단순하고 간략함
※ 간단한 조사를 하다
→ 가볍게 살피다
→ 몇 가지를 살펴보다
→ 얼추 알아보다
→ 조금 헤아리다
 

(최종규 . 2011 -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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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말 41] 박시내

 가톨릭환경연대라고 하는 아주 작은 환경사랑모임이 있습니다. 모임이름에 드러나듯 천주교를 믿는 분들이 이룬 환경사랑모임입니다. 처음에는 이 모임이 한국땅 천주교회에서 만들었는가 생각했습니다. 찬찬히 알고 보니 인천땅에서만 조그맣게 꾸려 한국땅 환경사랑을 살피는 모임입니다. 서울이든 부산이든 대구이든 광주이든 대전이든 경기이든, 곳마다 환경을 사랑하거나 아끼자 하는 모임은 따로 없습니다. 천주교를 믿는 사람이 온 나라에 있기에 전국모임이 있을 법하지만 막상 전국모임은 없습니다. 서울이나 경기 같은 데는 따로 환경사랑모임이 있을 만하지만 되레 큰도시에는 없습니다. 서울에 곁딸린 도시라 하는 인천에만 꿋꿋이 홀로서는 천주교 환경사랑모임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인천은 일제강점기부터 수많은 군수공장이며 갖은 중화학공장에다가 기계공장 들이 잔뜩 들어섰고, 요즈음에도 발전소이니 공항이니 하면서 공기와 바닷물이 끔찍하게 더럽습니다. 한국땅 어느 곳보다 환경이 무너진 인천이니까, 한국과 지구별 환경을 사랑하자는 모임이 꼭 천주교 테두리에서만이 아니라 씩씩하게 태어날 곳입니다. 아주 작은 모임이요 고작 285 사람이 도움돈을 내는데, 우리 말 이름 ‘시내’를 쓰는 분이 셋이나 있어 놀랐습니다. (4344.2.26.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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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40] Inside 중앙일보

 영어를 쓰든 중국말을 쓰든 일본말을 쓰든 저마다 쓰고 싶은 대로 쓸 노릇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자유’입니다. 자유를 누리는 사람이 누구나 ‘권리’만큼 ‘책임’을 생각해야 하지는 않습니다만, 자유와 권리를 누리려 하는 만큼 책임과 의무를 지라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스스로 말하는 삶 그대로 ‘영어를 쓰는 자유’만큼 ‘영어를 마음껏 쓰기 때문에 벌어지는 책임’을 지거나 ‘영어를 쓰는 권리’만큼 ‘우리 말글을 옳고 바르게 쓰는 의무’도 져야 하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Inside 중앙일보”가 있으면 “outside 중앙일보”도 있을까요. ‘고객프리미엄’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요. 그저 ‘손님’을 뜻하는 한자말인 ‘고객’인데, 왜 오늘날 우리들은 마치 ‘손님’은 낮춤말이고 ‘고객’은 높임말인 듯 여길까요. ‘손님’이라는 낱말부터 ‘손 + 님’이기에 높임말인데, 우리는 우리 말을 어쩌면 이렇게 제대로 살피지 못하거나 깨닫지 못할까요. 아니, ‘Inside’를 우리 말로 옮겨 적을 줄 모른다거나, “북한네트”에서 ‘네트’를 한국말로 적바림하는 슬기가 하나도 없는 셈일는지요. (4344.2.25.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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