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말(인터넷말) 51] Office Alpha

 한글로는 ‘알파문구’라 적지만, 정작 이 회사가 쓰는 이름은 우리 말이 아닙니다. 겉으로는 한글일 뿐입니다. 문방구에 가서 볼펜이나 종이나 붓을 사는 사람은 볼펜이나 종이나 붓을 사지만, 이 물건에 붙는 이름은 우리가 바라거나 생각하는 이름이 아닙니다. 물건을 만드는 회사에서 더 돋보이고 싶어서 붙이는 이름이요, 여느 사람들이 더 멋스러이 여기거나 좋아할 만한 이름입니다. 우리 스스로 이 땅에서 수수한 삶을 사랑하면서 아끼는 사람이라 한다면, ‘알파문구’이든 ‘Office Alpha’이든 태어나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속삶과 속마음과 속알맹이를 사랑하거나 아끼지 못하면서 겉치레와 겉옷과 겉차림에 마음을 빼앗기니까, ‘Penast’이니 ‘Artmate’이니 ‘SOMA’이니 ‘FABER CASTELL’이니 ‘PRISMACOLOR’이니 ‘DERWENT’이니 하는 이름이 춤을 춥니다. ‘COCA COLA’는 ‘코카콜라’일 수밖에 없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왜 우리 스스로 ‘hite’나 ‘CASS’여야 할까요. 왜 우리 스스로 ‘Office Alpha’여야 할까요. (4344.3.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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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50] Artmate 카탈로그존

 ‘Art’는 무엇이고 ‘mate’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예술(Art)’하고 ‘친구(mate)’라는 뜻으로 이런 이름을 지었겠지요. 영어를 쓰는 서양사람이라면 이와 같은 이름이 참 좋습니다. 그러나, 한국말을 쓰는 한국사람이라면, 적어도 ‘예술친구’라거나 ‘예술동무’라거나 ‘그림동무’쯤으로 이름을 붙여야 올바를 텐데요. 화방용품을 파는 회사에서 ‘Artmate’ 같은 이름을 예쁘장하다 여기며 붙이기 때문에, 이러한 화방용품을 누리집에서 찾아보는 자리에 쓰는 이름 또한 ‘카탈로그존’이 되고 맙니다. ‘목록(目錄)’은 일본말이기는 하더라도 ‘인터넷목록’이라고조차 쓰지 못합니다. ‘인터넷목록’이라는 이름이 달갑지 않거나 즐겁지 않다면, ‘상품보기’처럼 적을 수 있습니다. 화방용품을 파는 누리집 한쪽을 보면 “모든카테고리 보기”라는 차림판이 있습니다. 이 자리에 쓴 ‘보기’를 잘 가누어 ‘상품보기’나 ‘화방용품보기’처럼 이름을 붙이면 돼요. (4344.3.8.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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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49] contact us

 누리집을 만드는 사람들은 누리집을 꾸리는 사람들한테 ‘편지를 띄워 연락하라’고 하는 자리를 으레 알파벳으로만 적바림하곤 합니다. ‘contact us’라는 이름을 달아서. 그나마 ‘관리자에게’라 적으면 알아볼 만하지만, 아예 알파벳으로 ‘contact us’라고 적으면 누가 알아보라는 누리집일는지 몹시 궁금합니다. 말이 길어지더라도 ‘관리자한테 편지쓰기’처럼 이름을 적어야 제대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먼저, 이렇게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이 말이 길다면 짧거나 단출하게 적어서 잘 알릴 수 있는 이름을 더 생각해야 합니다. (4344.3.8.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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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우리 말 83] Information

 ‘LH’란 회사에서 시골 읍에 지은 아파트 들머리에 ‘Information’라 적은 알림판이 하나 선다. 이 시골 읍내 아파트에는 시골사람이 산다. ‘LH’라는 회사가 지은 아파트는 시골뿐 아니라 도시에도 있다. ‘LH’라는 회사가 지은 아파트는 외국사람이 아닌 한국사람이 산다. 그런데, 이 회사가 지은 아파트 곳곳에 적는 말은 우리 말이 아니요, 한글조차 아니기까지 한다. 곰곰이 생각한다. 지난날에는 ‘Information’이 아닌 ‘공고’ 같은 한자말을 썼다. 공업고등학교라서 공고가 아니라 ‘公告’라는 한자로 된, “널리 알림”을 뜻하는 한자말 공고이다. 때로는 ‘공지’라고 적는, 그러니까 ‘公知’라는 한자로 된 낱말을 썼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중국사람 말을 쓰고, 오늘날에는 미국사람 말을 쓰는 우리 나라인 셈이다. 정작 한국사람으로서 한국땅에서 살아가며 쓸 한국말을 알뜰히 적바림하는 모습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4344.3.6.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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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48] 신간 이벤트

 ‘신간(新刊)’은 우리 말이 아닙니다. 새로 나온 책을 가리키는 우리 말은 ‘새책’입니다. 그러나, 우리 말 ‘새책’은 국어사전에 안 실립니다. ‘새책’을 일컫는 한자말 ‘신간’만 국어사전에 실립니다. 오늘날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영어 ‘이벤트(event)’는 영어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흔히 쓰는 낱말입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다 알 만하며 흔히 쓴다 해서 모든 영어를 우리 말처럼 삼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벤트’ 또한 국어사전에 버젓이 실립니다. 우리 말로는 ‘잔치’이고, 한자말로는 ‘行事’이며, 영어로는 ‘event’입니다. 한글로 ‘행사’나 ‘이벤트’로 적는다 해서 우리 말이 되지 않습니다. ‘business’를 한글로 ‘비즈니스’라 적는다 해서 우리 말이 될 수 없어요. 거꾸로, 우리 말 ‘잔치’나 ‘사람’을 알파벳 ‘janchi’나 ‘saram’이라 적는다 해서 이 낱말이 영어로 될 턱이 없습니다. 곧, ‘신간 이벤트’는 중국말과 영어를 뒤섞은 엉터리말입니다. 우리가 옳고 바르게 살아간다면 도무지 쓸 수 없는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조금도 옳거나 바르게 살아가지 못합니다. 옳은 삶보다는 돈 되는 삶을 생각하고, 바른 삶보다는 겉치레 삶에 기울어집니다. 어쩌는 수 없이 엉터리말 ‘신간 이벤트’를 말할밖에 없습니다. ‘새책 잔치’를 말하는 책방이나 출판사나 독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4344.3.6.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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