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우리 말 83] Information
‘LH’란 회사에서 시골 읍에 지은 아파트 들머리에 ‘Information’라 적은 알림판이 하나 선다. 이 시골 읍내 아파트에는 시골사람이 산다. ‘LH’라는 회사가 지은 아파트는 시골뿐 아니라 도시에도 있다. ‘LH’라는 회사가 지은 아파트는 외국사람이 아닌 한국사람이 산다. 그런데, 이 회사가 지은 아파트 곳곳에 적는 말은 우리 말이 아니요, 한글조차 아니기까지 한다. 곰곰이 생각한다. 지난날에는 ‘Information’이 아닌 ‘공고’ 같은 한자말을 썼다. 공업고등학교라서 공고가 아니라 ‘公告’라는 한자로 된, “널리 알림”을 뜻하는 한자말 공고이다. 때로는 ‘공지’라고 적는, 그러니까 ‘公知’라는 한자로 된 낱말을 썼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중국사람 말을 쓰고, 오늘날에는 미국사람 말을 쓰는 우리 나라인 셈이다. 정작 한국사람으로서 한국땅에서 살아가며 쓸 한국말을 알뜰히 적바림하는 모습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4344.3.6.해.ㅎㄲㅅㄱ)